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13일(일요일)
단순하고 간결하게 살아가고 싶다는 나의 최근 생각 그리고 복잡하고 시끄러운 일상을 탈피하고 싶은 바람을 이루고자
나는 지리산을 향해가는 열차에 몸을 담는다.
구례구로 가던 밤 열차가 언제부터인지 사라졌다. 용산에서 8시40분 구례구로 이어지는 열차 신세를 진다.
화대종주를 소풍가듯이 3박 4일 해보련다. 아주 천천히 걷고 많이 보고 싶어 시간을 나누어 길을 나선다.
설익어가는 지리산의 가을을 탓하는 것도 가을을 탐닉하겠다는 욕심도 아니다.
그냥 조용히 지리산을 걸으면서 시간을 버리고 싶은 것이다. 시끄럽고 복잡하고 까닥스러운 나의 시간을 없애고 싶은 것이다.
훤한 대낮에 구례구역에 발을 디딪는 것은 처음인 거 같다.
섬진강하면 제첩국이지?
점심으로 재첩 한 그릇 게눈 감추듯 해치우고 화엄사로 길을 잡는다.
12시 40분에 노고단을 향해 발길을 시작한다. 아주 천천히 울창한 대나무 숲의 싱그러움이 나의 응어리진 심기를 다독여주는 듯 부드럽다.
연기암
연기암을 들여다보고 산을 계속 오른다. 국수등, 중재, 집선대 표지판을 지나치고 코재를 거쳐 무넘기에 올라선다.
성삼재에서 올라서는 임도와 만나는 곳
노고단 대피소 올라서는 길에 가을이 다가서고 있다.
오후 4시 30분 오늘 산행을 마감한다. 7km 거리를 약 4시간에 걸쳐 걸은 것이다.
새로 단정한 노고단대피소 아직 완전히 정비가 끝난 것은 아닌 거 같지만 깔끔하게 만들어졌다.
그리고 놀 난 것은.. 개인 취침 공간 외부와 정말 격리되고 넓은 셀(Cell)을 확보해 준 것에 감탄한다.
지금까지 산행 중 최고의 대피소 개인 공간이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남 눈치 안 보고 편하게 글을 쓴다.
보일러도 되고, 배터리 충전도 최고입니다.
첫댓글 여행하듯 여유로운 공지 함께못해 넘 아쉽습니다
멋진계절 지리산 풍경 만끽하며 고운추억 많이 담아오셔요
대리만족합니다 안전산행 하셔요
"아주 천천히 걷고 많이 보고 싶다"라고 하더니 무지하게 강행군 하셨구먼. 님의 연세도 적지 않은데, 형님(?)들과 함께 하셨다니, 대단한 체력들이다.
평생 한 번도 지리산 종주를 해보지 못했는데, 이제는 꿈에서도 못 갈 것 같다. 엄두가 안나서...
덕분에 가을 지리산에 흠뻑 젖어 보았다.
-송경훈-
안녕 👋 방가 방가 !
가을 🍂 정취를 만끽하며, 코재고개를 오르던
生覺하니 感回가 새롭군요 ^^
山友님 모두 健康하시길 바람니다 ~^,^~
드디어 말로만 듣던 화대종주~ 걱정 반 기대 반으로 따라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