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의 망우헌 !
복암바위옆 연당에 물이 가득 찼네요 !
맥문동과 망우헌 별채 !
요즘 내리는 비는 농사에 전혀 도움이 안된다고 하는데 어제 오늘 많은 비가 내리니 왠지 센치멘탈( sentimental)해 지는 기분입니다.
어제는 우연히 인터넷에서 접했습니다만 20여년전 제가 건설현장의 소장 생활시절인 2004년에 올린 글 하나가 건설을 전공한 초급 엔지니어들이 많이 찾는 취업사이트에서 <명예의 전당 글>에 올라 많은 초급엔지니어들에게 회자 된다는 소식을 들으니 기쁘기도 하지만 기분이 묘하더군요 !
[종산님글] 건설현장 입문을 앞둔 초급 기술자들에게... |
|
입력 2004.06.27 08:21 출처 : 건설워커 작성자 : 종산 작성일 : 2004-06-27 오전 8:21:51 제목 : [만약 현장에서 일하게 된다면....]의 답변 ♧ 답글: 입사를 축하드립니다. 우선 말씀드리고 싶은것은 건설관련 학과를 전공하신분은 현장근무는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생리상 모든 건설업이 현장에서 아웃풋이 나오기 때문에 현장 경험이 없이는 혹은 현장의 이해없이는 계획도. 설계도.구조도. 제대로 될 수 없다는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대부분 건설사의 경우 6-70% 정도가 현장근무를 하고있는것을 봐도 현장근무가 얼마나 중요한지 아실수 있을겁니다. 1. 우선 처음부터 다시 배운다는 자세로 임하셔야 할겁니다. 막상 현장에 부임해 보면 학교에서 배우던것과는 사뭇 다른면이 많습니다. 우선 현장에서 쓰는 용어 자체가 책과 틀린부분이 많고 일본어 서양어 짬봉이된 국적 불명의 용어들을 많이 쓰기도 합니다. 조그만 노트에 따로적어 잘 모를때 마다 펴보곤하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2. 시공현장에 가면 어느현장이나 <시방서>.<구조계산서>.<시공도면> 이 세가지는 끼고 삽니다. 이것에 대한 충분한 공부와 이해를 권합니다. 자세히 하나 하나 꼼꼼이 읽어보면 대부분 알기쉽게 쓰여져 있을뿐 아니라 정말 공부가 많이 됩니다. 이 세가지를 완벽히 공부하거나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현장생활을 한다면 그저 상급자들 심부름 하다가 볼일 다봅니다. 3. 현장에 가시면 우선 많은 사람들을 접합니다. 사람 다루는 법을 나름대로 터득하시거나 배우십시요. 다루는법이라고 하니까 어색하지만 모든 사회 생활이 <사람 사귀는 일>이라고도 하듯이 가깝게는 회사 상급자에서부터 현장의 협력업체까지 많게는 4-500명을 지시하거나 접하게 됩니다. 이들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방법과 모두 다는 아니지만 내편이 될 수 있게끔 노력하시길 바랍니다. 가장 손쉬운 방법은 내 스스로가 성실함을 상대편에게 보여주는거라고 생각합니다. 4. 협력업체는 무조건 돈을 벌어야 잘 다루실 수 있습니다. 대부분 현장에 가시면 가장 먼저 부닥치는 일이 협력업체를 다루는 일입니다. 나보다 경험도 많고 나이도 많고 아는것도 많은 협력업체를 다루기 가 여간 어렵지 않습니다. 이럴때 가장 손쉬운 방법은 협력업체가 돈벌수 있게 해주는 방법입니다. 돈벌수 있게해주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작업준비(단도리)를 잘 해주는것과 재시공(데나오시)을 시키지 않는것입니다. 이것이 말로는 쉬워 보이지만 앞에 말한 <도면><시방서><구조계산서>의 완벽한 이해 없이는 절대 불가능 합니다. 5. 나쁜버릇에 물들지 마시길 바랍니다. 현장에 근무하면서 제일 먼저 타성에 젖기 쉬운것이 <나는 갑이고 협력업체 너는 을이니 무조건 시키는 대로 해라! >같은 마인드에 젖는것입니다. 또 있네요. 일이 잘 안풀린다고 상스러운 욕같은 말을 절대 입에 담지 마십시요. 현장에 막상 근무해보면 현장 협력업체 인부들이 다소 못배우고 가정 현편도 그리 넉넉치 못한 경우가 많습니다. 한분 한분 대하다보면 그렇게 순박할 수 가 없습니다. 인간적으로 대해주시면 언젠가는 당신편이 될겁니다. 또 한가지가 일에 대해서는 절대 거짓말하는 버릇을 들이면 안됩니다. 신입사원이다 보니 잘 모르는 경우도 있고 실수도 있을 수 있다고 모두 다 생각합니다. 하지만 건설 현장의 일이란게 잘 모른다고 얼러둥땅 넘어가거나 거짓말로 그자리만 모면하고 넘어간다면 꼭 탈이 나게끔 되어있습니다. 잘 모를땐 물어보고 배워서라도 제대로 하는 버릇을 길러야 할겁니다. 6. 공부의 끈을 놓지 마십시요. 기술자의 자산은 본인의 기술력입니다. 이러한 기술력을 객관적으로 검증받는것이 자격증 이구요. 현업의 경험을 살려 도전할 수 있는 자격증이 무궁무진합니다. 건축직의 경우만 하더라도 기술사(구조.시공.품질.안전).건축사에 꼭 한번 도전해 보십시요. 이러한 자격증을 취들하고 나면 일에대한 자신감과 자기직업에 대해 다시한번 開眼하는 기회가 될겁니다. 노력하는자만이 기회가 옵니다. 7. 요즘은 많이 알고 제대로 시키고 본인스스로 실천하는 시대라고 합니다. 영어 이외에 제2 외국어 하나쯤은 꼭 공부하시길 권합니다. 또한 엔지니어들이 가장 취약한 부분이 사회 인문관련 마인드입니다. 한달에 최소 한두권 이상은 전공 이외의 책을 읽으시기를 권합니다. 그것도 사회.인문 .철학관련 서적으로 이 세상을 보는 안목과 사회를 보는 눈을 바로세우는데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 책을 읽는 것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8. 급여의 10% 이상은 취미생활에 투자하십시요.
