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것도 없고, 항암후기를 좀 써서 여기 혹시라도 오는분들에게 도움이 되보고자 써봅니다.
전 29살의 남자입니다. 그동안 큰질병없었고요. 그냥 보통 남자이고 보통 29살인 사람입니다. 물론 밤을 잘 새곤 했네요 ㅎㅎ
일단 지금 있는 병실에서 제가 제일 어립니다! ㅎㅎ
일단 전 운이 좋은 케이스여서 여자친구가 혹을 발견해주었습니다. 전 전혀 눈치 못챘는데 오른쪽 턱밑샘에 혹이 있더라구요. 평소 전혀 눈치를 못챘습니다. 통증도 없었고요. 12월 말에 발견하여 동네이비인후과 거치다가 조직검사하고 병원온 케이스입니다.
첫 조직검사에서는 비정형세포 판독이 나왔습니다. 이때부터 좀 싸하긴했어요. 암세포는 아닌 이질의 세포가 나왔다는 이야기였거든요. 그전까지 웃던 동네병원 의사님도 큰 병원 가셔야할거 같다고 이야기해주셨구요.
그날로 바로 고대병원을 갔습니다. 그리고 사실 이때까지만해도 침샘종양, 침샘암, 갑상선쪽 문제인줄 알았는데 병원에서 교수님이 임파선 문제같은데요? 라고 하시더라구요. 임파선?????? 뜬금없이 나와서 뭐지 했는데 조직검사를 재판독 해주신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나서 피가마르는 1주가 지나갔습니다. 목에 난 혹 크기는 커지지도 않고 작아지지도 않더라구요.(발견 당시 3~4cm 3주지속)
그리고 판독결과 암이다. 그리고 림프종이라는 병명을 저는 처음 알았습니다 이때. 혈액암이면 백혈병아닌가? 라고 생각했는데 조금 종류가 다른 암이라고 하더라구요. 몸에 피가 마르는 느낌이었습니다.
근데 신기하게도 제가 알았는지 모르겠는데 눈물이 안나더라구요. 부모님이 곁에 계셔서 그런디..? 암튼 울지 않으려고 노력했고 완치가능한 암이다라고 하셔서 거기에 기대를 걸고 혈액내과로 왔습ㅛㅏ
사실 병동자리가 없어서 못들어올뻔 했는데 당일 무균변동에 한분이 퇴원하시면서 자리가 나서 당일에 들어와서 초음파, ct, pet ct, 골수검사, 조직검사(새로함)를 3일걸려서 다 해치웠습니다. 그동안 정자도 얼려놓구요. 충분한개수가 나왔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각 검사를 받고 걱정되시는 분들을 위해 검사후기를 남기자면
조직검사: 마취주사가 제일 아픕니다. 그 이후는 괜찮아요. 마취주사의 통증은 치과치료시의 그정도입니다.
PET CT는 물 금식이 제일 힘들더군요. 아픈건 없어요.
골수검사: 전 엉덩이 골반쪽에 구멍이 두개났는데, 이건 아프..다기보다는 뻐근한것에 가깝습니다. 마취주사를 넣어주셨는데 따끔하고 그다음엔 뼈에 삽질을 하시는지 아니면 뭘 긁으시는지 드르륵드르륵 소리나고 막 뭘 하시더라고요. 뼈가 너무단단하다고 하셔서 조금 죄송했습니다. 이후 6시간동안 모래찜질했는데 괜찮았어요. 참을만 합니다.
포트시술: 포트는 이물감이 좀 들어요. 그래도 마취주사가 제일 아프고 그 이후는 없어요. 뭔가 내안에 들어온다는 느낌은 있어요. 이후 3일째가 되는데 통증은 많이 없어졌어요. 약간 아프긴 한데 괜찮습니다.
너무 괜찮다고만 했나요? 요지는 참을만한 검사라는 겁니다. 겁낼필요 없어요!!
