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 - Ballon Flower ; 도라지[상냥한 미소, 소망]
매일 밤 그대를 생각해요.
밝은 달 빛 아래 항상 두 손 모아 기도하던 당신.
가녀린 초생달이 뜬 오늘밤도 그대는 곱디고운 두 손을 모으고 기도하고 있나요?
난 오늘도 그대의 평안과 안녕을 기원하며 눈을 감습니다.
사랑하는 그대와의 간절한 만남이라는 이루어질 수 없는 희망 없는 소망을 품고.
================================================달 빛 아래. by-스트로벤지====
"유현씨, 복숭아 차라도 괜찮을까요? 녹차가 없네요."
"아, 괜찮습니다. 꽤 즐겨 마시거든요."
"아, 그렇습니까?"
그가 잘 됐다는 듯이 웃으며 찬장을 열었다.
진성이는 탁자 위에 올려진 과자를 집어먹으며 연신 방긋거리며 성현씨를 바라보았다.
녀석 그렇게 저 사람이 좋은 건지 그 좋아하던 과자가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도 모르는 것 같다.
- 잘그락.
"날이 많이 더워 얼음을 탔는데, 괜찮나요?"
"아, 저야 고맙죠. 감사합니다."
그는 유리잔을 내려놓으면서 진성이 옆에 있는 의자를 끌어당겨 앉았다.
"신부님, 있죠, 어제 사혁이 형이 사탕 줬어요. 사혁이 형 되게 착해요."
"사혁이라면… 그 말 없고 무뚝뚝한 고등학생 말하는 거니?"
"응, 사혁이 형 지금 심부름 갔어. 올 때 사탕하고 아이크림 사온다고 했는데…."
진성이가 입가에 묻은 과자부스러기를 털며 기대에 찬 눈빛을 하며 눈동자를 굴렸다.
"아이크림 빨리 먹고 싶어."
"아이스크림은 많이 먹으면 안돼요."
"네에, 신부님."
진성이가 방긋 웃는 모습을 보니 '그'의 어릴 적 모습이 생각나 가슴 한켠이 아려왔다.
- 드륵.
"신부님, 저 왔습니다."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조용하고 사근사근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얼굴에 표정하나 그리지 않고 들어오는 그를 보곤 난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저 나이 때는 최소한 웃고 떠들어야 하지 않을까 싶지만 저 아이에게는 전혀 상관없을 듯한 말인 것 같다.
그래도 진성이는 뭐가 그리 좋은지 의자에서 내려와 사혁에게 달려간다.
저러다가 넘어지는 거 아닌가 몰라….
이런 내 걱정과는 달리 진성이는 쪼르륵 달려가 사혁이의 손에 들린 비닐 봉지를 뺐다시피 하여 탁자 위로 옮겼다.
"사혁이 형, 아이크림 뭐 사왔어?"
"네가 즐겨 먹는 월드콘 사왔어. 아이들 수 맞춰서 사왔으니까 가져가서 나눠 줘. 아, 안녕하세요, 유현형."
"오랜만이야."
"그러게요, 일은 잘되시나요?"
높낮이가 없는 목소리가 일상 적인 인사를 해왔다.
난 고개를 저으며 미소짓기만 했다.
"미리 미리 해 두세요. 그렇지 않으면 제가 피해를 보게됩니다. 저번에도 그 아저씨가 찾아와서 얼마나 곤란했는지 아세요? 학교였단 말입니다. 학교까지 찾아와서 형 어디에 있는지 물어…."
"내가 어디에 있었는지 가르쳐 준 게 너야?"
이런 뒤통수가 싸해진다.
세상에나.
이런 새파란 애송이한테 뒤통수 맞다니!!
"쿡."
고개를 돌리니 성현씨가 손으로 입을 가리고 얼굴을 돌리고 있는 것이 보였다.
"유현형, 그 얼굴 표정은 정말 웃겼습니다. 그럼 이만 전 가볼게요. 여름 방학이라지만 일주일 밖에 안 돼서 미리 예습해야 하거든요."
사혁은 그렇게 내게 상처를 주는 말만 가득 늘어놓고 가볍게 방을 나가버렸다.
이미 밖은 검푸른 벨벳으로 깔려져있었다.
하나 둘 씩 떠오른 별들.
고아원 창문을 통해 본 반짝이는 하늘은 가슴 저릴 정도로 애틋해서 난 눈을 돌려 버렸다.
밤마다 손을 모아 기도했다.
'그'를 만나게 해달라고.
'그'가 아니라면 '그'와 비슷한 사람이라도 만나게 해달라고.
더 이상 '그'의 흉내를 내게 하지 않게 해달라고.
다시 한번 '그'에게 어리광 피어 보고 싶다고.
하지만 소망은 소망일 뿐.
이 소망은 간절했지만, 그 간절함만큼 이루어지지 않았다.
- 달칵.
"유현씨는 오늘 주무시고 가실 건가요?"
"아뇨, 지금 갈 생각입니다. 내일이 마감 일이라 더 이상 주체하면 사혁이 말대로 또 피해가 갈 테니까요."
"그럼 바래다 드리겠습니다."
그가 부드러운 미소를 띈 채 말했다.
난 손을 저으며 말했다.
"아뇨, 별로 늦은 시각도 아닌걸요. 신부님은 아이들 때문에 피곤하실 텐데, 일찍 주무세요."
