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딩역을 출발하여 스토크 온 트렌트행 기차에 올랐다. 처음 타보는 영국의 기차는 상당히 깨끗하고 좋다는 인상을 받았다. 철도의 발상지이니까 뭐가 달라도 다르겠지.
재미있는 것은 영국의 기차요금은 같은 행선지라도 시간대별, 요일별로 요금이 다르다는 것이다. 또 왕복표가 편도보다 값이 싸다는 것도 신기하다. 예로 스토크에서 런던까지 편도는 64파운드인데 왕복표는 32파운드이다. 우리나라 사람이 보면 왜 손해보는 짓을 철도회사에서 하는가 하고 의아해 할 것이다. 내 생각에는 아마 이것은 고객에 대한 서비스정신 때문이지 않을까 생각해 봤는데 그래도 여전히 이해가 안가는 부분의 하나다.
그런데 철도 요금이 비싸기는 하다. 2등석인데도 우리나라 새마을호보다 더 비싸다. 그리고 우리나라처럼 동일 행선지에 대해 급행, 완행이 있는게 아니고 원거리는 인터시티라고 하여 빠른 열차가 다니고 중심도시를 중심으로 하여 사방으로 근거리는 지방 철도가 다니는 것 같다. 2등석이라 해도 새마을호 못지 않다. 좌석은 뒤로 젖혀지지는 않지만 가운데 테이블이 있어서 여행중에 이야기를 나누던가 음식을 먹기에도 편리하게 되어 있다.
인터시티는 영국 최 고속 열차로 시속 150 Km 정도로 달린다한다. 런던에서 에딘버 까지 운행하는 것은 시속 220 km 까지 달린다 하니 놀랍다. 그러면서도 우리나라 새마을호처럼 큰 진동이 없다. 요금이 비싸도 그만한 값을 하는 것 같다.
레딩에서 스토크 까지는 약 두시간이 걸렸다. 중간에 보는 영국의 철도 주변 풍경은 한마디로 초원이 계속 늘어선 것이었다. 말이나 소, 양도 자주 보였다. 산은 거의 없고 나즈막한 구릉지대가 연이어지는 우리나라서는 정말 보기 드문 풍경이다.
지도를 보면서 목적지가 가까와지자 초조해 지기 시작했다. 혹 지나쳐 버리면 어쩌나하고. 그래서 미리 짐들을 입구 근처로 옮겨두고 기다렸다. 승무원에게 물어봤더니 뭐라 하는데 정확히는 몰라도 아직 멀었다는 것 같다. 두 정거장 더 가야 한다는 것 같다. 열차가 시가지로 들어서는데 마치 공장지대 같은 느낌을 받았는데 나중에 빌에게 물어보니 이곳이 그 유명한 영국 도자기 공업의 본산지란다. 웨지우드, 로얄 달톤 등등.... 의.
역 구내에 내려서서 여섯개나 되는 가방을 들고 어찌 할 줄 몰라 절쩔매고 있는데 역 직원인듯한 아저씨가 오더니 저기 있는 카트를 쓰라고 한다. 그래서 그걸 갖고 와서 가방을 실었더니 이번에는 밖으로 나가는 길을 알려줄테니 자기를 따라오란다. 출구는 플랫폼의 반대편에 있어 철길을 넘어가야 되게 되어 있다. 건너가는 육교가 있어 거기를 어떻게 올라가나 하고 난감해 하고 있는데 그 아저씨가 근처의 엘리베이터를 손수 문까지 열어주면서 안내를 해 준다. 영국의 역은 이렇게 층층이 짐을 갖고 다니기 쉽도록 엘리베이터 시설과 카트가 준비되어 있다. 마치 공항처럼. 그 아저씨는 길을 다 건널때 까지 따라오면서 친절히 안내해 주었다. 다 건너와서 잠시 한눈을 파는 사이에 그 아저씨는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고맙다고 인사도 못했는데.... 이 예에서도 알수 있듯이 영국 사람들은 대개 정말 친절한 것 같다. 물론 안그런 사람도 있지만 무언가 어려움에 부닥쳐서 곤란해 하고 있으면 반드시 누군가가 와서 도와주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