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2025년 11월 28일, 도마복음연구회 동계학술대회에서 심광섭 교수(조직신학)가 ‘도마복음의 생명, 지구적 생명, 지구적 생명신학’을 주제로 발제하며 기후 위기로 집약되는 생태 비상사태에 대한 신학적 대응을 촉구했다.
심 교수는 그동안 도마복음 연구가 신약학 중심의 정경 복음과의 관계, 그리고 일원론적 특성으로 인해 동양 종교와의 비교 연구 추세를 보였음을 언급하며, 자신의 발제는 오늘날 가장 뜨거운 이슈인 생명과 지구 문제를 도마복음과 연결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고 밝혔다.
🌍 발제의 주요 내용 및 논지
1. 생명신학의 확장: 개체 생명에서 지구적 생명으로
심 교수는 1970년대 환경 문제, 1980년대 이후 생명 문제 논의를 거치며 개체 생명 중심에서 벗어나 관계적, 유기적 생명 개념이 대두되었음을 지적했다.
지구의 자기 생성성: 과학적 발견에 근거하여 지구가 생명을 낳았다는 점에서, 생명을 ‘지구적 생명’으로 명명하고, 도마복음의 생명 개념을 이 지구적 차원으로 확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도마복음의 생명: 도마복음 114절 중 생명이 구체적으로 언급된 4절을 분석하며, 당시 생명 이해가 주로 종교적/영성적 범위에 머물렀음을 인정했다. 하지만 현대의 생태계 위기 상황에서는 이 개념을 지구적 문제의식에 끼워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 지구는 ‘커먼즈(Commons)’: 십자가에 달린 지구
심 교수는 오늘날 인류의 기술과학과 자본주의가 지구를 위험에 처하게 했다는 인식 아래, ‘거대한 문명의 전환’이 필요함을 역설했다.
지구는 집(Oikos): 지구는 인간, 모든 생명체, 그리고 하나님이 살고 있는 유일한 집이자 공유재(Commons)이며, 모든 생명체의 신음소리를 온 감각으로 느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십자가에 달린 지구: 구원이 민중(송천성)을 넘어 지구(현재의 위기)에까지 미쳐야 함을 상징적으로 표현하며, “현재의 인류, 기술과학과 자본주의는 지구를 십자가에 못 박는다”는 고발을 통해 심각성을 드러냈다.
3. 창세기 재해석 및 예술을 통한 영감
창세기 1장 해석: 창세기 1장을 6일/7일로 구분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하나의 생명 생성 이야기’로 통째로 보아야 하며, ‘생성’은 ‘창조’와 다르지 않다고 해석을 제안했다.
땅의 주체성: 창세기에서 하나님이 땅에게 온갖 동물을 내어라고 명령하신 것은 땅이 생명을 낳는 주체이며, 객체나 대상이 아님을 보여준다고 역설했다.
예술가의 통찰: 틴토레토의 ‘동물의 창조’ 등 예술 작품에서 이미 하나님이 피조물과 함께하고 사자의 형상으로까지 그려지는 모습을 보며, 신학이 예술로부터 많이 배워야 한다고 역설했다.
🔑 최종 결론
심 교수는 인간만이 하나님의 형상(이마고 데이)을 닮았을 뿐 아니라, 흙의 형상(Imago Terrae, 지구의 형상) 또한 닮았음을 강조하며, “물질, 생명, 인간, 그리고 하나님은 지구의 집 안에서 공생하고 공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는 이 공진화에 힘을 주고 새로운 창조로 이끄는 ‘우주의 에로스’를 도마가 은밀하게 고백했던 생명의 하나님으로 믿어야 한다고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