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의 시크릿 선샤인, 위양못
경남 밀양시
수정일 : 2021.06.11
거울에 비친 듯한 위양못의 풍경
얼마 전 윤여정 배우가 영화 〈미나리〉로 아카데미상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덕분에 전도연 배우가 칸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은 영화 〈밀양〉이 다시 주목받았다. 지금도 밀양시를 ‘영화 〈밀양〉의 도시’로 기억하는 이가 많다. 영화 초반부에 종찬(송강호)이 신애(전도연)에게 ‘비밀 밀(密)에, 볕 양(陽)’이라고 지명을 설명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래서 〈밀양〉의 영어 제목이 ‘Secret Sunshine’이다. 본래 지명과 달라도, 밀양에서 그런 비밀스런 빛과 마주하는 여행을 꿈꿔봄 직하다.
예술 감성을 깨워주는 위양못
위양못(경남문화재자료 167호)은 영화 〈밀양〉과 무관하지만, 그에 걸맞은 여행지다. 위양못 둘레길을 걸을 때 고목 사이로 언뜻번뜻 내리쬐는 여름 햇살이야말로 시크릿 선샤인이다. 무엇보다 6월은 한바탕 폭풍이 지난
뒤라, 위양못의 서정을 좀 더 느긋하고 농밀하게 만끽할 수 있다.
물과 나무가 연출하는 위양못의 진경
위양못은 통일신라 때 농지에 물을 대기 위해 축조했다. 양량지(陽良池)라고도 불리며, 임진왜란 때 훼손됐으나 1634년 밀양부사 이유달이 다시 쌓았다. 제방 둘레가 1.8km에 이르는 저수지였으며, 5개 섬이 있었다. 자연을 벗 삼은 이들이 즐겨 찾았다고 한다. 지금의 위양못 역시 농지보다 사람의 마음에 풍류라는 물을 대는 여행지에 가깝다.
자연의 생기가 절정에 이르는 6월의 위양못
여행지로서 위양못의 절정은 보통 5월을 이야기한다. 5월에 위양못은 이팝나무 꽃이 활짝 핀다. 사진작가들
은 그 풍경을 담고자 물가에 삼각대를 세우고 저수지가 잔잔해지기를 기다린다. 여행이나 나들이 온 사람들
도 붐빈다. 그래서 5월에는 주객전도, 위양못이 아니라 이팝나무 꽃이 주인공이다. 6월은 5월의 소요가 가라
앉고, 물빛을 오롯이 마주할 수 있는 시기다. 햇살이 저수지 위에 반짝이고 바람은 잦아들어, 물의 반영을
간섭하지 않는다. 걸음이 저절로 느려지고 마음에 여유가 찾아든다.
고목의 초록이 무성해 푸른 그늘을 드리운 위양못 둘레길
6월이 좋은 또 다른 이유는 위양못 둘레길이다. 고목의 초록이 무성해 푸르른 그늘을 드리운다. 둘레길은
주차장 앞쪽에서 출발해 시작점으로 돌아오는 순환 코스다. 저수지 동쪽에는 안동 권씨 문중의 재실 완재정(
경남문화재자료 633호)이 있다. 위양못 산책의 백미다. 그러니 완재정을 둘레길의 마지막 보물로 아껴두고
걸으면 좋다.
이팝나무와 소나무, 팽나무 등 고목을 벗 삼는 둘레길
둘레길은 느린 걸음으로 채 30분이 넘지 않는 호젓한 산책로다. 금세 그리고 자주 걸음이 멎는다. 단순한
코스라 여기기 쉽지만, 풍경마저 단조롭진 않다. 16회 아름다운숲전국대회에서 공존상(우수상)을 받은
숲길은 위양못과 무관하게 그 자체로 매력적이다.
이팝나무는 물론, 소나무와 팽나무 등 고목이 어우러지며 다채로운 풍경을 연출한다. 초록의 오붓한 숲 터널
을 이루기도 하고, 저수지를 담는 독특한 액자가 되기도 한다. 물론 위양못에 비치는 하늘과 숲의 반영이
둘레길의 매력을 더한다.
물가로 가지를 드리운 버드나무
가끔 물가로 부는 바람이 그칠 때면 한 폭의 수묵담채화가 펼쳐진다. 자연스레 숨을 죽인 채, 넋을 놓고 바라
보게 된다. 물가로 가지를 드리운 버드나무의 형상 또한 시선을 빼앗는다. 호수 쪽으로 다가선 자리에는 벤치
가 여럿 있어 편안하게 감상하기 좋다.
완재정 가는 길에 만난 자라 무리
둘레길을 한 바퀴 돌아본 뒤에는 칠암교를 건너 저수지의 섬, 완재정으로 걸음을 뗀다. 이팝나무 꽃이 만개한
5월에는 줄 서서 들어가야 하지만, 6월은 기다리는 수고가 필요치 않다.
포토 존으로 인기 있는 완재정 안 쪽문
완재정은 1900년에 학산 권삼변을 추모하기 위해 후손들이 세웠다. 팔작지붕 건물 주변으로 돌담을 쌓아,
그 너머로 보이는 위양못이 둘레길과 사뭇 다른 감흥을 자아낸다. 특히 저수지 쪽으로 난 정자 앞 쪽문은
포토 존으로 인기다. 건립 당시에는 배를 타고 드나들었다니 한층 신비롭다.
