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계속되다가 모처럼 날씨가 활짝 개었다.
사람이 죽은 뒤에는 언제나 놀람과 당황함이 따르기 마련이다. 그때문에 갑자기 찾아오는 허무감을 이해하고 단념해 버리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어제 한 친구의 장례식장에 갔었다. 자기 고집이 좀 세고 성격이 강했던 친구다. 그래도 자기 입장에서는 자기 하고싶은대로 잘 살다 간 친구라는 생각이 든다. 고인의 사진을 보면서 함께 등산 다닐 때 배낭에서 수입과자를 내 놓으며 딸내미가 외국 출장 갔다가 사 온 과자라면서 은근히 딸 자랑을 하던 게 생각나서 그 이야기를 하면서 딸을 위로했다.
그런데 십수년전에 나하고 가까이 친했던 친구가 갑자기 유명을 달리해서 안타까와했던 기억이 난다. 부산 있던 친구인데 대구 친구도 연락하고 나는 서울서 내려가고 해서 장례식장으로 갔는데 이 친구는 어릴때부터 독실한 기독교인이 되서 교회에서 엄숙하게 거행하는 장례식에 참석했다. 그런데 장례식 도중에 이 친구의 가족 즉 아내와 두 딸을 보니 전혀 슬퍼하거나 우울한 기색이 없이 아주 명랑하고 오히려 좋은 곳 즉 천당으로 가셨으니 마치 축하하는 것 같은 분위기가 되어 우리는 좀 어리둥절했었다. 아무리 기독교인으 로서 좋은 곳으로 간다고 해도 남편이나 아버지를 떠나 보내면서 저럴 수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세부적인 사정을 확실히 모르고 내 생각이 너무 보수적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적어도 죽은 사람에 대한 경외감은 가지고 있어야 할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제 장례식장에 갔다가 옛날 그 친구생각이 나서 괜한 소리 한 마디 합니다. 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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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좀 그렇네요! 황당 할수도 있으셨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