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당신의 착한 구두를 사랑했습니다/성미정
처음엔 당신의 착한 구두를 사랑했습니다. 그러다 그 안에 숨겨진 발도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다리도 발 못지 않게 사랑스럽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어느 날 당신의 머리까지 그 머리를 감싼 곱슬머리까지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당신은 저의 어디서부터 시작했나요. 비딱하게 눌러쓴 모자였나요, 약간 휘어진 새끼손가락이었나요. 지금 당신은 저의 어디까지 사랑하나요. 몇 번째 발가락에 이르렀나요. 혹시 아직 제 가슴에만 머물러 있는 건 아닌가요. 대답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제가 그러했듯 당신도 언젠가 저의 모든 걸 사랑하게 될 테니까요.
구두에서 머리카락까지 모두 사랑한다면 당신에 대한 저의 사랑은 더 이상 갈 곳이 없는 거 아니냐고요, 이제 끝난 게 아니냐고요 아닙니다. 처음엔 당신의 구두를 사랑했습니다. 이제는 당신의 구두가 가는 곳과 손길이 닿는 곳을 사랑하기 시작합니다. 언제나 시작입니다.
===[사랑하니까, 괜찮아. 나라원]===
성미정 시인은 1967년 강원도 정선 출생이며
강원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1994년 『현대시학』으로 등단했습니다.
시집으로 사랑은 야채 같은 것, 상상 한 상자 등이 있습니다.
오늘도 하늘은 비를 뿌립니다.
아주 가느다란 비, 안개 같은 비를 뿌려댑니다.
이 시를 감상하고 앞으로는 "구두를 깨끗하게 잘 닦고 다녀야겠다"라는 생각을 하게합니다.
내일은 3.1절 105주년 기념일입니다.
어릴 적 초등학교에서 부르던 "유관순" 노래였지요.
3월 하늘 가만히 우러러보며
유관순 누나를 생각합니다
옥 속에 갇혀서도 만세 부르다
파란 하늘 그리며 숨이 졌대요
삼월 하늘 가만히 우러러보며
유관순 누나를 불러봅시다
지금도 그 목소리 들릴듯하여
푸른 하늘 우러러 불러봅니다
"내 손과 다리가 부러져도 그 고통은 이길 수 있사오나, 나라를 잃어버린 그 고통만은 견딜 수가 없습니다. 나라에 바칠 목숨이 오직 하나밖에 없는 것만이 이 소녀의 유일한 슬픔입니다."
이것이 유관순 누나의 유언이었습니다.
내일 태극기를 게양합시다.
기분 좋은 오늘, 감사할 일이 많은 오늘 되시길 빕니다.
=적토마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