영남알프스얼음골케이블카 상부승강장에서 천황산 하늘정원 전망대가 가깝다
영남알프스얼음골케이블카는 밀양의 산세를 감상하기에 으뜸이다. 영남알프스는 가지산과 천황산 등 해발 1000m가 넘는 9개 산을 가리킨다. 밀양과 양산, 울산 등을 잇는데, 산세가 아름다워 ‘영남알프스’라 부른다.
케이블카 상부승강장이 해발 1020m로, 웬만한 산 정상 높이다. 케이블카 선로가 1.8km에 달하며, 오가는
길에는 발아래 얼음골과 건너편 백운산의 백호바위가 장관이다. 상부승강장에서 천황산 하늘정원 전망대
까지 약 250m 거리로, 반드시 걸어볼 일이다. 재약산, 운문산, 백운산 등 영남알프스의 비경이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트윈터널에서 연인들이 좋아하는 하트터널 포토 존
트윈터널도 흥미로운 여행지다. 경부선 기차가 오가던 무월산터널을 개조한 빛 터널로, 상행 457m와 하행 443m 터널이 ‘U 자형’ 통로로 이어져 트윈터널이라 부른다. 트윈터널은 9개 테마 구간으로 나뉜다.
1억 개의 별이 쏟아지는 듯한 별빛터널은 아이들이 좋아하고, 하트 모양이 이어지는 하트터널은 연인들의
포토 존으로 사랑받는다. 터널 안 트윈카페에서 음료를 마시며 쉬었다 갈 수 있다. 터널 안은 1년 내내 15~19℃가 유지돼, 피서지로도 안성맞춤이다.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7시(주말 오후 8시)까지 운영한다.
경남 지역에 처음 들어선 명례성당 내부
낙동강 변에 있는 명례성지도 밀양의 숨은 여행지다. 풍경이 아름다워 종교와 무관하게 찾아봄 직하다.
명례성지는 1896년 경남에 처음 들어선 천주교회 본당 명례성당이 있는 성지다. 병인박해 당시 순교한 소금
장수 신석복의 생가 터로, 그 옆에 신석복마르코기념성당이 들어섰다.
건축가 승효상이 설계한 신석복마르코기념성당
신석복마르코기념성당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건축가 승효상이 ‘녹는 소금’을 테마로 설계했다. 언덕 비탈을 훼손하지 않고 뿌리 내린 성당에서 낙동강 변이 한눈에 들어온다. 고즈넉하니 명상의 시간을 보내거나 건축
여행 삼기에 좋다.
〈당일 여행 코스〉
자연 풍경 여행 / 위양못→영남알프스얼음골케이블카→시례호박소
이색 풍경 여행 / 위양못→트윈터널→명례성지
〈1박 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 위양못→밀양 영남루→영남알프스얼음골케이블카→시례호박소
둘째 날 / 트윈터널→만어사→명례성지
여행 정보
○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밀양문화관광
- 영남알프스얼음골케이블카
- 명례성지
○ 문의 전화
- 밀양시청 관광진흥과 055)359-5787
- 영남알프스얼음골케이블카 055)359-3000
- 트윈터널 055)802-8828
- 명례성지 055)391-1205
○ 대중교통 정보
[기차] 서울역-밀양역, KTX 하루 15~20회(05:05~22:10) 운행, 약 2시간 20분 소요.
밀양역 정류장에서 4퇴로1번·4퇴로3~5번·4퇴로7번 일반버스 이용, 위양 정류장 하차, 위양못까지 도보 약 500m.
* 문의 : 레츠코레일 1544-7788 밀양교통 055)354-5392 밀양시버스정보시스템
○ 자가운전 정보
밀양톨게이트→밀양IC교차로 밀양·청도 방면 3.3km→밀양대로 시청·진영 방면 우회전, 1.5km→신촌오거리 합천·창녕 방면 우회전, 3.6km→춘화농공단지·위양리 방면 우회전, 2.4km→좌회전, 324m→좌회전, 327m→위양못
○ 숙박 정보
- [한국관광 품질인증업소] 향우당밀양전통한옥체험장 : 산내면 산내야촌1길, 010-4902-7216
- [한국관광 품질인증업소] 얼음골한옥펜션&캠핑장 : 산내면 하양지안길, 055)356-3596
· 한국관광 품질인증 이란?
☞ 숙박, 쇼핑 등 관광시설과 서비스에 대한 품질을 국가에서 인증하는 제도로서 엄격한 심사를 통해 선발되며, 다양한 사후관리를 통해 품질을 유지합니다.
※ 더 많은 품질인증업소가 궁금하시다면? KQ 접속!
- 호텔아리나 : 밀양시 삼문강변로, 055)350-7000
○ 식당 정보
- 단골집 : 돼지국밥, 밀양시 상설시장3길, 055)354-7980
- 대설면옥 : 물냉면, 밀양시 창밀로, 055)355-6211
- 효와당 : 자장면, 부북면 감천3길, 055)354-7275
○ 주변 볼거리
표충사 , 월연정, 미리미동국 , 달빛쌈지공원
※ 위 정보는 2021년 6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글 : 박상준 (여행작가)
사진 : 박상준 (사진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