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로빈. 우선은 챔피언스 리그 얘기보터 해볼까요. 결승 토너먼트 1회전에서 아스날은 PSV와의 대전이 결정되었습니다. 페예노르트 OB인 당신에게는, 말하자면 원수와의 재회가 되는 건데요. 어떤가요, 즐거운가요?
네덜란드 클럽과의 경기는 언제나 설레죠. PSV와의 추억은 그야말로 끝이 없지만서도, 잊을 수 없는 것은 UEFA컵 01-02시즌의 준준결승에서 이겼던 시합이에요. 아시다시피 페예노르트는 그 해 우승했었는데, 가장 벅찼던 상대가 PSV였어요. 레인저스 (4회전)도, 인테르 (준결승)도, 그리고 도르트문트 (결승전)도 아니었고요. 연장전에서도 결판이 나지 않아서 승부차기까지 돌입했던 그 시합은 확실히 격전이었어요. (토탈 2-2에서, 승부차기로 5-4 승리) 그렇기 때문에 이긴 기쁨 또한 각별했었죠.
이번에도 험난한 싸움이 될까요?
그렇겠죠. 5년 전과 똑같이, PSV는 그리 간단히 이겨주진 않을거에요. 이쪽에서도 필사의 각오로 맞서지 않으면 분명 당해버릴걸요. 최근 몇 년 간 그들의 충실한 모습은 눈이 휘둥그레질만한 것들이 있기도 하고, 챔피언스 리그에서도 꾸준하게 좋은 성적을 내고 있죠. 아스날이 이기기 위해선 베스트 게임을 하는 것. 그 정도로 PSV는 강적입니다.
그런 PSV를 무찌르고, 아스날은 작년 시즌처럼 결승까지 진출할 수 있을까요? 이번 시즌은 많이 젊어졌는데요.
물론이죠. 이 팀에는 수준 높은 재능들이 모여 있으니까요. 베르캄프 같은 경험 풍부한 베테랑이 없게 된 건, 분명 손해에요. 특히 제게 있어서 데니스(베르캄프)는 고국의 대 선배이기도 하고, 둘도 없이 소중한 존재였으니까요. 그에겐 정말로 신세를 졌어요. 최고의 본보기였죠.
작년 시즌 결승에서 로빈은 벤치에 앉아 있었어요. 그래요, 활약할 기회가 없었던 거죠. 아쉬운 마음이 들었을 거라 생각하는데 그 일로 파이널에 대한 어떤 특별한 생각이 싹트거나 그랬나요?
더 높이 도약하기 위한 중요한 단계. 즉, 선수로서 성장하기 위해 절대로 빠져서는 안 될 경험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성장이라는 말이 나와서 말인데, 자기 자신이 성장했다고 느끼나요?
지금 때마침 그걸 실감하고 있는 중이에요. 아스날에선 벵거, 네덜란드 대표팀에선 반 바스텐이라는 훌륭한 감독과 만나서 전 변했죠. 이건 분명 운명이라 생각해요. 벵거 감독은 축구 선수로서도, 한 명의 인간으로서도, 저를 크게 만들어주신 분이에요. 페예노르트에서 아스날로 갓 이적했을 때 (2004년), 제겐 정말 더티한 이미지가 있었어요. 네덜란드 내에선 「골치 아픈 존재가 사라졌다.」란 소리가 있었을 정도였으니까요. 그럴 때 따뜻하게 감싸주신 분이 아르센(벵거)이었어요. 그와 만나지 않았다면 분명 전 구제불능이 되었겠죠. 아스날에 제 자신을 걸고 "자, 이제부터 시작해볼까!" 라고 하고 있을 때쯤에 타이밍 좋게 대표팀에 불러주신 분이 반 바스텐 감독. 처음부터 절대적인 신뢰를 보내주셔서, 저의 성장을 한층 더 돋궈주셨죠.
아스날에선 미드필터와 전방의 양사이드에 기용되고 있는데, 본인은 어느 쪽에서 플레이 하고 싶은가요?
연연해하는 건 정말 없어요. 어디든 오케이죠. 대표팀에서도 2개의 포지션을 소화하고 있고요. 솔직히, 여러 포지션으로 기용 해 줘서 감사하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만큼 선수로서의 폭이 넓어지는 거니까요. 비슷한 질문을 자주 받는데, 왜 그런지 다 알고 있어요. 포워드가 좋단 소리를 듣고 싶은 거겠죠? 절 「베르캄프의 후계자」라면서 떠들어대는 언론이 적지 않으니까 말이에요. 하지만, 그 사탕발림에 넘어가는 건 10년 후가 될 거에요. 10년이 지나면, 그 쪽의 희망에 따른 대답이 가능할 지도 모르겠지만, 지금은 베르캄프와 비교 같은 건 아직 봐달라는 느낌이랄까요. 그도 그럴 것이, 아스날에서도 대표팀에서도 아직 반년이라구요. 주전이 된 게 말이죠.
