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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G는 시즌 첫 경기가 처음으로 베스트5로 한 게임입니다. 첫 번째로 느낀 부분은 TG가 왜 데릭스와 재계약하지 않았는지 알겠다는 느낌이었습니다. 김주성이 리온이 해주던 역할을 훌륭하게 해줬습니다.
물론 리온처럼 백코트에서 가드를 보조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인사이드에서 공을 배급해주는 역할을 아주 훌륭히 해줬습니다. 지난 시즌만큼 눈에 띌 정도는 아니지만 이번 시즌 역시 김주성은 훌륭히 업그레이드했습니다.
만약 왓킨스가 주는 대로 잘 받아먹었다면 김주성의 어시스트가 상당히 늘었을 겁니다. 물론 왓킨스의 득점도 10점은 늘었을 거고요. TG의 주요 전술은 김주성 선수가 미들포스트에서 가드에게 볼을 받아 하이포스트에 있는 왓킨스에게 주어 쉽게 득점하거나 또는 그게 여의치 않으면 다시 빼줘서 미들라인의 김주성이나 외곽의 슛터에게 슛을 쏘는 더블포스트 고공농구가 주류입니다.
예전에 데릭스가 하던 역할을 김주성이 하고 득점하고 리바운드 하는 김주성의 역할을 왓킨스가 합니다. 왓킨스가 제대로 넣어주기만 한다면 무섭도록 효과적이고 위력 있을 거라 생각됩니다.
TG의 시즌 전망은 왓킨스가 어떻게 해주느냐에 달려있지 않나 싶습니다.
이 왓킨스가 참 뜨거운 감자인 게 처음 봤을 때도 리바운드 위치 선정이나 리바운드시 볼키핑 능력 그리고 볼처리 방식이 아주 정석적이다 싶었는데 보면 볼수록 그 느낌은 강합니다. 트라이앵글에 딱 자리 잡고 볼을 잡으면 단단히 잡아 키핑한 다음 드리블 없이 바로 훅슛, 그야말로 교과서적입니다. 문제는 그 훅슛이 안 들어간다는 게 문제죠. -_-;;
몇 년 전에 어느 분이 나래시절 데릭존슨을 두고 명언을 하셨죠. 몇 번씩 골밑슛을 놓쳐 결국 슬램덩크로 마무리한 데릭존슨을 보며 그렇게 쉬운 슛을 놓치는 걸 두고 화를 내야 할지 아니면 시원스러운 덩크를 두고 칭찬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똑같은 얘길 왓킨스를 두고 하고 싶습니다.
그렇게 리바운드를 잘 잡아내는 걸 보고 칭찬해야 할지 아니면 손만 뻗으면 닿을 거리에 있는 골밑슛을 세 번 네 번 놓치는 걸 보고 화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명문대 출신답게 배운 게 대단히 정석적인데 왜 저렇게 볼핸들링이 나쁜지 모르겠습니다. 사실 슛실패를 턴오버에 넣지 않으니 턴오버가 3개였지 제 마음에 턴오바는 적어도 8개는 됩니다.;;; 기록을 보니 LG전 TO는 6개더군요. 팀웍과 조직력을 중시하는 TG의 경기 스타일로 볼 때 이해할 수 없는 숫자입니다.(사실 리바운드에서 7개쯤은 자신이 슛 실패한 것을 도로 잡은 거니까 마음속 리바운드 갯수도 좀 줄어들고 있습니다.)
결국 쉬운 훅슛을 실패하는 것이나 종종 볼을 빠뜨리는 건 손끝의 감각이 나쁜 게 아닐까 생각하는데 이게 만약 연습부족으로 인한 것이라면 시즌이 계속되면서 나아질 거고 TG는 강해질 거란 희망을 가질 수 있지만 그게 아니라면 속깨나 썩지 않을까 걱정스럽습니다. 뭐 시범경기까지 해봤자 4경기 보고 벌써 할 얘기는 아닌지도 모르지만 문제는 끈끈한 농구를 하는 팀과 만났을 때 왓킨스의 턴오버가 어떻게 작용할 것인가 입니다. .
