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왜 폐해져야 하는 지 전하께 모두 물을 것이야!!!!!!!! 이거 놓아라 !!!!! 이거 놓으란 말이다
흐흑.........."
한참을 발악하던 중전이, 결국 제 풀에 지쳐 울고야 만다. 자존심 강한 중전의 눈물에, 덩달아
눈물을 흘리는 인귀인과 하양제.
"마마... 고정하시옵소서.... 흐흑..."
"중전마마..."
중전의 눈물에 인귀인과 하양제가 울어버리는 탓에, 교태전은 순식간에 울음바다가 되어
버리고‥ 교태전에서 새어나오는 울음소리에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경귀인은 더욱 짜증스러울
뿐이었다.
"에이, 이미 폐해진 것이 무슨 말이 저리 많아. 빨리 사가로나 내쳐질 것이지. 아니 그러하냐, 유
하야."
처음, 경귀인이 평종에게 홍소의의 일을 고할 때만 해도, 죽을 듯 벌벌 떨던 유하. 하지만, 중전이
폐해진 지금, 유하에겐 아무 것도 두려울 것이 없었다. 다만, 경귀인 그녀가, 중전이 되면, 자신은
제조상궁이 된다는 생각에 들떠 있을 뿐‥
"훗, 그러하옵니다. 마마"
기다리는 것에 지친 그녀가 역증을 내며, 괜한 헛발길질만 늘어갈 무렵, 그녀의 눈에 비친 두 남
녀. 한명은 세자였고, 한명은 송소의였으리라. 이제는, 아예 대놓고 함께 교태전까지 오는 그들
의 모습이 우습기라도 하듯, 피식 입꼬리를 올려 조소를 흘리다, 그들이 가까워지는 것을 보곤
먼저 아는 체를 하는 경귀인.
"세자저하 드시었사옵니까. 송소의도 드시었습니까?"
"예, 마마"
경귀인의 인사에 살짝 미소지으며, 답례하는 세자. 그리고.. 무언가가 불편한 듯 살짝 미간을
찌푸린 송소의. 이내 그녀가 미간을 찌푸린 연유를 알아차린 경귀인이 송소의에게 얕게 웃으며
말한다.
"아, 송소의. 미안합니다, 이 사람 오늘부로 귀인으로 승격이 되었는지라."
그제서야, 그녀가 자신에게 반존대를 쓴 까닭을 알곤, 고개를 숙이는 송소의.
"아, 소첩이 소식을 듣지 못한지라. 송구하옵니다, 귀인..마마"
....그녀의 눈에 비친 자선은, 여전히 자신의 나인 자선인데, 어느 새 그녀는 자신보다 높은 품계
인 귀인이 되어 버렸다. 그녀에게 마마라는 말을 붙이는 것이 퍽이나 어색한 송소의.
하지만, 경귀인은 아닌 듯 싶었다. 오히려, 그녀가 자신에게 마마라 칭하는 것이 좋았는 지 만족
스런 웃음을 띄고 있었다.
"저하, 교태전까진 어찌 드셨사옵니까."
"……."
"저하께서도, 중전께서 폐해지는 모습을 지켜보시려 드신 것인지요."
".......예, 마마"
"훗, 얼마나 기쁘시겠사옵니까. 저하의 원수를 갚은 것이나 진배없음이온데... 아니 그렇습니까
송소의?"
"....예, 마마"
요사스런 그녀의 물음에 무언가 마음에 들지 않는 듯 살짝 미간을 찌푸린 채퉁명스레 대답해 버
리는 세자와 송소의. 그들을 보며, 또 다시 피식 웃음짓곤, 다시 교태전으로 시선을 옮기는 경귀
인.
"아아, 아무소리도 아니 들리는 것을 보니, 중전년이 이제 준비를 하는 모양이다."
"그러하옵니다. 마마"
한편, 교태전 안에선 과연 그녀의 말처럼 눈물을 머금은 중전이 폐비가 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가, 자신에게 폐비전교를 내린 이상, 그녀는 더 이상 중전이 아니었다. 다만, 왕에게 버림받은
불쌍한 한 여인일뿐.
그녀가, 가채를 벗었다. 가채를 벗으니, 드러나는 그녀의 검고 윤기나는 흑단같은 머리칼.
