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회 삼성화재배 세계바둑오픈전 결승1국]
이세돌이 먼저 웃었다!
1월 21일 을지로에 위치한 삼성화재 본사 특별대국실에서 열린 제12회 삼성화재배 세계바둑오픈 결승3번기 1국에서 이세돌 9단이 박영훈 9단을 262수 끝에 백4집반으로 따돌리며 1:0으로 앞서나갔다.
돌을 가려 흑을 잡은 박영훈 9단은 재미있게도 기성전 준결승전에서 두어진 이세돌 9단과 목진석 9단의 대국을 20여 수 가까이 똑같은 수순으로 진행시키는 기발한 포석을 보여줬다.
박영훈 9단이 고삐를 틀어잡은 것은 상변에서 등장한 붙임수. 사이버오로 해설의 목진석 9단은 박9단이 그 바둑을 철저히 연구한 것 같다며 붙인 수에 대해 좋은 평가를 내린데 이어 흑이 활발하다는 중간진단을 하기도 했다.
초반 포석은 두터움을 앞세운 흑이 좋다는 검토실의 견해가 많았지만 좋은 흐름은 오래가지 못했다. 중반에 접어들자 이세돌 9단은 벌어둔 실리를 바탕으로 상변과 좌변에 과감히 뛰어드는 깊숙한 침투를 감행하며 흑진을 유린했다.
검토실은 이 때만 해도 흑이 두터움을 이용해 공격의 대가를 얻어내면 충분한 형세라 입을 모았다. 하지만 박영훈 9단의 장기는 공격이 아니었을까?
흑은 좌변에 뛰어든 백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한 채 별다른 이득도 못 챙기고 주도권을 넘겨줬다. 이세돌 9단은 좌변을 타개한 뒤 벌어둔 실리를 잘 지켜내며 종반에 들어서는 안전운행까지 하는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박영훈 9단으로선 두터움을 이용하지 못한 소극적인 공격이 아쉬움으로 남는 한 판이었다.
이세돌 9단은 1:0으로 앞서나가며 주도권을 쥐게 됐다. 그러나 GS칼텍스배에서 2연패 후 3연승을 달성한 무서운 뒷심을 보여준 박영훈 9단이기 때문에 2국을 따낸 다면 마지막까지 알 수 없는 승부가 될 것이란 견해가 지배적이다. 계속되는 2국은 23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사이버오로는 최철한 9단의 명쾌한 해설로 실시간 생중계되며 속보와 현장뉴스도 함께 한다.
제12회 삼성화재배 세계바둑오픈은 KBS와 중앙일보가 공동주최하고 삼성화재에서 후원한다. 제한시간은 각 2시간, 60초 초읽기 5회이며 우승상금은 2억원 준우승상금은 5천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