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최고지도자 하메네이 생일
이스라엘, 6일전 '공격원점' 타격
이란 '드론 3대' 미사일 피격 부인
외신 '이란 반격땐 5차 중동전 우려'
13일 이란으로부터 본토에 대한 사상 첫 공격을 받은 뒤 '고통스러운 보복'을 하겠다고 벼르던 이스라엘이
19일 새벽 이란을 타격했다.
이날은 이란 최고지도자이자 1989년부터 재임한 중동의 '최장 통치자' 아야툴라 알리 하매네이의 85세 생일이다.
이스라엘이 이란 권력의 핵심을 염두에 두고 있음을 알려 이란을 심리적으로 위축시키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왔다.
미국은 언론을 통해 이스라엘의 공습 사실을 확인했지만 이스라엘과 이란 모두 공식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두 나라가 전면 충동을 피하려는 수순이란 분석이 제기됐지만 공격과 반격을 주고받으며 긴장을 높이다가
자칫 파국을 부를 수 도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미 '이스라엘 미사일, 이란 목포물 타격'
이란 반관영 파르스통신 등은 이날 이란 이스파한 북서쪽의 군공항 주변에서 세 건의 폭발음이 들렸다고 보도했다.
이란 IRNA통신에 따르면 1979년 이슬람 혁명 이전 미국으로부터 수입한 F-14 톰캣 전투기가 배치된 주요 공군기지에서
방공 포격이 이뤄졌다.
이번 공습의 정확한 피해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다.
파르스통신은 '군 레이더가 표적 가능한 물페였다'며 '이 지역 여러 사무실 건물의 창문이 깨졌다'고만 전했다.
미국의 한 고위 당국자는 CNN방송에 '이스라엘이 민간인과 핵시설을 피하고 군사시설을 표적으로 삼았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공갹은 이스라엘이 1일 시리아 주재 이란영사관을 폭격한 데 이어 이란이 13일 이스라엘 본토를 사상 처음으로
보복 공격한 뒤에 발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란이 13일 공습 당시 미사일 발사처로 이용한 곳 중 하나 이스파한이라고 짚었다.
이스라엘이 이란의 공격 원점을 타격했을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이스라엘이 이스파한 공격의 배후인지를 묻는 말에 답변을 거부했다고 현지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전했다.
다만 미 NBC방송은 소식통을 인용해 '이스라엘 당국이 이란에 어느 정도 피해를 줬는지를 평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란 당국은 공격 사실을 축소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이란 항공우주국 대변인 호세인 달리리안은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현재로선 이스파한을 비롯한
국내에 미사일 공격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무인기(드론) 세 대가 날아왔지만, 방공망이 성공적으로 격추했다'며 '적의 작전은 굴욕적 실패로 끝났다'고 주장했다.
이란 국영방송 IRIB도 이스파한의 한 건물 옥상에서 방송기자가 '도시는 안전하고 사람들은 정산적으로 생할하고 있다'고
말하는 뉴스 영상을 공개했다.
이란 국영TV 등은 이란이 국경 밖에서 공격을 받았다는 사실 자체를 부인하기도 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란이 외부의 공격을 받았다는 점을 축소하는 것은자존심 때문일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이란의 다음 반응 예측할 수 없다'
국제사회의 눈은 양국의 보복전이 꼬리를 물고 이어질지, 아니면 여기에서 마무리될지에 쏠린다.
일단 이란과 이스라엘의 주요 관계자들은 이번 사태의 파장을 축소하려는 듯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외신들도 이번 공격을 '재한적 보복'으로 평가하고 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공격에 대한 조용한 초기 대응은 이란과 이스라엘이 확대를 피하고 싶어 함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마크 매컬리 미 육군 퇴역 소장은 CNN에 '이스라엘이 더 이상 공격하지 말라고 이란에 '계산된 메시지'를 발신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하지만 이번 공격은 호세인 아미르압둘리히안 이란외교장관이 CNN에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해 추가 군사적 조치를 취한다고
말한 지 몇 시간 만에 이뤄졌다.
또 공격 이후 이스라엘에선 '보복 강도가 약했다'는 비판까지 나왔다.
극우 상황의 이타마르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은 이날 X에 '(보복이) 약했다'는 한 마디를 올렸다.
이번 공격이 양국 보복전의 끝이 아닐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구체적인 피해 규모와 배경이 드러나면 전면전으로 호가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제시회에서는 우려가 쏟아졌다.
