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무길 작가 오피니언 칼럼] "아내"
-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당신에게!>
CBN기독교방송 2023-10-15 18:12:20
아들 예수그리스도를 영접하라는 하나님의 뜻에 따라 구원받은 주의 백성, 안무길 부부의 육신의 세속 삶속에서 의로운 진리(예수그리스도)의 영을 닮아가는 성화의 삶' 그야말로 가나안의 삶을 보았습니다. 앞서 밴드에 올려진 작가의 지인이나 일면식도 없는 이들이 감동으로 일관된 댓글을 보더래도 모든 믿음의 식구들에게 소개해야 할 충동적 성심과 보다더 하나님 보시기에 기뻐하시리라 확신이 앞서기 때문이기도 합니다.(편집자 주)
안무길 작가
제 생애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두 여자가 있습니다. 한 사람은 돌아가신 지 불과 한 달도 안 된 저의 어머니이고, 또 한 사람은 제 아내입니다.
오늘은 제 아내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아내와 저는 지난 1월에 결혼 35주년을 맞았습니다. 아내는 결혼 이후 거의 대부분의 날을 제 어머니를 우리 집에서 모셨습니다. 제가 여기까지만 이야기해도 많은 분들은 ‘부인이 참 고생이 많았겠다.’는 말로 제 아내에게 응원을 보내 주시는 분이 있습니다.
제 자랑이 될까 보아 염려가 됩니다만, 실제로 아내는 어머니 살아계실 때도 편한 사람과의 대화에서 “남편이 너무 효자라 내가 더 힘들었다.’”며 농담 섞인 진담으로 말하는 것을 저는 여러 번 들었습니다. 아내의 그 말에 내가 효자라는 것만 동의 못 하고, 다른 것은 다 인정을 합니다. 아내에게 직접 표현은 안 했지만, 아무리 효심이 넘치는 며느리라 하더라도 시어머니와의 35년 한 집 동거는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부부를 좀 소개하자면, 아내와 저는 바로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였습니다. 우리가 같이 하나님을 믿고 있었기에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35주년은커녕 그보다 훨씬 전에 어떤 일이 일어날 수도 있었을 만큼 우리는 달랐습니다. 그 다름 때문에 우리는 갈등도 많았고 싸움도 꽤 했지만, 이제는 그런 갈등 없이 살아갈 자신이 생깁니다. 그것은 35년간 내 어머니를 잘 모셔준 아내에게 그것 하나만으로도 내가 잘 해줘야 할 이유가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제가 지난 8년간 매일 아침 495명에게 보내온 ‘아침 문자메시지’에 어머니를 하늘나라로 보내드리는 바로 그 날 이런 내용을 보낸 적이 있습니다.
“어머니가 안 계신 내년 어버이날에는 아내 가슴에, 어머니 살아계실 때 달아드렸던 빨간 카네이션을 달아줄 생각입니다. 결혼하여 35년, 어머니를 내 작은 집에서 모시는 동안 가장 힘들었을 아내에게 그동안 잘 표현 못 했던 감사의 마음을 그 빨간 카네이션으로 표현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 표현이 그렇게 많은 사람들로부터 호응을 받을 줄 몰랐습니다. 마치 내가 무슨 로맨티시스트라도 되는 것처럼 생각하는 좋은 반응이 그때 있었습니다.
아래에 지난 우리 부부의 결혼 30주년 때 교회의 일곱 쌍 부부 소그룹모임의 프로그램으로 우리 부부의 결혼기념일을 축하하는 자리에서 제가 아내와 우리 목장식구들 앞에서 읽은 편지 내용을 한 번 올려보려고 합니다. 내가 굳이 편지를 이곳에 공개하는 건 편지에서의 마음처럼, 또 다짐처럼 앞으로도 고생한 아내에게 잘 해주고 싶은 마음이 변하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당신에게!>
우리가 결혼한 지 30년을 맞은 지금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가장 큰 선물은 당신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많이 싸우기도 했고 서로에게 상처를 주기도 했지만, 여전히 당신이 내 삶에 가장 소중한 사람이라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는 것은 내겐 참 의미가 있고 귀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내 머릿속에 당신에 대한 이미지가 이렇게 소중한 사람으로 자리하게 된 건 순전히 모태신앙 인인 당신이 변함없는 믿음으로 나를 위해 기도해 주고, 참아주고, 사랑해 준 덕분이라 생각합니다.
어느 날인가 어느 목사님의 글에서 배우자에게 ‘30’이라는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그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고 메꾸어 주기 위해 한쪽 배우자가 있다는 말에 무척이나 큰 공감을 했고 찔림을 받았으면서도 나는 지금까지 그 부족을 들어내고 상처를 주는 남편으로 존재했음을 고백합니다.
