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랑 여행 1박2일
‘13 .2/2 ~2/3
육순(60세)의 생일 기념으로 우리 부부는 해랑 여행을 하게 되었다.
해랑 이란? “해와 더불어 고객과 함께 아름다운 금수강산을 유람하는 최고의 열차” 라는 의미로 순 우리말 이란다.
처음 해랑 열차가 만들어 진건 5년 전 이라 한다. 때는 바야흐로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앞둔 시점, 응원객들을 싣고 태극기를 휘날리며 경의선을 지나 중국까지 달리겠다는 소망을 담아 탄생한 기차였다.
그동안 한반도에선 달려본 적이 없는 곳을 지나 대륙을 횡단 하는 길이니 기차에서 숙식이 가능해야 했다. 그런데 침대에 누워 밤을 새워 기차를 달리면 어느새 다른 국경에 와 있는 모습을 보게 될 기차의 꿈은, 아쉽게도 이루어 지지 않았다. 대신 “숙식이 가능한 명품기차”가 탄생했다.
기차 안에서 1박2일을 보내도, 2박3일을 보내도 충분한 편의시설을 갖춘 이 늠름한 열차는 대륙이 아닌 아름다운 한반도의 구석을 달리기로 했다. “해와 함께” 달린다는 해랑 열차는 그렇게 탄생 했다고 한다.
해랑 열차는 8량(8칸)으로 이루어진다. 앞뒤로는 발전차와 기관차가 있고, 6량은 객실이다. 나머지 2량은 카페(레스토랑)와 휴식과 놀이를 즐길 수 있는 이벤트 칸이다. 일단 해랑은 몸값만 50억이다. 호텔식 관광열차답게 호텔에서 누릴 수 있는 편의시설을 기차에 그대로 옮겨 놓았다. 8량의 기차에 탑승 할 수 있는 최대 인원은 54명, 함께 탑승하는 승무원은 6명이다.(KTX의 경우 이용객은 900명, 탑승 승무원은 3명이니 이의 18분의 1이다.)
10년간 꼬박 달려야 진짜 대한민국 전체 인구의 1% 만이 탈수 있다고 한다. 9명의 손님을 승무원 1명이 담당하기 때문에 항공기의 비즈니스 클래스 이상의 맞춤 서비스가 가능하다.
해랑 열차는 2박3일 아우라(AURA)여행과 1박2일의 해오름(Sunrise), 씨밀레(SIMILE)여행으로 3가지 종류가 있는데 우리는 해오름코스를 택했다.
해오름코스는 (서울역 - 청도 - 경주 - 정동진 - 망상 - 동해역 - 승부역 - 단양 - 서울역)으로 돌아오는 코스이다.
2월2일 아침 08시에 서울역 2층 'Beans & Berries' 카페에 집결하여서 룸 카드키를 받고 해랑 인솔 승무원과 함께 해랑 열차로 이동하여 탑승해 배정된 룸 카드키로 문을 열면 호텔방을 그대로 압축해 놓은 듯한 객실이 열린다. 가져온 짐을 풀고 나면 이벤트 칸에 모이라는 안내방송이 나온다. 이벤트 칸에선 해랑 직원들이 직접 인사를 하고 일정을 소개하는 순서가 이어진다. 직원소개가 끝나면 간략한 일정소개가 있고, 기본 안내가 끝난 뒤부터는 카페 칸에서는 와인, 드립커피, 과자 등이 있어 24시간 중 원할 때는 언제든지 먹을 수 있다.
이때부터 고품격 기차여행이 시작된다. 침대에 누워서 차창가로 스치는 정경을 감상할 수도 있고, 카페 에서는 와인을 즐기면서 차 양쪽으로 스치는 풍경을 음미할 수도 있는 것이다.
중식은 열차 내에서 고급 도시락으로 제공 되었다. 12시35분경에 남성현역에 도착하여 청도와인터널로 가는데 우등관광버스 2대로 이동하여 고품격 와인체험과 가족사진이 붙여진 나만의 와인 만들기를 하여 선물로 받았다.
청도와인터널은 본래 1986년 일제가 착공하여 1904년 완공한 구 남성현 철도터널로 1905년부터 경부선의 증기기관차를 운행하였으나, 경사가 급하고 운행거리가 멀어 1937년 현 남성현 상행선이 개통되면서 사용이 중지되었다. 110년의 세월이 흘렀음에도 내부 상태가 잘 보존되어 있으며, 연중 온도 15~ 16도에 습도 60~ 70%로 와인숙성을 위한 천혜의 조건을 갖추고 있어, 2006년 2월 말 부터 청도와인(주)에서 감와인 숙성고와 시음공간으로 운영하고 있다. 청도와인은 200m 정도만 시음공간과 와인저장고로 활용해 오다가, 터널 전체를 100~ 200m 단위로 나누어 역사기행박물관, 빛이 없는 어둠의 공간, 와인 맛 감별 공간 등으로 새롭게 개발하였다. 터널 벽에는 개인용 와인 진열장을 마련하여 방문객들이 자신의 와인을 이곳에 전시, 숙성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한다.
청도역에서 경주역으로 이동하여 저녁은 맷돌 순두부 정식으로 푸짐하게 하였다. 식 후에 신라 천년수도 이며 세계적 문화유산도시 시티투어를 문화해설사의 설명을 곁들여 가며 천마총과 안압지 야간관광을 하니 공기도 맑고 하늘에 큰 별들을 많이 볼 수 있어 감회가 새로웠다.
열차는 9시12분 경주역을 출발하여 9시30분부터는 통기타 반주를 곁들인 포크송가수 미니라이브 콘서트가 열려 흥을 돋우었고, 달리는 열차 안에서 와인을 마시며 함께 야경을 즐기는, 잊지 못할 추억을 담아가는 시간이었다.
해랑 열차는 밤사이에 달려 02시에 동해역에 도착해 쉬다가 04시30분 다시 출발하여 밤사이 7번국도 옆 철길을 내달린 기차는 06시30분 정동진역에 도착하여 대기한 채 환상적인 일출을 맞이한다. 그야말로 침대에 누워 가장먼저 떠오르는 일출을 감상할 수 있는 것이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열차에서 하차하여 세계에서 바다와 가장 가까운 정동진역 바닷가를 거닐면서 들려오는 파도소리와 함께 장엄한 일출을 맞이하고 있다. 이른 시간인데도 사람들은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너무나 멋지다.
07시54분에 망상역에 도착하여 동해관광호텔에서 황태해장국으로 아침을 마치고 망상해수욕장을 거닐다 버스 편으로 동해역으로 이동해 9시40분 승부역으로 향했다. 신기, 고사리, 도계, 백산역 등 정스러운 역 이름과 하천에 수석들이 유난히 눈에 띄었다.
하늘세평, 땅 세평을 이어준다는 승부역(주민 8가구 뿐)은 대한민국 최고의 오지 지역으로 인기를 끄는 역 주위 에서 트레킹을 하고 그 지역에서 나는 도토리묵과 부침개, 삶은 감자 등을 승무원이 사서 카페 칸에서 시식을 하면서 11시44분 단양역으로 향했다. 단양관광호텔에서 단양정식으로 허기를 때우고 3시13분 서울로 향했다.
퀴즈 이벤트 와 영상시사회를 하면서 이번여행을 정리하며 서울에 도착했다. 환상의 멋진 여행 이었다.
첫댓글 여행 잘 하셨네,단양왔을때 연락 했다면 태극기들고 내가 마중 같을텐데,즐거운 여행 축하
멋쟁이 부부 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