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가모니 부처님은 500개의 원을 세웠고, 약사여래부처님은 12대원을, 보현보살은 10대원을 발원했습니다. 스님들은 공양하기 전 게송을 읊습니다.
내용은 여러분도 잘 알고 있듯이, 음식에 대한 감사와 음식을 먹고 기운을 차려 열심히 정진하겠다는 것입니다. 음식을 먹되 그냥 먹는 것은 불자의 자세가 아닙니다. 육체는 지수화풍(地水火風) 사대로 이뤄져 있습니다.
우주 삼라만상은 서로 둘이 아닙니다. 부처님과 여러분은 다르지 않습니다. 여러분은 본래 깨끗한 몸을 갖고 있기 때문에 번뇌, 망상이라는 더러움을 씻어내면 곧 부처인 것입니다. 그 때를 벗겨내는 방법을 우리는 참선이다, 염불이다, 참회다, 육바라밀이다,라고 부릅니다. 또 본래의 면목을 찾아 다시 깨끗해지는 과정을 수행이라고 합니다.
인간의 몸을 받았을 때 인간으로서 해야 할 일을 하고, 부처님 법에 따라 열심히 생활하면 다음 생에는 좋은 세상에 태어납니다. 죽음을 두려워하지 마세요. 살아 있을 동안 마음 씀씀이, 행동거지 하나하나를 잘했는지 못했는지 두려워할지 언정 죽음 자체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불법에 따라 생각하고 행동했다면 무엇이 두렵겠습니까. 어차피 이 몸은 물질이기 때문에 사용할 만큼 사용하고 나면 없어지는 것이 자연의 순리입니다. 다음 생에 좋은 데로 갈 것인지 말 것인지가 염려스러울 뿐입니다. 그래서 청담 스님이 대도성 보살님께 구구절절 편지를 보낸 것입니다.
‘세상일 다 해봤자 업만 지을 뿐이니 모든 걱정 다 버리고 염불공부나 부지런히 하라.’ 일을 하지 말란 말이 아닙니다. 일을 하되 원을 세워 원대로 하란 말입니다. 법대로 살면 이 생도 다음 생도 좋을 것입니다. 죽을 때 어디로 가는 지도 모른 채 귀신에 끌려가서는 안 되지 않습니까.
열심히 공부하면 광명이 비춰 스스로 길을 찾아갈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법회를 마친 후 뿔뿔이 헤어져 집으로 가듯, 이 생은 살다가 업대로 헤어지는 것입니다. 그리고 업에 따라 다시 태어나니 살아생전 업노릇을 잘해야 합니다.
사람들은 죽은 후 극락세계에 가기를 바랍니다. 왜 극락세계로 가려 합니까? 그 세계는 좋은 일을 많이 한 사람들, 오로지 선한 일을 하려는 사람들로 가득합니다. 그리고 아미타부처님께 법문을 듣고 열심히 공부해 부처님이 될 분들이 모여 사는 곳입니다.
부처님은 이웃과 다른 이들을 위해 봉사할 것을 강조했습니다. 남편을 아내를, 형제를, 이웃을 위해 살라는 말입니다. 이 세상 모든 만물이 행복해 지도록 서로 아끼고 위한다면, 그 곳이 바로 극락 세계인 것입니다.
관음재일을 맞아 여러분은 관세음보살님께 열심히 기도를 했습니다. 관세음보살님의 고향이 어디입니까. 강원도인가요, 중국인가요? 아닙니다. 관세음보살님의 고향은 극락세계입니다. 중생들의 고통을 거두기 위해 고향을 떠나 사바세계에 오신 것입니다.
관세음보살님은 머리에 아미타부처님을 모시고 계십니다. 여러분도 그렇게 하고 있습니까? 여러분이 부처님을 생각하면 부처님을 모시게 되는 겁니다. 남편이 아내를 생각하면 아내를 모시는 것입니다. 관음재일을 모시는 것은 가정이 행복하고 이웃이 행복하며, 나라가 행복해져 이 세상에서 극락세계를 만들겠다는 발원을 세우는 것입니다.
나와 가족, 이웃과 나라를 위해 많이 기도하고 발원하기를 당부하는 것으로 법문을 마치겠습니다.
나무관세음보살()
- 혜총 스님 / '관음재일 법문' - 법보신문에서
* 혜총 스님 * 1953년 양산 통도사에서 출가해 1956년 자은 스님을 계사로 사미계를, 1963년 동산 스님을 계사로 구족계를 수지했다. 이후 통도사, 표충사, 동화사, 해인사, 선암사, 범어사선원에서 9안거를 성만했고, 해인사승가대학과 범어사승가대학을 졸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