|
이 글을 읽고 어떤 초급 엔지니어는
< 이 글을 좀더 빨리 읽었다면..아마 다른 삶을 살았을까 생각해봅니다. 계약직으로 늘 위에서 치이고 적당한시점 (골조마감 후, 마감공정 부분 완료후)에 늘 계약종료를 당하게 됬던 소모품이었습니다.
맞습니다.
제가 좀더 잘하고 태도가 좋았다면 아마 그런일은 없었겠죠?
그렇게 위에서 눌리고 업무진행에 있어 사람간의 커뮤니케이션도 일방통행이 되고 어느 순간부터 자신도 없어지더라구요. >
라는 답글을 남겼는데 읽는 내내 왜그리 가슴이 아프던지요 !
벌써 20년이 지난 이야기지만 한때는 나도 저렇게 앞만 보며 열심히 살았을때가 있었구나 ! 하는 생각을 하니 점점 < 나대는 말이야 ! >를 남발하는 < 꼰대>가 되어가는 느낌도 드네요 !
*. 비오는 날은 빵굽는 날 !
갓 구운 식빵은 정말 맛있지요 !
어제 비오는 날 식빵을 구웠습니다.
빵굽는 일도 자꾸해보니 점점 실력이 느는것 같기도 하네요 !
겉빠속촉한 빵을 두줄 구워 한줄은 형님네에게 제가 만든 아로나아 쨈과 함께 갖다 주었습니다.
평소에는 빵칼로 썰어서 먹었는데 그냥 손으로 죽죽 찟어서 먹고 싶어 이번에는 빵칼을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손수 만든 아로니아 쨈과의 궁합이 정말 대박이네요 !
멜캄 시다모 (Melkam Sidamo)라는 제겐 이름도 생소한 100% 아라비카 원두를 핸드 밀에 갈아 원두 커피를 내린 다음 손수 구운 식빵으로 아침을 간단히 해결합니다.
*. 애호박 따놓기와 동부콩(양대) 수확 !
비 소식이 있어 그제 호박밭에 나가 애호박 대여섯개를 따서 형수님께 세개를 드리고 저도 세개 정도 챙겨 왔습니다. 저희 형제들이 새우젓 애호박 찌게를 워낙 좋아해 이 호박으로 당분간 새우젓을 넣은 찌게와 호박전은 싫컷 먹을 수 있을것 같습니다.
동부콩 꽃 !
양대콩 까기 !
제겐 동부콩이라는 이름보다 <양대>라는 이름이 더 친숙한 콩입니다.
블로그 이웃에게 씨앗을 나눔밭아 연당윗밭 울타리에 심었더니 요즘 한창 열리는 중입니다.
양대잎을 밥위에 쪄서 된장 넣고 쌈싸 먹으면 그맛이 일품인데 동부콩이 <양대>인줄은 열매를 보고 알게 되었으니 아직 저는 초보농부라는것을 실감중입니다. 그동안 밥솥에 밥을 지을때 완두콩. 옥수구를 주로 넣었는데 오늘부터 동부콩 <양대>가 추가될것 같습니다. !
*. 잘 건조된 태양초 꼭지 따기
거실에 음악 틀어 놓고 건고추 꼭지를 모두 제거했습니다.
거실이 고추향으로 진동을 하네요 !
수확한 참깨와 말린 태양초 거실에 들여 놓기 !
올봄 다혜원 텃밭에 고추 (일반 30 포기. 아삭이 6포기. 청양 6포기) 30포기를 심었습니다.
두둑 간격을 넓게하고 포기 간격 역시 1m이상 넉넉히 띄운후 고랑에는 잡초가 못나게 부직포를 깔고 고추를 키워 수확한 태양초 입니다.
