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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언트] 51
씬1. 한남동 집 앞 (전 회, 마지막 장면)
(민우와 성중이 서있고.. 민우, 초조하게 기다리는데.. 이때, 유치원차가 도착한다.
민우, 긴장하며 보는데.. 차에서 내리는 우주.. 기다리고 있던 파출부가 유치원 선생님과 인사하며..)
성중 : (우주를 가리키며) 저 아입니다.
(민우, 뭔가 강렬한 느낌으로 우주를 보는데... 우주, 파출부 손을 잡고 들어가려다가 문득 민우 쪽을 돌아본다.
우주와 시선 마주치는 민우의 묘한 표정.. 우주가 들어가고 나면.. 민우가 무언가에 이끌리듯 대문 앞으로 다가온다.
물끄러미 집 쪽을 보는 민우의 표정이 복잡하고.. 눈치 보는 성중..)
민우 : 저 아이가 다니는 유치원에.. 회사 차원에서 협찬꺼릴 만들어보세요.
성모 : 유치원에.. 도움을 주시겠다고요?
민우 : 아이를 좀 더 자세히 봐야겠어요.
성중 : 무슨 말씀인지 알겠습니다, 회장님.
민우 : .. (복잡한 표정)
씬2. 달리는 차 안
(운전 중인 성중.. 백미러로 눈치를 살핀다. 민우, 생각 많은 얼굴로 심각해 있는데..
이때, 카폰이 울린다)
성중 : (수화기 들고) 네... (하다가) 어쩐 일이에요, 김기자?
기자 : (F) 차수정 본명이 이미주에요.
성중 : ..! (놀란다)
기자 : (F) 우주라는 아이.. 차수정 아들이 틀림없습니다.
성중 : 만나서 얘기 합시다. 다시 연락할게요. (수화기 놓고) 큰일 났습니다, 회장님.
연예일보 김기자가... 아이 엄마가 이미주씬 걸 알았습니다.
민우 : ..!!
성중 : 어떡할까요?
민우 : ... 회사로 들어오라고 하세요. 내가 직접 만나보죠.
성중 : ..! 회장님? 그러다가 김기자가 두 분 관계를 눈치 채기라도 하면..?
민우 : 미주의 아이가 만약... (말을 다 못 잇는다) 미주 문제, 내가 해결해줘야 합니다. 지시대로 하세요.
성중 : 알겠습니다, 회장님.
민우 : .. (불안한 표정)
씬3. 기획사 사무실 안
(경옥이 와 있다. 미주와 선화, 매니저가 있고.. 심각한 분위기..)
경옥 : (화나서) 아직까지 기자 입을 못 막으면 어떡하자는 거야?
매니저 : 몇 번 연락을 했는데.. 통 만나주질 않아서..
경옥 : 그걸 지금 변명이라고 해?
매니저 : 죄송합니다, 사장님.
경옥 : 될 때까지 연락해서, 오늘밤에 로열클럽에서 만나자고 해.
매니저 : 알겠습니다. (나간다)
(미주, 걱정스럽다, 경옥의 눈치를 살피는데.. 경옥, 화나 있고..)
씬4. 만보건설 회장실 안
(김기자가 와 있다. 민우와 차를 마시며... 성중이 옆에 있고..)
민우 : (차 마시고) 오랜만에 특종을 잡았군요. 어떡하실 생각입니까?
김기자 : 좀 더 파헤쳐서, 기사로 터뜨릴 생각입니다.
민우 : ... (보다가, 성중에게) 문이사님? 향후 아파트 개발과 관련해서 차수정씨랑 연관된 프로젝트 규모가 얼마나 되죠?
성중 : .. (슬쩍 기자를 보고) 앞으로 개발될 신도시 아파트까지 치면, 백억 대 이상 규모가 될 겁니다.
민우 : 연예일보 조철연사장님, 우리 아버님과 먼 친척인거 아시죠?
기자 : 아, 그렇습니까?
민우 : 차수정에 관한 기사, 한번 써 보세요. 대신, 우리가 당한 손실 부분 책임은.. 조철연사장한테 물을 겁니다.
기자 : ..!! (놀란다) 예? 그렇다면, 지금이라도 모델을 바꾸시는 게..
민우 : 근거도 없는 소문 때문에 회사, 경영전략을 바꾸라는 겁니까?
기자 : (당혹) 그런 뜻이 아니라..
민우 : (노려본다) 알아서 판단하세요. (성중에게) 회의시간 다됐군요. (밖으로 나간다)
기자 : 아니, 대체 조회장님, 왜 저러시는 겁니까? 굳이 사생활에 문제가 있는 차수정을 왜...?
성중 : 김 기자를 생각해서 하는 말인데.. (돈 봉투를 내민다) 여기서 그치는 게 좋을 겁니다.
기자 : ...
씬5. 로열클럽 전경 (밤)
씬6. 로열클럽 룸 안
(김기자가 기분 상한 얼굴로 술잔을 비운다. 경옥과 미주가 있고..)
경옥 : (술을 따라주며) 박실장한테 얘기 들었어요. 우리 수정이 관한 이상한 소문이 있다면서요?
김기자 : (단숨에 비운다)
경옥 : 오늘 제가 김 기자님 보자고 한 거...
김기자 : (OL) 걱정하기 않아도 됩니다. 기사로 쓸 생각 없으니까.
미주 : (얼굴 환해지며, 경옥을 본다)
경옥 : .. (표정이 풀리며) 잘 생각하셨어요, 괜히 소문만 듣고 기사 썼다가...
김기자 : 차수정씨, 꽤 대단한 스폰서를 뒀더군요.
미주 : ..? 무슨 말씀이세요?
김기자 : 술 잘 마셨어요. (밖으로 나간다)
경옥 : 저게 무슨 말이야? 스폰서라니?
미주 : ..? 모르겠어요.
씬7. 민우 아파트 안 (그 밤)
(민우가 호적등본을 보고 있다. ‘1983년 7월 00생. 강우주..’ 그 위로..)
성중 : (E) 호적에는 강정자씨라는 분의 아들로 올려져 있는데, 아이를 가질 수 있는 나이는 아닙니다.
(민우, 뭔가 희망이 생긴 듯한 표정으로...)
씬8. 안기부 전경 (낮)
씬9. 동 밖 복도
(조필연과 고재춘이 들어온다. 이때, 마주오던 성모와 찬성이 마주치고..)
성모 : 의원님께서 어쩐 일이십니까?
필연 : 김부장과 약속이 있어. 성모, 넌 별일 없지?
성모 : 조직에 정이 좀 떨어지긴 했지만.. 노력 중입니다.
필연 : 시간 괜찮으면 민우 좀 한번 만나 봐라.
성모 : ..?
필연 : 그 놈, 요즘 통 연락도 없고 날 피하고 있어.
성모 : 이제 그럴 나이 지났지 않았습니까?
필연 : 이미주란 계집 때문이야. 그때 아주 싹을 밟아 놨어야 하는 건데..
성모 : ...
필연 : 바쁘더라도, 니가 민우 좀 다독거려 봐.
(필연과 고재춘이 간다. 성모의 눈빛이 곱지 않게 변하는데..)
찬성 : 부장님을 왜 만나러 왔을까요?
성모 : (조필연 쪽을 노려보며) 부장님, 오전에 부산 내려가셨어.
찬성 : ..? 예?
성모 : 오실장을 만나러 왔겠지. 뭔가 기분이 좋지 않아. 긴장 늦추지 마라.
찬성 : 예, 과장님.
씬10. 동, 성모 방
(들어서는 성모와 찬성... 앳돼 보이는 신입 여자요원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다)
연수 : (잔뜩 기합이 든 어투) 인사드리겠습니다. 신입요원, 지연숩니다.
성모 : ... (자리에 가서 앉는다)
연수 : (따라가며) 이번에 이성모과장님을 오개월간 사수로 모시게 됐습니다.
찬성 : 어, 너구나? (성모에게) 이번 신입들부터 계장급 이상 간부들이 각개 교육시킨답니다.
