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참의장 "9·19합의로 北 감시 제약… 이스라엘, 감시·정찰 부족으로 기습당해"
국방위 국감 출석한 김승겸… "접경지서 정찰자산 효과적 운용 못하는 상황""
북 핵·미사일 위협 고도화하는데 9·19합의가 어떤 기능 발휘하는지 의문""
하마스의 이스라엘 침공 보면서 북한도 유사한 공격 할 수 있겠다고 평가"
이바름 기자
입력 2023-10-12 15:32 | 수정 2023-10-12 16:08
▲ 김승겸 합동참모본부 의장이 12일 서울 용산구 합동참모본부 청사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합동참모본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참석해 답변을 하고 있다. 2023.10.12 ⓒ뉴시스
김승겸 합동참모본부 의장이 문재인정부 시절 북한 김정은정권과 체결한 '9·19남북군사합의'로 인해 우리 군의 정찰자산을 효과적으로 운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군사력이 크게 뒤처지는 하마스가 이스라엘 기습에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를 "감시·정찰 부족 때문"이라며 정찰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12일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김 의장은 "군사합의로 인한 비행금지구역 설정 때문에 감시 범위가 시간적으로, 공간적으로 제약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우리는 (북한을 감시·정찰할) 탁월한 능력을 갖고 있으나, 비행금지구역 때문에 접경지에서 자산을 효과적으로 운용하지 못하고 있다"며 "(북한을) 감시할 수는 있지만, 그 주기가 길어졌다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김 의장은 "군사합의는 당시 접경지역 긴장완화를 위해 정책적으로 결정한 것"이라며 "효과가 달성됐는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은 고도화되는데 과연 9·19합의가 어떤 기능을 발휘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9·19 군사합의에 응한 배경에 대해 김 의장은 "전형적인 위장평화 공세였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아울러 김 의장은 "북한이 앞으로 전쟁을 일으키면 이와 유사할 것이라는 점에서 시사점이 많다"며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교전을 언급했다.
"(하마스의)기습, (이스라엘의) 정보 및 감시·정찰 부족, 다양한 기만적 수단으로 (하마스가) 초기에 기습 성공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설명한 김 의장은 "하마스의 침공을 보면서 북한에서도 이와 유사한 다양한 기술적인 공격이나 침공, 도발을 할 수 있겠다고 평가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는 전면전과 같은 전통적인 전투가 아닌, 정보·첩보전에서 하마스가 이스라엘에 앞섰다는 말로 해석된다. 김 의장은 세계 최고로 꼽히는 이스라엘의 방공망인 '아이언돔'이 무력화된 것은 아니라고 부연했다.
김 의장은 "우리 군은 하마스와는 또 다른 무력을 갖추고 있는 적과 대치하고 있는 상황임을 직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무력'이란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핵무기로 풀이된다.
▲ 문재인 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이 함께 손을 들어올리고 있는 모습. ⓒ뉴데일리 DB
9·19군사합의는 2018년 9월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채택한 '9월 평양공동선언'의 부속 합의서로, 군사분계선(MDL) 일대에서 상대를 겨냥한 각종 군사연습을 중지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MDL 5㎞ 이내 포병 사격훈련 및 연대급 이상 야외기동훈련 전면 중지 ▲서해 덕적도~북측 초도 수역, 동해 속초시~북측 통천군 수역에서 포사격 및 해상기동훈련 중지 ▲해안포·함포 포구 포신 덮개 설치 및 포문 폐쇄 ▲MDL 기준으로 비행금지구역 설정 및 고정익(전투기)·회전익(헬기)·무인(드론)항공기의 실탄사격 및 전술훈련 금지 등을 포함하고 있다.
이바름 기자 right@new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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