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가 그리 급해서 투표함 자물쇠도 안잠궜나?” [단독인터뷰]부정 투표함 다량 발견된 강남을 개표 참관인 김성진씨
(진실의길 / 정운현 / 2012-04-16)
4.11 총선에서 부정선거 의혹이 곳곳에서 불거지고 있다. 서울 강남구(갑, 을) 개표 과정에서 ‘부정(不正) 투표함’이 다량 발견된 데 이어 구로갑, 인천 부평 등에서도 이와 비슷한 사례가 발견됐다. 또 서울 노원구에서는 투표자 수보다 개표수가 많이 나왔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러나 당사자인 정당(특히 야당)도, 언론도, 수사기관도 여태 별다른 말이 없다. 대체 왜일까? 그냥 덮고 넘어가자는 것일까?
우선 개표 현장에서 발견된 ‘부정(不正) 투표함’의 구체적인 유형을 살펴보면, ▲투표용지를 넣는 투입구를 봉쇄하지 않은 경우 ▲투입구를 봉쇄했더라도 날인이 안된 경우 ▲투표함 바닥에 봉인이 안된 경우 ▲바닥 봉인을 했더라도 도장이 안 찍힌 경우 ▲자물쇠에 봉인 테이프가 안붙은 경우 ▲자물쇠가 아예 잠기지 않은 경우 등이다. 이는 명백히 공직선거법 제168조(투표함 등의 봉쇄·봉인) 위반이다.
▲ 투표가 완료됐음에도 투입구를 봉쇄하지도 않은 채 버젓이 개표장으로 이송돼 온 투표함. ⓒ 정동영 의원 비서 황유정 씨 트위터
그렇다면 투표가 완료된 투표함을 마무리(봉인 등) 하는 일은 매우 까다롭고 또 고난이도의 기술을 요하는 작업인가? 개표장에서 투표함을 살펴본 참관인들은 그렇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먼저 투표용지를 넣는 투입구를 봉쇄한 후 투표함(종이박스)을 테이핑(봉인)한 후 도장을 날인하고 자물쇠로 잠그면 끝이다. 투표함 윗면에는 작업 매뉴얼이 붙어 있어서 특별히 교육을 받지 않은 사람도 매뉴얼만 따라하면 누구나 쉽게 마감할 수 있다고 한다.
이처럼 그리 어렵지도 않은 일인데 수많은 투표함에서 문제가 생긴 것은 왜일까? 현재까지 확인된 것만도 강남을 18개, 강남갑 10개 등 모두 28개의 투표함이 엉터리로 마무리가 됐음이 확인됐다. 이 가운데 상태가 심각한 5개 투표함은 관할 강남구선관위조차 문제가 있다고 인정한 상태다. 선거관리를 맡은 선관위는 대체 투표함 관리를 어떻게 했길래 한 두 개도 아닌 28개(더 있을 가능성도 제기됨)나 되는 투표함이 이 지경인가?
이번 사건의 진실을 파악하기 위해 우선 당일 강남구 개표장(강남갑, 을 두 선거구의 투표함을 한 곳에서 동시에 개표함)에서 문제의 투표함을 발견한 참관인 2인을 만나 보았다. 참관인 남녀 2명은 우연찮게도 이름(김성진)과 나이(35세)가 같았는데 두 사람 중에서는 남자 김 씨가 주로 질문에 답했다. 인근 일원1동에 살고 있는 남자 참관인 김성진 씨는 본업이 환경운동가이며, 여자 참관인 김성진 씨는 뮤지컬 연출가로 정동영 캠프에서 유세팀의 율동을 지도한 바 있다. 두 사람 모두 일반시민 참관인 자격으로 통합진보당 T/O 몫으로 추천을 받아 당일 개표를 참관했다고 했다.
지난 13일(금) 저녁 7시경 대치동 사거리 한 찻집에서 본지 기자와 만난 두 사람은 “개표장에서 ‘부정 투표함’을 발견한 후 당시 현장에 있던 선관위 직원들의 태도를 납득할 수 없다”며 “이들이 뭔가 사건을 은폐, 축소하려 한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그리 어렵지도 않은 투표함 마무리를 이렇게 허술하게 처리한 것은 단순히 부주의나 교육부재 탓이 아닐 것”이라며 “가장 완벽하게 절차를 거치고 확인을 해야 할 선관위가 이렇게 많은 ‘실수’를 하게 된 점을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다음은 이들과의 대화를 간추린 것이다.