성모 : (관심 없다, 자료 펴들며) 찬성이 니가 알아서 교육시켜.
연수 : 과장님에 관한 명성은 잘 알고 있습니다. 많이 도와주십시오.
성모 : 말투부터 고쳐. 군대왔냐?
연수 : 알겠...! (자신 없게) 습니다..
성모 : 한 가지 더.. 말 많이 하지 마. 거슬리니까.
연수 : (주눅 들어서, 금방 울상) 예, 과장님..
(찬성, 피식 웃고.. 연수, 눈치 보듯 성모를 보는데.. 성모, 자료를 훑어보며..)
씬11. 동, 소회의실 안
(블라인드가 쳐져서 어두운 내부... 조필연과 재춘, 오실장이 모여서 연회장 감시카메라 녹화 화면을 보고 있다.
감시 카메라에 잡힌 다양한 모습들...)
- 미주가 노래를 부르며 민홍기와 박의원, 강의원들에게 꽃을 주는 장면...
- 장과 최, 오의들의 야당의원들... 영출과 경자가 준 메뉴판을 보며 고르고..
- 멱살을 잡고 싸우는 민홍기와 장의원... 오병탁이 말리며 내실 쪽으로 데리고 가고...
- 전경련 회장들과 담소중인 정연과 강모, 황태섭의 모습... 강모, 자연스럽게 주변을 둘러보는 눈빛에서..
(화면을 확인하는 조필연의 눈빛이 매섭다)
- 시간경과
(블라인드가 올라가 있고.. 밝아져 있는 실내...)
오실장 : 자네도 봤다시피, 그날 별다른 혐의점을 찾지 못했어.
필연 : 내 눈엔 전부 부자연스러워.. 저 행사 자체가 의혹투성이란 말이네.
오실장 : ... (굳어지고, 본다) 구체적으로 말해보게.
필연 : 후원회 밤 행사의 호스트가 황정연이란 계집이야. 정치를 해보겠다고 여당을 기웃거리던 황태섭의 딸이지.
- 인서트 (49부 42씬)
(오병탁, 민홍기, 여당 의원들이 모여 있다. 정연이 자신감 있게 그 앞에서 브리핑을 이어나가는 모습..)
필연 : (E) 애초에는 정치인들을 초대할 행사가 아니었어. 그러다가 무슨 이유에서인지 갑자기 변경됐지.
더군다나 이해가 안되는 게 야당의원들이야.
- 인써트 (49부, 58씬)
(정연이 자연스럽게 행사를 설명하는 척, 장의원에게 뭔가 이야기를 전한다.
그 일각의 정보부 요원들이 그런 정연 쪽을 주시하는데.. 정연, 간간히 웃어 보이며.. 장의원의 표정도 한결 자연스럽게..)
필연 : (E) 걸핏하면 올림픽을, 권력의 방패막이니 전가의 보도니 떠들던 야당의원들까지 올림픽 후원회의 밤에 참석을 했네.
물론 황정연이 설득을 한 거고.
- 다시 현실
필연 : 원래 계획대로라면.. 야당의원들, 다음날 부산에서 있을 대규모 군중 시위에 참석해야 했어.
오실장 : 그러니까.. 감시 카메라에 찍힌 저 모든 게...
필연 : 누군가가 치밀한 각본을 짜고, 뒤에서 조종을 한 것 같아. 거기에 놀아난 건 자네들이고.
오실장 : ..!! (쾅 책상을 내리친다) 그게 황정연이란 계집이란 말이군.
필연 : 글쎄.. 그렇게 단정하긴.. 아직 섣불러.
오실장 : 그럼, 황태섭이란 말인가?
(필연, 화면을 작동시키더니 되감는다. 이강모의 얼굴에서 스톱 버튼을 누른다. 화면속의 강모.. 날카로운 모습에서..)
필연 : 이강모라고.. 한강건설 사장 놈이야. 두뇌가 아주 명석하고 집요한 놈이지. 거기다가 대담하기까지 하고.
오실장 : 사업하는 놈이 뭐 얻을 게 있다고 이런 일에 끼어든다는 거야?
필연 : 나한테 개인적인 원한을 가지고 있어. 물론 그것 갖고 단정 짓기엔 이르지만.. 배후에서 누군가가 그 일을 꾸몄다면..
가장 유력한 놈인 건 틀림없네.
오실장 : ...
필연 : 이강모를 뒷조사 해봐. 이왕이면 황정연까지.. 분명히 의외의 수확을 얻을 거야.
오실장 : ... 그렇게 하지.
필연 : 그리고... 이성모한텐 조치 취해 놨겠지?
오실장 : 걱정 말게, 자네가 말한 대로 해놨으니까.
필연 : ... (생각한다, 미소)
씬12. 커피숍 안
(강모와 정연이 차를 마시며...)
정연 : 미주는 좀 어때?
강모 : 뭐가?
정연 : 저번에, 로열클럽에서 조민우하고..
강모 : .. (뭔지 알고)
정연 : 그날 보니까.. 두 사람, 진짜로 사랑했던 거 같던데..
강모 : 조필연이 우리 아버지 돌아가시게 한 거, 미주도 알아.
정연 : ..! (그 말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강모 : (시계를 보며) 조금 늦네?
여자1 : (E) 강모씨...
(정연, 보면... 세련된 스타일의 여자1이 다가온다.)
여자 : 늦어서 죄송해요.
강모 : 아닙니다. 정연아.. 이쪽은 광명건설 천회장님 따님이셔.
여자 : (정연에게 손 내밀며) 천수연이예요.
정연 : (손내밀며) 황정연입니다.
여자 : (악수하며) 이강모 사장님한테 말씀 많이 들었어요. 친구사이시라고요?
정연 : 네...
여자 : 바쁘실텐데 본론으로 들어갈까요? 투자 금액은 이억쯤 하고 싶은데..
정연 : (투자 계약서를 꺼내서 내밀며) 여기 투자 계약서입니다. 꼼꼼히 읽어 보세요.
여자 : (읽지 않고 사인하며) 저, 순전히 강모씨 믿고 황정연씨한테 투자하는 거에요. 잘못 되면 강모씨가 책임지세요.
강모 : 그러죠.
정연 : ... 저한테 투자한 거 실망시켜 드리지 않을 겁니다.
여자 : 그래요? (강모를 보더니) 근데.. 강모씬 보일러 공장에서 오시는 길인가 봐요?
강모 : 네?
(여자, 손가락으로 가리키면, 와이셔츠 깃에 검은 기름때가 묻어 있다)
여자 : (냅킨에 물을 묻혀서) 이걸로 닦으세요.
정연 : ...! (본다)
강모 : (정연 의식) 됐습니다. 나중에...
(여자, 일어나서... 강모 와이셔츠 닦아주고... 강모, 정연이 신경 쓰이는데...)
강모 : 제, 제가 할게요.
여자 : 사장님 옷이 이러면, 체면 안서요.
정연 : ... (애써 아닌 척 밝게)
씬13. 동 화장실
(정연이 화장을 고치고 있다. 잠시 거울을 보는데...)
강모 : (E) 조필연이 아버지 돌아가시게 한 거, 미주도 알아.
(정연이 씁쓸한 표정으로 거울을 보고 있다. 한숨을 내쉬곤...)
씬14. 커피숍 안
(정연이 나온다. 강모와 여자를 물끄러미 보는 정연... 여자, 환하게 웃으며..)
여자 : 저희 아버지도 이번 보일러 개발에 관심 많으세요. 강모씨가 개발만 하면... 시공하는 아파트에 다실거래요.
강모 : 전화 한번 드려야겠네요.
(정연, 물끄러미 두 사람을 보다가... 지나가는 웨이터에게...)
정연 : 저기요..
웨이터 : .? (보면)
정연 : 이강모 사장님한테, 투자자 약속 때문에 먼저 갔다고 전해주세요.
웨이터 : 알겠습니다.
정연 : .. (씁쓸한 표정으로 나오는데)
씬15. 보일러 공장 내
(보일러가 가동되어 있다. 영출과 기술이사가 머리를 맞대고 열심히 실험 중이고...)