골수검사는 2주, 조직검사는 1주걸린다고 하더라구요. 가판독 결과에서는 목에만 있는 1기입니다. 병명은 위에 보시는 바와 같은 미만성 거대B세포림프종.
교수님들, 간호사님들 덕분에 짧은시기에 포트도 심고(원래 시간 막바지라 안되는데 해주셨어요 감사하게도) 정자검사도 두번이나하고, 항암 스케쥴도 잡아주셨어요.
그리고 오늘 금요일 첫 항암을 시작했습니다. 치료은 표준치료방식인 R-CHOP으로 약재는 다들 잘 아시는 리투씨맙? 여기선 맙테라라고 부르더군요. 그거랑 엔독산, 빈크리스틴, 아드리아마이산 을 받았습니다. 사람마다 부작용이 다르시겠지만 제 경험상 적어보자면
맙테라: 3시간 걸려서 투여, 초반 30분 후 간지러움 증상 발생. 이후 투약중단 후 간지러움 해소 주사를 맞음. 이후 1시간의 시간을 두고 적게적게 투입. 이후 부작용은 없었어요
엔독산: 1시간, 이건 넣고나서 한 20분 지나니까 코가 시큰시큰 뒷통수가 찌릿찌릿 합니다. 뭐지 했는데 최루탄맞은 느낌이라고 하니 정확한 표현인것 같아요. 뭔 느낌인지 모르시면 와사비를 코앞에 계속 두는것 같은? 참을만은 합니다만 참지는 마세요. 부작용은 바로 바로 말하는게 좋습니다.
빈크리스틴: 5분 이건 그냥 숙 지나갑니다. 아무것도 없었어요
아드리아마이산: 붉은 약재로 1시간, 이건 소변이 붉어지는데 이게 독소가 강해서 물 많이 마셔서 방광염 예방하라 하더군요. 물 많이 드셔야해요.
아무튼 이렇게 맞고 12시에 시작했는데 8시 되어서야 첫 투약을 종료했습니다. 현재 혈압, 체온이 미열이있는데 괜찮다고 하시네요. 구토 오심은 첫날 바로 오는건 아닌가 봅니다..
무균병동은 일찍 불을 꺼서 다들 불을 끄셨는데 새우잠자는 부모님 보면서 한번 써봤네요. 제 두서없는 글에 조금의 정보라도 가져가실 가치가 있다면 전해드리려고 써봤습니다. 전 정말로 림사랑 회원님들 완전관해, 5년이상이야기보고 용기 많이 얻거든요.
울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화장실가서 스스로 다짐하고 힘든티 내지마라 많이 다짐합니다. 아직 시작일뿐인데요. 겨우 스타트라인에 선건데요.
사실 이 림프종 진단 전에 쌍수 할 예정이었는데 이렇게 되서 좀 슬픈..?느낌이 있는 것 같기도하구요.
제글의 요지는 견딜만 하다. 버틸만 하다는 겁니다. 아직 항암하지 않으신분들이 계시다면 너무 겁내실 필요 없어요. 견디고 인내하면 어느새 완치의 길에 들게 되실겁니다. 모두 화이팅하세요
첫댓글 다행이십니다. 보통 목 원발이 가장 많이 1기에 발견될 수 있는 위치라고 들었습니다. 1기인 경우는 세부 타입도 상관 없고 완치율이 90% 이상이라고 읽었습니다. DLBCL 발병 평균 연령이 60~65세 인 경우의 통계이니 건강되찾자님의 경우는 젊으시니 더욱 예후는 좋을 수밖에 없겠지요. 해외 임상들을 보면 비슷한 경우에 항암 4회 종결 혹은 4회 + 방사선으로 종결하지만 국내는 다를 수도 있습니다. 교수님 믿고 잘 치료 받으십시오.
steller님. 올려주신 글 정말로 감사히 잘 보구 있어요. 진짜 카페 가입하고 4일째 매일매일 들어가고 보는데 정말 감사하게 생각했습니다. 다 낫고 직접 뵐기회가 나중에 있다면 제가 선물이라도 드리고 싶어요 ㅎㅎ 잘 버텨보려 합니다. 감사해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혹시 1기시면 항암 몇번하기로 하셨나요?