▲ 4월 11일 개표 당일 강남구 투표 개표장에서 개표참관인으로 참여했던 김성진 씨. 두 사람은 이름과 나이가 같다. ⓒ 진실의길
- 어떻게 당일 개표 참관인으로 참여하게 됐나? “두 사람 모두 통합진보당 T/O 몫으로 추천을 받아 참관인으로 참여하게 됐다.”
- 개표는 몇 시경부터 시작됐나? “오후 6시 투표가 마감되고 나서 그로부터 30분 정도 지난 뒤인 6시 반부터 개표 준비가 시작됐다”
- 개표 전에 투표함 확인절차는 없었나? “있었다. 참관인들이 투표함 확인에 나섰다”
- 문제가 있는 투표함이 언제, 어떻게 발견됐나? “투표함 확인작업을 하던 중 개포1동 제5투표소 투표함에 문제점이 발견됐다. 개표함 전면부를 테이프로 봉인해야 하는 데 자물쇠 부분만 테이프로 둘둘 만 채 제대로 봉인이 돼 있지 않았다.”
(당시 이들과 함께 개표현장에 참관인으로 있었던 정동영 후보측 황유정 비서는 트위터에 ‘강남을구 봉인 안된 투표함 발견, 개포1동 제5투표소꺼’라고 올렸는데 그 시각은 11일 오후 6시 37분으로 나와 있음)
- 그래서 어떻게 했는가? “마침 그 시각 개표장의 선거관리위원장이 ‘이의 없습니까?’라고 묻고는 개표를 선언했다. 그래서 내가 ‘이의 있습니다’라고 문제제기를 했다.”
- 이의제기가 받아들여졌는가? “아니다.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런데 선거관리위원장은 ‘이의 없으면 개표를 시작하겠습니다’라며 개표를 선언하였다”
- 그래서 그 다음엔 어찌 했는가? “이번에는 큰 소리로 ‘이의 있습니다’라고 외치고는 문제의 투표함을 들어보였다.”
- 이번에는 이의제기가 받아들여졌는가? “그렇다. 선관위원장 이하 개표 참관인들이 문제의 투표함 쪽으로 모여 확인에 나섰다. 먼저 외부 봉인을 해제하고 내부 봉인 확인결과 특별한 부정의 징후는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겉 부분만 문제 삼고는 개표작업에 돌입했다.”
- 겉 부분에 봉인이 제대로 되지 않은 것도 문제 아닌가? “당연히 문제다. 그런데 내부에는 별 문제가 없다며 개표를 진행시켰다.”
- 그 다음 상황을 설명해달라. “이후 참관인들(주로 야당측)이 흩어져서 각 투표함 확인 작업에 나섰다. 그러다가 추가로 문제가 있는 투표함들이 속속 발견되었다.”
▲ 당일 개표현장에서 문제의 투표함을 가리키고 있는 남자 참관인 김성진 씨(푸른 원)와 그 옆에 여자 참관인 김성진 씨(붉은 원)가 보인다. ⓒ 뉴스1
- 문제점이 발견된 투표함을 몇 가지 유형별로 나눠달라. “우선 투표용지를 넣는 투표구를 봉쇄하지 않은 경우, 투표구를 봉쇄했더라도 날인이 안된 경우, 투표함 바닥에 봉인이 안된 경우, 바닥 봉인을 했더라도 도장이 안 찍힌 경우, 자물쇠에 봉인 테이프가 안붙은 경우, 자물쇠가 안 잠긴 경우 등등이다.”
- 당시 현장에 있던 참관인들은 어떤 조치를 취했나? “참관인들은 현장에서 처음 만난 사람들이어서 서로를 몰랐고 또 조직화 돼 있지도 않았다. 그런데 문제가 있는 투표함이 대거 발견되자 문제의 심각성을 다들 인식하고 야당 추천으로 온 참관인들이 모여서 역할분담을 하기로 했다.”
