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좀 수그러든 감이 없지 않지만, 예전에는 예배당건축을 하면 그 분야에 명성(?)이 자자한 부흥사를 초빙하여 부흥회를 연다. 그 부흥사는 건축헌금을 많이 하면 하나님의 축복을 받는다는 주제로 열변을 토한다. 그 때 주로 많이 쓰이는 성경이 말라기 3장이다. 필자가 다시 옮겨보면 ‘온전한 십일조를 창고에 들여 나의 집에 양식이 있게 하고 그것으로 나를 시험하여 내가 하늘문을 열고 너희에게 복을 쌓을 곳이 없도록 붓지 아니하라보라’(말3:10) 입담 좋은 부흥사가 이 말씀을 근거로 설교를 하면서 근거를 알 수 없는 간증을 실감나게 섞어가면서 헌금을 독려한다. 그러다가 설교의 마무리할 때쯤 되면 미리 준비한 용지를 나눠주면서 서원을 하라고 강요한다. 그것도 직분이 무거운 사람에게 앞장서서 쓰게 하여 모든 성도들이 건축헌금을 작정하도록 한다. 이 때 사람들은 성경의 말씀대로 십일조를 많이 하면 하나님으로부터 재물을 많이 받는 부자가 될 것이라고 철썩 같이 믿게 된다. 그러나 성경을 다시 한 번 읽어보라. 말씀에는 재물이 아니라 복을 주신다고 했을 뿐이다. 그렇다면 성경에서 말하는 복이 과연 사람들이 생각하는 복인가?
그렇다면 복을 말씀하신 대목을 찾아보자. 예수님께서 팔복을 말하는 산상수훈에는 사람들이 원하는 세상과 재물의 복에 대해 일언반구도 없다. 예수님이 말하는 복은 죄다 천국에 들어가는 영혼이 잘 되는 복이다. 아니라고? 세상에서 잘 되는 복도 주신다고 했다고? 그렇다면 두 번째로 세상에서 잘되는 복을 말하는, 그 유명한 ‘네 영혼이 잘 됨같이 네가 범사가 잘되고 강건하기를 내가 간구하노라’(요삼2)말씀을 살펴보자. 이 말씀 역시 설교 때마다 회자되고 있고 액자에 넣어져 사업장이나 가정에 걸려있다. 이 말씀을 살펴보면, 목사들이 입만 열면 말하는, 주일성수, 십일조, 교회봉사, 새벽기도회나 목사의 말을 잘 들으면 범사가 잘되고 건강하게 된다는 뜻이 아니라, 먼저 영혼이 잘되어야 한다는 조건이 붙어있다. 영혼이 잘 된다는 것은 천국의 자격이 주어진 사람이라는 뜻으로,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뜻을 행하는 자녀를 말하고 있다. 그런데 어떻게 해서 성경의 기준이 뒤집어져 전달되고 있는가? 그것은 목회자가 자신의 탐욕스러운 목적에 알맞게 성경말씀을 내어놓고 자의적으로 왜곡해서 전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예를 들어보자. 목회자가 전가의 보도처럼 말하는 ‘순종이 제사보다 낫다는’(삼상15:22) 말씀을 곱씹어보자. 이 말씀은 사울이 전쟁에 앞서 제사를 지내는 제사장인 사무엘을 기다리다가 조급한 마음에 자신이 제사장의 역할을 한 죄를 책망하는 과정에서 나온 말이다. 제사를 주관하는 사람은 왕이 아니라 제사장인데, 왕이 교만과 조급함에서 이를 어긴 것이다. 여기에서 순종의 대상은 하나님의 뜻이다. 그런데 목회자들이 성도들에게 이 말을 근거로 대면서 자신의 말에 따르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라고 말하곤 한다. 이렇게 말하는 의도에는 목사는 평신도와는 달리 우월한 계급인 하나님의 종으로, 그가 하는 말은 하나님의 뜻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그렇지만 목회자가 하는 말이라고 죄다 하나님의 뜻이 아니다. 목회자가 하나님의 뜻에 맞는 목적과 속내와 의도를 가지고, 하나님의 뜻에 걸맞는 성품과 절차로 교인에게 순종할 것을 촉구할 때 쓰여져야 한다. 그러나 아쉽게도 우리네 목회자들은 자신의 목적을 관철시킬 때마다, 이 성경 말씀을 근거로 하나님의 이름을 앞세워 교인들을 옭죄는 도구로 사용한다.
이번에는 심각한 말씀을 찾아보자. ‘사람이 마음으로 믿어 의에 이르고 입으로 시인하여 구원에 이르느니라’(롬10:10) 위 말씀은 목사들이 예수를 입으로 영접하고 교회예배에 성실하게 참석하기만 하면 천국에 간다고 주장하는 구절이다. 이 말씀도 예수를 구주로 입으로 시인하기 전에, 마음으로 믿어 하나님으로부터 의롭다고 인정함을 받아야 한다고 하지 않은가? 마음으로 믿는 믿음으로 하나님으로부터 의롭다고 인정을 받지 않고 입으로 아무리 시인하여야 아무런 소용이 없다. 그런데 많은 목회자들은 위의 상반절의 말씀은 아랑곳없이 입으로 시인하기만하면 천국에 간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천국에 가는 문턱을 낮추어 교회에 와서 예배행사에 참여하는 신앙행위만을 요구하기 위함이다. 어렵고 힘들게 하여 천국의 자격을 높이면 교회에 오지 않을까봐, 성경이 아니라 자의적으로 천국의 자격을 확 낮춘 것이다. 그리고는 천국의 자격이 어려움을 말하는 다른 성경의 말씀들은 전혀 감추고 언급하지 않는다. 이는 교회당의 좌석에 사람들을 빼곡히 채우고 헌금만을 거두어들여 대형교회로 채우고자 하는 목회자의 탐욕에 의한 발상이다. 이처럼 성경을 교묘히 짜깁기하여 하나님을 앞세워 자신의 탐욕을 채우려는 도구로 사용하고 있으니 가증한 일이다.