우르줄라 폰데어리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갈등 확대를 억제할 수 있도록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날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하나의 잘못된 계산이나 오해, 실수가 상상할 수 없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최대한의 자제를 촉구했다. 홍정수/ 파리=조은아 특파원
공습 당한 이스파한, 우라늄 농축 등 '이란 핵 인프라' 거점
이란, 핵시설 공격땐 대응 위협
IAEA '피해는 없지만 상황 주시'
19일 이스라엘의 공격을 받은 이란 이스파한주는 군사시설 외에도 핵무기 생산에 필요한 우라늄 농축시설이 있는
이란 '핵 인프라'의 거점이다.
이란이 이스라엘의 공격 전날 '적(이스라엘)이 우리를 압박하는 수단으로 핵시설을 공격한다고 우리의 핵 원칙을 재검토할 수
있다'고 경고한 터라 공격 소식이 나온 직후 전 세계의 긴장이 고조됐다.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남동쪽으로 350km 떨어진 이스파한에는 나탄즈 우라늄 농축시설, 핵기술연구센터(NTRC) 등
핵시설이 밀접해 있다.
특히 나탄즈 시설에서는 핵폭탄 제조에 필요한 우라늄 비율 90% 이상의 고농축우라늄(HEU)을 생산할 수 있다.
서방 언론과 현지 매체를 종합하면 이번 이스파한 공격에 따른 핵시설 피해는 현재까지 알려지지 않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도 이날 소셜미디어 X(엣 트위터)를 통해 '이란 핵시설에 피해가 없음을 확인했다'며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란 타스님통신은 이스파한시 모습을 공개하며 '핵시설은 안전하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번 이스파한 공격이 불러올 파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 핵 안보 담당 사령고나 아마드 하그탈라브는 전날 타스님통신에 '이란의 핵시설에 대한
이스라엘의 위협은 우리를 이전까지의 고려사항에서 벗어나게 한다'고말했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히메내이가 2003년 천명한 핵무기 미보유 미사용 원칙을 꺠고 무기화에 나설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IAEA 지난해 11월 이란이 핵폭탄 3개 분량에 가까운 농축우라늄을 비축해 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란이 생산하는 60% 농축우라늄은 2주 이내의 공정을 거쳐 핵폭탄 제조에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이란이 우라늄 농축 외에 핵 운반 등 핵무기 생산에 필요힌 기술을 얼마나 갖췄는지 알려지지 않았다.
미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시설을 공격하는 것은 이란의 핵폭탄 개발을 부추길 수 있다'고 짚었다.
앞서 이란은 2021년 나탄즈 핵시설이 공격받자 이스라엘을 배후로 지목하며 먀칠 만에 우라늄 농축도를 역대 최고인 60%까지 끌어올렸다. 김윤진 기자
미 '뒷일 생각 않는 이스라엘의 공격 지지 안해'
고위당국자 '보복 말리려고 애써'
이스라엘, 공격 전날에 미에 통보
이스라엘은 이란에 대한 재보복 단행 전날인 18일 미국 측에 '24~48시간 이내에 공격할 것'이라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이에 대해 '(군사 보복) 대응을 지지하지 않는다'라면서 만류한 것으로 알려줬지만 이스라엘은 공격을 강행했다.
중동전쟁 확전을 우려해온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이 알려진 뒤 공식 언급을 삼가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그 대신 고위 당국자들이 미 언론에 '미국은 이스라엘을 말리려 애썼고, 우방 이스라엘은 보호하겠지만
이번 전쟁에 개입하지 않았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밝혔다.
NBC 방송도 미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미국은 이번 이스라엘의이란 공격에 개입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미 당국자들은 이번 이스라엘의 공격이 '제한적인 방식으로 이뤄졌다'는 점을 강조하며 여파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앞서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 직후인 13일 베나민 네타나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통화에서도
이스라엘의 반격 자제를 요청했다.
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을 방어하겠다는 미국의 약속은 철통같지만
미국은 이란에 대한 공격 작전에 참가하지 않을 것'이라 언급했다고 NBC는 당국자를 인용해 전했다.
이 당국자는 '백악관은 이스라엘이 뒷일을 생각하지 않고 신속하게 나서는것을 우려했다'고도 밝혔다.
앞서 이날 미국과 영국은 이란의 무인기(드론)과와 찰강산업 등을 겨냥한 신규 제재를동시에 발표했다.
이란의 이스라엘 본토 공격에 대해 경제 제재 방식으로 책임을 묻는 동시에 이스라엘의 돌발 행동을 막으려 한 것이다.
다만 네타나후 총리는 '우리는 스스로 결정을 내릴 것'이라며 외부 압력과 관계없이 보복 여부와 방식을 선택할 것임을 시사해
왔다. 뉴욕=김현수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