- ‘역할분담’이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가? “일부는 문제가 있는 투표함이 더 있는지 계속해서 투표함 확인작업을 벌였고, 일부는 문제가 있는 투표함 지키기를 했으며, 정동영 후보측의 황유정 비서는 문제점의 실태를 트위터나 현장에 와 있던 기자들에게 알리는 일을 맡았다. 투표함을 지키기 위해 참관인들은 화장실도 당번을 정해서 다녀오곤 했다.”
- 당시 개표장에서는 ‘강남을’은 물론 ‘강남갑’도 개표를 했다고 들었는데, 강남갑 투표함은 문제가 없었나? “아니다. 강남을에서 18개, 강남갑에서 10개의 문제가 있는 투표함이 발견됐다. 모두 28개다.”
- 강남을에서 발견된 문제의 투표함은 18개가 전부라고 보나? “아니다. 더 있을 가능성도 있다. 당시 여력이 없어서 다 챙겨보지 못했다.”
- 당시 현장에 있던 선관위 직원들은 이를 보고 뭐라고 하던가? “절차에 따라 문제점을 해결하기는커녕 문제점을 축소하고 책임을 회피하는 인상을 줬다. 예를 들어 투표구 미봉쇄 건을 얘기했더니 ‘자물쇠는 채워져 있지 않느냐’ 등이 그런 것이다.”
(황유정 비서가 7시 1분에 트위터에 올린 글에 따르면, 강남을 투표함 가운데 바닥에 봉인이 안된 투표함 두 개를 발견하여 선관위 직원에게 보이자 ‘우리가 설마 투표함 갖고 장난치겠습니까?’라고 말했다고 함.)
▲ 봉인 문제를 지적하자 “우리가 투표함 갖고 장난치겠냐, 봉인 안해도 문제 없다”며 열을 올리며 소리지르는 선관위 직원 ⓒ 황유정 비서 트위터
- 그 직원이 당시 현장상황을 상부(선관위)에 보고하지 않던가? “상식적으로 보면 먼저 상부에 보고하고 조치를 취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았다. 그리고는 현장에 있던 개표 참관인들을 회유하는가 하면 개표함에 손을 대면 개표방해로 증거를 채증해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며 위협했다.”
- ‘회유’라고 한 것은 어떤 것을 말하나? “말하자면 ‘이 정도 문제는 넘어가도 되지 않겠느냐’고 한 것을 말한다.”
- 당시 개표 현장에 기자들도 있다고 들었는데. “기자들도 몇 명 있었다. 그들이 선관위 직원들에게 문제가 있는 투표함에 대해 물어보면 성실하게 답변하거나 설명하기는커녕 화를 내거나 취재를 방해했다.”
▲ 투표지 투입구가 뚫려서 온 것을 취재하러 온 기자들이 뚜껑 열어보려 하자 선관위 직우너들이 손대지 말라며 겁박하자 이에 기자들과 선대본부 관계자들이 항의하는 모습. 앞줄 오른쪽 참관인 조끼를 입은 두 남녀가 참관인 김성진 씨. ⓒ 황유정 비서 트위터
- 그런 상황에서 개표는 어찌 됐나? “오후 7, 8시경 정 후보 캠프에서 개표 중단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선관위는 야당측 참관인들을 몰아내고 개표를 원하는 당(새누리당) 참관인들만 모아놓고 개표를 진행했다. 나중에 정 후보 캠프에서 야당 참관인은 모두 철수해달라고 요구했는데 그 이유는 특정 정당만 남은(참관한) 상태에서 개표할 경우 무효가 된다고 했다.”
- 개표 현장에 투표 참관인들은 왜 왔었는가? “투표함의 문제점을 지적하자 선관위 직원이 투표 참관인들을 10여 명 불러왔다. 그리고는 나(여자 김성진)를 지목하며 ‘당신이 가장 항의를 많이 했으니 이리 나와 보라’고 하더니 나와 그 투표 참관인들을 대질시키려고 했다.”