영출 : 물이 끊기 시작하는데 그쪽 밸브 괜찮아요?
기술이사 : 이쪽은 걱정 마시고, 그쪽이나 잘 확인 하세요.
(기술이사가 열심히 밸브 쪽을 조이며 확인한다. 영출도 잔뜩 기대하며 살피는데...
이때, 슈욱, 하는 소리와 함께 밸브 사이에서 강렬한 보일러 수증기가 뿜어져 나온다.
기술이사가 얼굴을 감싸며 악..! 비명을 지르고 쓰러지고.. 영출, 크게 놀라서 기술 이사를 끌어안고)
영출 : 양이사..! 괜찮어? 이봐요..! (밖을 향해) 야, 아무나 좀 와봐.! 양이사.!
기술이사 : (얼굴을 감싸며 신음)
씬16. 병원 복도
(강모와 소태, 시덕이 다급하게 들어오고 있다)
씬17. 동, 병실 안
(들어서는 강모와 소태, 시덕... 기술이사가 얼굴에 붕대를 감은 채 잠들어있다. 영출이 잔뜩 풀이 죽어서 맞이하고..)
강모 : 어떻게 된 거에요?
영출 : 사고여... 밸브 이음새가 터지는 바람에...
강모 : 병원에선 뭐래요?
영출 : 다행이 생명에 지장 있는 건 아니라는데.. 근디 어뜩하냐? 당장 보일러 개발에 차질이 생겼는디...
강모 : 우선 양이사님, 회복시키는 게 급선무에요.
소태 : 그럼, 우리 아파트 분양 때까지 보일러 개발은 물 건너 간 거네?
강모 : ... 당분간 공사 현장 쪽은 시덕이 니가 맡아.
시덕 : 강모 넌?
강모 : 형님하고 보일러 쪽에 매진해야 할 것 같아.
영출 : 소용없어. 기술자도 쩔쩔매는데 우리가 뭘 어뜩해 해결해?
강모 : 뭐든 해봐야죠. 이대로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어요.
소태 : 아, 내가 공장 인수할 때 돼지머리 놓고 고사 한번 지내자니까..
강모 : .. (찹찹하게 기술이사를 보는데)
씬18. 보일러 연구실 안
(민우가 와 있다. 성중이 있고.. 연구소장과 공장장이 있는 자리..
민우, 흡족하게 연구 결과를 보고 있다)
민우 : 생각보다 빨리 시제품을 만들었네요.
소장 : (공장장을 가리키며) 여기, 새로 오신 김선생님 공이 아주 컸습니다.
민우 : 앞으로도 기대하겠습니다.
공장장 : ...
성중 : 참, 보떼 보일러 공장에서 사고가 있었다고 합니다.
민우 : 그래요?
성중 : 그쪽 기술이사가 많이 다쳐서 개발에 큰 차질이 생겼다고 하더군요.
공장장 : ..!! (놀란다)
성중 : 분양 때까지 보일러를 개발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민우 : 분양 시기와 맞춰서 대대적인 홍보에 들어갈 겁니다. 혹시 모를 기술 유출에 각별히 유의하세요.
소장 : 알겠습니다, 회장님.
성중 : .. (시계를 보고) 회장님, 지금 출발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민우 : ... (진지해진다)
공장장 : .. (죄책감에 표정이 어두워지고)
씬19. 유치원 전경
(놀이터에서 아이들이 놀고 있다. 우주가 혼자 따로 떨어져 앉아서 도화지에 그림을 그리고 있고..)
씬20. 동, 원장실 안
(조민우가 와 있다. 문성중이 있고... 50대 여자 원장이 맞이하며..)
성중 : 저희 회사 실장님이십니다.
원장 : 말씀 들었어요. 유치원 놀이터를 무료로 고쳐주는 사업을 하신다구..
민우 : 저희 회장님이 유아사업에 관심이 많으십니다.
원장 : 고맙습니다, 실장님.
민우 : 유치원 좀 둘러봐도 되겠죠?
원장 : 그러세요.
씬21. 동, 놀이터 안
(민우와 성중이 걸어 나온다. 아이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놀고 있고...
우주가 도화지에다가 혼자 열심히 뭔가를 그리고 있다.
민우, 우주를 물끄러미 보는데.. 뭔가 낯이 익다. 잠시 생각.. 민우, 우주를 알아보고 놀라는데..)
- 인써트 - 43부, 50씬, 화장실에서..
우주가 손을 팔이고 올려달라고 하는 모습... 민우가 우주를 들어 올려서 손을 닦게 해주고...
- 동, 52씬에서..
똑같은 동작으로 손수건으로 손을 닦는 우주의 모습.. 민우, 그런 우주를 보는데서..
- 다시 현실..
(민우, 넋을 잃고 보는데..)
성중 : (이상해서) 왜 그러세요, 회장님?
(민우, 우주 앞에 다가간다. 우주, 그림 그리는 데만 열중하고..
민우, 이름표에 강우주라는 이름을 보고는 무릎 굽혀 앉고..)
민우 : 너.. 아저씨 기억나?
우주 : .. (본다)
민우 : 예전에 병원에서... 아저씨가 나쁜 형한테 비행기두 빼앗아줬는데.. 너 손두 닦아주고..
우주 : .. (관심 없다, 다시 그림 그리는데)
민우 : 너... 아빠, 어디 계셔?
우주 : .. (본 척도 않고)
민우 : 니네 아빠.. 집에 계시니?
우주 : 하늘나라..
민우 : ..? 하늘.. 나라?
우주 : 울 아빠.. 하늘나라에 있어요.
(민우, 찬찬히 우주의 얼굴을 살펴본다. 왠지 모를 친근감..
이때, 우주가 고개를 돌려 뭔가를 유심히 본다. 민우가 그 시선을 따라가 보는데..
유치원 밖에 우주 또래의 아이가 아빠의 목마를 타고 신나서 지나간다. 엄마가 옆에서 웃으면서 따라가고..
우주, 그런 아이가 부러운 듯이 보는데.. 민우, 우주의 기분을 간파하고..)
민우 : 너.. 저런 거 타봤어?
우주 : .. (고개 가로 젓는다)
민우 : ... (주변 상황을 슬쩍 둘러보고는) 아저씨가 태워줄까?
우주 : 싫어요.
민우 : 싫어?
우주 : 저런 건... 아빠만 태워주는 거예요.
(왠지 모를 안쓰러움.. 민우, 잠시 우주를 보다가 번쩍 안아서 목마를 태워준다.
우주, 눈이 휘둥그레지며.. 우와..! 함성을 지르고 좋아한다)
성중 : (당혹) 회, 회장님...
우주 : 우와.. (좋아서) 우주가 제일 키가 커요.
(민우도 기분이 좋아져서 우주를 목마 태운 채 큰 원으로 한 바퀴 돈다)
우주 : 우와.. 재밌다...
(이때, 밖으로 나오던 원장이 놀라서 민우를 보고 있다.
민우, 원장을 보자 쑥스러운 듯이 멈춰서... 성중, 얼른 눈치 살피더니..)
성중 : (원장에게) 안으로 들어가서, 아까 하던 얘기, 마저 하시죠. 자자.. 들어가세요.
원장 : 예에... (민우를 힐끔 거리며 성중에게 떠밀려서 들어가고)
민우 : .. (원장이 들어가자마자) 이번엔 비행기 태워줄까?
우주 : (신나서) 태워줘요..
(민우, 우주를 팔위에 안더니 원을 돌면서 비행기를 태운다. 우주, 좋아서 활짝 웃으며..
민우, 열심히 우주와 놀아준다. 어느새 민우도 잔뜩 신이 나서...)
씬22. 동, 유치원 입구 (시간 경과)
(민우와 성중이 나온다. 원장이 배웅하며..
다른 아이들은 보이지 않고 우주가 혼자 놀이터에서 민우를 보고 있다. 헤어지기 싫은 표정이 역력한데..
민우, 우주한테서 시선을 떼지 못한 채..)
