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시대 연나라가 기원전 3세기 초반에 진개 장군을 보내서 고조선을 대거 쳐부수고,
고조선에게서 요동과 청천강 이서 한반도 일부지역을 빼앗은 것은 유명한 사건입니다.
그리고 요동에서부터 청천강 이서까지 형성되는 문화는
일명 세죽리-연화보 문화권이라고 부릅니다.
한편 연나라가 절반을 간접 지배한 이 영역이 고조선 영역이었다는 아주
예전 학설이 잠깐 있었다가,
요동 절반 지역인 천산산맥 동쪽~청천강 이서 일대의
주요 교통 요지와 거점에서 연나라 유물이 대거 발굴되고, 명도전 유적 군집도 딱 청천강 이서에서 거의
끝나는 게 밝혀지면서 최소한 무려 십수 년 전에는 사장되었는데요.....
안타깝게도 아직까지 이 일대가 고조선이었다는 아주 예전 학설을 신봉하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한사군 이전에 이미 중원 세력이 요동과 한반도 일대를 이백 년 이상 점유했다는 역사적 사실을
받아들이기 싫어서인데요. 그러는 주제에 무슨 놈의 고구려사를 배제하고자 하는 중국측 학설을 비판할 건지
참 아쉬울 때가 많습니다.
그러니까 연나라가 간접지배한 지역은 연나라 땅이 아니라 고조선 땅이었다는 이상한 논리입니다.
거참..... 물론 위만조선 시대 이후에는 고조선 영역 전체가 세죽리-연화보 일대에서 형성된 보다 선진적인
고조선 문화로 대체되고, 이 지역에서 흘러나간 유민들이 한반도 남부로 퍼져서 전파한 고고학적 흔적들은
대부분 위만 이전 조선보다는 위만 이후 조선 (=연나라 정복 후 연나라의 영향으로 선진화된 고조선인들)
의 영향이 더 짙게 나타나긴 합니다.
그렇지만 이걸 갖고 연나라가 청천강 이서를 지배하지 않았다는 주장도 논파된 지가 오래된 건데
아직까지도 이 옛날 주장만 붙잡고 늘어지는 분들 보면.... 제가 또 최신 주장하고 있는 게 아니라
제 말도 십수 년 된 논문 갖고 하는 거거든요.
하기야 인터넷상 밈이 지난 환단고기 신봉자들도 여전히 기승 부리면서 역사학자들 뒷목 잡게 하는 걸
보면, 틀린 설이 얼마나 없어지기 어려운지 실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