- 개표장으로 불려온 투표 참관인들의 반응은 어땠나? “마치 끌려온 사람들 모양으로 주눅이 들어 있었다. 뭔가에 놀란 표정이었으며 말을 잘 못하고 있었다. 그들 가운데 한 사람은 ‘다 끝난 줄 알았는데...’라며 말끝을 흐렸고, 또 다른 한 사람은 ‘나 제대로 (투표함) 봤는데...’라며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 선관위 직원이 투표 참관인들을 개표장으로 불러온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나? “뭔가 협상 같은 걸 시도하려는 것 같았다. 문제를 제기한 내가 투표 참관인들과 ‘합의(?)’를 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나는 그게 옳지 않다고 생각해서 선관위 직원의 ‘협상 시도’를 거부했다. 그리고는 이 문제는 후보자, 당, 선관위가 해결할 문제지 투표-개표 참관인들이 해결할 문제가 아니라고 말했다.”
- 당일 현장에서 선관위 직원과 마찰이 심했을 것 같다. “1시간에 한번 꼴로 퇴장시키겠다는 얘길 들었다. 우리는 당의 추천을 받아 개표 참관인 자격으로 개표 현장에 투입됐다. 개표 참관 과정에 투표함에서 문제점이 발견됐고 이를 제기한 것은 개표 참관자의 직분을 다한 것이다. 그런데 선관위 직원은 우리를 마치 죄인 취급했다. 그들이야말로 공정한 선거관리 업무를 맡고 있는 공무원 아닌가? 그런데 그들은 드러난 문제점을 합리적으로 처리하기는커녕 제대로 보고도 하지 않은 채 사건을 축소하거나 은폐하려고 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 ‘사건 은폐나 축소’는 어떤 것을 말하나? “앞에서 언급했듯이 투표구 미봉쇄 건에 대해 ‘자물쇠는 채워져 있지 않느냐’라거나 투표함의 각종 문제점을 지적하자 ‘이 정도 문제는 넘어가도 되지 않겠느냐’는 것이 그런 것이다. 또 ‘절차만 완료되면 괜찮다’고도 했는데 이 역시 마찬가지다. 심지어 자물쇠가 열린 투표함을 선관위 직원이 몰래 잠그려다 발각돼 제지당한 경우도 있다.”
(황유정 비서는 당일 현장소식을 전한 트위터에서 봉인이 안된 투표함에 대해 문제점을 지적하자 선관위 직원이 ‘우리가 투표함 갖고 장난치겠냐, 봉인 안해도 문제없다’(오후 8시 25분)고 말했으며, 또 투표함 바닥에 테이프를 붙이지 않았다고 지적하자 ‘박스 뜯은 흔적 없으니 괜찮다’(오후 8시 38분)고 답했다고 함. 또 투표함을 열어서 가져온 경우가 있어서 따지자 ‘바빠서 그랬다’(밤 12시18분)고 함)
▲ 투표함 겉 뚜껑에 투표함 봉인(마무리) '매뉴얼'이 붙어 있어 초보자라도 이 매뉴얼을 따라 하면 봉인이 가능하다. ⓒ 황유정 비서 트위터
- 봉인, 열쇠 잠금 등 투표함 마무리작업이 난이도가 높고 어려운 작업인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또 개표 참관인은 사전에 투표함 마무리(봉인 등)를 위한 교육을 받는 걸로 안다. 게다가 투표함 겉 뚜껑에는 투표함 봉인 ‘매뉴얼’이 붙어 있어 초보자라도 매뉴얼대로 따라 하면 쉽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일은 매주 중요하면서도 작업 그 자체는 아주 단순해서 실수할 일이 아니다. 투표를 마치면 투표함의 투표구 봉쇄나 열쇠로 잠그는 일은 상식인데 그런 것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는 것은 단순히 부주의나 교육부재 탓이 아닐 것이다.”
- 그렇다면 그런 결과는 왜 생겼다고 보나? “당장 뭐라고 딱 잘라서 말하긴 곤란하다. 다음에 얘기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 일각에서는 ‘투표함 바꿔치기’ 의혹을 제기하기도 하는데. “검찰에서 당일 관계자들을 조사해보면 쉽게 확인할 수 있을 걸로 본다.”