2년 전 ‘아버지학교’ 숙제로 당신에게 편지를 쓰면서 “겉으로는 당신 생일, 결혼기념일도 잘 챙기고 가족과 함께 외식도 자주 하고, 당신에게 선물도 자주 하는 꽤 괜찮아 보이는 남편일지 몰라도 당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과 당신이 정말로 행복을 느끼게 되는 그런 남편으로서는 부족한 것이 많다.”는 고백을 한 적이 있었는데, 지금도 같은 고백을 하고 있다는 것은 실천이 부족했던 것을 증명하는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신앙생활의 가장 기본 되는 곳이 가정이며, 그중에서도 당신으로부터 정말 말씀대로 사는 신실한 남편이라는 인정을 받지 못한다면, 내 신앙생활의 많은 부분은 가식일 수 있다는 생각을 늘 떠올리면서 노력은 하고 있지만, 아직도 부족한 것이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오늘 목장식구들 앞에서 공개하는 편지이니 이 기회를 빌려 당신 자랑을 좀 하고 감사한 마음도 전하고 싶습니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당신은 내게 신앙의 닻과 같은 존재였습니다. 내가 이리저리로 방황하다가 결국은 하나님 앞으로 돌아오게 만든 건 당신의 기도와 변함없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결혼 이후 당신은 한 번도 그 믿음의 끈, 곧 하나님과의 관계가 느슨해져 있는 것을 나는 보지 못했습니다.
당신의 신앙이 뜨거운 스타일은 아니라 하더라도 늘 삶의 최우선을 하나님께 두는 모습을 보여 왔습니다. 당신의 그런 신앙의 견고함은 마치 배가 이리저리 흔들리지만 안정되게 항구에 정박하게 만드는 닻과 같이 내게 소중한 존재였다는 것을 깨닫고 있습니다. 요즘은 그 믿음이 더욱 뜨거워져서 아픈 허리 통증으로 밤엔 늘 끙끙 앓으면서도 교회의 교구간사 직분을 기쁜 마음으로, 아니 어쩌면 신이 나서 하는 걸 보면, 참 흐뭇하고 하나님께서 당신을 사랑하시는 것을 알게 됩니다.
내가 건강이 좋지 않을 때 가장 걱정해주고, 기도해주고, 챙겨주는 사람은 당신이었습니다. 지난번 당뇨 건강관리 교육도 몇 시간 동안 같이 받아주었고, 요즘은 새벽에 새벽기도와 출근을 위하여 나갈 때 꼭 같이 일어나서 건강식품을 챙겨주는 당신에게서 고마운 마음과 함께 힘을 얻게 됩니다.
건강 얘기에 생각이 나는 건, 당신이 만드는 음식이 내 입에 얼마나 잘 맞는지, 그것이 참 신기하고 감사합니다. 자주 하는 이야기이지만 낮에 점심을 고객들과 좋은 곳을 찾아서 매일 다니며 먹어 보지만 당신이 집에서 해주는 음식보다 더 맛있게 하는 곳을 만나지 못했습니다. 당신은 좀 덜렁대는 편이고 요리를 위해 고심을 하고 시간을 많이 투자하는 것 같지 않은데도, 만드는 음식마다 맛있다는 것이 신기하게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아무튼, 이것도 큰 복이라는 생각이 들고 감사합니다.
지난번 중국 찬양선교에서 허리를 다쳐 지금도 고생을 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건강해 주었던 당신이 참 감사합니다. 그리고 결혼 이후 지금까지 놀러 가자거나 여행을 가자는 제안에 한 번도 소극적이지 않고 언제라도 따라나서는 당신의 밝음이 참 좋습니다.
당신의 그 믿음 안에서 언제나 긍정적인 모습도 참 감사합니다. 당신의 그런 점은 조금 부정적이고 지레 걱정을 하는 스타일인 나를 이만큼 긍정적인 사람으로 변화시킨 요인이었습니다. 그리고 걱정할만한 일이 있을 때도 우울해 하고 어두운 모습을 보여 준 적이 없는 당신을 통해 힘을 얻기도 했고 회복도 빨랐던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결혼 이후 지방 근무로 따로 살았던 기간 외에는 지금까지 30년 동안 나의 어머니를 잘 모셔준 당신에게 정말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어머니를 모시는 동안 한 번도 자유롭지 못했을 당신에게 정말 미안하고 감사해요.
‘아버지학교’ 숙제로, ‘아내가 사랑스러운 20가지 이유’를 적으라고 했을 때, 망설임 없이 평소 당신에게 고맙게 생각했던 20가지를 단숨에 적었던 나였지만, 언제나 그 감사하는 마음의 표현은 부족했던 것을 인정하면서, 이제는 정말 우리 가정을 하나님 기뻐하시는 가정으로, 또 천국을 우리 가정에 앞당길 수 있도록 힘쓰며 당신을 가장 사랑하고 아끼는 남편이 될게요!
사랑해요! 이름도 예쁜 나의 아내 한 o o ! (2015.7.6.)
안무길 작가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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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무길)
수필가. 화가
오륜교회 장로
전)한일은행 지점장.
원본 링크 [안무길 작가 오피니언 칼럼] "아내" (cbntv.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