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설팔양신주경(佛說八陽神呪經)
서진 월지국삼장 축법호(竺法護) 한역
이진영 번역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왕사성(王舍城) 영조산(靈鳥山)에서 큰 비구들 1,250인과 보살 천 사람을 거느리고 함께 계셨으니, 그들은 다 미륵(彌勒)보살들과 같은 사람들이었다.
부처님께서 사리불(舍利弗)에게 말씀하셨다.
“사리불아, 여기에서 동방으로 1항하사의 불찰(佛刹)을 지나면, 거기에 쾌락(快樂) 여래ㆍ무소착(無所着)ㆍ등정각(等正覺)이란 부처님께서 계시어 현재 설법하시는데, 그 국토의 명칭은 불가승(不可勝)이라 하며, 또 동방으로 2항하사의 불찰을 지나면, 거기에 월영당왕(月英幢王) 여래ㆍ무소착ㆍ등정각이란 부처님께서 계시어 현재 설법하시는데, 그 국토의 명칭은 환락(歡樂)이라 하며, 또 동방으로 3항하사의 불찰을 지나면, 거기에 등변명(等遍明) 여래ㆍ무소착ㆍ등정각이란 부처님께서 계시어 현재 설법하시는데, 그 국토의 명칭은 희애(喜愛)라 하며, 또 동방으로 4항하사의 불찰을 지나면, 거기에 분별과출청정(分別過出淸淨) 여래ㆍ무소착ㆍ등정각이란 부처님께서 계시어 현재 설법하시는데, 그 국토의 명칭은 내쾌(內噲)라 하며, 또 동방으로 5항하사의 불찰을 지나면, 거기에 등공덕명수(等功德明首) 여래ㆍ무소착ㆍ등정각이란 부처님께서 계시어 현재 설법하시는데, 그 국토의 명칭은 무호의(無狐疑)라 하며, 또 동방으로 6항하사의 불찰을 지나면, 거기에 본초수수(本草樹首) 여래ㆍ무소착ㆍ등정각이란 부처님께서 계시어 현재 설법하시는데, 그 국토의 명칭은 무독석(無毒螫)이라 하며, 또 동방으로 7항하사의 불찰을 지나면, 거기에 과보련화(過寶蓮華) 여래ㆍ무소착ㆍ등정각이란 부처님께서 계시어 현재 설법하시는데, 그 국토의 명칭은 연화향(蓮華香)이라 하며, 또 동방으로 8항하사의 불찰을 지나면, 거기에 보락련화쾌주수왕(寶樂蓮華快住樹王) 여래ㆍ무소착ㆍ등정각이란 부처님께서 계시어 현재 설법하시는데, 그 국토의 명칭은 감음성칭설(甘音聲稱說)이라 하느니라.
다시 사리불아, 저 부처님들의 청정한 국토에 다섯 가지 혼탁[五濁]한 모양이 없고 애욕이 없고 여자도 없으며, 더러운 생각이 없고 서로 저주(詛呪)하거나 가리는 일이 없느니라.
다시 사리불아, 만약에 어떤 선남자ㆍ선여인이 이 여덟 부처님의 명호를 듣고서 받아 지니고 읽어 외우고 받들어 행한다면, 그들은 5역죄(逆罪)를 범하지 않은 자에 한하여 마침내 3악도(惡道)에 떨어지지 않을 것이며, 나아가서 이 선남자ㆍ선여인이 여덟 부처님의 명호를 받드는 동시에 그 국토의 명칭까지 받아 지니고 읽어 외운다면, 그들은 이 공덕으로 말미암아 보살의 마음을 내게 되므로 태어나는 곳마다 다라니[陀隣尼]를 얻고 항상 훌륭한 모습과 음성을 얻고 복된 처소를 만나며, 또 이 선남자ㆍ선여인들 중에 여덟 부처님의 교령(敎令)에 따라 그 바른 행을 받들어 행하는 자에 있어서는 여인으로 태어났을 경우에라도 남자의 몸을 바꿔 받을 수 있으리라. 다시 사리불아, 어떤 선남자ㆍ선여인이 이른 아침에 몸을 깨끗이 씻고 양치하고 옷을 정돈하여 이 여덟 부처님을 염하며, 밤낮으로 각각 세 번씩 이 경(經)을 받들어 외운다면 그는 한량없는 공덕을 얻을 것이고, 첫째 사천왕이 그 선남자ㆍ선여인을 항상 옹호하리라. 그러므로 감옥 속에 있더라도 이 경을 읽고, 원수의 집에 있더라도 이 경을 읽고, 도적 속에 있더라도 이 경을 읽고, 물ㆍ불 속에 있더라도 이 경을 읽고, 바다에서 풍랑을 만나 공포 속에 있더라도 이 경을 읽고, 전쟁하는 무기 속에 있더라도 이 경을 읽고, 독벌레에게 쏘이더라도 이 경을 읽고, 여러 마군들의 침해를 받아 몸의 털이 곤두설 만큼 두려움을 느낄 때라도 이 경을 읽고, 사나운 용ㆍ귀신들에 부딪칠 때라도 이 경을 읽고, 나쁜 새[鳥] 울음을 듣거나 흉한 꿈을 꾸더라도 이 경을 읽어야 하리니, 내지 급한 병과 심한 고통을 당하더라도 이 『팔양신주경』을 받들어 외우면, 그 모든 것이 다 제거되느니라.”