- 당일 강남구 개표 참관인으로서 참가했던 소감을 한 마디씩 해달라. “(남) 문국현 캠프 때부터 투개표 참관을 해왔다. 그런데 그날 개표 현장에서 느낀 것은 ‘무엇이 이렇게 급했는가’ 하는 점이다. 단적으로 투표함에 테이프 한 장 붙이는 데 10초, 도장 찍는 데 1초, 자물쇠 시건장치 확인하는 데 0.5초면 되는데 선관위는 과연 그 정도도 시간이 없었을까. 가장 완벽하게 절차를 거치고 확인을 해야 할 선관위가 이렇게 많은 ‘실수’를 하게 된 점을 이해할 수 없다.
(여) 선관위가 시종일관 뭔가를 축소하려 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또 문제점을 발견하면 상부에 보고한 후 처리해야 할 텐데 계속해서 참관인들만 닦달을 하며 ‘뭘 이런 걸 갖고 그러냐’며 핀잔을 주기도 했다.”
(강남구선관위는 강남갑. 강남을 선거구 투표함 가운데 5개 투표함이 문제가 있다고 공식적으로 인정함. 후보 측에서는 강남을 18개, 강남갑 10개 등 모두 28개 투표함에서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함)
- 인터뷰를 마친 소감이 어떤가? “(남) 엄청난 사건에 휘말렸다고 생각하니 다소 두렵기도 하다. 선관위가 개표방해를 했다며 여러 차례 겁을 주기도 했다.
(여) 파티장에 가는 기분으로 설레이는 마음을 갖고 갔다가 봉변을 당한 기분이다.”
- 혹시 그 후에 선관위에서 만나자고 연락 온 적은 없나? “(남녀 모두) 없다.”
- 당일 개표소 현장상황을 제대로 기록한 자료는 있나? “우리는 현장에서 선관위 직원들과 항의하고 또 투표함 지키느라 다른 일은 못했다. 우리 가운데는 황유정 비서가 트위터에 틈틈이 올린 것이 있으며, 선관위 직원들은 풀로 현장에서 촬영을 했다. 또 문제가 터진 후 정 후보 캠프에서도 사진기사가 들어와 현장을 찍었다. 그밖에도 당시 개표장 취재를 나온 기자나 개인들이 찍은 사진 등이 더러 있는 걸로 안다.”
* 이번 총선에서 부정선거 사례를 목격하신 분이나 이와 관련한 중요한 정보를 입수하신 분은 ‘기사제보’ 란을 이용해 제보해주시기 바랍니다. 혹은 제 이메일(jeongwh59@gmail.com)으로 제보해 주셔도 좋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러나 선관위는 이에 대한 사과는 커녕 <나는 꼼수다>의 문제제기에 대해 오히려 기자들에게 불만만 털어놓고 ‘엘지 앤시스’ 쪽에는 언론 플레이를 요청했다.
# 공직선거법을 스스로 위반한 선관위
4·11총선 때 벌어진 강남을 사건은 선관위의 신뢰를 더욱 땅에 떨어트렸다. 정동영 후보 쪽이 문제제기한 18개의 투표함 중 5개의 투표함이 봉인·봉함 과정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 선관위 자체 조사 결과 밝혀졌다. 나머지 13개의 투표함에 대해선 투표함 상자 밑에 테이프를 잘 안붙이는 등 역시 경미한 실수가 벌어졌다. 엄밀하게 말하면 18개 투표함 모두에서 문제가 생긴 것이다.
5개의 투표함에선 심각한 문제가 벌어졌다. 대치2동3투표소,대치2동8투표소,일원2동5투표소,세곡동1투표소의 투표함은 투표구 구멍이 봉인·봉함되지 않았다. 대치2동7투표소는 자물쇠가 풀린 채로 개표소에서 발견됐다.
선관위는 투표구 구멍을 봉함하지 않아도 투표함 겉 뚜껑을 닫으면 봉함된다고 밝혔지만 어쨌건 공직선거법 168조(투표함의 투입구와 그 자물쇠를 봉쇄·봉인하여야 한다) 위반이다. 또 ‘1회용 허술한 자물쇠여서 쉽게 파손된다’는 게 선관위의 해명이지만 애시당초 그런 자물쇠를 사용해 온 선관위의 책임을 피할 수 없다.