4번째 보고 말씀하시기로 하셨지만 저는 다지기로 6차까지는 해볼 생각입니다
저도 20대 환자에요 아형도 같으시네요
저도 진단~첫 항암까지가 제일 무섭고 걱정이 많았던 것 같아요
지나고 보니 각종 부작용 견디고 치료를 마친 제 자신이 얼마나 대견한지 몰라요 스스로 더 쓰담쓰담 해준답니다
저도 올해 29살이 되었는데 동지같은 마음에 댓글 남겨봅니다
응원할게요!
얼른 나으셔서 쌍수하시는 그 날까지~👍화이탱
감사해요!! 항암은 이제 끝나셨나요?? 저보다 먼저 겪으신 선배님이네요 ㅎㅎ 힘내서 버티고 완치길걷죠!
^^
저희 엄마가 같은 병명으로 그제 2차하셨어요.
항암 이일째 밤은 배가 사르르 아프시다며 화장실을 들락날락하면서 잠설치시고..1,2차 같으시네요.
그리고 속쓰림약, 수면제 간간히 복용 하셨구요. 오늘은 머리카락이 너무 빠진신다해서 미용실 가기로 했어요. 그렇게 두피가 아프시다고 하세요.
모든 분들 조금씩 경험담 공유 좋은거 같아요.
완전관해되는 그날까지 힘내세요
전 어제 1차 했습니다. 오심이 조금 있고 기운이 조금 없네요. ㅎㅎ 견뎌내시고 머리빠지는건 그냥 포기하는게 빠를것 같습니다. 저도 퇴원하는 날 밀려구요 ㅎㅎㅎ
@건강되찾자 네 긍정적인 마음가짐이 중요한거 같습니다. 혹시 속 울렁거리심 처방해주신 맥페린인가 오심진정해주는 약 추가로 드셨어요
@미니(거대 미만성 b세포) 맥페린. 기억해 둘게요 감사합니다. 아직까지는 참을 만 합니다. 그래도. 식욕도 있기는 있네요 ㅎㅎ
저랑 과정도, 병명도 완전 똑같으시네요. 저도 12월 말 진단 받고 1월 초 각종 검사에 골수 결과도 듣기 전에 1차 항암 치료 받았습니다. 전 1차도 팔에 바로 주사 맞고 2차는 팔에 관삽입한다는데 아직 그것도 무섭네요. 거의 비슷하게 끝나실 것 같은데 같이 힘내서 우리 완치 받아요~~힘내세요~~
네 같이 완치길로 걷기를 바랍니다. 거뜬히 버티실수 있으실거에요!! 화이팅입니다!
우와 1기에 발견되기도 쉽지않은데 여자친구분에게 감사하셔야겠어요! 다른데는 없어서 다행입니다 부모님이 많이 놀라셨을텐데… 치료만 잘받으시면 무조건 결과 좋으실꺼에요 걱정마세요
감사합니다. 봄봄봄 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항상 건강 하시길 기원할게요.
1기 찾아준 여친에게...감사할따름.
...
그러게요. 결혼해서 평생 감사해야할것 같습니다. 두고두고 우려먹겠대요 ㅎㅎ 비세포타입님 항암 화이팅 하시고 관해까지 힘내십쇼!! 완치!!
잘 이겨내실겁니다
젊은 분이니 빨리 완쾌되어 새로운 삶을 시작해야죠
좋은 일만 있기를 기원합니다
설 명절 잘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lamb500님도 설명절 잘 보내시길 바라겠습니다!! 함께 5년 10년 완치 하시길 바랄게요!!
화이팅 입니다! 완치14년차 지나가다 댓 남겨요! 좋은기운 받아가세용~~!!!^^
앗. 감사합니다. 14년차 희망이 되셨네요. 저도 그렇게 글 남길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잘 견뎌내실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