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판 일부 흑삼서 발암물질 검출
전통방식 아닌 탄화 제조방식 추정 ..중국산 원료삼 의혹도
금산구청, 제품 수거 공주대에 시험분석 의뢰
시중에서 유통되는 흑삼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돼 충격을 주고 있다. 금산군청은 홍삼보다 효능이 뛰어난 흑삼에서 발암물질이 나왔다는 문제가 제기됨에 따라 서둘러 원인 파악에 나섰고, 시중에 유통중인 원삼과 흑삼을 수거해 공주대학교에 시험분석을 의뢰했다고 지난 30일 밝혔다. 이번에 검출된 발암물질은 식품공전에 나와 있지 않은 물질인 것으로 전해졌다. 전통 재래방식으로 만들면 흑삼에서 발암물질이 발생하지 않는다. 하지만 전통 재래방식에 의존하지 않고 약리지식 없이 인삼을 태워서 흑삼을 제조하면 발암물질이 나온다는 것이다. 그러나 흑삼의 성분과 효능, 인체에 미치는 영향 등은 아직 입증된 연구 결과는 없다. 옛 문헌에도 흑삼에 대한 기록이 없다. 인삼산업법과 식품공전에도 마찬가지로 흑삼의 기준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 때문에 흑삼의 체계적인 연구는 미비한 실정이며, 현재 과학적인 데이터가 전무한 상태다. 그나마 흑삼의 효능에 대해 신뢰할 만한 보고서는 장석열 흑삼고안자가 흑삼의 유효성분을 검증하기 위해 과학기술센터 및 대전 담배인삼공사, 한국식품연구소, 중부대학교, 인삼협회 등에 의뢰해 실험한 자료가 전부다. 이 자료는 공식적으로 검증된 데이터가 아닌 이유로 외부에 철저히 비공개로 부치고 있다. 이와 관련 한국식품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흑삼은 일반화된 상품이 아니기 때문에 시료가 그리 많지 않다”며 “실험에 사용된 4~5개의 시료에서 얻은 결과로 흑삼의 성분이 이렇다라고 단정하기 곤란하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흑삼이 검다는 점을 이용해 상업적인 이익을 노린 업체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탄화된 흑삼을 제조하는 등 인삼시장에 막대한 피해를 주고 있다. 또한 흑삼이 말기 암에 좋다는 과대광고를 일삼아 홍삼보다 몇 배나 비싼 값에 판매하고 있다. 실제 대전식약청의 임성기 식품안전관리팀장은 “흑삼 제품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제품명에 흑삼을 이용해 만든다’고 허위 과대광고를 한 업체를 적발해 단속 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홍삼농가의 손해도 만만치 않다. 이로 인해 홍삼 제조업체들은 현재 생계유지에도 버거운 실정이다. 최근 1년 사이 충남 금산에선 홍삼 제조업체들이 문을 닫는 사태도 벌어지고 있다. 흑삼은 홍삼에 비해 가격이 높아 최대 월매출액이 16~20억에 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장석열 흑삼고안자는 “삼을 태워 흑삼을 만드는 것은 상당히 위험한 발상이며, 인삼산업에 종사하는 선량한 사람들이 피해를 입지 않았으면 한다”고 내심을 밝혔다. 식약청의 건강기능식품팀 구용의 연구관은 “흑삼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됐다는 소식을 접한 후 사실 확인을 위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중국산 인삼을 수입해 원산지 표시 없이 흑삼을 제조하는 업자들이 난무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 업자들은 가짜 흑삼을 제조해 금산에 찾아온 관광객들을 현혹해 막대한 이익을 챙기고 있다. 이에 따라 흑삼은 인체 안전성과 장기독성 여부가 확인되지 않아 정식 유통을 위해서는 원산지 확인 및 안전성 등에 관한 사전 데이터 구축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농림부의 채소특작과 박주환 사무관은 “흑삼의 법제화를 추진하려고 해도 반대 의견이 많다”며 “흑삼 업계가 적극 나서 불식시켜 줘야 명확한 기준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특허를 낸 흑삼 업체들의 9증9포 제조 방식이 모두 틀리다”며 “홍삼은 엄격한 검사 절차를 통해 시장에 나오지만 흑삼은 뿌리삼이 아니어서 가공품 원료로 사용해도 검사를 받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한편 저가의 외국삼으로 제조할 경우 인삼재배 농가에 미치는 악영향이 크고, 탄화된 흑삼을 섭취하면 인삼이 자칫 인체에 해를 끼치는 치명적인 식품으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식품음료신문 박현태 기자 2007-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