# 사과했다는 선관위 발표문 보니…
이렇게 문제가 큰데 선관위는 지금까지 어떤 진심어린 사과를 하지 않고 있다. 16일 서울시 선관위에 전화해 왜 사과하지 않는지 물었다. 선관위 관계자는 “사과했으니 선관위 누리집을 가보라”고 말했다. 언제 사과를 했다는 건지? 금시초문이라 바로 선관위 누리집을 가서 이것 저것 살펴보았다.
보도자료가 하나 떠 있었다. 클릭해 열어보니 사과 비슷한 내용이 있기는 했다. 26줄 짜리 발표문이었다. 첫째 줄은 ‘유감 표명’이었다. “강남구 선거 관리위원회는 투표함 중 일부의 투표지 투입구 등에 봉쇄·봉인이 누락되어 개표소에서 개표참관인의 이의가 제기됨에 따라 개표가 지연된 점에 대하여 유감을 표명하였다.” 그러나 나머지 24줄은 온갖 변명과 해명으로 채워져 있었다. 어디서도 진심어린 사과는 느껴지지 않았다. 선관위의 추가 사과 계획은 없다.
# 부정선거 증거는 없지만…
물론, 이번 ‘구룡마을 투표함 바꿔치기’ 의혹은 증거가 없다. 내가 직접 취재를 해봐도 증거가 안나왔다.
구룡마을 투표소에서 개표장까지 직접 이송차량을 운전한 사람과 통화를 해봤지만 그는 “투표함 바꿔치기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운전자는 구룡마을 주민이었다. 정동영 후보 쪽 투표참관인이 애초 “내가 본 것과 다른 투표함이다”고 말했던 것도 사진만 보고 잘못 증언한 것으로 보인다. 정 후보 쪽 참관인은 13일 선관위에 출석해 투표함을 자세히 살펴 본 뒤 “내가 본 것과 일치한다”고 진술했다. 다만, 투표관리관인 강남구청 공무원이 투표함 관리 매뉴얼에 나온 사진대로 투표함을 봉쇄하지 않았을 뿐이었다.
강남을 51개 투표소의 투표참관인 중 단 한명을 빼고 모두 집에 돌려보낸 것도 선거법을 위반한 것은 아니다. 공직선거법 170조는 “투표함 송부 때 투표참관인 1인과 경찰공무원을 동반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 투표참관인의 동반을 의무화하고 있지 않다. 구룡마을 투표참관인 2명은 투표관리관이 돌려보낸 게 아니라 투표참관인들이 “집으로 가겠다”고 밝혀 보낸 것이다.
그러나 이런 저런 사정을 살펴보아도 선관위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11일 저녁 선관위 관계자의 납득할 수 없는 행동들에서 사태가 커졌다. 개표참관인이 투표함의 봉인·봉쇄를 문제삼자 강남구 선관위 관계자는 “문제 없다”는 말만 반복하며 개표를 강행해 버렸다. 오히려 문제 삼는 개표 참관인을 윽박지르며 “우리가 설마 부정선거를 하겠냐”는 말만 반복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문제제기 됐던 구룡마을 투표함을 그냥 열어버렸다.
애초에 문제제기 하는 개표참관인에게 자초지종을 잘 설명하고 납득할만한 조치를 취했다면 사태는 여기까지 커지지 않았을 것이다. 선관위가 잘못을 발견하자마자 바로 사과를 하고 국민에게 해명을 했다면 사태는 여기까지 커지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선관위는 이 둘 모두 제대로 하지 않았다. 오로지 변명과 “선거결과에 흠집 내는 주장을 자제해 달라”는 요구뿐이었다.
며칠간 트위터를 뒤덮는 누리꾼의 분노를 보면서 착잡하기 그지 없었다. 갖가지 억측들이 난무했다. 내가 “부정선거라는 증거는 없다”고 얘기해도 상당수는 받아들이지 못하는 분위기였다. 그렇다고 누리꾼을 탓할 순 없었다. 선관위 스스로 자초해 불신의 늪에 빠진 것이기 때문이었다. 모든 음모론은 무성의한 해명과 변명에서 비롯한다. 선관위는 즉각 국민에게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해야 한다. 책임을 물어야 할 사람이 있다면 문책해야 한다.
