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교육
노덕경
“ 머리를 들지 마세요. 부드럽게 그립을 잡으세요. 몸에 힘을 빼세요.”
언제 왔는지 프로골프 코치의 지적이 시작된다. 왼손잡이에 운동 신경마저 둔한 나는 아직도 코치로부터 레슨을 받고 있다. 내 바람은 공을 멀리 날려 보내고 남들처럼 잘치고 싶다.
사람은 누구나 태어나면서 교육을 받는다. 까꿍 하고 웃기도 하고, 도리도리 머리를 흔들고, 조막조막 주먹을 쥐고, 걸음마 연습도 하고 엄마! 맘마! 말도 배운다.
돌아보면 내 어릴 적 초등학교에서도 정규수업과 방과 후의 특별활동시간에 수준별로 맞춤교육이 있었다. 그 때는 따로 수업료도 없이 지도를 하는 것이 선생님의 당연한 일로 여겼다. 수업 진도가 늦은 학생들을 위한 특별반도 있었다. 미술, 독서, 주산, 음악, 축구 등 선생님들은 특기 적성에 맞는 전공과목을 나누어 지도하고, 방학 때도 3주정도 연례행사처럼 맞춤교육을 했다. 선생님들은 그야말로 열정과 봉사와 희생정신으로 가르쳤다.
초등학교와 중, 고등학교에서 교육받고 대학에서는 전공과목을 심도 있게 받았다. 청년이 되어 국방의 의무를 위해 입대하면 제식훈련, 총검술, 사격훈련, 등을 교육 받는다.
비록 고되고 힘든 훈련이지만 훗날 사회생활을 하는 밑거름이 된다. 사회에서도 직장마다 직무에 관련하여 끊임없이 맞춤교육을 받는다.
요즘은 특수맞춤교육이 열풍처럼 불고 있다. 조기교육을 시킨다며 음악, 미술, 체육, 컴퓨터학원에 보내고 영재교육을 시킨다고 과학, 외국어교육 학원이 넘쳐 난다.
얼마 전 US오픈골프대회에서 최연소 제패한 박인비 양이 화제다. 박세리가 양말을 벗고 못에 들어가 투혼으로 우승컵을 높이 들자, 그 모습을 보고 아마추어 선수인 아버지를 따라 골프연습장에서 처음으로 골프 체를 잡았다.
박세리의 활약상을 보며 “세리키즈”(Kids) 꿈을 키운 이들이 신지애, 오지영, 최나연, 이선화, 지은희, 등 새내기다. 그들이 지금 세계 골프대회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US여자오픈이 박세리, 박지은, 김주영, 장정 뒤를 이어 박인비가 10대 최연소로 우승하였고,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 브리티시 여자오픈에서는 신지애가 6번째 우승을 했다.
우리의 낭자들은 외국인 보다 몸이 외소하나 우수한 두뇌와 악착같은 승부근성으로 세계여자골프계의 태풍으로 등장하여 세계가 놀라고 있다.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여자 골프들이 40여명정도가 굴뚝 없는 움직이는 공장인 셈이다.
미래학자들은 “21세기는 문화산업이 주도한다.”고 했다. 우리의 대표연예기획사 S M엔터테인먼트(SM사단) 이수만 사장은 SES. 신화, 보아, 동방신기, 슈퍼 주니어, 천상지희, 소녀시대, 등을 맞춤교육 시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J Y P엔터테인먼트 박진영씨도 세계적인 가수 ‘비’ ‘원드걸스’를 길러냈다. 비는 미국에까지 진출하여 빌보드 차드에 10위 안에 들게 했다. 맞춤교육으로 세계적인 연예인으로 키우고 있다.
가수 ‘보아(Boa)’는 초등학교 5학년 때 SM사단 이수만 사장에 발탁되었다. 음악, 안무, 외국어 등 3년여의 트레이닝을 거쳐 데뷔 프로젝트에 30억이 들었다고 한다.
일본어는 NHK 아나운서의 집에서, 중국어는 삼육중학교에서, 영어는 한국켄트외국인학교에 다니며 배웠다. 한국과 일본에서 동시에 활동하며 선풍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며칠 전 미국진출을 위해 현지 스태프와 만든 뮤직비디오를 공개했다. 섹시한 힙합과 노래로 미국시장을 공락하여 얼마나 많은 외화를 벌어올지 기대가 된다.
교육은 어렵다. 특히 맞춤교육에는 왕도는 없다. 학부모는 자녀의 교육에 관심을 갖고 조기에 개성과 특성에 맞는 음악, 미술, 무용, 골프, 바둑, 프로게이머, 체육 등 여려 분야의 좋은 스승의 맞춤교육이 필요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본인의 의지와 주변의 환경, 피나는 훈련과 노력이 있어야 한다. 세계의 제일가는 인재가 되어야 지구촌에서 살아남는 세상이다. 어느 기업회장의 말과 같이 한 명의 천재가 십만 명을 먹여 살리는 시대가 아닌가. 그렇기에 이 시대가 요구하는 맞춤교육은 필요불가결한 일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