그녀가 그 고운 머릿결을 한번 만져 보더니, 눈물을 떨군다. 그녀가 눈물을 떨구자, 또 다시
소리죽여 우는 사람들. 인귀인과 하양제를 비롯하여 아마 교태전에 있는 모든 사람은 모두
울었으리라.... 하지만, 절대 소리를 내서 울지 말라는 그녀의 마지막 명에 모두들 소리를 죽여가
며 울뿐, 과연 소리내서 우는 사람은 없었다.
...이것이 그녀의 마지막 자존심이었다.
비록, 자신은 폐하여 진다지만, 남앞에서 초라한 모습으로 남는 것은 싫었다.
끝까지 당당하고 고고한 국모의 모습으로 남고 싶었다. 당당하고 고고한 국모의 모습......
가채를 벗은 그녀가, 이번에는 봉황금비녀를 빼어내었다. 후궁들은 감히 꽂아볼 수 없는 이 나라
국모의 비녀. 하지만, 이제 폐해지는 그녀로서는, 더 이상 그런 비녀는 할 수 없었다.
...금비녀를 빼어내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볼품없는 은비녀로 바꿔끼는 중전.
이제, 그녀에게 남은 것은 화려한 당의를 벗고, 죄인을 상징하는 하얀소복으로 갈아입는 것뿐.
....그녀가 당의를 벗었다. 봉황금비녀와 함께 이 나라 국모임을 상징하는 또 하나의 물건.
하지만, 이마저도 입을 수 없기에 천천히 화려한 당의를 벗어내는 중전이다. 당의를 벗자 드러나
는 수수한 삼회장저고리. 그것마저 벗어내자 드러나는 그녀의 소복. 치마 밑단이 금실로 수놓아
진 치마도, 더 이상 입을 수 없었다. 치마를 벗어내자, 드러나는 소복치마. 이제 모든 것이 준비되
었다.
그리 위험있고, 고고한 중전도 이리 소복을 입혀놓고 보면 수수한 별볼일 없는 여염의 아낙과
같았다. 이제, 이렇게 내쳐지는 일만 남았다.... 이렇게 가는 것이 영영 가는 것도 아닌데, 이 길이
웬지 저승길을 향하는 듯,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길을 떠나는 것 같은 중전의 마음.
그녀가, 모든 준비를 마치고, 마지막으로 인귀인과 하양제에게 인사를 건네려 할때,
밖에서 기다리다 지친 도승지의 목소리가 교태전 안까지 울려퍼진다.
"폐비유씨는, 준비를 끝내고 속히 나오시오."
쫓겨나는 것도 서러운 판국에, 도승지에게까지 멸시를 당해야 하다니. 어느 새 독한 그녀의 눈가
에도 눈물이 서려져 있었다.
"기다리시게! 내 어련히 알아서 나갈까."
절대 울지 않을 것이라 했거늘....... 어찌 이리 눈물이 나오는 것일까..... 마지막 모습만은 강하게
보여야 하는 데..... 왜 한없이 약해지는 것일까.......
"하아, 인귀인. 그리고 하양제..... 그간 항상 내 옆에 있어주어 고맙네. 자네들을 끝까지 지켜주어
야 하거늘, 이젠 자네들을 지켜줄 사람이 없구만, 그려... 그래도, 잘 살아가게나. 세월이 흐르면
언젠가는.... 만나게 되겠지.......... 언젠가는..... 허니, 너무 슬퍼하지는 말게...."
"흐흑... 중전마마....."
"어마마마...."
소리를 내어 울지 말라 하였거늘, 끝내 목놓아 통곡을 해 버리는 두 여인. 그녀들의 눈물에
덩달아 눈물이 나는 것을 느낀 중전이 애써 나오는 눈물을 참으려, 무던히도 쎄게 입술을 깨문
다.
"하하... 울지 마시게들. 허면, 나 가네..."
그녀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남기곤, 마침내 자리에서 일어서는 중전. 그녀가, 일어서자 모두들
그때만을 기다린 듯, 목놓아 통곡을 하고... 안에서 들리는 통곡소리에 미간이 파악 찌푸려지는
경소용.
"폐비 년은 왜 이리 더디더냐."
"그러게 말이옵니다. 마마"
....답답한 경귀인의 마음을 알아서일까.
그렇게 통곡하는 교태전 사람들에게, 잘 지내란 마지막 말만 남기곤, 밖으로 나오는 중전.
마침내, 그녀가 밖으로 나오자, 기다렸다는 듯이, 조소를 흘리는 경귀인.
"오호호, 잘 가시오. 폐비, 허고, 다시는 오지 마시오..."
