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경로당에서 음악소리가 들려왔다....
대동계를 하는 날이다....돼지를 잡고 전을 부치고 잡채를 만드는 아주머니에 손길이 분주하다...
나는 평소 동네분들하고 왕래가 적어 오랜만에 경로당에 들리면서 귤두박스와 소주 한박스를 어르신들 드시라고
드렸다...그랬더니 이장님이 필자에 이름을 적어둔다....왠지모르게 쑥스러움이 지붕을 뚫고 거침없이 하이킥을 날린다...
봄날이 가고 여름이 가고 다시금 수확에 계절에 콤바인을 몰고 논을 몇바퀴돌고나면 찬바람이 부는 겨울이 된다....
겨울은 추운 계절인 만큼 수은주를 뚝 떨어트리면서 사람들을 웅크리게 만들지만 동리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여 오손도손 도란도란 이런저런 이야기 꽃을 피우며 서로의 가슴을 녹여주는 따듯한 말을 건넨다....
그들의 말속에는 희망이 있고 그들의 말속에는 믿음이있으며 그들의 말속에는 미래를 함께 헤처나가겠다는 신념이있다....
마을 사람들은 하루종일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며 술을 마신다....
서울간 아들이 사준 점퍼를 자랑하시는 할아버지.....울산으로 시집간둘째딸 사위가 이번에 용돈을 5십만원이나 보내왔다면서
자랑하시는 할머니...주변사람들이 한턱내라고 하자, 이번에 틀니를 하게되면 돈이 많이 들어갈거라면서 손사래를 치신다....
노래를 잘못불러도 끝까지 마이크를 놓지않는 아저씨하며, 술을 많이 드셔 비틀거리시면서도 어깨춤을 덩실덩실 추시는 할아버지.....그리고 주방에서 음식을 만들어 내놓으시는 마음씨 착한 옆집 새댁......
사람은 사람이 사는곳에서 살아야한다는것을 절실하게 느낀하루다.....
옆사람하고 대화를 나누기 힘들다.....함성소리가 점점커져간다.....
단관을 하는 까페 회원 다섯명.....필자는 맨 끝자리에 앉아서 그들과 함께 힘차게 소리를 질렀다....
옆에 앉은 회원님은 계속해서 맥주를 마신다....닭다리를 열심이 뜯는다.....닭을 먹고 닥치는 대로 응원을 하려는 심산인듯하다...그옆에분은 여친이랑 열심히 문자질을 하고 있다....
두산에 채상병이 타석에 들어서자,맥주를 많이 마신 회원님이 소리를 지른다...
""채상병말고 채병장 나오라고 그래......""
주변사람들이 모두 우리 일행을 쳐다본다......그곳에는 전혀 견훤왕 같지 않게 생긴 필자가 애써 그들의 시선을 외면한다....
나는 집에서 싸온 음식을 꺼내놓는다....무극에서 떡집을 하는 선배네서 가져온 찹쌀떡도 꺼내고 집에서 따온 복숭아랑 자두를
꺼내놓는다....그러면서 꼭 한마디한다....""이거 농약안친거에요...몸에 좋은거에요....드셔보세요....""
맥주를 많이 마시는 회원님은 단관일행중에서 제일 몸이 비대했지만 음식앞에서는 민첩함이 그라운드에 이대형이다...
제일먼저 손을 내미신다....아작아작....""농약을 안준거라그런지 씹는맛이 좋네요..."""라는 말을 남기고는
복숭아를두개 자두세개를 금세 드신다....필자는 저분을 위해서 다음에 올라올때는 더 큰가방을 가져오리라는 다짐을 한다...
마음맞는 분들과 단관을 할때 나는 시골에서 큰 가방을 가지고 올라갔다.....
텃밭에서 길러먹는 토마토.오이...그리고 뒷산에서 따온 복숭아...자두.....가지고 올라갈때 좀 무겁긴 하지만
단관 회원님들 드리겠다는 생각이 나의 가방을 늘 무겁게 만든다.....
어쩌면 필자는 그곳에서 대동계를 하고있었는지도 모른다....
야구장에서 모인 까페회원님들은 모 보험회사에 광고글 처럼 또하나의 가족이되었고 어려울때 힘이되어주는 친구가 되어
주었다......여름날 매미가 시원스레 울던 잠실야구장.....그날은 수박을 들고 야구장을 찾았다.....
