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비통한 심정으로 이 글을 쓰고 있어요.
어디서부터 설명을 해야할지 막막하고, 생각만해도 가슴이 먹먹하지만
이 글을 읽어주실 여러분들 앞에 용기내어, 장문의 글을 적어봅니다.
제가 다니는 직장 옆에 강아지 두마리가 언젠가부터 눈에 밟히기 시작했어요. 잘 뛰어놀고 행복한
강아지들이었다면 그러지 않았겠지만, 이 강아지들 중 한마리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온몸을 털이 감싸고 있어 마치 대걸레 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어요 (사진 속의 강아지 입니다)
더 심각한건, 걷는다기보다는 앞다리 양쪽이 뒤틀려 질질 끌고 다니고 있었고, 뒷다리는 절뚝거리는데
혹처럼 보이는 정체모를 무언가가 매달려있었다는거에요.
또 한마리의 강아지는 골든리트리버로 하루종일 미동조차 안하는게
무기력하고 굉장히 아파보였어요.
한눈에 봐도 꽤 아파보였고, 날이갈수록 건강상태가 심각해지는데 견주는 이 강아지들에게 전혀 신경을
쓰는 것 같지 않았습니다. 아파하고, 죽어가는게 분명 보이는데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고 그저
사료와 물을 갖다주러 나올 뿐이었습니다.
저는 태어나서 이렇게 무서운 무관심과 방종을 본적이 없습니다.
꼭 동물을 때려야만 학대가 아니라 이렇게 서서히 한 생명을 죽여가고 철저하게 지워버리는게
진정 무서운 학대라는걸 느꼈습니다.
강아지들을 보는 나날이 괴로웠습니다.
비유하자면, 마치 모방송 '동물농장'의 안타까운 사연을 매일 봐야하는 심정이였고
매일낮과 매일밤을 고민하였습니다. 그리고 더이상 참을 수 없는 분노와 생명에 대한 가련함에
큰 결심을 했습니다. 비록 원룸에 혼자 사는 여자지만 더 이상 두고볼 수 없어 다음날 주인에게
강아지들 상태가 좋지 않으니 제가 거두면 안되겠냐고 물었습니다.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났는지 모르지만 그때는 그 가여운 아이들을 두고 볼 수가 없었습니다.
그랬더니 주인은 생각해보겠다며 덧붙여 자랑스럽다는듯 말했어요.
강아지집 바로 옆에 강아지들이 죽으면 즉시 묻어주려고 구덩이를 파놓았다구요..
아파하는걸 알면서도 견주는 시종일관 덮으려고만 했습니다...
며칠 후 견주는 알아서 데려가라고 통보했고 저는 대책도 없이 원룸에 강아지 두마리를 그 즉시
데려와버렸습니다. 여자의 몸으로 두마리 강아지를 30분만에 4층까지 낑낑대며 겨우 들어와놓곤,
대걸레와 같은 모습을한 강아지 털을 화장실에서 장장 여섯시간에 걸쳐 깎았습니다.
털이 뭉치다 못해 화석처럼 굳어져 가위로도 쉽게 잘리지 않아 너무나 애를 먹으며 우여곡절 끝에
털을 잘라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종양처럼 보이던 혹은 털뭉치였고, 털로 뒤덮여 알아볼 수 없었던
그 강아지는 슈나우저 였고, 눈빛이 참...맑았습니다.
비록, 저희 집과 차에는 썩은내 쾌쾌한 냄새가 진동을 하고 아무곳에나 대소변이 널려 있었지만
그래도, 그 지옥에서 불쌍한 강아지들을 탈출시키길 잘했다고 , 참 잘한 일을 한거라고
애써 위로했습니다.
아파도 아프다고 말 못하고, 그저 사람에게 정을 붙이고 오매불망 바라보는 짐승에게
비록 오랜 시간을 함께한건 아니지만 제가 할 수 있는한 최선을 다해주고 싶었습니다.
다음날 두시간을 자고, 그다음날. 지인을 통해, 한 동물병원을 가까스로 소개받을 수 있었습니다.
다른 지인들은, 가망이 없을거라며 혀를 끌끌 찼지만, 차마 그럴 수 없어,
바로 그 동물병원을 찾아갔습니다.
의사선생님께 아무말 없이 강아지를 보여드렸습니다. 강아지를 살펴보시던 선생님께서 깜짝 놀라며
무슨일이냐고 물으시자 그제서야 자초지종을 말씀드렸습니다.
수의사선생님께서도 이런 케이스는 처음이라며,
바로 검사에 들어갔습니다. 진찰결과 앞다리 두개는 절단이 되었고 이미 살이 썩어들어가고
있는 꽤 심각한 상태였습니다. 괴사해서 너덜너덜해진 살과 분리되지 않은 털을 겨우 깎고 소독하며
검사결과를 기다리는데, 수술비와 입원비가 만만치 않을거라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 가여운 생명을 놓아버릴 순 없어, 수술을 받기로 결정했습니다.
수의사선생님께서 끼니도 거르고 장장 8시간에 걸쳐 수술을 집행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말 그대로 뼈를 깎고 철심을 양쪽 다리에 박는 대수술을 받고 매일 소독을 하며
지금은 7주간의 회복과정 중에 있습니다.
(골든리트리버는 악성종양이 온몸에 퍼져 있었고, 감사하게도 한 대학동물병원에서 선뜻 치료를
약속해주셨습니다)
이제 남은건 엄청난 수술비와 입원비와의 사투 입니다.
지인 중에 한분이 이런 사정을 듣고 다음 '희망해'라는 사이트에 글을 올려 이 안타까운 사연을
널리 알려 도움을 요청하자고 하였습니다
만만치 않은 수술비와 입원비가 평범한 직장인인 제게 엄청난 부담으로 다가옵니다.
그래도 단언컨대 제 결정을 후회하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한일은 아주 약하고 가여운 생명을 외면할 수 없다는 신념이 있고
이 글을 쓰며 이 세상에 아직 온기가 남아있다고 믿고 있기 때문입니다.
추운 겨울이 지나고 있습니다.
이 장문의 글을 읽어주실 여러분들의 도움이 있다면 우리 마음만큼은 계절에 상관없이
사시사철 따뜻할거라고 믿습니다. 응원 한마디라도,
이 사연을 그저 주변 지인분들에게 어렵겠지만 보내주신다면 그럴로도 만족합니다.
그럼, 여러분의 따뜻한 마음을 바라며 마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첫댓글 http://hope.daum.net/donation/detailview.daum?donation_id=109638
여시들 제발 많이 도와줘...ㅠㅠㅠ
이미 한거네ㅠㅠㅠㅠㅠ 여시들 많이 해줘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