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격 수기
안녕하세요, 저는 2021년 경기도 교육청(남부) 교육행정직 시험에 최종 합격했습니다. 늘 합격수기를 보면서 나도 합격수기를 쓰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쓰는 날이 오네요.
1. 신상정보 : 나이 25 여성 / 대학교 휴학중
2. 수험기간 : 약 1년 6개월~
제 수험기간을 정확히 콕 집어 나눌 수 없는 게, 저는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기 위해 휴학전 2019년에 부전공으로 미리 행정법과 헌법을 공부했습니다. 또한 전공 특성상 한자공부를 깊이 한 편이었기 때문에, 한자어문회 자격증 2급을 소유했습니다. 그래서 국어공부 중 한자공부엔 시간을 많이 투자하지 않아도 되었습니다. 휴학 전 6개월 동안 행정법을 강의와 공무원 교재를 병행해서 공부를 했으며, 2020년부터 휴학을 하고 공부를 시작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여러사정으로 마음을 잡지 못해서 공부집중을 영 못했고, 또한 초반에 공부 방법을 잘못 잡았기에 사실상 2020년은 의미 없이 보낸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본인이 생각하기에 열심히 공부한 기간만 적는다면 이 또한 기만이 될 수 있기에 솔직하게 적었습니다.
3. 공부장소 : 집
처음엔 집 근처 독서실을 애용할 생각이었으나, 본격적으로 휴학하고 공부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터져 집에서 하게 되었습니다. 마스크를 끼고서라도 독서실에 다니는 방법이 있었으나, 만에 하나 감염이 될까봐 두려웠고 마스크를 끼고 공부하는 것이 답답했기 때문에, 차라리 집에서 공부하는 것을 익숙하게 만들면 겸사겸사 독서실 비용도 절약되니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매우 잘 한 선택 같습니다.
4. 공부 시간 및 과목별 시간 배분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한 후 부턴 저녁부터 새벽까지 공부를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몸이 망가지는 방법이니 되도록 아침과 낮 그리고 저녁에 공부하시는 습관을 들이시는 게 좋습니다.
그리고 하루에 한과목을 하느냐, 하루에 여러과목을 하느냐 논쟁이 있는데, 자기에게 맞는 방법 찾는 게 제일인 것 같습니다. 몰입하는 데엔 하루에 한과목이 좋다고 하지만, 괜히 어려운 과목 하루 한과목을 하다가 효율도 떨어지고 속도도 나지 않아 굉장히 좋지 않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저같은 경우 암기과목(행정법, 행정학, 한국사), 연습이 필요한 과목(국어, 영어)로 분리를 하고, 하루에 암기과목 하나, 연습과목 하나로 나누어 공부를 했습니다. 저녁에 행정법 공부를 하고, 밤에 국어공부를 하면서 잠시 뇌를 쉬면서, 새벽엔 다시 행정법 공부를 하는 식이었습니다. 이렇게 국어와 행정법 사이클이 끝나면 다음엔 영어-행정학, 국어-한국사를 하는 식으로 공부했습니다.
5. 과목별 공부법
공부법은 전과목 모두 동일하게, 올인원을 처음에 들었다가 아무것도 남은 것이 없음을 깨닫고 기출회독을 제대로 한 후 올인원 강의로 보충하는 방법으로 공부했습니다.
a. 국어
- 점수 : 100점
- 베이스 : 수능 2등급, 한국어문회 한자자격증 2급
- 교재 : 선재국어 기본서, 기출문제, 고혜원 신의 한 수, 만화로 읽는 수능 고전시가, 런투런 어플리케이션, 선재국어 어플리케이션
- 공부법 : 위에는 하루에 연습과목과 암기과목을 섞어 공부했다고 하지만, 공부하다보니 연습과목은 베이스가 있는 반면 암기과목은 시간투자가 너무 많이 들어가서, 점점 연습과목 공부시간은 거의 없다시피 했습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시험까지 남은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아, 문학과 비문학은 버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정말 이상적인 공부 방법은 하루에 꾸준히 비문학과 문학을 봐주는 방법이지만, 비문학은 단기간에 느는 과목이 아니라서, 단기간에 준비를 하시는 분들은 기본 실력을 믿어야 하는 것 같습니다. 비문학과 문학같은 경우 수능 공부할 때 길러 놓은 실력으로 봤습니다. 하지만 6개월 이상의 시간이 있는 분들은 꼭 틈틈이 봐주세요. 물론 너무 많은 시간을 할애할 바엔 행정법 행정학 한 번 더 보는게 나으니, 스스로 공부해보시고 적절한 시간분배를 해주세요.
특히 맞춤법은 꼭 시간을 내서 미리미리 외워두시는 게 좋습니다. 런투런같은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해서 틈틈이 외워주시면 됩니다.
