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똥과 벌레 사체는 차체 도장층에 파고든다 [사진 출처=불스원, 매경DB]여름이 다가오면 새차를 똥차로 만드는 ‘운전자의 적’이 활개를 친다. 범인을 찾아내도 배상받을 방법이 없다. 속수무책이다.
범인은 새똥, 벌레, 열매, 나무 수액이다. 야외 주차장이나 나무 밑에 주차했다가는 새똥, 수액, 열매의 테러에 차가 망신창이가 된다. 밤에는 불나방처럼 장렬히 달려드는 벌레 때문에 자동차 몰골이 처참해진다.
벌레, 새똥, 열매에 시달린 차를 무심코 방치했다가는 오염물질이 차체 왁스·클리어층을 파고들어 세차만으로는 지울 수 없는 얼룩을 남긴다.
벌레 사체와 새똥은 도장을 변색시키거나 금속을 부식시키는 산성 성분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뜨거운 햇살에 수분이 증발하면 산성도는 더 높아진다.
차체에 말라붙은 새똥을 휴지나 천으로 무심코 닦아내면 혹 떼려다 혹 붙이는 격이 된다. 새똥에 들어 있는 모래나 씨앗이 차체에 미세한 흠집을 남기기 때문이다.
새똥과 벌레 사체 제거 때 사용하는 버그 클리너 [사진 출처=불스원]
◆새똥 무시했다 부분광택에만 10만원
새똥, 열매, 수액은 문콕보다 무섭다. 테러범을 알아도 배상받을 수 없다. 차체 훼손을 줄이려면 비싼 돈을 들여 광택을 해야 한다. 새똥이나 열매가 자주 떨어지는 보닛이나 트렁크를 부분광택하면 10만원 정도는 들여야 한다.
새똥을 없애려면 물로 먼저 불린 뒤 제거해야 한다. 물을 부었을 때 오염 부위가 더 넓어질 것 같으면 티슈에 물을 묻힌 뒤 새똥 위에 덮어주면 된다. 10분 정도 지난 뒤 깨끗한 티슈, 걸레, 스펀지 등으로 훔친다.
벌레 사체를 제거할 때도 물을 뿌려 불린 뒤 마른 걸레로 문지르지 말고 지그시 눌러가면서 닦아내는 게 좋다.
나무 수액이나 열매가 떨어져 차체가 더러워졌다면 가능한 한 바로바로 부드러운 티슈나 걸레를 이용해 없애는 게 낫다. 딱딱하게 굳으면 새똥처럼 차체를 훼손하기 때문이다.
말라붙은 새똥이나 벌레 사체가 많다면 자동 세차 대신 셀프 세차장을 이용하는 게 낫다. [사진 촬영=최기성 기자]
◆버그 클리너, 물파스, 치약으로 피해 줄여
테러 위험이 높은 곳을 자주 이용한다면 대형 할인마트나 자동차 용품점에서 단백질 분해 효소가 들어 있는 벌레 사체 제거제(버그 크리너)를 구비해두면 좋다.
버그 크리너로는 새똥, 수액 등도 없앨 수 있다. 분무기 형태가 많지만 물티슈처럼 한 장 한 장 꺼내 쓸 수 있는 제품도 있다.
새똥이나 벌레 사체 등을 없애려다 생긴 흠집이나 나뭇가지 등에 긁힌 자국 등은 벌레 물린 곳에 바르는 물파스로 처리할 수 있다.
물파스에 들어 있는 휘발성 물질인 에탄올과 멘톨 성분이 페인트 자국을 녹여 흠집을 덮어주기 때문이다. 물파스로 흠집 부위를 문지르며 바른 뒤 마른 걸레나 휴지로 닦아내면 된다.
치약으로도 흠집을 완화할 수 있다. 칫솔에 치약을 묻힌 뒤 흠집이나 광택을 낼 부위를 살살 문지르면 된다.
단 물파스나 치약은 새 차에는 사용을 피하는 게 낫다. 광택을 없앨 수 있어 오히려 얼룩덜룩한 자국을 남길 수도 있어서다.
물파스나 치약으로 해결할 수 없는 흠집은 용품점이나 할인마트에서 판매하는 컴파운드로 복원할 수 있다.
컴파운드는 가벼운 흠집을 없애주는 연마제다. 흠집 부위 클리어코트 층을 미세하게 갈아낸다.
컴파운드를 스펀지나 부드러운 천에 묻혀 원을 그리면서 힘줘 닦아낸 뒤 부드러운 천으로 마무리하면 가벼운 흠집은 제거할 수 있다.
컴파운드 작업을 하면 광택이 사라질 수 있으므로 광택복원제도 함께 사용해야 한다. 흠집 제거, 광택 복원, 발수 코팅을 한번에 해결할 수 있는 ‘올인원’ 제품도 있다.
코팅 성분을 함유한 카샴푸를 사용하면 얼룩을 제거한 뒤 코팅 효과도 볼 수 있다. [사진 출처=매경DB]
◆새똥은 유리도 부식시킨다
새똥, 벌레 사체, 수액, 열매는 차체는 유리도 부식시킨다. 유리는 녹스는 게 아니어서 자세히 살펴보지 않는 한 부식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다. 유리가 부식되거나 흠집이 많이 나면 운전 시야가 흐려져 사고 위험이 높아진다.
부식 여부는 비가 오는 날 쉽게 알 수 있다. 와이퍼를 바꿨는데도 유리가 깨끗이 닦이지 않고 뿌연 때가 끼었거나 헝겊으로 힘껏 문질러도 지워지지 않고 ‘뿌드득’ 하는 소리를 낸다면 유리 손상을 의심해봐야 한다.
유리 세정제를 사용하면 부식을 예방하는 것은 물론 새똥·벌레의 테러 피해도 줄일 수 있다. 유리 표면에 생긴 유막도 없애준다.
유리에 발수코팅막을 형성해 오염 발생을 예방하기 때문이다. 발수코팅막이 있으면 새똥, 벌레 사체, 수액 등 오물도 쉽게 제거할 수 있다.
◆오물 없애려면 자동 세차 대신 셀프 세차
세차를 통해 새똥이나 벌레 사체 등 오물을 없앨 때는 자동 세차장보다는 셀프 세차장을 이용하는 게 낫다. 자동 세차장에서는 오물을 먼저 제거하지 않기 때문에 흠집이 생길 수 있어서다.
셀프 세차장에서는 표면에 달라붙은 오물이 다시 차체에 묻지 않도록 차량 보닛에서 아래 방향으로 물을 분사해야 한다. 비누칠하기 전에 샤워하는 것처럼 물을 고루 뿌린 뒤 세제 거품으로 오물을 없애면서 차를 닦아낸다.
단, 거품을 뿜어내는 솔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차체에 미세 흠집을 낼 수 있다. 흠집이 신경 쓰인다면 세차장에 있는 거품솔 대신 코팅 성분을 함유한 카 샴푸와 세차 글러브를 사용한다.
차량 곳곳에 카샴푸를 분사한 뒤 거품을 풍부하게 만들어주는 세차 글러브로 구석구석 닦아주면 흠집 걱정을 덜 수 있다.
출처: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