꼭지를 따고 무게를 제어보니 건고추 10근 (6kg) 정도 됩니다만 아직 수확안한 고추가 밭에 그대로 있어 15근 정도는 수확할듯 보입니다. 30포기 고추를 심어 이 정도 양이면 농사가 잘 된건지 못 된건지 잘 모르지만 토양 살충제와 농약 한번 안치고 수확한 유기농 고추라는데 위안을 삼고 싶습니다.
고추하면 생각나는 일화입니다만 제가 대학생 시절인 78 - 79년 쯤에 고추값이 <금>값인적이 있었습니다.
겨울 방학때 고향에 내려오면 동네 친구 서너명이서 각자 집에서 다락에 보관중인 고추를 양쪽 주머니에 한가득 부모님 몰래 훔쳐서 넣은 다음 이웃 마을 선술집에 갖다 주면 소주와 삼겹살을 배불리 먹었었지요 !
매년 통큰 아내는 일본도 보내줘야 하고 김장도 담아 가족들게 나눠 주느라 50근 정도 태양초 고추를 구입하는데 올해는 15근 정도는 제가 보탤 수 있을것 같습니다.
*. 예천군 평생 학습관 통기타 중급 등록
9월부터 시작하는 가을 학기 예천 평생학습관 강좌중 통기타 중급에 등록하였습니다.
학창시절 통기타 둘러매고 놀러다니던 생각도 나고 좀 더 체계적으로 기타 이론을 배우고 싶어 중급에 등록했습니다만 잘 따라 갈지 모르겠습니다.
월요일 아침 - 통기타
화요일 저녁 - 예천 불교대학
화요일 - 금요일 새벽 : 예천 실내체육관 자유 수영 !
한나절만 농사일 하고 한나절은 제 취미생활을 한다는 원칙을 고수하기 위해 통기타반까지 등록했습니다만 다음달부터는 이래 저래 많이 바쁘게 지낼것 같습니다. !
< 종산 https://blog.naver.com/jongsangolgil111/223197442266>
첫댓글 참 열심히 사시는 구나 하면서 제자신을 뒤돌아 봅니다.
많은 사람들과의 관계속에서 많이 좋치 않은일로 부딪힐 때가 많습니다.
어린시절에는 어떻든 이기려고 했는데...
지금은 상대방의 말을 많이 들어주다 보니 다툼이 많이 없어지고
마음이 편안해 지는것 같습니다.
빵맛이 사진속에서도 참 맛나 보입니다.
좋은글과 사진 감사합니다...^^
베이비부머 세대에 때어난 저희들 또래는 누구나 저와 같은 생활을 했을겁니다.
앞만보고 살다가 어느날 문득 뒤를 돌아보니 열심히는 살았지만 왠지 허전하고 공허한 느낌이 들더군요.
늘 생각합니다만 이렇게 몸을 움직여 일할 수 있읉때 주변도 돌아보고 그동안 일에 치여 하지 못했던 일들도 해보곤 합니다.
세상살이가 답은 없지만 하루 하루 정말하고 싶은 일을 계획하고 실천하는 일상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은 늘 가지고 있습니다.
다 주옥같은 말씀이고, 특히 10%이상 취미생활에 투자하란 말이 젤 공감 갑니다
비오는날 잔잔한 음악 흘려놓고 커피와 빵 향기 가득한 공간이
마치 한편의 영화속 같습니다ㅎㅎ
결혼전부터 아내에게 양해를 구한일이라 최근까지는 그렇게 해왔습니다.
주로 제 취미생활인 음반구입과 책구입에 투자하지만 최근 귀향후에는 Minimalism 과 Zero Waste 운동에 관심이 있어 많이 비우는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중년이 되어 나름 자기만이 즐길 수 있는 취미 하나씩은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늘 생각해왔습니다.
종산님의 글을보니 댓글 달 내용이 많네요.
20여년전 글이지만 지금 제 자신에 적용해야 할 내용들이고
울 동네에서 동부콩이라 하는데, 처가에 가니 양대라 하더군요.
빵 굽는 풍경등등
요즘 집을 지으면서 이게 과연 잘하는 일인가 하는 생각이 종종 드는데
종산님의 글을 보노라면, 시골 생활에 대한
기대가 잔뜩 솟아오르곤 합니다.
손수 자기집을 지어서 산다는것은 신성하고 복밭은 일이지요.
저 역시 평생 남의 집만 지어주다가 몇년전 망우헌 별채를 ALC, 주택으로 지었습니다만 그 성취감이나 보람은 말로 표현하기가 힘들지요.
시골생활도 즐기기 나름인것 같습니다. 문제는 울타리 높게친 별장같은 으리으리한 집이 아니라 울타리 없는 누구나 기
댈 수 있는 포근한 집이면 더 좋겠지요.
저 같은 경우는 올봄 내려왔지만 촌놈 다되어 갑니다. ㅋ
작은 마을이지만 이런 공동체의 일원이 되어 같이 오손도손 생활하는 재미는 팍팍한 도시에서는 상상도 못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