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추(立秋)
겨울은 너무 추워서 봄을 기다리며 살게 하더니, 여름이 오니 이제는 너무 더운데다가 1980년 이후 33년만에 긴 장마라니 가을 오기를 기다리게 한다.
그래서인가 8월 7(수)일이 입추(立秋)라 히니 귀가 번쩍 띈다.
가을은 언제부터 언제까지의 기간을 말하는 것일까?
민족대백과사전을 찾아보았더니 가을을 다음과 같이 정리하고 있다.
동양의 역(歷)에서는 입추부터 입동 전까지의 석 달을, 기상학적으로는 9월~ 11월이, 천문학적으로는 추분(秋分) 9월 23일부터 동지(12월 21일)까지를, 24절기상으로는 입추(立秋:8월 7일)부터 입동(立冬:11월8일) 사이를 가을이라 한다.
그렇다면 과학적으로는 초가을은 하루 최고 기온이 25도 이하로 내려가는 시기요. 늦가을이란 하루 평균기온이 10~15도이다.
우리나라 속담에도 가을을 말하는 것이 적지 않은데 대개 가을을 풍요로운 계절과 연관하는 속담이 많다.
가을 닭띠는 잘 산다.
가을 식은 밥이 봄 양식이다.
가을에 밭에 가면 가난한 친정에 가는 것보다 낫다.
가을 일은 미련한 놈이 잘 한다.
금년 입추(立秋)는 8월 7일(수)이지만 일 년 중 가장 덥다는 말복(末伏)은 그 6일 후인 12일(월)인데 왜 입추가 말복 전에 있을까?
이상해서 사전을 찾아보았더니 "입추는 '가을이 시작되는 날'이고 말복(末伏)은 '여름의 마지막 더위'를 뜻한다." 하였다. 그 말복 다음 날이 8얼 13(화)일로 칠월 칠석 날인데 자고로 칠월칠석을 전후하여 밤에는 서늘한 바람이 불기 시작한다. 그리고 입추가 지난 뒤의 더위를 잔서(殘暑:남은 더위)라고 한다.
그래서 겨울은 입동(立冬) 다음 절기 소설(小雪)부터요, 봄은 입춘(立春) 우수(雨水), 여름은 입하(立夏) 다음 절기 소만(小滿)부터라는 것이다.
그런데 입추를 한자로‘入秋’라 하지 않고 왜 ‘立秋’라 쓰는 것인가?
입추뿐 아니라 ‘立春, 立夏, 立秋, 立冬’도 다 설 ‘立’ 자를 쓰고 있고 이를 '사립(四立)'이라고 하여 네 절기를 뜻하는 말이다.
이를 조사해 보니 계절이 바뀌려면 연결되는 부분이 있어야 한다고들 한다.
그 역할을 하는 것이 가을에는 입추와 말복이 한다고 하였다.
이를 보면 사립(四立)은 계절의 시작이 아니라 춘하추동(春夏秋冬)이 시작되는 가교적인 역할을 하는 절기로 각 계절이 보름 정도 남았다는 예고가 되는 것이라 한다.
그러니까 입동의 '립(立)'은 계절을 세우는 뜻으로 세운다는 것은 계절을 준비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가을 '秋' 자를 파자 하면 ‘秋 = 벼 화 ’禾‘ + 불 화 ’火‘가 된다.
농경사회에서 벼가 익는 계절이란 뜻이다.
이를 '한자 쉽게 끝내기'(이래현 저)에서는 ‘벼(禾)가 불(火) 같은 태양에 익는 계절이 가을’이라 풀이하고 있다.
그러니 가을은 무더위가 물러가는 8월 23일(금)처서(處暑)부터 시작 되려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