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가 ‘공심여일월’인가? ‘공심여흑운’인가?
청와대 2층에 올라가면 벽에 ‘공심여일월’(公心如日月)이란 큰 휘호가 적혀 있다. 눈에 확 들어온다. 서예가이며 나전(螺鈿)으로 새로운 작품의 장르를 개척했던 전각가인 이기우(1921-1993)선생의 작품이다. 그는 1959년에 옻칠한 큰 나무판에 자개로 정성을 다하여 이 글을 새겼다.
그 의미는 “통치자가 공정한 마음을 갖고, 해와 달과 같이 모든 국민에게 혜택을 골고루 돌아가는 국정 운영을 해주기를 소망한다.”는 것이다. 즉 대통령의 마음은 사심이 없고, 편견이 없이, 전체 국민에게 은덕(恩德)을 베풀기를 바라는 것이다. 대통령뿐만 아니라, 국무위원, 국회의원, 판사 검사, 헌재, 선관위 등의 고위 공직자들도 이런 마음을 가져야 할 것이다. 윗물이 맑으면 자연히 백성들의 태도도 정직한 문화를 만든다. 이럴 때에 자유민주주의 한국은 활짝 피는 꽃처럼 번영하고, 세계를 이끄는 선진강국이 된다.
이와 반대가 되는 단어는 무엇일까? ‘공심여칠흑’(公心如黑雲)이 될 것이다. 즉 대통령 혹은 고위공직자가 사심(邪心)을 갖고서 자기를 지지하는 일부 세력에게 불의(不義), 불법(不法), 편파적(偏頗的)인 혜택을 주는 것이다. 소인배들의 무리를 만드는 것이다. 국가의 빚이 늘더라도 경각심을 갖지 않는다. 후손(後孫)들의 생활도 고려하지 않는다. 그저 권세를 붙잡고서 하루살이처럼 살다가 죽으면 그만이라고 생각한다.
사심을 가진 자들은 마음이 두렵고 양심에 가책을 느끼지만, 그런 불안감을 잊기 위해서 서로를 감싸주면서 공동범죄 그룹을 만들려고 단합을 잘 한다. 이들은 억지로 집단 최면을 걸어서 자기들이 건전하고 건강한 사람인 것처럼, 정직하고 유능한 지도자인 것처럼 허위(虛僞) 인식(認識) 체계(體系)를 만들어서 자기들을 덮어씌운다. 이런 자들이 많으면 나라 살림은 빚이 늘고, 궁핍해 지고, 민심도 사나워진다. 윗물이 흐리면 백성들은 폭력배, 사기꾼으로 변하고, 일을 안 하고 국가의 돈을 공짜로 빼먹으려는 도둑으로 변한다. 국제적으로도 왕따를 당하고, 국격(國格)이 떨어진다.
위의 두 가지 중에서 어느 쪽이 훌륭한 통치자일까? 당연히 공심여일월의 자세를 가진 자이다. 느닷없이 불어 닥친 대선을 앞두고 있다. 제발 좋은 지도자, 일월처럼 백성들에게 소망을 주는 통치자가 나타나기를 바란다. 공심여일월의 휘호를 공심여흑운으로 읽고서, 아무런 거리낌 없이 나쁜 통치를 하는 자가 절대로 등장하지 않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