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박 과 과꽃
열대야는 새벽에도 물러나지 않았다 잠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한 온몸은 엿물을 바른듯 끈적거린다 일찍 일어난 집사람이 귓전에 들으라는 목소리로 혼잔말을 하고있다
"과꽃이 다 말라죽어"
이렇게 더우니 아침저녁 물을 주는데도 과꽃잎이 말라 누렇게 타 버리니 다핀 꽃이 어덯게 살수 있는냐는 말로 애타는 투정 소리가 들린다
낸들 어떻게 !~물 주람 주고 풀 덮으람 덮고 마른 닢 제거하고 지극정성 쏟아도 이놈 더위는 꺽일 줄 몰라 아직 한주일 더 덥다는데 늦가을까지 피어있을 과꽃이 저렇게 잎이 말라 버리면 무엇으로 숨쉬고 살가 싶다
올 봄엔 함지박에 과꽃 만 몽땅 심어 가을되면 즐겨 볼 양으로 키웠는데 너무 이쁘고 순해서 가을 국화꽃이 필때까지 널 보며 지낼려고 벼르고 바랜 내가 과욕을 부렸는가 보다
성글게 심어 생긴되로 토박하게 자라도록 내버려 둘 것을 거름도 물도 애성으로 주엇드니 허우대만 성성하게 자라 일찍 꽃피어 벌과나비 불러 살랑살랑 잘만 자라주어 우리내외를 흐믓하게 하여 좋아 하였는데 긴삼복 더위를 넘기지 못할까 걱정이 늘어진 집사람에게 무슨 꽃으로 체울까 싶다
대책이 없다 기상 이변도 이른 이변이 없다, 고냉지의 채소도 기온이 상승하여 수확이 줄어들었다고 값이 다락 같이 올라 주부들의 장바구니를 가볍게 한단다
평지에야 벌써 씨나물도 다 녹아 밭머리를 들어낸지 꽤됀다
그러고 보니 호박[윗사진]은 호박철이 있는가, 여름엔 더 기성을 부리며 자라고 아침저녁 몰라보게 호박이 커간다 일어나 호박 밭에 들러 호박잎에 숨은 애호박을 발견하고 요놈은 삼사일 지나면 딸때가 되겠구나 애호박은 조금만 늙어지면 씨가 밖혀 맛이 없다고 누누히 나에게 일러주는 집사람의 지적을 잊지 않으려고 분주히 확인을 늦추지 않는다
애호박 따는 재미로 웃음짖고 말을 걸어오는 집사람을 마주하며 밝은 모습으로 지낼수있다
작으나마 여분의 뜰과 터밭에서 자연과 함께하는 것이 내 생활을 순화시키고 느리게 사는 방법의 하나로 여긴다
오늘 역시 열대야와 싸워야 하므로 식전에 샤워로 샌면을하고 사무실로 내려와 선풍기를 정면쪽에 설치하고 쇼파에 벌렁누워 법정스님의 "일기일회[一期一會]'의 책을 들었다,
소낙비가 지나간다 머리맡에 난초가 목이 마른듯 싶어 현관앞에 내어놓고 빗물을 먹게 하였다
잠시 후 천둥이 울리고 번개가 치드니 후두둑 내린던 비가 논날처럼 쏫아진다 뇌리에 번개처럼 스치는 기대감이 아~! 이 비 이 천둥소리를 듣고나면~~ 과꽃, 과꽃이 생기를 찾는다면 가을에 너를[과꽃] 볼수있겠구나, ! 자당[自當]으로 호령하여 일어나 뜰로나서 우산을 받처들고 카메라로 너[과꽃]을 담았다[윗 사진]
이 비를 맞는다
목을 축여 보렴
마른 닢 떨치고
남은 잎으로
너의 여명[餘命]
가을까지
불볕에 익는 몸을 내어 놓고 한마디 신음도 없이 주어진 본연의 생명을 다하면 선선한 가을날 너의 계절이 올때쯤엔 국화꽃을 맞으려고 참고 참으려 하는데 난 선풍기를 돌려놓고 비선[飛仙]을 꿈꾸고 있었으니 정말 잘못 되었구나, 진작 너[과꽃] 머리위에 태양을 막아주는 검은[모자] 천 가리게를 처 줄것을 미안 하구나 기다려 참고 견디어 보자 자연은 너를 버리지 않을 것이라 믿는다.
2013년8월10일
박 봉 수 씀
첫댓글 원래 의인화(擬人化) 필법은 프로문인들의 경지라 생각되지만 봉수동기생의 과꽃과의 대화내용도 아주 근사하네그려. 뙤약볕 아래에서 몸부림치는 한 식물의 어려운 환경을 안타깝게 여기는 인간의 섬세하고 여린 심성을 잘 나타낸 것이어서 읽는 이로 하여금 푸근함을 느끼게 합니다. 시름시름하는 과꽃이 맘씨 좋은 주인장의 정성에 보답하듯 화사한 자태로 성장하길 바랍니다.
한적한 야외로 납셨군 건강하시고 보기가 좋내, 과분한 평을 해주니 감사하고 고맙네 나야 뭐 별 재주있나 방학이라 삼시셋때 밥 얻어먹기 밀망키도 하고 [사무실에 박혀] 해서 마누라 비유 맞춰볼겸 글 재주도 익힐겸 실은 자네에게 답글도 받아볼겸 내 생활의 일상을 적었드니 좋은 평을 해주니 더욱 분발하게 생겼구만~! 허~허 친구 고맙고, 시원한 산책 행복하게 하시고 들어가시게 , ~~감사~쿠~벅 ~
자연과 친숙하고 생동하는 식물 들을 사랑하는 사람은 가치가 더 있는 듯 합니다.
존경하는 정치인 중에 한 사람의 글을 읽어보면 감옥에서 수감 생활을 할 때 실제로...
나르는 새와 가꾸는 화초와 상호간에 通하는 대화를 했다고 쓴 글이 생각 납니다.
아마 우리 친구도 가끔씩 나와 얘기를 할 때 보면 농작물과 화초에 대해서 상당한 관심과 지식을
겸비 하지 안했나 하는 나만의 판단인데 상당한 수준의 소유자로써 대가가 아닌가 합니다.
계속해서 자연과 벗을 삼고 모든 생명체와 대화를 할 수있는 황혼의 머슴아가 되길 기원합니다.
촌놈 ! 촌놈 알아줘 고맙네, 말복인데 이 나이 사회일원으로 공헌한다는 것은 대단한 자존이라 여기내 그러구도 아침 나절엔 남한산성에 올라 심신을 챙기는 걸 볼때, 미친놈[섭씨 36도]저러다 난리 나겠네 [월산 산악대장 할려나봐 !] 지놈 알아서 하겠지, 보통 머리가 아니니 ~~미안타 나설때 마다 귓뜀을 주었는되도 함께 하지 못해서 그래도 쭉 알려나 줘, 오늘 말복 날 안갔다 왔나 ? 그리 해야제 고맙다 친구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