-덧붙임
투표함이 기존의 알루미늄 재질에서 본격적으로 종이재질로 바뀐 것은 2007년 대선 때부터이다. 선관위는 기존 투표함이 부피를 너무 차지해 관리에 어려움이 컸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 종이상자 투표함도 바닥을 이중으로 메우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한다. 그러나 선거 때 투표함 봉인·봉쇄를 이렇게 허술하게 하는 상황이라면 종이 재질 사용은 재고해보는 게 좋겠다.
이승만의‘3.15 부정선거’와 이명박의‘4.11 부정선거’ ‘우리가 바꾼 세상’이라는 만용이 우리의 뒤통수를 치다
(서프라이즈 / 독고탁 / 2012-04-18)
부조리와 불합리로 가득찬 세상 - 비상식이 상식을 몰아내고 비리가 순리를 덮어 버린지 어언 4년, ‘이건 아니다’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의 보편적인 인식이 변화와 함께 굳어져 가는 느낌을 받습니다. ‘어라, 저런 게 먹히네’그리고 그 다음 단계는 순치되거나 자포자기하게 되는 거지요. 저들이 바라는 바입니다.
그것은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닙니다. 전략상 잘잘못의 문제도 아닙니다. 오로지 ‘강자만이 살아남는다’는 소위 ‘정글의 법칙’만이 존재하는 세상에 우리가 던져졌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무엇이 잘못되었을까요. ‘힘’에 대한 해석의 오류입니다.
우리는 지식을 넓혀가며 ‘펜의 힘’, ‘침묵의 힘’, ‘민중의 힘’, ‘진실의 힘’, ‘국민의 힘’등 세상을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선량하지만 강한 힘의 존재를 하나씩 깨달으며 살아왔습니다. 더 고차원적이고 더 울림이 큰 힘을 느낄 때마다 우리의 소양과 우리가 속해있는 문화에 대한 즐거움을 맛보면서 말이지요.
그러나 개뿔! 완력과 권력을 휘두르는 원초적 무력 앞에서 처절하고 비참하게 내던져지는 모습들을 보며, 그리고 그 앞에서 최소한의 자존심마저 팽개치고 꼬랑지를 흔들어 대는 졸속들의 모습을 보며 지난 백 년 이 땅의 비극을 이토록 짧은 시간 내에 완벽하게 재현해 낼 수 있다는 것에 놀라움을 금할 수가 없습니다.
1960년 3월 15일 - ‘3.15 부정선거’
지금으로부터 50여 년 전, 자유당정권은 ‘이승만-이기붕’을 정·부통령 후보로 내세웠으나 민주당의 ‘조병옥-장면’에 승산이 없다는 분석이 나오자 사상 유례없는 부정선거를 계획하고 실행합니다.
그 내용을 보면 ▲40% 사전투표, ▲3인조 또는 5인조에 의한 반공개투표, ▲유령유권자의 조작과 기권강요,▲ 기권자의 대리투표, ▲내통식 기표소의 설치, ▲투표함 바꿔치기, ▲개표 때의 혼표와 환표, ▲득표수 조작발표 등 가히 부정선거의 교본이라 할만한 내용들로 가득합니다.
3·15부정선거 결과 이승만·이기붕 후보가 각각 88.7%와 79%의 득표로 정·부통령에 당선되었다고 공고되었으나 그러한 부정선거의 음모는 어느 용감한 경찰관이 <부정선거지령서> 사본을 민주당에 제공함으로써 세상에 전모를 드러내게 됩니다.
3월15일 마산에서 일어난 항의시위와 마산 앞바다에서 이주열군의 주검이 뜬 것을 기화로 규탄데모가 전국적으로 번져 4·19혁명으로 이어져 결국 이승만 정권은 그것으로 종말을 고하게 됩니다.
2012년 4월 11일 - ‘4.11 부정선거’
52년 전 봄에 있었던 부정선거와 올해의 부정선거가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를까요. 그 시대에 ‘부정’이 갖는 무게감과 지금의 무게감이 어떻게 다를까요? 그 당시 사회분위기와 지금의 분위기는 어떻게 같고 어떻게 다를까요?