그래도 다른 이들은, 아직까진 자신을 중전이라 칭해주거늘. 끝까지 폐비라 칭하며, 날카로운
웃음을 흘리는 경귀인. 그런 그녀의 태도에, 그녀에게만큼은 지고 싶지 않았던 중전이 입술을
질끈 깨물곤, 그녀를 노려보곤 마지막 말을 한다.
"내가, 돌아오지 못할 거라 생각하느냐? 천만에. 내 궁에 들어오면, 네 년부터 작살을 내고 말 것
이야."
"훗, 마음대로 하시오."
"명심하거라!!! 내 꼭 네 년만은 살려두지 않을 것이야!!!"
이젠 아예 대놓고 반존대까지 쓰는, 경귀인의 태도에, 있는 악을 모두 써 버린 중전.
그녀는, 끝까지... 중전의 마지막 길마저 훼방을 놓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말은 헛말이 아니었다. 그녀는 반드시 돌아올 것이다.... 반드시.......
"내, 반드시 돌아올 것이야....... 반드시......"
경귀인을 노려보며, 그녀의 어깨를 툭 치곤, 교태전 댓돌을 걸어나가는 중전. 그런 그녀를 보고,
뭐랄까.... 조금은 슬픈 듯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는 두 남녀. 그들과 눈이 마주치자,
고개를 숙여 그녀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해 주는 그들.
"살펴 가시지요.... 어마마마...."
세자의 마지막 말에, 별안간 눈물이 왈칵 쏟아지는 중전. 자신이 그토록 못돼게 군 세자였건만..
아무리 매를 대고 닥달하여도, 자신을 어미라 칭하지 않던 세자였건만.... 그런 그가, 자신더러
어마마마라 칭하다니.....
"....살펴 가시옵소서. 중전마마"
송소의와 세자의 마지막 배웅에, 눈물을 떨구며 고개를 끄덕이는 중전. 그녀가, 보교에 오르기
전, 보교에 딛으려던 발걸음을 잠시 멈추곤, 뒤를 돌아 그들에게 말한다.
"....그간 미안했습니다. 세자, 그리고... 송소의."
그녀의 말에, 다시 한번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는 그들.
...이제 가면 다시는 못올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궁에 있는 모든 것을 담아가고 싶어서였을까..
중전이, 슬픈 눈으로, 어느 새 잿빛 하늘로 물들어버린 공허한 하늘을 보곤, 마지막으로 손을
흔든다. 대답없는 하늘...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좋았다. 궁의 하늘이 아니던가. 자신이 잠시나마
머물었던 궁의 하늘....
마지막으로 궁의 하늘을 자신의 눈에 담아둔 중전이, 마침내 보교에 오른다.
그녀가 보교에 오르자, 서둘러 걸음을 재촉하는 가마꾼들.
....참으로 초라하기 그지없었다. 항상 화려한 연만 타고 다녔던 그녀가, 검고 낡은 보교를
타고 쫓겨나다니.....
그녀를 태운 보교가, 교태전을 벗어나자, 콧방귀를 뀌며, 별안간 교태전 안을 둘러보는 경귀인.
그녀를 따라 안으로 드는 유하.
한편, 중전이 보교를 타고 궁을 빠져나가는 마지막 모습을 지켜보며 눈물을 흘리고 있던 상궁들.
한창 슬픔에 잠겨있을 상궁들의 심기를 거스르며 안으로 들려는 경귀인.
악독하긴 하였으나, 똑 부러졌던 중전을 따랐던 그들이었기에 경귀인이 안으로 들려하는 것을
환영할 리 없었다. 더군다나, 중전이 쫓겨난 이유도 따지고 보면 다 경귀인 탓이 아닌가.
그러한 까닭에 독이 오를대로 오른 상궁들이기에, 모두들 그녀를 노려보며, 그녀를 막아서기에
바쁘다.
"못 들어가십니다."
"이미, 중전마마께서 폐해 지셨거늘, 어찌 또 들어오시려는 겝니까. "
"중전마마를 쫓아낸 것으로는 모자르시옵니까?"
모두들, 그녀를 경멸하는 눈초리로 입을 모아 그녀를 비판하였고, 그런 상궁들의 태도가 썩 마음
에 들지 않았는 지 미간을 팍 찌푸리며, 자신의 앞길을 가로막는 상궁들을 하나둘씩 밀치기 시작
하는 경귀인.
"비키거라!!"