하도 답답하니까 전감독님이 짬짬이 왓킨스를 쉬게 하고 장영재를 뛰게 했는데 김주성이 뛰는 코트에서 아무래도 서로 움직임도 겹친 탓인지 장영재도 시범경기처럼 잘해주지는 못하더군요.(시범경기에서 장영재는 거의 날다시피 했습니다.) 뭐 시범경기에서 모습은 원래 깊이 생각하는 편이 아니지만 최소한 장영재가 TG의 조금은 얌전한 농구에 끈끈함을 실어주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수비도 기본이 갖추어졌고 공격도 생각 외로 강합니다.
부상으로 시범경기 내내 쉬었던 양경민은 허벅지에 압박붕대를 감고 몸풀 때도 슬슬 움직여 걱정했는데 개막전 모습은 훨훨 날았습니다. 허코치님 빈자리를 메우듯 기민하게 움직이고 전희철을 상대로 영리한 수비를 몇차례 해줘 효과적으로 막아주고 게다가 약간은 산만했던 SK의 볼흐름을 틈타 짬짬이 예술 같은 스틸을 성공시켜 경탄을 자아냈습니다.
사실 TG는 김주성이 잘해주는 부분은 기본 전력으로 계산되어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누군가 다른 사람이 해줘야 하는데 그 역할을 양경민 선수가 잘해줬습니다. 슛이 기복이 심한 게 걱정이긴 하지만 양경민의 농구도 좀더 무르익은 게 아닌가 기대해봅니다.
TG의 또다른 가드용병 그레이는 처음 생각한 것보다는 템포조절이나 게임 운영능력이 능합니다. TG는 그레이와 신기성에게 더블가드 역할을 맡겼는데 통상적인 게임운영 방식과는 틀렸지만 기대보다 훨씬 잘해줬습니다. 우선은 영리하고 팀플레이가 뭔지 안다는 점이 강점입니다. 여태껏 KBL에 많았던 가드용병들처럼 쇼타임을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관념도 없습니다.(물론 KBL 특유의 팬 시스템을 맛보고 나면 틀려질 수도 있는 문제지만...후후;;)
그러나 KBL 농구 특성상 가드용병이 리딩을 맡기가 굉장히 어렵습니다. 이건 능력문제가 아니라고 봅니다. 다만 세단에 디젤엔진을 붙일 수 없는 것과 비슷한 이치가 아닐까 싶습니다.
KBL 농구 나름의 특성이 있는데 거기에 맞춰 리딩을 해줘야 하는데 용병가드는 세트오펜스에 그다지 익숙하지 못하고 그 움직임상 막상 패스를 날릴 순간 팀원들과 속도가 맞지 않아 결국 볼을 자기 혼자 처리해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선수자체의 능력문제가 아니라 KBL 농구에 익숙지 못한 겁니다. 2~3년은 시간을 둔다면 영리한 선수라면 거기에도 맞출 수 있겠지만 뭐 감독도 1년이 무서운 판에 용병에게 그런 시간이 주어질리 만무한 일이고 가드용병에게 바랄 수 있는 부분은 리딩의 보조역할만 충실히 해줄 수 있으면 됩니다.
그레이 선수 호흡을 조절해줄 수 있다는 부분은 기대됩니다. 신기성에게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역시 흐름을 조절하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점입니다. 가끔 평정을 잃어 시야가 좁아질 때가 있는데 그럴 때 보조리딩이 가장 절실한데 그레이 선수가 그 점을 해주더군요. 단지 걱정인 것은 체력문제인데 조상현에게도 조금 밀리는 걸 보면 좀 머리 아픕니다. 체력문제는 김주성과 백업없는 신기성 만으로 충분히 TG의 골칫거리입니다.
어째든 혹시 크립톤성에서라도 데려왔다면 모를까 54경기 40분을 풀로 뛸 수 있는 선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신기성이 가드 중에서는 KBL 몇 손가락 안에 들 정도의 체력 좋은 선수라지만 시즌을 무사히 마치려면 적절히 쉬게 해줘야 할텐데 백업 가드의 능력이 너무 딸립니다. 신기성 백업역할인 강기중이나 아직 프로코트도 제대로 못 익힌 한상민으로는 안심이 안되긴 합니다. 그래도 시즌 중간에 트레이드라도 할 생각이 아니라면 두 선수 중 하나는 뛰게 해야 합니다.