성중 : 곧, 회사에서 직원들이 나올 겁니다. 세부적인 사항은 그때 협의하도록 하겠습니다.
원장 : 고맙습니다.. (민우를 보는데)
(우주, 뭔가 아쉬운 듯 민우에게 손을 흔들어 보인다. 민우, 입가에 미소 번지더니 우주에게 손을 흔들고...)
성중 : 저, 회장.. (하다가) 실장님..
민우 : 예? (원장을 보더니 머쓱해서 얼른 손 내리고)
원장 : (미소) 아이들을 참 좋아하시나 봐요.
민우 : 예에.. 귀엽네요. (다시 우주를 본다)
우주 : .. (웃어 보이고)
민우 : (씩 웃고)
씬23. 청와대, 집무실 안
(봉황마크... 뒷모습의 대통령이 앉아 있다. 뒤쪽까지 벗겨진 이마...
그 맞은편에 오병탁과 조필연이 앉아 있고.. 병탁이 뭔가 진지하게 보고를 하고 있다. 필연, 영 못마땅한 표정이다)
씬24. 동, 밖
(걸어 나오는 오병탁과 조필연..)
필연 : 각하께 그런 식으로 보고를 드릴 줄은 몰랐습니다.
병탁 : (멈춘다) 난 틀린 말 하지 않았어.
필연 : 여당 내에 개헌 찬성파가 없다고, 어떻게 장담하십니까?
병탁 : 자네가 그 자리에서 반박하지 그랬나?
필연 : 난 오의원님의 정치 철학이 맘에 안 듭니다.
병탁 : 내 정치 철학이 뭔데?
필연 : 가늘고 길게 가는 거 아닙니까?
병탁 : 한 가지를 빼놨구만.. 대세를 거르지 않는 거..
필연 : 그 대세라는 거.. 거리에 난무하는 선동적인 구호들을 말씀하십니까?
병탁 : 자기 판단에 따른 주관적인 거야. 그 판단이 옳은 지 그른지는 가까운 역사가 말해 주겠지. (간다)
필연 : .. (노려보는데)
씬25. 로열클럽 밀실 안
(황태섭과 민홍기가 앉아 있다. 태섭, 여당 국회의원 명단을 보고 있고...)
태섭 : 아직 개헌에 필요한 여당의원 정족수를 채우려면 갈 길이 멀군요.
홍기 : 예상보단 빠른 편이에요. 야당 쪽 의원들은 만나 보셨습니까?
태섭 : 그날, 비자금 실체를 확인한 이후로 태도가 바뀌었습니다. 여당 쪽만 잘하면 될 것 같더군요.
홍기 : 이왕지사 이렇게 된 거.. 반드시 성공 시켜야만 합니다. 안 그러면... 우린 다 죽어요.
태섭 : 그래서 드리는 말씀인데.. 앞으로 야당 쪽은 제가 맡도록 하죠.
홍기 : (본다)
태섭 : 거사를 성공시키려면.. 그 편이 안전할 겁니다.
홍기 : 혹시.. 나중에 국회의원 공천을 야당 쪽에서 받으려는 생각 아닙니까?
태섭 : .. (술을 마신다)
홍기 : 황회장 목표가 조필연이라면.. 같은 여당보단 야당 쪽이 공격하긴 쉽겠죠.
태섭 : 넘어야 할 산이 아주 많습니다. 미리 김칫국을 마시는 건 사양하죠.
(이때, 오병탁이 들어선다)
병탁 : 당신들, 나 빼놓고 마시면 술맛이 좋은가?
태섭 : 어서 오십시오, 위원장님.
병탁 : ... (앉고)
홍기 : 황회장한테 말씀 들었습니다. 정국을 꿰뚫어보는데 도가 트신 위원장께서 우릴 도와주셨다니까 갑자기 힘이 나더군요.
병탁 : ... 오늘 청와대를 들어갔다 왔어. 대통령이 전에 없이 많이 불안해하더구만. 그 말.. 곧 칼을 뽑아들 수도 있단 소리야.
당신들. 신중하게 행동해야 돼.
홍기, 태섭 : .. (긴장된)
씬26. 구두 매장 안
(미주가 본사 직원과 매출 장부를 보고 있다. 선화가 옆에 있고..)
직원 : 이번 달, 매장 매출이 백 사십 프로나 초과달성했습니다.
(미주, 내심 흐뭇하게 보는데..
이때, 민우와 성중이 들어선다. 여직원이 어서 오세요.. 맞이하는데..
미주, 민우를 보더니 표정이 굳어진다. 민우, 신발을 고르는데..)
여직원 : 찾으시는 모델 있으세요.
민우 : 이거 한번 줘 보세요.
(여직원이 민우의 발에 구두를 신긴다.
민우의 시선은 미주에게 가 있고.. 미주, 민우의 시선을 의식하지만 쳐다보기 않은 채...)
여직원 : 어떠세요?
민우 : 발도 편하고 디자인도 맘에 드는군요. 문 이사님?
성중 : 예, 회장님.
민우 : 이 사이즈로 이쪽 진열대에 있는 구두, 전부 구입하세요.
(여직원, 놀란다. 본사직원도 놀라서 보는데.. 미주, 시선 주지 않은 채..)
미주 : 선화야, 배고프지 않니?
직원 : 그럼 식사하러 가시죠.
민우 : .. (보는데)
씬27. 식당 안
(미주와 선화, 직원남이 식사중이다. 샤브샤브 정도.. 건너면 테이블에서 민우와 성중이 똑같은 메뉴로 식사중이고..
미주, 민우가 영 신경 쓰이는데.. 선화, 미주 눈치를 살피며..)
선화 : (귓속말로) 왜 저런대? 영 신경 쓰이네..
미주 : .. (민우 쪽을 노려보다가) 잠깐 화장실 좀 다녀올게.
(미주, 일어서서 나간다. 민우, 보는데..)
씬28. 동, 일각
(민우가 걸어온다. 막 모퉁이를 도는데 미주가 딱 앞에 나선다)
미주 : 대체 왜 이래요?
민우 : .. (본다, 따뜻해진 시선)
미주 : 이런다고 달라지는 거 없어요. 서로 불편해지는 거 몰라서 이래요?
민우 : (애잔하게) 요즘 나한테.. 희망이란 게 생겼어.
미주 : ..? 네?
민우 : ...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 생겼다구..
미주 : ..? (영문을 몰라서)
민우 : 그 말.. 꼭 너한테 하고 싶었어. (나간다)
미주 : .. (보는데, 무슨 뜻일까?)
씬29. 한강건설 사장실 안 (밤)
(책상에 쌓여있는 서류들... 보일러 개발 일지라고 써 있고.. 강모가 열심히 공부하며 숙지 중이고.. 머리 아프다.
강모, 퇴근 하려고 일지들을 서류 가방에 넣는데 전화벨이 울리고..)
강모 : (수화기 든다) 네.. 어, 정연아.. 아냐, 괜찮아. 어딘데?
씬30. 포장마차 앞 (그 밤)
(정연이 혼자 강모를 기다리고 있다. 인근의 승용차 안.. 요원 1이 정연을 감시 중이고..
이때, 서류 가방을 들고 승용차 뒤쪽에서 다가오는 강모.. 사이드 미러로 비친 요원을 본다. 뭔가 이상하지만 모른 척 지나치고...)
씬31. 포장마차 안
(강모와 정연이 국수를 먹고 있다.)
정연 : 너 가스 사고 원인 찾았니?
강모 : 아직...
정연 : 오늘 투자자 중에... 서울 도시가스 중역을 만났는데... 다음 신도시 개발 때 지역난방을 도입할 거 같아.
강모 : 그래서 한명석 부시장이 온돌식 가스보일러 개발에 관심이 많았던 거네.
정연 : 조민우쪽은 어때?
강모 : 어차피 우리 쪽 기술 빼가서 만든 거야. 따라 잡을 수 있어.
정연 : (본다.. 슬쩍 주변을 살피고) 그거.. 아직도 니가 갖고 있니?
