가을. 20~돌아서는 등을 바라보는 일 참 아프네, 부제. 시월을 보내며~2016, 11.1~시(詩).화(畵) 탄천 이창희

[다담]

가을. 20~돌아서는 등을 바라보는 일 참 아프네,
부제. 시월을 보내며~2016, 11.1~
시(詩).화(畵) 탄천 이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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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이 흐릿하고 하늘도 어두워지는

꼭 눈이라도 내릴듯한

가을날 오후

물가를

억새처럼 고개 떨구고

돌아서는 등을 바라보는 일

차가워진 발을 물에 담그고

촛점 흐린 눈으로 먼곳을 응시하는

흰새처럼

내 마음 소리없이 울면서도

갈바를 모르네

달려나가 그대 등을

보듬어안고

괜찮다 다 괜찮다고

다독여주고픈데

발걸음 얼어붙어서

나는 어쩌지 못하네

한기를 떨어내며 흔들리는

망초대처럼 물가에 서서

돌아서가는 등을 바라보는 일

아프고 또 아프네

사랑도 겨울빛살처럼

서슬 푸른 때가 오누나

미미한 온기마저 스러지고나면

은빛 화살이

가슴 찌르는 때도 오누나

오늘같은 날

눈이라도 내렸으면

꽃피던 자리자리에

흰눈이라도 내려

눈꽃이 소복소복 피어난다면

아아아

눈이라도 쏟아질듯한 물가에 서서

돌아서가는 등을 바라보는 일

참 어쩌지 못할 맘이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