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부터 화장실 천정에 붙어 있는 환풍기가 스위치를 올려도 작동을 하지 않는 것이었다.
오래 써서 고장이 났나 보다 하고 아파트 관리실에 고장수리를 부탁했다. 아파트 사소한 고장 수리를 위해 매달 얼마씩 고장 수리비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수리 기사가 와서 보고는 세것으로 교체해야 된다고 해서 철물점에 가서 신품을 만원 주고 사 왔다.
오늘 아침에 다시 관리사무실에 전화를 걸어 환풍기를 새로 사 두었으니 교체해 달라고 부탁을 했더니 젊은 기사가 달려왔다.
천정에 매달려 있던 고장난 환풍기를 떼어 내고 환풍기 끝에 연결돼 있는 자브라식 닥트가 약 50센티미터 정도 떨어져 나왔다.
기사가 천정에 붙어 있는 다른 맨홀 덮개를 열고 내부를 살펴 보니 환풍기에서 옥상으로 빠져 나가는 큰 통로에 연결되는 덕트가 연결돼 있지 않았다고 했다. 말하자면 덕트를 통해서 화장실의 공기가 일부는 큰 덕트에 연결된 구멍으로 빠져 나가긴 하지만 대부분은 천장 마감재 안에서 빙글빙글 돌았다는 이야기다. 심지어 우리 집이 속한 1,2호실 공동 덕트에서 담배 연기나 다른 배출공기가 역류할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환풍기도 도중에 한번 바꾼 흔적이 있는데 수리 하는 사람도 보이지 않는다고 환풍기만 달랑 바꿔 놓았다고 한다. 그렇게 해 보았자 화장실 공기가 제대로 빠져 나가지 못할 것은 뻔한 이치다. 주인이 모른다고 또 잘 보이지 않는다고 엉터리 공사를 한 사람들이다. 환풍기 수리하러 온 기사 이야기를 들어보면 제대로 뒷 마무리를 깔끔하게 한 곳은 별로 없다고 한다. 고장 수리 하러 가보면 십중 팔구는 눈가림 공사를 해놓고 간다는 것이다. 도둑놈 심뽀를 가진 사람들이 많다는 이야기다.
어제가 애플신화를 구축한 스키브 잡스가 세상을 떠난지 꼭 10주기가 되는 날이었다. 그는 2011년 10월 5일 56세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났지만 누구보다도 극적이며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다.
잡스는 1976년 애플을 창업하며 PC 시대를 앞당겼다. 그가 만든 매킨토시는 컴퓨터에 명령어를 입력하는 대신 마우스로 화면에 뜬 아이콘을 클릭하는 것만으로도 실행이 가능하도록 해 누구나 쉽게 PC를 사용할 수 있게 했다. 그가 고안한 컴퓨터 운영체계(OS)는 당시 OS시장을 장악하던 마이크로소프트가 받아들여 ‘윈도’로 개량했고 이는 현재 세계 PC의 90%를 차지하고 있다.
사업 부진으로 애플에서 쫓겨나야 했던 잡스는 애니메이션 사업에 뛰어들어 ‘토이스토리’ 등 애니메이션 영화를 흥행시키며 또 한 번의 성공을 거둡니다. 이어 1997년에는 경영난을 겪던 애플에 다시 영입됐고 아이팟 아이튠즈 등 혁신적인 IT 제품을 만들어 냈다. 그리고 2007년 잡스는 아이폰이라는,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기기를 내놔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하였다.
아이폰은 간단한 화면 터치만으로 작동하며, 쓰고 싶은 응용프로그램(앱)을 자유롭게 설치했다가 삭제하는 등 편리함을 제공했다. 특히 PC로 하던 인터넷을 휴대전화로도 할 수 있게 함으로써 집이나 사무실이 아닌 어느 곳에서도 세상과 연결하게 하였다.
그는 남들이 생각하지 못한 새로운 기술과 제품을 만들어 내며 세상을 놀라게 했을뿐만 아니라 세계 정보기술(IT)의 흐름을 한순간에 바꿔놓은 그야말로 ‘혁신의 아이콘’이었다.
그는 돈이 없어 다니던 대학도 중퇴하고 말았다. 자신이 다녔던 스탠포드대학 졸업식에 가서 졸업생들에게 한 연설은 명연설로 남아 지금도 젊은층에 회자되고 있다.
그가 매킨토시 컴퓨터를 만들 때 남의 눈에도 띄지 않는 속까지도 철저히 손질을 한 사실은 유명하다. 잡스 뿐만 아니라 미국제품은 실용적이고 튼튼하다는 것이 많은 사람들에게 각인되어 있다. 그 본보기가 3대를 물려써도 고장이 나지 않는다는 싱거 미싱이다. 오늘 고장난 화장실 환풍기를 교체 하면서 다시 한번 스티브 잡스의 고집스런 장인정신을 생각케 하였다. 보이지 않는 곳에도 철저한 그런 장인정신과 정직함이 오늘날의 미국을 건설해 왔다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