고전문학도 기본서과 기출을 볼 시간이 없어, ‘만화로 읽는 수능 고전시가’에 수록된 고전시가만 읽었습니다. 수능 볼때도 유용히 썼던 교재인데, 고전시가가 너무 공부하기 싫으신 분들께 정말 강력 추천드립니다. 어지간한 중요한 고전시가는 다 커버되는 교재입니다. 이번 국가직 시험 오답률이 높았던 ‘동동’도 기출 한 번 안보고 간 상태에서 수능 공부 했을 때 저 책으로 공부한 기억으로 풀었고 맞았습니다.
b. 한국사
- 점수 : 100점
- 베이스 : 중고등학생때 열심히 공부한 기억 + 사학과
- 교재 : 신영식 선생님 ‘해동한국사’, ‘기출정해’, “필기노트”, 전한길 선생님 필기노트
- 공부법 : 일단 솔직하게 쓰고 싶어서 사학과에 재학 중인걸 기록했지만, 실제 사학과 재학중이신분들은 얼마나 공시한국사에는 의미 없는지 아실겁니다. 사학과에서 배우는 대부분은 공시한국사엔 적용이 안된다는 것을요, 게다가 학교 다니면서 동양사와 서양사는 건드렸어도 한국사 커리큘럼은 거의 듣지 않았기에 사실상 사학과 베이스는 없다고 생각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차라리 중고등학생때 역사를 열심히 공부한게 훨씬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7급을 생각해서 신영식 선생님 커리큘럼을 따랐습니다. 나중에는 전한길 선생님 필기노트도 같이 사서 보았는데, 두 선생님 필기노트 모두 너무 좋아서 취향대로 선택하시면 될거같습니다. 개인적으로 두 선생님 필기노트가 편집 방식이 확 달라서 두 개 다 산게 후회는 안됩니다.
d. 행정법
- 점수 : 95 점
- 베이스 : 부전공 법학과
- 교재 : 전효진 행정법총론, 전효진 행정법 기출문제집, 써니행정법 기출문제집, 런투런 어플리케이션
- 공부법 : 본격적인 수험생활을 하기 전 법학과 부전공을 신청해서, 전효진 선생님 올인원을 천천히 들으면서 행정법을 한 번 공부했습니다. 본격적인 수험공부에 들어가서 올인원을 처음부터 다시 들었는데, 정말 정말 후회되는 것 중 하나입니다. 제발 기출문제 분석 먼저 해주세요. 참고로 전효진 선생님은 강의가 굉장히 타이트하시기 때문에 다른 강의들처럼 1.5배속으로 들으시면 오히려 안듣느니만 못해서 정배속으로 들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기출문제집은 박준철 선생님 교재로 했는데, 초시생이 실력 기르는 기출문제집으로는 정말 최고인 것 같습니다. 본격적으로 점수가 올라간 시점이 써니행정법 기출문제집 회독을 끝낸 후였습니다. 전효진 선생님 기출문제집도 정말 좋았으나, 처음에 보기엔 많이 버거웠고 실력이 궤도에 올라가신 분들이 부족한 부분을 메꾸는 용도로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사놓고 다 보지 못했습니다. 원래 목적은 7급이었기 때문에, 교육행정직 필기시험을 붙지 않았더라면 남은 기간은 전효진 선생님 기출문제로 보충을 더했을 것입니다.
또 정 공부하기 싫을때는 침대에 누워 런투런 앱으로 기출문제를 풀었는데, 이것도 초반에 상당히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e. 행정학
- 점수 : 95점
- 베이스 : 없음
- 교재 : 김중규 선행정학, 여다나 압축
국어, 영어, 한국사의 경우 베이스가 있었고, 행정법도 본격적으로 수험생활에 접어들기 전에 공부를 했지만, 행정학의 경우 정말 베이스가 없었습니다. 그냥 기출 계속 돌리세요. 시험장 가시면 조금 어렵게 내신 경우 기출은 물론이고 기본서에도 없는 내용이 하나씩 나올겁니다. 그런 문제 하나 틀려도 다른 문제 다 맞으면 괜찮습니다.
f. 영어
-점수 : 80점
-베이스 : 수능 영어 2등급, 토익 800점대 중반
-교재 : 이동기 100point, voca bible 세트, 이동기 보카 3000
정말 후회가 많은 과목입니다. 위에 언급했듯 행정법과 행정학 그리고 한국사의 공부량에 눌려 국어와 함께 거의 보지 못한 과목입니다. 시험장에서도 너무 어려웠습니다.