강모 : ..? (먹다가, 본다)
정연 : (낮게) 비자금 장부..
강모 : .. 건 왜?
정연 : 솔직히.. 좀 걱정 돼. 저번 행사 때.. 만약 일이 잘못 됐으면..
강모 : 미안하다, 정연아. 널 그런 상황에 끌어들인 거.. 지금도 맘에 걸려.
정연 : 그런 뜻으로 한 말 아냐. (젓가락 놓는다)
강모 : 왜 국술 반이나 남겨?
정연 : 야... 나 원래 적게 먹어. 너 알잖아.
강모 : .. (본다)
정연 : 정말, 배부르다니까?
강모 : 먹어. 언제 내가 너 많이 먹는다고 흉 본 적 있냐?
정연 : 국물이... 좀 아깝긴 하다.. (그릇째 들고 국물 마시는)
(강모, 피식 웃고는 슬쩍 밖을 본다. 여전히 서 있는 승용차...)
씬32. 동, 밖
(나오는 강모와 정연... 승용차 쪽에서 요원 1이 지켜보고 있고..)
강모 : 나 지금 병원에 가봐야 돼. 너, 못 데려다 줄 거 같아.
정연 : 내가 어린애니? 내 걱정 말구, 보일러 개발이나 잘해.
(정연, 미소 지어 보이고는 씩씩하게 간다.
강모, 다른 쪽으로 가면서 승용차 쪽을 의식하는데.. 요원 1, 정연쪽을 주시하며..)
씬33. 정연네 집 근처
(정연이 걸어간다. 그 뒤쪽... 요원이 미행하고 있고..
그들이 지나가면... 서류 가방을 든 채 모습을 드러내는 강모.. 요원을 노려본다.
다른 골목 쯤... 정연이 모퉁이를 돌아서 사라지자 요원, 조금 걸음이 빨라지는데...
이때, 강모가 나오며 그 앞을 막는다. 요원, 놀라는데..)
강모 : 당신, 누구야?
(요원, 잠시 딴 짓 하는 척 하더니 주먹을 휘두른다. 강모, 가방으로 막으며 한방 먹이고...
달려가는 요원에게 가방을 던지더니 강모가 공격한다. 제압당하는 요원... 강모, 팔을 뒤로 꺾고 머리칼을 움켜쥐며..)
강모 : 말해..! 너, 누구냐구..!!
(이때, 누군가가 권총손잡이로 강모의 머리통을 내려친다. 억..! 하며 쓰러지는 강모... 순간 정신을 잃는다. 요원 2다.
요원 1, 화가 나서 넘어져 있는 강모를 짓밟으려는데.. 손으로 저지하며 말리는 요원 2...
바닥에 떨어진 가방을 집어 들더니 요원 1과 함께 그 자리를 피한다.
이때, 지나가던 지나가 쓰러져 있는 강모를 보더니 놀란다. 조심스럽게 다가가서..)
지나 : (흔들어 깨운다) 이봐요.. 정신 차리세요.. 정신 좀 차려 봐요.. (살피는데... 강모다, 알아보고는 놀라서) 이사장님..!!
강모 : .. (신음소리)
씬34. 안기부, 사무실 안
(요원 2가 가방 안의 서류들을 책상 위에 쏟아 놓는다. 윤계장과 요원 1이 있고...
윤계장, 일지들을 펼쳐보면 보일러 그림이 그려져 있는 개발 일지다. 급히 다른 서류들을 살피는데..)
윤계장 : 이게 뭐야?
요원 2 : .. (살펴보며) 보일러에 관한 서륜가 봅니다.
윤계장 : (일지로 요원 2의 머리통을 한 대 친다) 마, 일을 대체 어떻게 하는 거야?
요원 2 : 죄송합니다.
윤계장 : 놈이 우리 눈치 챈 거 아니지?
씬35. 정연네 집, 방안
(강모의 이마에 붙어 있는 반창고.. 정연과 지나가 있고..)
정연 : ..! (놀라서) 정보부?
강모 : 내가 보기엔 단순한 강도는 아냐. 분명 그쪽 사람들이었어.
정연 : 그럼 정보부에서, 이번 일을 눈치 챈 거란 말야?
강모 : 그 날 행사에서, 뭔가 수상한 점을 찾았겠지.
정연 : .. (걱정스럽고)
강모 : 이럴 때일수록 당황하지 말고 침착해야 돼. (자나에게) 당분간 지나씨가 정연이랑 행동 같이 해요.
지나 : 예, 사장님.
정연 : 강모, 너도 조심해.
강모 : 나도 보일러 개발에만 주력할거야. 확실한 단서가 없는 한, 정보부 쪽에서도 별수 없을 거다.
정연 : ...
씬36. 병원, 병실 안
(강모가 들어선다. 얼굴에 붕대를 감은 기술이사가 돌아보고..)
기술 : 오셨습니까, 사장님?
강모 : 좀 어떠세요?
기술 : 전 괜찮은데.. 사장님 볼 면목이 없습니다.
강모 : 이사님만 무사하시면, 보일러 개발은 언제든지 할 수 있어요.
기술 : 개발이 늦으면.. 손해가 막심할 겁니다.
강모 : (손을 잡아준다) 다른 걱정 마시고 얼른 일어나세요.
기술 : ... (마음 무겁게) 이럴 때, 공장장만 옆에 있었어두..
(조금 열린 병실 문틈으로 공장장이 보고 있다. 조용히 문을 닫고..)
씬37. 동 밖, 복도
(걸어 나오는 공장장.. 얼굴 가득 무거운 수심이 가득하고..)
씬38. 만보건설 전경 (낮)
씬39. 동, 회장실 안
(성중이 어린 아이의 머리카락이 든 비닐 포장지를 건넨다)
성중 : 강우주란 아이의 머리카락을 채취한 겁니다.
민우 : .. (머리카락을 보다가) 친자 확인을 하는데 얼마나 걸린 답니까?
성중 : 시카고쪽 유전자 연구소에서 하는 말로는, 보름 안에는 결과를 받아 보실 수 있다고 합니다.
(민우, 서랍에서 자신의 머리카락을 채취한 비닐봉지를 꺼내 건넨다)
민우 : 열흘을 넘기지 않았으면 좋겠군요.
성중 : (받고서) 노력해 보겠습니다. 근데.. 만약 그 아이가 회장님 아들인 게 밝혀진다면 어떡하실 겁니까?
민우 : ... (단호한 의지) 당연히 데려와야죠.
성중 : 하지만 이미주씨가..
민우 : 같이 데려올 겁니다.
성중 : 네?
민우 : 내 아이의 엄마가 사실이라면... 이강모든, 아버지든... 어느 누구도 날 막지 못합니다. 내 가족, 내가 지킬 거예요.
성중 : ...
(이때, 노크소리와 함께 조필연과 고재춘이 들어선다.
성중, 얼른 머리카락들을 서류 봉투에 집어넣고... 민우, 반갑지 않은 기색...)
필연 : 마침 있었구나. 민우 너한테, 줄게 있어서 들렸다.
(재춘이, 가져온 서류들을 책상 위에 놓는다. 강모가 빼앗긴 보일러 개발일지다)
필연 : 보떼 보일러에 관한 개발일지다.
민우 : .. (본다)
필연 : 이강모한테서 빼앗아 온 거야. 찬찬히 살펴보면 도움이 될 거다.
민우 : 필요 없는 걸 가져오셨군요.
필연 : 필요가 없다니? 들리는 소문에는, 니가 요즘 사업은 뒷전이고 딴 일에 빠져 있다고 하던데..
민우 : 오신 김에 하나만 말씀 드리죠. 앞으로, 제 사업에 관심 두지 마세요.
필연 : 뭐?
민우 : 뭘 하든 제가 판단하고 제가 실행할 겁니다. 아버진, 정치 일이나 잘 하시라구요.
필연 : 민우, 너..!
민우 : 바빠서 먼저 나가보겠습니다. (나간다)
성중 : .. (따라 나가고)
필연 : 저 놈, 요즘 유치원 놀이터 고쳐주고 다닌다고?