경귀인의 손에 의해 순식간에 무너진 상궁들. 그녀가 짜증스러운 얼굴로 밀쳐진 상궁들을 바라
보다, 교태전 복도를 지나 이내 교태전 안으로 든다.
드륵─ 나인들에 의해 열어질 문이거늘, 벌벌 떠는 나인들 탓에, 스스로 문을 여는 경귀인.
"이런, 변변치 않은 것들이 있나."
나인들을 향해 상스럽게 찌푸린 미간으로 다 들으라는 듯 크게 말을 한후, 안으로 들어 교태전을
하나하나 살펴보는 경귀인.
"이래서, 중전이 좋은 모양이군. 내 처소는 코딱지 만한데, 중전의 처소는 이리도 크지 않느냐."
"그러하옵니다. 마마"
"훗, 허나, 장차 내가 앉을 자리이니, 이리 시셈할 필요는 없지."
"예?"
"훗, 곧 내가 교태전의 주인이 될 것이란 말이다. 내가, 이 나라의 중전이 될 거란 말이다."
그녀의 당찬 말에, 어안이 벙벙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는 유하. 과연 그녀는 어떤 야심을
숨기고 있는 것일까...... 그녀의 야심만만한 태도에, 무언가 걱정스런 표정으로 그녈 바라보는
유하.
"앞으로, 교태전이 내 처소가 될 것이다. 내 처소가. 훗,"
자신만만의 그녀. 경귀인‥. 그녀의 표정은 마치 천하를 다 가진듯 득이양양해 보였다.
천하를 다 가진 듯....
한편 강녕전….
"....그래, 중전은 떠났다더냐?"
"...예, 전하"
"그래...... 그래...."
애써 아무렇지 않은 듯 대답하려는 그. 하지만, 그리 대답하는 것은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니었
다. 또 다시 자신의 손으로 사랑하는 여인을 떠나보냈다.... 하지만...... 이것이 잘한 일이겠지.
....시간이 지나다 보면... 잊혀지겠지.........
하지만 왜일까. 그리 생각하면 할수록 그녀의 얼굴이 더욱이 떠오르는 까닭은.
그는 정녕 그녀를 사랑한 것일까.....?
"피식, 우습군."
그러나..... 눈을 감으니, 방금 전 그녀의 얼굴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 있었다.
"사람의 감정이란 게 참으로 우습군. 눈만 감으면 없어지는 게 사람의 감정이거늘. 무엇때문에
나는 그토록 사랑을 원했던가."
기나긴 한숨을 내쉬며, 스스로를 조롱하며 조소를 흘리는 평종. 그러다‥
"조상궁. 윤서당으로 가자."
"...예, 전하"
"후우.... 이럴 땐 그저 기댈 수 있는 사람을 찾을 밖에. 아, 참으로 쓸쓸한 날이구나."
동궁전….
무언가 골똘히 생각에 잠긴 듯한 모습의 세자. 자신을 앞에 두고도 뚱한 모습의 세자가 여간 원
망스럽지 않을 수 없는 송소의. 그녀가, 웃음을 지어내며 조심스레 그에게 묻는다.
"저하... 무슨 생각을 그리 골똘히 하시옵니까."
"...마마, 소자.. 처음으로 복수라는 것을 했사온데.. 기분이 참으로 묘하옵니다."
"무슨 말씀이시온지."
"복수를 하면... 시원해야 하는데..... 소자의 마음은...."
"……?"
"...시원하기는 커녕, 오히려 죄책감마저 드옵니다. 소자, 정녕 잘한 일이온지요.."
"저하, ....상처에 제일 좋은 치유법은... 세월이라 알고 있사옵니다. 이와 같이, 시간이 지나면..
모든 게 잊혀지는 법이옵지요. 하오니... 죄책감에 시달리지 마시옵고, 마음을 편히 가지시옵소
서"
"..후우, 그렇겠지요?"
"예, 저하.."
송소의의 말에 그제야 마음이 편해졌는 지 피식 웃음짓는 세자. 그가, 별안간 송소의의 가까이에
다가오더니, 그녀의 배에 손을 얹는다. 갑작스런 그의 행동에 당황스러워 하는 송소의.
그녀가, 놀란 토끼마냥 눈을 크게 뜨고, 세자를 바라보자, 아무말 없이 그저 웃음만 짓는 세자.
"으음... 안 들리네?"
그녀가 무엇이 안 들린다는 것인지 의아해 할틈도 없이 별안간... 그녀의 배에 귀를 대어보는
세자. 그의 처음보는 모습에, 송소의는 당황스럽기만 하고...