김주성의 체력문제도 만만치 않은 걱정거리입니다만 그래도 김주성 백업역할은 짬짬이 장영재가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난 시즌보다 좀더 김주성의 팀에서 역할은 파워포워드에 가깝습니다. 그러니 백업이 정경호가 아니라 장영재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장영재 역시 시범경기동안 좋은 모습을 보여줘 어느 정도는 감독의 신뢰를 얻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전창진 감독님의 능력은 이미 검증되었습니다. 좋은 선수진 아니라 좋은 선수진 할아비를 데리고서라도 프로2년하고 1주짜리 감독이 100승을 달성했다는 그 충분한 반증입니다. 이젠 자신감을 가지고 여유 있게 선수를 키우는 농구를 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뭐 감독님 스타일을 두고 팬이 왈가왈부할 필요는 없다고 해도 어찌 됐건 신기성의 쉬게 해야한다는 이론의 여지가 없는 일입니다.
몇 가지 불안점을 들긴 했지만 역시 TG의 스피드 고공 농구는 재미있기도 하고 강하기도 합니다. 끈끈한 수비를 자랑하는 팀과 만나 어떤 모습을 보일까 좀 걱정되지만 팬인만큼 희망적인 부분을 먼저 보려고 합니다.
반면 SK를 보자면 가장 큰 문제는 허수아비 역할을 하는 용병 화이트지만 그 외 불안요소를 생각해보면 뛰어나지만 약간은 산만한 국내 라인입니다. 물론 미스매치로 인한 조상현의 조기 파울트러블이 문제이긴 했지만 볼배급에서 균형이 깨졌다는 게 큰 문제입니다. 분명 조상현이 볼을 만져볼 기회가 많았다면 좀더 팽팽한 경기를 했을 겁니다.
포스트에서 피딩되어 나온 볼이 외곽찬스로 연결됐어야 하는데 선수들 각각의 자율농구 형식으로 산만한 페네트레이션으로 이어졌습니다. 임재헌 선수 리딩을 시작했으면 볼 배급권을 놓지 말고 적절히 나눠줄 수 있어야 팀의 주전1번으로 자격을 있습니다. 이날 경기에서는 그런 점에서 좀 아쉬웠습니다.
전희철이나 조상현이나 페네트레이션을 들어가면 외곽에서 빠르게 움직여 찬스를 만들어 빼주는 공을 받을 생각을 해야하는데 너무 움직임 없이 정적입니다. 상대는 높이의 TG인데 인사이드로 파고들었다고 해서 그 공을 직접 처리하기는 좀 어렵습니다. 외곽에서 빈곳을 찾아 기민하게 움직여 받아먹기를 했다면 훨씬 좋은 경기를 했지 않을까 싶습니다. 뭐 당장 TG와의 시합만이 문제가 아니라 SK가 앞으로 좋은 경기를 보여주려면 선결되어야 할 문제입니다.
그리고 사실 시범경기를 보며 강화된 오펜스파울 규정에 물먹는 국내선수로 전희철을 꼽았는데 역시 뚜껑 열어보니 아무래도 그렇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양경민의 수비가 너무 약아서 당한 면도 있지만 전희철 선수 역시 좀더 동작을 간결하게 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피봇해서 밀고 들어갈 때도 한 방향을 밀고 들어가야지 좌우로 흔들면 어김없이 오펜스 규정에 걸리기 쉽습니다. 인사이드에서는 무엇보다 동작이 커서는 안됩니다. 오펜스파울은 팀 공격 리듬을 망쳐 놓기 십상이니 다른 파울보다 훨씬 질이 나쁩니다.
뭐 이러쿵 저러쿵 걱정되는 부분을 지적했지만 그래도 SK의 풍부한 선수구성은 한없이 부럽기만 합니다. 용병 하나만 확실하게 제대로 해준다해도 SK는 충분히 강팀입니다. 화이트 선수는 빨리 부상을 치료하던지 임시대체 용병이라도 세워야 할 것 같습니다. 부상탓에 전체적으로 플레이가 위축되어 다른 팀원들마저 악영향을 미칩니다.