재춘 : 예, 비서실에서 그렇게 들었습니다.
필연 : 대체 뭐에 미쳐서 저러구 다니는 거야?
씬40. 유치원 놀이터
(아이들이 놀고 있다. 민우와 성중이 들어서는데.. 원장이 맞이하며..)
원장 : 어서 오세요.
성중 : 저희 실무진하곤 얘기 다 하셨죠?
원장 : 예... 들어가시죠.
(성중과 원장이 안으로 들어간다. 민우, 주변을 둘러보는데 우주가 보이지 않는다. 실망하는 기색..
이때, 우주가 밖으로 나오다가 민우를 보더니 아저씨..! 부르며 달려온다. 민우, 그제야 입가에 미소가 번지며..
우주, 민우 앞에서 두 팔을 벌린다)
민우 : 뭐? 또 목마 태워달라구?
우주 : .. (고개 끄덕이면)
민우 : 안 돼.
우주 : 태워줘요.
민우 : 싫어.
우주 : .. (금방 울 듯이)
(민우, 피식 웃더니 우주를 번쩍 들어 올린다. 우주, 환해져서 웃고.. 민우, 우주를 목에 태우고 얼굴 가득 웃음기가 번지는데..
일각의 승용차 안.... 필연이 놀란 얼굴로 민우와 우주를 보고 있다)
필연 : 저 놈.. 저게 지금 뭐하는 짓이야?
(재춘도 역시 놀라서 보고 있고.. 민우, 아이를 안고 빙글빙글 돌려준다)
필연 : (심각하게 굳어지며) 저 아이에 대해서 알아 봐. 대체 누구 자식인지, 저 놈이 왜 미친놈처럼 저러는 지 샅샅이 조사 해.
재춘 : 알겠습니다, 의원님.
(필연, 불안한 표정으로 우주를 보는데.. 천진난만한 우주의 얼굴에서..)
씬41. 어느 공원 벤치
(고재춘과 김 기자가 만나고 있다. 뭔가 열심히 이야기 하는 김 기자.. 재춘, 놀란 표정으로 듣고 있는데...)
씬42. 조필연 사무실 안
(필연이 초조하게 서성이고 있다)
필연 : (E, 마음의 소리) 설마 그 아이가..? 아냐, 그럴 리 없어. 분명히 이미주는... 성모가 낙태를 시켰다고 했어.
재춘 : (급히 들어선다) 다녀왔습니다.
필연 : 누구야? 그 아이, 대체 누구냐구..!!
재춘 : ... 차수정.. 아니, 이미주의 아들이랍니다.
필연 : ..!! (크게 놀란다)
재춘 : 연예신문 기자가 이미주의 뒷조사를 한걸.. 민우가 기사를 막았다고 합니다.
필연 : ...!! (책상을 내리친다, 씩씩대는데) 그럼... 민우의 자식이라는 건가?
재춘 : 아직 우리나라엔 친자를 확인하는 유전자 연구소가 없습니다.
필연 : 틀림없이 민우가 친자 확인을 하려 들 거야. 어서 알아 봐..!
재춘 : 예, 의원님. (나가려는데)
필연 : 아니..! 그 전에.. 그 아이를 먼저 봐야겠다.
재춘 : ...
씬43. 동네, 놀이터
(필연과 고재춘이 다가오는데...
우주가 또래의 아이들에게 둘러싸여 있다. 그중 덩치가 큰 아이가 우주의 비행기 장난감을 빼앗아 들고 있고..)
우주 : 줘, 내꺼야.
아이 : 뺏어봐. 그럼 줄게.
우주 : 내꺼야..
(우주가 빼앗으려는데 아이가 밀어서 넘어뜨린다. 다른 아이들이 와, 웃고..)
아이 : 못 뺏었으니까, 이건 내꺼야.
(아이가 비행기를 부웅 입으로 날리며 저쪽으로 간다. 아이들도 따라가고..
필연이 다가간다. 혼자 남은 우주가 울먹이는데..)
필연 : 울지 마라.
우주 : ..? (본다)
필연 : (키를 맞추고) 우는 건, 지는 거란다. 나중에, 니가 다시 빼앗으면 돼.
(필연, 우주의 손을 잡더니 유심히 본다. 귀를 만져보고.. 얼굴 구석구석을 보는데.. 어느새 차갑게 굳어있는 필연...)
씬44. 기획사 사무실 안
(미주가 전화중이다. 혼자 있는 사무실 안..)
미주 : (놀라서) 무슨 말이에요, 엄마? 우주가 없어지다뇨? 엄마, 울지 말구, 일단 파출소에 연락해요. 내가 금방 그리로 갈게요.
(미주, 수화기를 놓더니 급히 자리에서 일어서는데..)
씬45. 완구점 안
(필연이 큼지막한 비행기를 우주에게 건네준다. 우주, 비행기를 받더니 기분이 좋아져서 활짝 웃는데..)
필연 : 더 갖고 싶은 거 있으면, 이 안에서 맘껏 골라 봐.
(우주, 옆에 있는 곰돌이 인형을 집어 든다. 필연, 금방 빼앗으며..)
필연 : 계집아이가 가지고 노는 거 말구..
우주 : (다른 코너로 간다)
필연 : (재춘에게) 따라가 봐.
재춘 : .. (우주를 따라가고)
필연 : .. (본다)
씬46. 동네, 놀이터
(얼굴을 가리기 위해 안경을 착용하고 모자까지 눌러쓴 미주.. 다급하게 다가와 주변을 둘러보며 우주를 찾지만 보이지 않는다.
이때, 우주가 양손 가득 장난감을 들고 다가온다)
미주 : 우주야..!
우주 : 엄마..!
(미주, 우주를 안는다. 안도감.. 우주 얼굴을 보는데 화가 나기 시작하고..)
미주 : 너, 어디 갔다 이제 와? 엄마가 혼자 나가지 말랬지?
우주 : .. (시무룩)
미주 : 너 엄마한테 매 맞아야겠다. 또 그럴 거야, 안 그럴 거야?
우주 : 안 그럴게요.
미주 : .. (눈물까지 고인 채.. 보다가 꼭 끌어안는다) 다음부턴 그러지 마. 알았지, 우주야?
우주 : 네..
미주 : 근데, 이 장난감은 어서 났어?
우주 : 어떤 아저씨가 사줬어.
미주 : 누가?
우주 : .. (모르겠다는 듯이 고개 가로젓고)
미주 : 할머니 걱정하고 계시니까 얼른 들어가자.
(미주, 우주의 손을 잡고 간다.
그 일각의 승용차 안... 조필연과 고재춘이 미주 쪽을 보고 있다)
재춘 : 저 아이가, 민우 아들인지 아직 모르지 않습니까?
필연 : 민우 핏줄 맞아.
재춘 : (놀라서) 예?
필연 : 틀림없어... 어릴 적 민우하고 많이 닮았어.
재춘 : 그럼...?
필연 : 저 계집이.. 낳지 말아야 할 아이를 낳았어. 절대 세상 밖에 드러나서는 안 될 아이야.
재춘 : 아까 비서실에서 연락이 왔는데, 민우가 미국 쪽에 유전자 검사를 의뢰했답니다.
필연 : 그 연구소가 어딨는지 알아 봤나?
재춘 : .. (메모지를 건넨다) 여기 적어두었습니다.
(필연, 메모지를 본다, 영문으로 적힌.. 미국 시카고쯤에 주소를 둔 연구소다.
뭔가 생각하는 필연의 서늘한 눈매에서..)
씬47. 안기부 내, 사격장
(권총을 쏘는 찬성과 성모, 연수... 정확하게 과녁 한가운데 박히는 성모의 총알들..
연수, 겁에 질린 표정이다. 총을 쏠 때마다 움찔하고..
과녁 여기저기 박히는 총알들.. 성모와 찬성, 사격을 끝내고 연수 쪽을 보면 아직도 사격중이다.
