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 첼리스트 한재민
롯데콘서트홀 '대표 얼굴' 발탁
3월 무반주 리사이틀 등 기획
5, 8, 15, 18.
'최연소' 기록을 써내려가는 첼리스트 한재민의 음악적 자취가 담긴 숫자다.
한재민은 5세에 첼로를 시작해 18세에 원주시향과 협연했고,
15세에 루마니아 에네스쿠 국제콩쿠르에서 최연소로 우승했다.
그리고 18세인 올해 롯데콘서트홀 상주음악가 제도인 '인 하우스 아티스트'로 발탁됐다.
주목할 만한 클래식 연주자를 그해 공연장의 '얼굴'로 선정했고,
연주의 기획을 함께 맡겨 '발굴'과 '지원'의 의미를 가지는
상주음악가의 제도적 취지를 고려하더라도 '10대' 상주음악가는 과감한 선택이다.
그런데 한재민은 19일 간담회에서 '(최연소란) 수식어에 선경 쓰는 타입이 아니다'라며
'음악 안에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챌로 하나로 좌중을 장악하는 무대 위에서 처럼 자신감이 넘쳤다.
한재민이 공연할 때 즐겨 신는 '빨간 양말'에도 당돌함이 배어 있다.
한재민은 2021년 루마니아에서 열린 에네스쿠 콩쿠르 결선을 앞두고 ,
강렬한 쇼스타코비치 곡에 어울리는 느낌을 외적으로 드러내고 싶었다고 한다.
그래서 백화점에서 빨간 양말을 사 신었다.
그의 나이 15세 때 일이다.
한재민은 올해 두 차례 그가 직접 기획한 공연으로 롯데콘서트홀에 선다.
3월 27일엔 무반주 리사이틀을 펼친다.
한재민은 졸탄 코다이의 무반주 첼로 소나타에 대해 '모든 첼리스트가 거쳐 가는 작품으로 곡의 성향이 나와 잘 맞는다'며
'연주가 끝난 뒤 희열이 세 손가락에 꼽히는 곡으로 올해 가장 꿈꾸는 연주 중 하나'라고 말했다.
10월 30일엔 피아니스트 박재홍, 항거리 출신의 바이올리니스트 크리스토프 바라타와 함께 차이콥스키와 라흐마니노프,
드보르자크의 피아노 트리오를 각각 선보인다.
콩쿠르 우승을 '알을 꺠꼬 나오는 느낌'이라고 표현한 한지민은 '홀해는 음악가로서 정체성을 찾아가는 해가 될 것 같다'며
'초심을 찾아 음악을 바라보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상주음악가 제도는 솔리스트에게 전환점이 되는 경우가 많다.
공연장의 간판 얼굴로 활동해 대중적 인지도를 높이는 동시에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기획하며 음악적 역량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피아니스트 김준형 역시 올해 금호아트홀 상주음악가에 선정된 데 대해 '음악적으로 고민이 많은 질풍노도의 시기에 찾아온
운명 같다'고 말한 바 있다.
지방자치단체로는 최초로 상주음악가 제도를 도입한 마포아트센터는 올해 연주자로 바이올리니스트 김동현(25)을 선정했다.
김동현은 7월과 9월, 10월, 12월 네 차례 무대에 오른다.
더하우스콘서트는 실로폰과 닮은 타악기인 마림바 여주자 한문경(39)을 올해 상주음악가로 선택했다.
대학로 예술가의집에서 3월, 6월, 11월, 12월 네 차례 연주한다. 이정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