주변에 있는 분들과 대화 중 부정선거의 증거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 첫 번째 반응은 ‘설마’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 반응은 ‘지금이 어느 시절인데?’입니다. 그리고 그 다음이 중요합니다. 세 번째 반응은 ‘아무 생각 없음’입니다. 멍~ 한 거죠. 어떻게 판단해야 할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판단이 서질 않는 모양입니다.
인류가 필요에 의해 꼬리를 퇴화시켰듯, 문화와 사회가 발전해감에 따라 판단력도 퇴화시키나 봅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그나마 인문사회과학적 분석에 입각하여 제 나름대로 따져 보면 이렇습니다.
국민 100% 가운데 어림잡아 35%의 사람들은 ‘부정을 저지르는 한이 있더라도 새누리가 이기는 것이 자신의 이익에 부합한다’라고 적극적으로 판단하는 사람이 존재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15% 정도는 ‘최소한 새누리의 부정을 묵인할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들’이라고 규정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래서 국민의 50%는 ‘부정’에 대해 알게 된다 하더라도 분노하지 않습니다. 그러면 50%가 남습니다. 그런데 50% 가운데 절반인 25%는 세상에 어떻게 변하든 관심이 없는 사람들입니다. 선거가 있든 말든, 누가 정권을 잡든 말든, 부정이 있든 말든 아무 관심이 없거나 관심을 가질 여력이 없는 사람들입니다.
이제 25%가 남았습니다. 그 가운데 절반이 ‘에이, 설마…시대가 어떤 시대인데…’가 차지합니다. 12% 남짓 남았습니다. 그 중의 절반은 ‘휴~ 떠든다고 달라지겠어…’입니다. 6% 남습니다. 또 그의 절반은 ‘분노하되 속으로 분노’합니다…
우리가 바꾼 세상이라는 만용이 우리의 뒤통수를 치다
1960년과 2012년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를까요. 1960년에 부정선거가 존재했습니다. 그리고 2012년에도 부정선거가 존재합니다. 품질에는 다소 차이가 나지만 부정이 존재했다는 사실은 다르지 않습니다.
부정선거의 규모? 조사해 봐야 드러날 일입니다. 결코 적은 규모는 아닙니다. 드러나 곳만 이미 다섯 곳에 문제가 된 투표함만 20박스를 넘고 있습니다. 당락에 영향을 미쳤을지의 여부? 따져봐야 할 일입니다.
분노하지 않는 우리를 탓하기엔, 우리가 바꾸어 놓았다고 자부하는 믿음이 지나치다 못해 만용이 되었다는 생각에 닿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우리가 세상을 바꾸었다’는 허영과 자만심이 지금 우리의 뒤통수를 강하게 후려치는데도 그 사실을 인정하는 것조차 두려운 것이지요.
첫댓글 이게 나라인지 ㅡㅡㅡ한심
나라를 살려야죠 친일파한테 계속 당하고 노예생활하면 안되죠..
지금은 지상파 뉴스에 못 나오는 내용이군요.
지난 총선 때 TV에서 잠시 나왔던 영상!
개표에 참여한 시민들이 항의했었는데
문제없다고 그냥 진행했었죠
이번에도 안그런다는 보장은 없죠...제일 걱정되는 부분입니다...
여당에서 야당 지지율이 지들 똥꼬를 너무 찌르는게 성가셔서 왠지 파장을 무릎쓰고 부정선거 감행 할 거 같은 생각이...
진짜 안바뀌면 큰일입니다.....
이게 나라 입니까???
온 통 상식이 통하지 않는 대한민국
이번에 그랬다간 폭동일어나죠 !!!
한심합니다. 정권 돌려먹기 이번엔 안됩니다.
저질러볼수있는 부정이란 부정은 다 저질러보는구나
고연령층이 알 수 없는 부정은 죄다 하고 언플하네요... 쓰레기들이...
설마... 사실은 아니겠죠?
민주주의 국가에서 ...
우려하는거 조차 이해가 안갑니다
사실입니다..
팩트 보도 자료인데... 사실이냐고 질문하시면..;;; 재방송 보시면 확인 됩니다..
아마 부정 일어나도 전국항의시위 제대로나 할까요~?!...난 이거 알고도 언론이나 시민단체들 가만있는거 보고 아직 멀었구나 했었는데....이건 여,야가 바꾸고 싶지 않은거 중에 하나일겝니다...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