"저하. 무엇을 하시는지요"
"우리 아이의 소리를 듣고 있었사옵니다. 어, 들리옵니다."
그가 그녀의 배에 귀를 더욱 바짝 가져다 대고, 다시한번 아이의 힘찬 발길질 소리를 느끼려 할
때, 별안간 그녀의 배가 물컹거리기 시작하였다.
"어어?"
"어찌 그러시옵니까, 마마"
"...아이가 발길질을 하옵니다. 저하"
"어, 참으로 그렇사옵니다. 마마"
아이의 발길질에 어린아이마냥 들떠 기뻐하는 세자. 하기사... 한번도 아이를 가져본 적 없는
세자에게 아기의 존재는 실로 신비스러운 존재였을 것이다. 거기다, 송소의와 자신의 아이가
아닌가. 그렇다면 그에겐 더없이 소중한 존재...
"발길질이 여간 쎈게 아니네. 너 이 녀석, 어미 힘들게 했단봐라."
세자의 말에 우스워 작게 웃음소리를 내는 소의. 그녀가 웃자, 또 다시 베시시 웃는 세자..
지금 그들의 모습은 백년해로의 연을 맺은 부부라 하여도 과언이 아닌 듯 하였다.
이대로... 시간이 멈추어 버렸으면.
윤서당….
"훗."
무슨 생각을 그리 곰곰히 하는 지 별안간 훗하고, 비웃음을 보이는 경귀인. 가만히 그녀를 지켜
보고 있던 유하가 의아한 듯 묻는다.
"마마, 어찌 갑자기 웃으시옵니까?"
"중전의 모습이 자꾸만 생각나, 우습질 않느냐."
"아- "
"훗, 중전. 궐에 돌아오겠다고요? 어림없는 소리. 궐에 내가 있는 한, 당신은 절대로 돌아올 수 없
어. 평생을 폐비로 비참히 살아가게 만들어줄거야. 평.생.을."
누가 보아도, 차갑게 식은 그녀의 얼굴. 지금 그녀에겐, 사람의 따뜻한 정이라곤 남아있지 않았
다. 오직, 탐욕과 야심만이 남아있을 뿐‥ 가만히 무릎에 턱을 괴고, 자신이 중전이 되어 누릴 권
세를 생각하는 경귀인. 참으로 행복한 상상이 아닐 수 없었다. 그녀가, 한참 그 행복한 상상에
젖어있을 무렵, 우수에 찬 그녀를 번뜩뜨이게 하는 소리가 있었으니.
"주상전하, 납시오."
그 목소리는 바로 김내관의 목소리.
"아아, 전하께서 오신 모양이다."
평종이 들었단 소리에, 얼굴에 웃음꽃을 피우곤, 사락사락 치맛자락을 끌며, 서둘러 그를 맞을
준비를 하는 경소용. 그녀에게 아마, 오늘만큼 그가 반가운 적은 없었을 것이다.
그녀가, 지금 그가 그리도 반가운 까닭은 오직 한가지.
……그가, 오면... 반드시 중전의 자리를 거론해 보리라.
오직 그 생각에 기뻤으리.
첫댓글 헉....나쁜 경귀인...그런데 왜 자꾸 중간에 경소용이라했다가 그러죠?-_-(태클아님)아 그리고요 경귀인도 일품인데 상궁 안붙여줘요? 그런데요...1품은요.상궁한명에 궁녀 한명이였나요?
ㅜ_ㅜ;여태까지 중전 욕한거 조금 취소하고싶네요ㅜ_ㅜ;중전 불쌍합니다ㅠ0ㅠ!!!;세자;끝에 어마마마라고 한거ㅜ너무 착하다고ㅠ;;유진님- -실수겠지요;여태까지 계~속 경소용이다가 갑자기 경귀인이니까- -;ㅎ>_<토끼네님 파이팅♥
노유진님) 저도, 쓰면서 헷갈린 모양입니다. 또, 품계대로라면, 상궁을 붙여줘야 하지만, 그 부분은 생략하고 싶군요. 그리고, 상궁은 한명. 나인은 3~4명까지 둘 수 있답니다.
하늘아까꿍, 아기도야지님) 하하; 다른 분들도 중전이 불쌍하다는 말씀을 많이 하시더군요 ㅠㅠ , 그리고, 열심히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간 미안했습니다 .. 중전 불땅하게 왜 착한척하구 그래 ㅜㅜ~
경귀인, 착각하지마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