이때, 연수의 권총에 뭔가 문제가 생긴 듯, 총알이 안 나간다. 연수, 총구를 성모들 쪽으로 대며..)
연수 : 선배님.. 이거..
(순간, 성모가 연수의 손을 탁 채며 위로 올린다. 허공에 발사되는 권총..! 찬성, 놀라서 몸을 움츠리고..
성모, 권총을 확 잡아 빼더니 탄창을 빼내 버린다)
성모 : 너, 정신 똑바로 못 차려..!!
연수 : .. 죄송합니다.
성모 : .. (화 참으며 보다가) 찬성아.
찬성 : 예, 과장님.
성모 : 얘 데리고 체육관에 가 있어.
찬성 : .. 따라 와.
(찬성이 연수를 데리고 간다. 연수, 주눅 든 채 따라 나가고.. 성모, 화가 나 있는 눈매..)
씬48. 동, 체육관 안
(찬성과 연수가 유도복을 입고 있다. 도복 차림으로 연수 앞에 나서는 성모)
성모 : 총구가 향할 곳은 단 두 곳 뿐이야. 사격장 과녁이거나.. 아니면 널 해치려는 적의 심장이거나..
연수 : ..
성모 : 넌 그 총구를 하늘같은 선배 머리통에 겨눴어. 요원으로서의 자질을 점수로 매긴다면, 넌 낙제다.
연수 : 시, 시정하겠습니다.
성모 : 십분 주겠다. 십분 안에 날 쓰러뜨리면 용서하고,. 그렇지 않으면 이시간부로 넌 내 방에서 자진해서 떠난다.
찬성아, 시간 재.
연수 : .. (망설인다)
성모 : 십 분이라고 했어. 어서 덤벼.
(달려드는 연수... 성모, 간단하게 다리를 걸어서 넘어뜨린다.
다시 일어서서 덤비는 연수.. 성모, 이번에는 엎어치기로 내다 꽂는다.
서서히 오기가 생기는 연수... 이를 악물고 덤벼보지만 성모, 인정사정 봐주지 않고 엎어 치고 메친다.
시간 경과...
어느새 땀범벅이 된 연수.. 눈빛만 형형해 있다. 악에 바쳐서 비틀거리고 일어서는데..)
성모 : 얼마 남았냐?
찬성 : 삼분 남았습니다.
성모 : 들었지? 앞으로 날 쓰러뜨릴 수 있는 시간은 삼분이야.
(연수, 달려든다. 성모, 뒤축을 걸어서 넘어뜨리는데.. 연수, 신음소릴 내며 일어서지 못한다. 성모가 다가가서 그 앞에 서고..)
성모 : 포기 하는 거냐?
연수 : (겨우 일어선다. 숨을 몰아쉬며 노려보는데)
성모 : 야, 지연수.. 난 니가 왜, 무슨 생각으로 여길 들어왔는지 모른다. 분명한 건.. 넌 요원으로서의 자질이 아예 없다는 거야.
연수 : ...
성모 : 다른 사수 만나 봐. 내 방에서는 아웃이니까.
(성모, 돌아서려는 순간 연수가 무릎으로 성모의 급소를 걷어찬다. 성모, 억..! 하더니 다리에 힘이 풀리며 무릎을 꿇는다)
연수 : 아직.. 십분 안 지났죠?
찬성 : .. (놀라서) 어..
연수 : 이젠, 과장님 밑에 더 있어도 되는 거죠?
성모 : .. (이를 악물며 참는다. 일어서며 보는데)
연수 : 십분 안에만 쓰러뜨리라고 했지.. 방법은 말씀 안하셨어요.
성모 : (안 아픈 척, 참으며) 배고프다... 밥 먹으러 가자.
씬49. 식당 안
(인근의 허름한 백반집... 성모와 찬성, 연수가 밥을 먹고 있다)
연수 : (살피며) 저, 이과장님...
성모 : (밥 먹으며, 시선 마주치치 않고) 밖에서는 호칭 빼.
연수 : 선배님..
성모 : 그 소린, 더 듣기 싫다.
연수 : 그럼 뭐라고 불러요?
성모 : ... 부르지 마. (먹기만)
연수 : (보다가) 아저씨라고 부를께요.
성모 : 뭐?
연수 : 아까 급소 때린 건, 죄송했어요. (웃어 보이고) 장가 못가시면 말씀하세요.
(성모, 기침하며 사래가 걸린다. 물을 마시고 보면... 연수, 태연히 밥을 먹고.. 성모, 뭐 이런 게 다 있어? 하는 표정으로..
찬성, 킥킥거리며 밥 먹고.. 성모, 모양 빠진다)
씬50. 정보부 사무실 안
(업무 중인 세 사람.. 연수, 타이핑을 하고 있고.. 성모, 기지개를 키고는 자리에서 일어난다. 가방 챙기며)
성모 : 그만 퇴근하자, 찬성아.
찬성 : 예.. (연수에게) 넌 안가냐?
연수 : (타이핑 자료 들고 일어선다) 리포트, 제출해서 검사 맡아야 돼요. 오늘 하루 수고하셨습니다. (인사하고 나가고)
찬성 : 숙맥인줄 알았는데 은근히 여간내기가 아닌데요?
성모 : 쟤 들어온 이후부터 골치가 지끈지끈 아파.
찬성 : ... (피식 웃고)
성모 : 오늘은 오랜만에 강모나 좀 만나러 가야겠다.
찬성 : 당분간, 동생 만나는 건 자제하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성모 : ..? 무슨 말이야?
찬성 : (낮게) 며칠 전부터, 정보부에서 이강모 사장을 미행하고 있어요.
성모 : ..!! 누구 지신데?
찬성 : 오실장쪽이니까.. 그 뒤에 조필연이 있겠죠.
성모 : 강모도 그 사실을 알아?
찬성 : 저도, 이강모 사장이 먼저 연락을 해 와서 알게 됐어요.
성모 : ...
씬51. 한강건설 복도
(작업복 차림의 강모와 영출, 소태가 들어서고 있다)
강모 : 보일러 개발을 했다고 해도... 사고원인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신도시 개발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커요.
영출 : 다 내가 모자라서 그래. 골백번을 뜯었다가 조립을 해두 당최 알 수가 없으니...
씬52. 동, 사무실 안
(시덕과 경자가 있고... 탁자 위에 김밥이며 통닭이며 음식들이 즐비하다.
경자의 얼굴에 울긋불긋한 피부트러블이 나 있고..
들어서는 강모와 영출, 소태...)
소태 : 와, 이게 다 뭐야? 오늘 누구 생일이야?
시덕 : 경자가, 다들 고생한다구 준비했어.
소태 : 역시, 나 생각해주는 사람은 경자씨 밖에 없다니까?
경자 : 사장님, 얼굴 상한 거 좀 봐. 이거 다 혼자 드시구 힘내세요, 사장님.
소태 : 뭐야? 경자씨? 난?
경자 : 알아서 먹든지 말든지... (강모를 앉히며) 얼른 드세요, 사장님.
강모 : 그래, 고맙다..
시덕 : 자, 다들 먹자구요.
(일행들, 둘러앉아서 먹기 시작한다)
영출 : 근데, 경자 너 얼굴이 왜 그래?
경자 : 어휴, 이게 다 저 박소태 저 인간 때문이에요.
소태 : 바, 박소태?
영출 : 왜? 소태 좋아해서 여드름 난겨?
경자 : 어디서 순 짝퉁 화장품을 가져와서.. 그거 바르고 이렇게 됐어요.
영출 : 얘가 원래 인생 자체가 불량품이잖어.
소태 : 가발을 확 벗겨 버릴까부다.. 내가 뭐 짝퉁인줄 알았나? 그 씹어먹을 놈이 미제라고 좋다구 해서 비싼 돈 주구 산건데..
강모 : (딴 생각하고 먹다가) 그 화장품 갖고 있니?
경자 : 내가 오늘 저 인간 얼굴에 왕창 발라주려구 갖구 왔어요.
(화장품을 꺼내 강모한테 건넨다. 강모, 겉에 적힌 문구를 물끄러미 들여다보다가..)