이 때 부처님께서 게송을 읊으셨다.
이 여덟 부처님
국토의 명칭을 받들면
모든 악이 다 제거되어
빨리 바른 도에 오르며
태어나는 곳마다 부처님 뵙고
깨달음 얻어 매우 기뻐하고
이 세상의 가장 높은 이를
평등한 마음으로 공양하게 되며
무수한 100겁을 겪어 온
그 집착을 다 버리고
빨리 열반의 도를 얻으리니
이 모두가 부처님의 명호를 받들기 때문이네.
그러기에 지금 현재라도
그 여러 부처님 명호를 받들면
그 사람 순백하고도 단정한 모습 갖추고
태어나는 곳에 있어서는
언제나 억만장자 집에 태어나되
사람됨이 간탐이 없어서
용맹스럽게 보시하길 좋아하리라.
그리고 여인이 이 가르침 듣고서
뛸 듯이 기뻐하여 정성껏 한다면
그는 여인의 몸을 벗어나
다시 남자의 몸으로 태어나며,
이 경을 받들어 행하는 자에겐
모든 흉기가 해치지 못하고
독한 벌레와 원수ㆍ도적도
그 사람을 괴롭히지 못하고
다섯 마군과 장수ㆍ관속(官屬)까지도
침범할 기회를 얻을 수 없으리라.
그 때에 첫째의 사천왕과 미륵보살 등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희들이 이 『팔양신주경』 받드는 모든 학자를 함께 옹호하며, 또 저희들은 힘을 합하여 저 병든 자를 옹호해 그 병을 다 낫게 하겠습니다.”
그 때 첫째의 사천왕ㆍ미륵보살 등 비구 대중과 모든 하늘ㆍ용ㆍ귀신ㆍ인민ㆍ아수라들이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이러한 경을 듣고는, 기뻐하여 부처님께 예배하고 떠나갔다.
그리고 당시 여덟 보살이 있었으니, 그들의 명호를 든다면, 첫째 발타화(발陀和)보살, 둘째 나나린갈(羅那隣竭)보살ㆍ셋째 교일도(憍日兜)보살, 넷째 나라달(那羅達)보살, 다섯째 수심(須深)보살, 여섯째 인저달(因抵達)보살, 일곱째 마하수화살화(摩訶須和薩和)보살, 여덟째 화륜조(和輪調)보살들이다. 이 여덟 보살이 그 무수한 겁으로부터 도를 구해 왔으나 아직 성불하지 못했으므로, 이 여덟 보살이 도를 배울 때에 함께 다음과 같이 원력을 세웠다.
“8방 상하의 모든 인민을 다 성불하게 하되, 그 가운데 만약 위급한 일이 있을 때엔 우리들 여덟 보살의 명자(名字)를 부르면 곧 그 위급을 벗어나게 하고, 수명이 다 되려 할 때에도 우리들 여덟 보살의 명호를 부르면 우리 여덟 보살이 곧 날아가서 맞이하리니, 원컨대 이 명자를 받드는 공덕으로 말미암아 모든 인민을 다 여덟 보살과 같이 쾌락하게 하소서.”
『불설팔양신주경』 1권(ABC, K0276 v11, p.619a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