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소본능이란 꿀벌, 개미, 비둘기, 제비가 자기 서식 장소나 둥지 같은 장소에서 멀리 떨어져 있을 경우, 다시 그곳으로 되돌아오는 성질이라 한다. 미물만 그런 게 아니고 우리 인간도 귀소본능이 있다. 이를테면 태어나서 자란 고향을 그리워하며 노후가 되면 그곳에서 살았으면 하는 게 귀소본능이랄 수 있다. 고향친구가 좋고 초등학교 때 친구들을 더 살갑게 여겨지는 것도 이와 연관된다 할 수 있다. 그게 인지상정이다. 시골 출신은 고향이 마음의 고향일 때도 있다. 서울이 고향인 사람은 고향다운 고향이 없어 시골출신이 가지고 있는 고향을 부러워하는 건 당연하다 생각한다.
근래 은퇴를 하고 아름다운 귀향을 하여 생의 마지막을 장식하려는 분들이 꾀 늘고 있어 선망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유명인사 중에 시범을 보인 이가 노무현 대통령이었다. 보릿짚 모자를 눌러쓰고 논두렁을 걷는 모습과, 자전거에 손녀를 태우고 손을 흔들며 다니는 광경에서 모두들 박수를 보냈다. 그는 태어나고 자란 고향으로 낙향했던 것이다. 후에 정치적인 문제로 오래 살지는 못했지만 그 모습은 신선했고 모두 환영했던 일이다.
또 한 분 전직 대통령이 시골로 하방 하는 일이 발생했다. 낙향도 아니고 귀향도 아닌 귀촌으로 전혀 낯선 동네에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낙향처럼 보이지만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많다. 태어나고 7년이나 살았다는 거제도에 있는 생가는 방치되어 있는 모양이다. 대통령을 두 분 배출한 거제시장이 생가를 복원하여 관광자원으로 삼겠다 하는데도 거절하고 낯선 동네인 평산마을에 은퇴후의 거처로 잡았다.
여기서 우리가 그분의 심정을 헤아려 보면 어린시절 자랐던 고향에 대한 추억이 아름다움보다 추한 것이 많아서 향수 조차도 사라진 게 아닌가 생각되기도 한다. 사람마다 모두 좋은 추억으로만 남아있는 고향이 아닐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은 추억을 먹고 산다는데 그 반대인 경우도 있을 수 있다고 본다.
의심을 하는 사람 중에는 진즉에 그분은 거제도에서 태어나지 않고 다른 데에서 출생하여 아버지가 살던 곳인 그곳에서 떳떳하지 않게 살았던 흔적을 지우려 하는지 모른다고 한다. 시비를 하는 쪽에서는 그곳에는 꼬꿉친구도 없다고 한다. 유일하게 친구라는 분이 한 사람 남아 있다는 것도 많은 이로 하여금 궁금하게 하는 것도 사실이다.
사람은 죽을 때가 되면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은 심사는 이 분만이 아닐 것이다. 제삼자가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을 거라 짐작은 한다. 아무 연고도 없는 평산마을에 둥지를 틀자 조용하던 마을이 법석인 모양이다. 지지자들의 발걸음도 빈번하지만 반대자들의 시위로 밤낮으로 시끄러워 주민들이 고통을 당하고 있다 한다. 헌법상 주거이전의 자유가 있고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어 있으니 시비를 하고 싶지는 않다. 노무현 대통령이 봉하마을로 낙향했을 때는 이러지는 않았다. 거기는 태어나고 자랐던 고향이었기 때문이다. 지금이라도 생가를 복원하고 바닷가에서 한가히 조개를 줍고 어부들과 환하게 담소를 나누는 모습을 보여주면 좋겠다.
거가대교가 생겨 교통도 엄청 좋아진 곳이니 어차피 귀거래사를 읊으려면 고향마을로 거쳐를 옮겼으면 좋겠다. YS나 DJ처럼 서울에서 살든지, 정치적 고향인 부산에서 사는 것이 어느 날 밤낮으로 시끄러운 지옥천지가 된 죄 없는 평산마을 주민들에 대한 예우가 아닐까 싶다.
이 분이 진심으로 농부처럼 살겠다고 보릿짚모자를 폼 나게 쓰고 콩밭에서 김을 맨다 한들 노무현처럼 감동을 줄리도 없다. 한번 신뢰가 무너지면 도미노처럼 모든 게 무너지게 마련이다. 이 분이 잘했던 팬덤 정치처럼 팬덤 낙향을 기다려 본다. 그래야만 출신장소에 대한 오해도 벗고 존경받는 전직대통령으로 거듭날 수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첫댓글 이건, 내 주거에 대한 지나친 간섭입니다
나는, 내가 원하는 곳에 삶을 유지할 자유도 있습니다
왜? 현 대통령은 당연히 청와대의 오랜동안의 거처가 있음에도 굳이굳이 몇조씩이나
자기돈처럼 써가며 옮기나요?
당연한가요?ㅎ
한달도 넘게 문재인전대통령의 거처에서 들으라고
저지르는 몰상식한 자들의 행위가
한 인간으로서 부끄럽습니다
참!
누군가 뒷돈을 대는지 알고도 남지만요...ㅠㅠ
오랜만에 오시어 글 올려주시니
반갑다는 말로 댓글 대신 합니다.
자주 들려주시고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