또한 교회에 와야 하나님을 만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도 허구이다. 교회라는 단어는 헬라어 ‘에클레시아’를 번역한 말인데. 이는 건물을 말하는 게 아니라 공동체를 뜻하는 것이다. 예수를 믿는 공동체에만 쓰이는 게 아니라 일반적인 공동체에 사용하는 말이다. 그런데 이 에클레시아를 교회로 번역한 것을 가지고 교회 건물에 와야 하나님을 만난다고 주장을 하는 것이다. 물론 하나님을 믿는 성도들이 일정한 장소에 모여 예배도 드리고 기도회도 가지며 교제를 하는 일은 실로 아름다운 일이다. 그러나 교회에서 정한 에배의식에 참석하면 예배를 잘하고 있으며, 교회에서 행하는 기도회에 와야 기도를 하는 것으로 착각하게 하여 하나님의 뜻을 왜곡되게 전달한다. 성경은 교회의 예배의식에 참여하기 이전에 일상의 삶에서 예배의 삶을 살기를 원하고, 교회에서 여는 기도회뿐 아니라 삶의 현장에서 쉬지 않고 기도하기를 원하신다. 그런데 꼭 교회에서 행하는 예배의식과 신앙행위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교인들을 목회자의 통제 하에 두려는 악한 의도에서 나오는 발상이다. 하나님은 영이시므로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서 계시는 분이며, 말씀과 기도로 만나는 분이지, 특정한 장소에서의 종교행사에 나타나시는 분이 아니다. 이렇게 악한 목자들은 성경적이 아니라 자의적으로 왜곡되게 가르치고 있다.
주의 종에 대해서도 그렇다. 신학교를 나와 목사안수를 받아야 하나님이 세우신 종이 아니다. 그런 제도는 성경에 없다. 그것은 사람들이 만든 제도일 뿐이다. 모든 하나님의 자녀는 하나님께서 자녀에게 걸 맞는 은사와 능력, 지혜와 지식을 통해 교회를 다스리고 교인들의 영혼을 천국으로 인도하여야 한다. 굳이 순서를 따지자면 사도, 예언자(선지자), 교사, 능력행하는 자, 병 고치는 은사 등의 각종 은사자 순이다(고전12:28). 그렇다면 목회자는 교사의 위상이다. 그러나 모든 목회사들은 예언의 은사를 받은 자들을 무시하고 오직 자신만이 교회에서 세운 지도자로 여기도록 강요한다. 위의 순서도 무슨 계급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교회에서 차지하는 중요도에 따라 나눈 것이다. 교인들은 다만 서로 협력하여 하나님을 섬기는 종일뿐이다. 그렇다면 목회자는 다른 교인들을 가장 많이 섬겨야 하는 종에 불과하다. 그러나 섬기려하기보다 섬김을 받기 좋아하고, 대접하기보다 대접받으려 하는 게 우리네 교회의 종교지도자들의 모습이다. 성경은 하나님을 섬기는 지체들은 모두 택하신 족속이고 왕 같은 제사장이도 거룩한 나라요 그의 소유된 백성이라고 말하고 있다.(벧전2:9) 그러므로 목사는 계급이 아니라 많은 일을 맡은 종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권위를 내세우지 말고 서로 섬기는 자세로 일을 해야 할 것이다.
이처럼 교회가 성경말씀이 아니라 비성경적인 관행이나 구습이 하나님의 말씀을 제치고 판을 치는 이유는, 성경이 자의적이고 왜곡되게 해석되어 가르치기 때문이다. 성경말씀은 곧 하나님이시다. 하나님의 뜻대로 가르치지 않는 목자는 하나님이 세운 종이 아니고, 하나님의 뜻을 배우려고 하지 않는 교인들은 하나님의 백성이 아니다. 그냥 기독교를 종교로 생각하는 종교인일 뿐이다. 이런 교회나 교인들에게 하나님이 계시지 않는다. 종교적인 행위만 반복하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이렇게 된 원인은 성경을 자신의 목적대로 짜깁기하여 자의적이고 왜곡되게 가르치고 주장하는 목사들의 잘못이 크다. 잘못된 성경을 가르치는 목사들에게 배운 교인들이 변질된 성경지식으로 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 시대는 교회의 목사가 아니라 성령이 이끌어가는 성령의 시대이다. 그러므로 기도와 말씀으로 성령과 깊고 친밀하게 교제하며 성령과 동행하는 사람들만이 천국의 자격을 얻고 평안하고 형통한 삶을 누리게 될 것이다. 그러나 성경을 읽지 않고 깨달음을 얻을 생각도 없는 교인들은 양의 탈을 쓴 악한 목자들에게 속아, 인생의 짐 위에 신앙의 짐을 더 얹어 불행한 삶의 수렁에 빠져 살다가, 생명과 영혼을 사냥당하고 영원한 지옥의 불길 속에 던져질 것이다. 두렵고 끔찍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