강모 : 이거, 진품인데?
소태 : 그치? 맞지? 거 봐. 워낙 고급이라 얼굴이 못 따라가는 거지.
경자 : 뭐에요? 말 다했어요?
(강모, 뭔가 생각이 난 듯 벌떡 일어서서 서랍에서 실험 일지 한권을 꺼내더니 미친 듯이 뒤적거리기 시작한다 )
소태 : 얘 또 왜 저래?
강모 : ..!! (뭔가를 찾고) 보일러 가스 중독사고, 원인 찾을 수도 있을 거 같아요.
영출 : 그게 뭔데?
강모 : 가스...!!
좌중 : ..?
영출 : 가스?
강모 : 유럽에서 쓰는 보떼 보일러 가스와 한국산 가스 질이 다른 거예요.
소태 : 그러니까.. (경자 볼을 잡고) 이게 보일러면.. 화장품이 가슨거네?
강모 : 다들 공장으로 집합하세요. (급히 밖으로 나간다)
시덕 : 야, 강모야.. 이건 먹구 가야지.
영출 : 사장이 너무 부지런해. (일어서는데)
소태 : (마음 급하게 통닭을 뜯어 먹는데)
영출 : (뒤통수 한 대 치며) 나와 이눔아. 그게 목구멍에 들어 가? (나간다)
소태 : 아, 증말... 저 빠박이가..
씬53. 요정집 방안
(조필연이 있다. 밖에서...)
기생 : (E) 손님 오셨습니다.
필연 : 들여보내.
(문이 열리면 정식이 들어선다. 필연, 정식을 보자 의외라는 듯이 놀라는데..)
정식 : 그간 별고 없으셨습니까?
필연 : 노갑수 사장이 보낸다는 사람이.. 자넨가?
정식 : 예, 의원님...
필연 : 앉지.
정식 : (앉는다)
필연 : 노사장한테 듣기엔.. 황회장과 황정연, 유경옥한테 원한이 있는 자라고 했는데..
정식 : 제가 원한을 갖는다고.. 이상해 보이십니까?
필연 : 아니.. 그런 건 아냐. 때론 핏줄로 얽힌 관계가 더 지독할 수도 있어.
정식 : 의원님께서 원하시는 게 뭔지, 노사장님한테 얘기 들었습니다.
필연 : 그래서? 자네가 내가 원하는 일을 해 줄 수 있겠나?
정식 : 의원님께서 원하시는 일... 제가 원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필연 : (핫, 웃는다) 자네라면 일이 더 쉬워질 거야. 맘에 드는구만.
정식 : 대신.. 저도 요구조건이 있습니다.
필연 : ... 말해 봐.
정식 : 제 일처리가 맘에 드신다면... 강남을 비롯한 신도시에 관한 개발 정보를 제게 주십시오.
필연 : ..! (본다) 자네.. 안보는 사이에 많이 변했구만.
정식 : 지옥에 제 심장을 꺼내두고 왔습니다. 변하지 않는다면, 인간도 아니겠지요.
필연 : ... 요즘 황회장이 야당의원들을 만나고 있어. 분명 개헌과 관계가 있을 거야.
더 파보면, 비자금 장부라는 말도 들을 수 있을 거고..
정식 : ...
필연 : 내가 보기엔, 유경옥이 뒤를 받쳐주고 있고, 황정연이 돕고 있어. 장부에 관한 모든 상황을 알아 내. 알겠나?
정식 : 잘 알겠습니다.
필연 : 자, 한잔 하게. (주전자를 들고 술을 따라준다)
정식 : ... (술잔을 받는 정식의 눈빛)
씬54. 몽타주
- 만보 건설 보일러 공장 내...
민우와 성중, 소장과 공장장등이 보일러 시제품들을 보고 있다. 이것저것 설명하는 연구소장...
만족스러운 듯한 민우의 얼굴... 공장장, 왠지 표정이 무거워 있고..
- 한강 건설 보일러 공장 내 실험장...
작업복 차림의 강모와 소태, 영출이 얼굴이며 온 몸에 기름때를 묻힌 채 보일러를 해체해 놓고 있다.
부속품들이 가지런히 즐비하게 분해 되어 있고.. 강모, 설계도면을 펼쳐보며 영출과 뭔가 열심히 상의 하며...
어느새 다시 조립된 보일러... 가동시키고.. 긴장된 모습으로 결과를 지켜 보는데.. 스팀이 새어나오며 물이 쏟아지고..
소태, 뜨거운 물에 손바닥을 데이고.. 실패다. 다들 낙심하는데.. 강모, 다시 해보자고 격려하는데서...
씬55. 만보건설, 보일러 연구실 안 (밤)
(후래쉬를 들고 들어서는 검은 그림자.. 복면을 쓴 누군가가 금고 쪽으로 다가간다.
후래쉬를 입에 물고 비밀번호를 맞춰가는 사내.. 잠시 후, 금고 문이 열리고...
사내, 급하게 그 안에 든 신기술 서류들을 꺼내는데..
- 시간경과
복사를 하고 있다. 문 쪽을 보며 혹시라도 경비가 올까봐 마음 졸이는 모습.. 다급하고 초조하게...)
씬56. 보일러공장 내
(어지럽게 분해되어 널려있는 보일러 부품들... 설계도면들이 어지럽게 널려있고..
지친 강모와 영출, 소태가 제 각각 널브러져있고.. 얼굴이며 옷에 기름때를 묻힌 채..)
영출 : 신도시 지역난방 사업자 설명회가 언제라고 그랬지?
강모 : 삼일 후에요.
소태 : 그럼, 그때까지 완성 못하면 사업자 선정에서 탈락하는 거야?
강모 : .. (길게 한숨)
영출 : 해보는 데까지 해보자구. 소태야, 이거 다시 다 조립해보자.
소태 : 그러자구요. 이 공장을 얼마주구 인수한 건데.. 이대로 탈락해버리면 너무 억울하잖아.
(영출과 소태가 마지막 의욕을 불태우며 보일러를 조립하려는데..)
강모 : 잠깐 머리 좀 시키고 올게요. (일어서서 나간다)
소태 : 코가 쑥 빠졌네, 그냥..
영출 : 아무리 강모래두, 이건 안 돼. 책 몇 권 읽구 보일러 개발이 되남?
소태 : 에이, 그 씹어먹을 공장장이 기술만 안 빼돌렸어두..!!
씬57. 공장 안
(불이 꺼져서 어두운 공장 내부... 강모가 후래쉬를 들고 지친 기색으로 걸어가는데..
이때, 어둠 속에서 검은 그림자가 재빠르게 지나간다.
강모, 누구야..!! 소리치며 뛰어가는데.. 급히 도망치는 검은 복면.. 그 뒤를 쫓는 강모..)
씬58. 어느 보일러실 안
(강모가 들어선다. 후래쉬를 비치는데 보일러 돌아가는 소리만... 그 모퉁이.. 검은 복면이 숨을 죽이고 숨어 있다.
강모, 그쪽을 비추더니 의심 없이 다른 쪽을 비춰본다. 아무도 없다는 듯이 밖으로 나가는 강모..
검은 복면.. 안도하며 깊은 한숨.. 복면이 입구 쪽에서 바깥을 살피려는 그 순간...
복면의 얼굴에 후래쉬가 비쳐지며 강모가 멱살을 잡는다. 화들짝 놀라는 검은 복면...
강모, 그 복면을 확 벗기는데 공장장이다)
강모 : (놀라서) 당신.. 또 뭐야?
공장장 : ..
강모 : 또 뭐 훔치러 왔냐구..!!
(공장장.. 뒷주머니에서 도면 한 장을 꺼내더니 펼쳐 보인다)
공장장 : 만보건설... 보일러 신기술입니다.
강모 : ..!! (놀라는데)
공장장 : 이걸.. 여기다가 몰래 가져다 놓으려고 들어온 건데..
(강모, 확 낚아채더니 후래쉬를 비추며 본다. 서서히 놀라며 희열로 변하는 강모의 표정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