크리스 랭은 정통센터입니다. 골밑에서 피봇플레이나 훅슛을 보면 제대로 배웠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해줬습니다. KBL에 오는 용병들 대부분이 파포 용병이다보니 제대로 된 센터플레이를 할 줄 아는 용병들은 신선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화이트만 살아준다면 SK의 진용은 좀더 탄탄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게임을 보는 팬으로서 응원하는 팀들도 있고 다른 선수보다 조금쯤 더 좋아하는 선수도 따로 있지만 그걸 떠나 KBL이란 넓은 관점에서 보면 올시즌 흥행화두는 고대스타의 부활 여부가 될 가능성이 높지 않나 싶습니다.
물론 초점은 여러가지 다른방향으로도 잡을 수 있지만 프로스포츠란 의도적이든 아니든 뭔가 얘기를 만들어 내기 쉽습니다. 매스컴이나 기자들도 그 편을 좋아하고... 그렇다면 올시즌은 현주엽 전희철의 부활과 SBS의 팀성적 여부에 따라 농대시절 <고대(스타들)의 부활>이란 타이틀이 붙지 않을까 섣부른 예상을 해봅니다.
뭐 적어도 시즌의 중반은 돌아봐야 확실한 윤곽이 잡히겠지만 올시즌도 재미있는 경기 봤으면 좋겠습니다.
ps 1. 한국 농구의 또 한명의 전설을 이렇게 아쉽게 보내게 되어 너무 안타깝습니다. ,TV중계도 없고 뉴스도 없고 기사나 사진마저 없다니 섭섭함이 하늘을 찌릅니다. ㅠ_ㅠ
2. 실은 개막전을 보러 회사에서 워크숍 2일째 좀 먼저 나와 원주로 향했습니다. 허코치님 안 계신 원주를 예전만큼 찾아가긴 어려울 것 같아 개막전은 적어도 홈코트에서 봐야지 하는 기분으로 좀 무리했습니다.(핫하;;)
뭐 어째든 바로 가는 차가 없어 서울 나왔다가 도로 원주 내려가는 수고를 한 보람이 있었습니다. 물론 TG의 승리도 기뻤지만 원주에서 보너스로 역도 은메달리스트 장미란 선수를 봤습니다. 보통 사인회도 아닌 사석에서 선수에게 다가가는 사인받아 본적은없지만 장미란 선수는 다음에 다시 만나기 쉽지 않을 것 같아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사인을 받아뒀습니다.
허코치님 사인과 함께 가보가 될 것 같습니다. 후후 ^_^V
첫댓글 세단에 디젤엔진이라.....멋진 표현이십니다...ㅎㅎ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드디어 무뭉님의 관전기도 ^^ 장영재선수 저도 시범경기때 봤었는데 매우 좋은 모습이더군요 적극적인 수비리바운드와 포스트업.. 성공,실패를 떠나서 골밑에 지속적으로 버텨주는 선수가 있으면 상당히 도움이 많이 되니까요
드디어 김주성도 쉴 수 있을 듯!!!강기중 선수를 믿고 좀 내보내주십시오!!!고딩땐 강기중과 신기성은 라이벌이었다고요!!!
무뭉님 관전기 너무 반갑습니다.^^ 앞으로 국내농구 게시판이 더욱 알차질듯..
무뭉님 관전기 잘 봤습니다. 제 예상으로 최대 빅겜이 될 듯한 대구vs원주 경기를 혹 보게 되신다면..그 관전기도기대하겠습니다. ^^
글 잘봤습니다... 언제 글올리시려나.. 생각했는데.. ㅎㅎ 근데 무뭉님~ KTF관전기도 전에는 조금씩 쓰시던데.. 이번에는 없군요... KTF에 요즘 관심이 많아져서요... 현재 KTF가 어떤지 평가해 주시면 감솨~!! ^^;;
오랜만에 까페들어와서 무뭉님이름으로 글을 검색해보니.. 역시나^^ 올해도 좋은 관전평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