완전 소풍이 따로없다.....
한바탕 재미난 야구 소풍을 마치고 난후 그들은 서로에게 인사를 하고 각자의 집으로 발걸음을 돌린다....
지하철역에서 우리는 그렇게 헤어졌다....다음에 다시 만나자는 약속을 하고서.......
올해도 이제는 며칠이 남지않았다......느닷없이 추억이 내가슴속을 세차게 파고든다....
마치 지난날에 선동렬이 던졌던 예리한 슬라이더처럼 지난날에 추억은 그렇게 필자에 가슴속을 스트라이크존으로
여기는지 한치에 오차도 없이 정확하게 제구가되어 꽃혀버린다.....
다가오는 경인년......경인년에는 경인지역에 야구팀이 꼭 우승을 했으면 하는바램이다....
경인지역에 야구팀이 네팀이나 되는데 그중에서 우리 엘지가 우승했으면 하는바램은 불문가지다....
아름다운 야구단 엘지트윈스.......
아름다운 마음씨를 지난 엘지트윈스 열성팬들....
그리고 우리 까페회원님들........
그들이 열과 성을 다해 지키는 대한민국은 그래서 아름답다......
하늘...바람....별.....그리고 정답게 지저귀는새.....음성부용산끝자락에서 견훤.....
첫댓글 너무 멋진 견훤님..쵝오~~ㅎㅎ
새해 복 마니받으세요
님도 새해복많이받으세요...
참으로 열성적인 엘지팬 견훤님..........내년엔 엘지선수들이 꼭 보답을 할겁니다.^^
처음사랑끝까지님도 늘건강하시고 내년시즌 같이 열응해봅시다...
버드입니다 좋은글 또 올려주셨네요 내년에 기회가 된다면 잠실에서 대동계한번 해보져..ㅋㅋ 전 가위와 빗을 가져가져 ..ㅋㅋ 올한해도 잘 마무리 잘하시구요 내년에는 더 즐거운일이 많고 행복한 한해 되시길 기도드립니다 지금 서울 목동엔 펑펑 눈이 내리네요^^
우리동네에도 눈이 내렸습니다.아침밥을 먹고 빗자루들고 눈을 쓸었습니다....연천에서 군대생활하던 생각이 떠오르네요....눈내리면 제설작업을 하던.......
캬,,,,,,,,,,,,,,,,,,,,^^
글 잘 읽었습니다...ㅋ 내년에 엘지 반드시 가을에 야구할거라고 믿습니다^^
와아~~~~시골에 정겨운 풍경이 그대로 내 눈앞에 펼쳐진 듯한 것 같네요~~ㅎㅎ 이런 분들과 늘 함께 계셔서 견훤님 글이 그렇게 더 정감스러운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언제나 견훤님 글은 쵝오~~~~^^
아침에 일어나보니 까치가 웁니다....그까치는 아마도 설까치인듯....암수 한쌍이 나무꼭대기에 집을 짓는 모습이란....항상 건강하세요....
토마토 오이 그리고 뒷산에서 따온 복숭아 자두가 마구 마구 눈앞에 아른 거리네요 옛생각이 절로 나는 글 잘 읽었습니다 ^^
예전에 다니던 회사에 선배이름이 이정애였습니다..그래서인지 님에 이름을 보면 그분 생각이 나네요....며칠남지 않은 2009년 마무리잘하시구요.....늘건강하세요....
제 이름이 좀 흔하죠 아마 제 이름 들으심 유명한 만화가 생각을 하시는 분들도 많으실꺼에요 ^^ 견훤님도 2009년 마무리 잘하시구요... 새해 福 많이 받으세요
사람사는 냄새가 나네요~~~ 한해끝자락은 왠지 모르게...지나간 일을...추억하게 만들죠...잘 읽었습니다...내년엔 엘지 가을에 야구 꼭 할꺼라고 저도 믿습니다^^
사람은 사람이 사는곳에서 살아야하는가봅니다.....정겨운풍경속에서 따듯한 말들이 오고갑니다....내년에는 꼭 잘할꺼라는 믿음을 가져봅니다....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