주로 공단기 교재속 기출문제 단어 위주로 외우면서, voca bible 4.0과 이디엄 교재를 사전처럼 활용하였습니다. 어지간한 상위시험 단어는 다 들어가 있는 책이기 때문에, 시험에 합격한 지금도 토플응시를 위해 회독을 돌리고 있습니다. 수험시작부터 보카바이블로 같이 달렸다면 어휘쪽이 더욱 완벽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런데 여러 커뮤니티등지에서 단어장을 이것도 봐야하고 저것도 봐야하고, 공무원시험 영어는 상당히 지엽적이기 때문에 책 하나로는 대비가 안된다는 말이 있어 이것도 사고 저것도 산다는 수험생들의 말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이동기 선생님이나 손진숙 선생님 단어장이 이미 있는 상태에서 책을 완벽히 숙지했다면 상위 단어장인 voca bible로 넘어가는 것이 당연히 좋습니다.
하지만 본인이 기존에 있는 단어장 하나 제대로 끝내지 않았으면서 여기기웃 저기기웃 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셔야 합니다. voca bible 4.0은 정말 좋은 책이지만 그만큼 열심히 투자를 해야하는 책입니다. 대충 표제어만 훑고 넘어가고 단어장을 다 외웠다고 생각하시는 분이라면 보카바이블도 지엽적인 문제를 막아줄 수 없습니다. 이동기 선생님 단어장도 표제어를 포함해서 유의어 반의어까지 외운다면 양이 상당히 됩니다. 표제어만 공부한다면 단어장은 50% 밖에 확용하지 않는 것입니다.
쓰다보니 거창해졌지만 결국 기출분석->올인원 교재로 보충이라는 루틴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 수험생활을 겪으신 분들이 아무리 기출먼저 보라고 해도, 공부하는 입장에서는 기출 보다가 막막해지면 아무리 그래도 올인원부터 먼저 해야겠다! 라는 생각이 들어 올인원부터 차근차근 보는분들이 있을텐데, 정말 어지간하면 계속 기출을 보셨으면 합니다. 초반엔 물론 막막하겠지만, 기출을 보다보면 어느순간 실력이 올라갑니다. 중요한 내용이 반복되기 때문입니다. 기출을 세 번정도 본 후 그때 올인원을 수강하면서 부족한 내용을 보충하는 것이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중고등학생때부터 성실하게 살아오신분은, 갑자기 마주한 어마어마한 공시과목의 분량에 놀라며 수능과목처럼 처음부터 차근차근 복습하고, 까먹으면 다시 되돌아가서 기반을 탄탄하게 다지시려는 분들이 많으실겁니다. 제발 그렇게 하시면 안됩니다. 제가 까먹은 부분 다시 돌아가서 보고를 반복하다가 올인원을 한 번 다 듣고나서 보니 몇 개월이 지나있었고, 사실상 수험기간이 길어지게 되고 슬럼프에 빠지게 된 원흉이었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올인원 먼저 듣고 기출을 봐야겠다 싶으신분들은 올인원을 최대한 빠른속도로 수강하시고, 기출로 넘어가주세요.
그리고 정말 중요한건 결국 자신에게 맞는 강사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1타라고 무조건 따라가지 말고, 안맞다 싶으면 초반에 빨리 바꾸세요.
또 위에 영어 공부법에서 언급했듯, 공부 하다보면 불안해져서 자꾸만 다른 교재를 더 봐야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드실겁니다. 다른 교재를 더 보는건 물론 좋습니다. 하지만 그 전에 먼저 가지고 있는 교재를 속속들이 확실히 독파한 이후에 구매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정말, 사실 위에 있는 글들 보다 제일 봐주셨으면 하는 말.
어느 종류의 공시생 커뮤니티든 제발. 가지. 마세요. 특정 강사님 QnA 카페에서 자유게시판에서 놀지 마시고 정말 QnA용도만 쓰시고 방문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불안하신 마음도 이해하고 잠깐 머리 식히고 싶으신 마음도 이해하겠는데, 공시생 커뮤니티는 가면 괜한 불안감만 더 쌓이고, 또한 머리를 식히는게 아닌 분란 조장용도 게시글이 상당히 많기 때문에 공부로만 채우기도 부족한 머리만 잡다한것들로 채워지고 결국 공부에 영향이 갑니다. 제일 불안감을 떨쳐내는데에 좋은방법은 뉴스, sns 다 끊고 공부에만 집중하는 것입니다. 물론 세상에는 커뮤니티, sns 다 하면서 공부에도 집중할 수 있고 실제로 성과가 잘 나오는 사람도 많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효율이 떨어지기만 할 뿐, 이득을 얻는 것은 없습니다. 집중력을 흐트러트리는 요소들을 원천 차단하세요. 여러분의 시간은 공부에만 쓰기에도 아깝습니다.
여러분, 꼭 기억하세요. 양질의 정보는 그 가치만큼 얻기 힘듭니다. 여러분이 커뮤니티에 돌아다니면서 쉽게 얻을 수 있는 정보는 그만큼 실속이 없는 정보일 확률이 높습니다. 그 시간에 여러분이 돈을 들여 산 기본서와 기출문제집을 보시길 바랍니다.
모두의 노력이 결실을 맺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