그나저나 아스날은 이번시즌 본거지를 옮겼지요. 신설한 에미리츠 스타디움은 6만 명 수용으로 규모가 크고, 핏치 사이즈도 하이버리보다 한층 더 커졌습니다. 개막부터 고전이 계속되고 있는 듯한데, 본거지 이전과의 인과관계는 어떨까요? 리그 우승은 역시 이젠 힘들까요?
설마요. 중간에 숟가락을 놓을 거였다면 처음부터 플레이 따위 하지 않았을 거에요. 계속 바캉스나 즐기고 있었겠죠. 경기장은, 에미리츠는 팀에겐 큰 어드밴테이지에요. 작지 않아도 제게는 영감을 줄 수 있는 「아름다운 성당」이죠. 희망으로 가득 찬 아스날의 신시대의 상징. 그렇게 말해도 좋겠네요. 이 클럽은 이제까지의 성공에 안주하는 것이 아니라, 강한 결의를 가지고 한층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어요. 그 결과가 에미리츠이고, 동시에 신설된 최신식의 트레이닝 센터이며, 벵거 감독 밑에 모인 재능 풍부한 선수들이죠. 하드웨어도 소프트웨어도 초일류인, 그런 아스날의 일원으로 있는 것에 전 큰 자긍심을 가지고 있고 만족하고 있습니다.
로빈이 아스날에 이적했던 때가 2004년 여름입니다. 그 후 주전 자리를 차지하기까지 3년이 걸렸는데, 긴 시간이었지요?
사인을 체결했을 때, 감독에게 이런 소리를 들었어요. 「네게는 훌륭한 재능이 있다. 하지만 아직 어리지. 때문에 조급함은 금물이야.」라고요. 이 말에는 설득력이 있었어요. 마음에 와 닿았던 거죠. 확실히 전 아직 20세 정도밖에 안되는 풋내기로, 팀에는 위대한 선수들이 모여 있었어요. 갑자기 주전이 될 수 있을 리가 없었고, 그걸 노려서도 안 되었죠. 그렇게 이해했어요. 욕심 많은 젊은이라서, 갖고 싶은 건 지금 바로 손에 넣고 싶다고 생각하지만 그래선 잘 할 수 없어요. 인내심을 강하게 갖고, 한걸음 한걸음 확실하게 앞으로 전진하는 것의 중요성을 감독이 가르쳐 주었어요.
네덜란드 대표팀에 대해서도 말씀해주세요. 아스날과 마찬가지로, 확실히 주전으로 자리 잡았는데 충실감은 있는지요?
아아. 대표팀에서의 시간도 마음으로 즐기고 있어요. 우리들은 아직 젊은 팀으로, 독일 월드컵도 유감스런 결과로 끝마쳤지만 대회를 계기로 많은 선수가 해외 이적을 이루어냈어요. 이건 전진이죠. 확실히 선수 선발에 관해선, 감독은 꽤 문제를 안고 있었던 듯해요. 하지만 선수들은 밸런스 좋게 모였다고 생각하고, 실제로 좋은 결과도 냈었어요. 무엇보다 훌륭한 건, 모두들 자신이 아닌 팀을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는 겁니다. 대표팀에서 뛰는 일은 정말 즐거워서 못 견딜 정도라니까요. 개인적으로도 좋아할 수 있도록 뛰게 해주시고요. 전방에서도, 오른쪽 사이드에서도 아주 자유롭게 플레이 할 수 있어요.
반 바스텐 감독과의 관계는요?
판타스틱!! 완벽하게 서로 이해하고 있어요. 그는 훌륭한 감독이라 생각해요.
그나저나 최근에는 「프리킥 스페셜리스트」란 "칭호"도 생긴 모양인데, 따로 비결은 있나요? 처음부터 목표를 정하고 차는 타입?
그 때마다 달라요. 처음부터 오른쪽 위면 오른쪽 위로 정하고 그대로 찰 때도 있는가 하면, 마지막 순간까지 타겟을 정하지 못하고 찰 때도 있어요. 도중에 바뀔 때도 있죠. 왼쪽 구석을 노릴 생각이었는데 임팩트 순간 반대로 찬적도 있었어요. 어떻게 할 건지는 감(Feeling)이에요. 그 때가 됐을 때 몸이 어디로 움직일지는.
