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똘레랑스 1】
똘레랑스란 단어는 프랑스에서 망명생활을 하다 귀국한 홍세화씨가 1995년 그의 저서 '나는 파리의 택시운전사'에서 소개한 단어로 우리 말로는 '관용','타인에 대한 이해' 등의 의미로 해석되어집니다.
그의 저서 '나는 파리의 택시운전사'를 요약해서 인용하겠습니다
프랑스 사회는 똘레랑스가 있는 사회입니다.
흔히 말하듯 한국 사회가 情이 흐르는 사회라면 프랑스 사회는 똘레랑스가 흐르는 사회라고 말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당신이 情의 말뜻을 다른 나라 말로 옮기기 쉽지 않듯이,프랑스 사회의 똘레랑스의 말뜻을 한마디의 우리 말로 옮기기도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情의 사회적 의미는 애매한 반면,똘레랑스의 사회적 의미는 명확합니다.
그 까닭은 우리의 情은 감성의 표현인 것에 비해 똘레랑스는 이성의 소리이기 때문입니다.
똘레랑스란 첫째로,'다른 사람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방식의 자유 및 다른 사람의 정치적,종교적 의견의 자유에 대한 존중'을 뜻합니다.
프랑스말 사전이 밝힌 똘레랑스의 첫번째 뜻을 그대로 옮긴 것입니다.
"존중하시오 그리하여 존중하게 하시오"
이렇게 적혀 있는 팻말이 공원의 잔디발에 서 있는 것을 당신은 자주 목격할 수 있었을 겁니다.
잔디밭에 들어가지 말라는 요구를 점잖게 표현한 것인데,잔디밭을 존중하여 스스로 존중받으라는 말이죠.
"당신의 정치적,종교적 신념과 행동이 존중받기를 바란다면 우선 남의 정치적,종교적 신념과 행동을 존중하라"
바로 이것이 똘레랑스의 출발점입니다.
따라서 똘레랑스는 당신의 생각과 행동만이 옳다는 독선의 논리로부터 스스로 벗어나길 요구하고,당신의 정치적 이념이나 종교적 믿음을 남에게 강제하는 행위에 반대합니다.
원래 정치적 이념이나 종교적 신념은 설득에 의한 동의로 바뀔 수는 있어도 강제에 의해 달라질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만약 강제에 의해 하루 아침에 버릴 수 있는 이념이나 신념이었다면,그것들은 아마 이념도 신념도 아니었고 다만 허위였을 뿐입니다.
그러므로 정치적 이념이나 종교적 신념이 나와 다르다고 강제하여 전향시킬 수 있다고 믿는다면 그것은 다만 인간성에 대하 몰이해이며 인간만이 가질 수 잇는 이념이나 신념에 대한 모독이 될 뿐입니다.
당신이 만약 그런 강제를 인정하고 있다면 당신과 그 대상자의 자리를 뒤바꿔 보십시오.
당신은 바로 당신 자신의 이념과 신념을 스스로 부정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똘레랑스가 강조되는 사회에선 강요나 강제하는 대신 토론합니다.
상대를 설득시키기 위해 열심히 토론합니다.
그러다 벽에 부딪히면 "그에겐 안된 일이지만 할 수 없군"하며 돌아섭니다.
프랑스처럼 그 정치적 스펙트럼이 다양한 나라를 찾기 힘든 것도 바로 똘레랑스 때문입니다.좌익에 공산당부터 극우인 국민전선에 이르기까지 그 사이에 사회당,중도파,중도우파,우파 그리고 녹색당이 있습니다.이들 정당이 원내외를 비롯한 활동의 장에서 큰 충돌없이 견제와 균형을 이루고 있는 것은 서로 똘레랑스의 원칙을 지키기 때문입니다.
(옮긴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