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다시피 녹용은 사슴의 어린 뿔로, 그 부위에 따라 분골, 상대, 중대, 하대로
나뉘며 분골이 가장 효과가 좋고 하대의 효과가 가장 못합니다.
현재시가로 가장 좋은 부위인 분골의 경우는 차이나가 한국보다 15배정도 비싸고,
상대의 경우는 3~4배, 중대와 하대의 경우 2~3배 차이가 납니다.
믿기 어려운 이야기지만 사실입니다.
이유는 몇 가지로 분석 가능한데, 근본적인 이유는 한국에서 공급이 늘어났다는 것입니다.
농가들이 사슴목장을 경영하기 시작하면서 사슴목장이 대량으로 늘어서 공급이 늘었고,
뉴질랜드로 이민한 한국인들의 사슴목장 경영이 늘어나며 뉴질랜드산 녹용이 대량 유입되었고,
차이나산 녹용을 여러 경로를 통해 십여년 동안 꾸준히 수입하여 공급이 늘어났습니다.
사실 차이나에서 인턴생활 포함하면 9년째 중의종합병원, 곧 우리의 한방병원과 비슷한 곳에서
근무해봤지만 녹용을 처방하는 의사를 본적이 없습니다. 심지어 녹용을 어떻게 쓰는 지 저에게
물어보는 고참의사들이 몇명 있었을 지경이니, 그 만큼 차이나의 중의는 치료의학적 측면이
강하고 저렴한 약으로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에 익숙해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 한차수교후 차이나 대륙을 돌며 녹용을 수입하기 시작한 우리의 약재상들이 얼마나
손쉽게 녹용을 손에 넣을 수 있었을까 알고도 남을 일입니다.
그런 저런 이유로 차이나의 녹용은 싹싹 쓸어서 한국으로 건너가게 된 것 같고, 그래서 차이나
에서는 물량이 딸려 값이 올라간 것 같습니다.
또 하나의 원인은 차이나의 약재는 모두 국가에서 관리하고 검사를 거쳐 품질보증을 받아야
유통이 가능합니다. 현재 차이나의 중의종합병원은 동인당음편공사의 약재를 거의 의무적으로
쓰고 있습니다. 국가로 부터 인정받은 가장 믿을 만한 제품이기 때문입니다.
한국에 없는 약재가 있어 고민하던 후배에게 제가 이곳의 약재를 보냈더니 "이렇게 깨끗한 약은
처음봤다. 차이나가 언제 이렇게 변했나? 이렇게 좋은 약재를 쉽게 구할 수 있는 선배가 부럽다."
라고 놀라움 반, 부러움 반의 메일이 왔었습니다.
녹용도 마찬가지입니다. 국가 기준이 있어, 그 기준에 맞아야 약방에 유통이 가능해집니다.
그에비해 우리나라는 그런 기준이 아직 마련되지 못한 것 같습니다.
말하자면 누구나 쉽게 유통시킬 수 있으며 개인 쇼핑몰로도 판매가 가능한 것 같습니다.
그것이 차이나에선 가격을 올리고 한국에선 경쟁때문에 가격이 떨어진 이유가 된 것 같습니다.
그런데...
말하자면 재료비가 큰 폭으로 하락했지만 녹용이 들어간 처방의 가격은 큰 변화가 없는 것이
한국의 실정인 것 같습니다. 물론 작은 폭의 가격 하락은 있는 것 같지만...
그에비해 차이나에서는 "차이나는 싸다!"라는 단순한 논리가 꾸준히 존재하므로, 녹용값이 올라도
전체적인 처방의 가격이 무조건 한국보다는 저렴해야합니다. 그러지 않으면 찾아오는 사람이
없어질지도 모르니까요...
몇가지 결론은 이렇습니다.
첫째, 귀국시 차이나 녹용을 선물로 사가지 마십시오!(물적, 심적낭비입니다.)
두째, 차이나에서 녹용 선물을 받으면 무척 고마워하십시오!(비싼 선물입니다.)
세째, "차이나인데 왜 한국보다 비싸요?"라는 말 함부로 하지 말기 바랍니다.
(녹용말고도 차이나가 비싼 물건이 수두룩하더군요.)
네째, 차이나에서 녹용 들어간 한약을 쓸 일이 있으면 한국에서 가져다가, 다른 약재는 여기서
배합해서 쓰시면 아직은 경제적으로 훨씬 이익입니다.
첫댓글 그럼 녹용을 한국에서 중국으로 수출하면 어떨까요?...ㅋㅋㅋ
좋은 생각이십니다. 다만, 차이나에서는 그리 수요가 많지 않은 것이 문제죠.
와아 !! 언제나 유용한 정보를 주셔서 감사합니다...한가지씩 잘 배워서 제 머리속에 차곡차곡 넣어 유용하게 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