예술적인 프리킥과 함께 파워풀한 왼발 슈팅도 로빈의 매력입니다. 그 파워는 어떻게 해서 몸에 지니게 된거죠?
네덜란드는 육성 시스템이 잘 갖추어져 있거든요. 다양한 프로그램이 확립되어 있어서, 테크닉을 몸에 익히기엔 안성맞춤인 환경이에요. 하지만 제가 이 왼발을 단련한 곳은 길거리에요. "Goal to Goal"이라는 게임이 있는데 아시나요? 자기편 골대에서 상대편 골대까지 대략 40야드로 3~4명이서 플레이 하는 건데, 자기 진영 골대 앞에서 차지 않으면 슛을 쏠 수 없는 룰이에요. 그리고 상대의 슛을 막을 수 있는 건 발이나 머리, 가슴이고요. 손은 쓰면 안돼요. 이걸 하기 시작한 게 6세인가 7세 때라 슛 했을 때 정말 상대편 골대까지 닿진 않았지만, 하는 동안 점점 킥력이 늘어갔어요. 어느 샌가 강렬한 슛을 쏠 수 있을 정도가 되었죠. 그 후론 손을 사용하지 않고 골문을 지키게 되었어요. 그래서 볼 테크닉도 자연히 몸에 익힌거에요. 길거리에서 했던 이 게임은 제게는 최고의 스승이었죠.
파워풀 슈팅이라 하면, 찰튼 전의 점핑 발리가 굉장했었습니다. 커리어에서도 최고의 골이라 말할 수 있지 않나요?
맞아요. 베스트 골이라고 말해도 틀림없을 거에요. 이 이상은 앞으로도 없지 않을까 싶어요. 결승골이기도 했고. 어쨌든 그건 스페셜한 골이었어요.
이번 시즌은 지금까지 10득점입니다. 시즌도 절반이 지났는데 벌써 작년 시즌의 배가 되는 골을 넣어버렸네요.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고 있다던가, 특별히 골을 의식하고 있는 건가요?
아뇨. 그렇지 않아요. 몇 골이니, 몇 어시스트니, 그런 수학적인 목표는 지금까지 세워본 적 없고 앞으로도 없을거에요. 오히려 이번 시즌은 팀에 대한 공헌도를 높여보자고 마음먹고 있긴 했지만요. 패스의 정도를 좀 더 높이고, 찬스를 만들어보자고 말이죠. 팀을 위해 플레이 하는 것. 이것이 저의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동료에게 항상 신뢰받는 선수로 있고 싶어요. 팀 메이트와 그런 관계를 쌓는 것은 특히 스트라이커에게 있어선 중요해요. 팀을 위해 땀을 흘리는 건 골이나 어시스트와 동등할 정도로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마지막으로, 여기에 12세 때의 당신 사진이 있습니다. 아스날 유니폼을 입고 있네요. 어렸을 때부터 팬이었던 건가요?
그건 말이죠!! 처음으로 촬영한 때였어요. 12살인가, 좀 더 어렸을 때였는지도 모르겠네요. [편집부 주 / 반 페르시는 당시, 로테르담 시의 우수한 축구 소년을 밀착 취재하는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 출연했었다. 사진은 그 때의 것.] 프로팀의 유니폼은 집에 몇 벌 가지고 있었지만, 이건 카메라맨이 준비했던 거에요. 밀란이라던지 다른 몇 팀의 유니폼 중에서 아스날은 고른 것은 물론, 좋아하는 팀이었기 때문이죠.
World Soccer Digest 236호
interview by Jaap DE GROOT / DE TELEGLAAF
translation by Hidetoshi SUZUKI
cooperation by Libero Language Lab
첫댓글 아이구!! 페르시!!!! 샤킬아범(아 생소한 이 어감...애아빠라니..) 후아!!! 정말 페르시 갈수록 뿍뿍 크는 게 아주 기대되여!!! 비록 굴욕 좀 찍혀봤지만 그러면 어떠리!! 넌 자랑스러운(..) 오렌지란다!!!!!! 유로 2008 우승의 주역은 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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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22222ㅋㅋㅋㅋㅋ 님~~~^^ㅋㅋㅋㅋ 쥐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훈텔이도 쥐과지요 -_-* 나는 훈텔이 치아교정 반댈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쥐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네덜란드 = 쥐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렇게 되버렸어
완소페르시!!!! 너 정말 시즌아웃이니??? 증말??? 보고싶다T-T 조콜이랑같이 손잡고 얼른 나오련ㅠㅠㅠㅠ
완소 페르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