"아, 괜찮아요. 전 그저 아이들을 돌보는 것뿐인 걸요. 실제로 가장 힘든 일은 동생들에게 떠 맡기고있어요. 그러니 전 그렇게 피곤하지 않아요. 오히려 좋아하는 아이들과 있게 되어서 기쁜 걸요."
그가 정말로 기쁘다는 얼굴로 말했다.
의외로 좋은 사람일지도.
"저 처음에 유현씨 뭐랄까… 은근히 마음에 안 들었거든요? 근데 이야기하다 보니까 굉장히 괜찮은 사람인 것 같아요."
"아, 저도 그랬는데."
"에, 그럼 이거 동족 혐오였나 봐요, 그렇죠?"
그가 슬며시 미소지으며 말했다.
나도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지을 수 밖에 없었다.
실제로 지금은 그가 너무나도 마음에 드니까.
"그럼 가죠? 너무 늦으면 유현씨 일 할 시간이 줄어들 테니까요."
성현씨는 먼저 앞장서서 고아원 현관으로 향했다.
총총한 밤하늘 밑의 어두운 거리엔 환한 가로등이 길을 밝혀 주고 있었다.
"유현씨 목걸이 있어요?"
"목걸이요?"
"네."
그가 갑자기 왜 이런 것을 묻는지 궁금해 졌지만 그냥 고개를 끄덕였다.
난 목에 항상 걸고 다니는 목걸이를 꺼냈다.
작은 은빛 십자가에 원형의 둥근 테가 둘러져 있고 그 사이로 촘촘하게 런던블루토파즈를 박아 넣었다.
직접 모양을 본떠서 맞춤으로 만든 거라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목걸이다.
옛날 '그'가 선물로 준 목걸이.
나뿐만이 아니라 그의 친구들과 형제들 모두 같은 모양의 목걸이를 갖고있었다. 목걸이에 박힌 보석은 모두 색과 종류가 다르지만.
예전의 내 것은 '아쿠아마린'이라는 하늘색 빛깔의 보석이었다.
지금은 '그'가 너무나도 그리워서 검푸른 런던블루토파즈를 목걸이에 박아 넣은 것이지만 만약 그와 닮은 사람이 나타나거나 아님 그가 내 눈앞에 나타난다면 난 그에게 이 목걸이를 줄 생각이다.
그 때문에 내겐 이 목걸이말고도 아쿠아마린을 박아 넣은 목걸이 하나가 더 있다.
어쨌거나 목걸이를 성현씨에게 보여주니 그가 잠시 놀란 표정을 짓더니 다시 원래의 표정으로 돌아왔다.
"제가 아는 목걸이랑 비슷하네요."
"…그런가요?"
"네."
그 후로 그는 아무 말도 없었고 나와 성현씨는 그렇게 헤어졌다.
집에 들어가자마자 옷을 벗고 욕실로 들어섰다.
찌는 듯한 더위 때문인지 옷은 땀으로 축축히 젖어있었다.
샤워기를 틀고 정신 없이 물을 몸에 퍼부었다.
거울에 비친 검푸른 목걸이가 오늘따라 더욱 푸르게 비쳐 보이는 것은 착각일까.
눈을 감았다.
선명히 떠오르는 검푸른 머리칼과 깊은 눈동자.
아아….
신이시여.
오늘도 이렇게 희망 없는 소망을 빌고있는 제게 조금의 희망을 주세요.
그의 상냥한 미소를 보게 해 주세요.
그의 상냥한 목소리를 듣게 해 주세요.
그의 눈동자를 보게 해 주세요.
희망 없는 소망에 조금의 믿음을 주세요.
언젠가는 꼭 이룰 수 있는 소원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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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후~~♥
일주일 만이에요>ㅂ<
별로 재미있지않은 소설을 봐주신 인내심깊으신 여러분들 감사해요!!!
저 나름대로는 괜찮다고 생각하지만 역시 아스언니에겐 미안해....[털썩]
으음....
일주일 만이라 뭔가 이야기 할게 한가득이었는데...
ㅇㅂㅇ...뭐가 있었죠?<-
아아..맞아..
고등학교 1주일 생활이 끝났습니다.
엄청난 괴로움에 시달린 나날...
야자에 학원에 숙제에 영어 단어에.....[털썩]
아 그리고 한가지 질문!
영어단어 잘 외우는 방법 없을까요오?
아무리 외워도 안되는 것들...
흑...
흠흠..
어쨌거나 이번편도 즐겁게 읽어주시와요♥
다음주에 뵈요!!!
첫댓글 오우..기대대는 작품이네요..에헤..힘내시고요..다음편 부탁드립니다..뉴휴,...
야호~ 재미있으니 걱정마세요 그럼 건필입니다 아자아자~!!
재미있어요 ..고등학교 화이팅 입니다,,,
오오, 올라왔군ㅇㅅㅇ!!!
-_-....에효오오오오오오오오-_-...암튼 잘익었어=ㅁ=;;...올라온거 다 읽고 내꺼 올리고 가야지-_-;
에....그러니까........등장인물들이......................누구죠?[퍽]
와아앗....멋진 작품입니다아, 힘내세요!!!
...........내용이 어떻게 되드라...[뒤적뒤적]..... 냐하하 나두 고등학교 생활 적응 안되서 죽겠어....ㅠㅠ힘들어 피곤해 졸려 힘내자구요 홧팅 ㅋ
까아 목걸이라..근데 늦게 오셔서 다 까먹었네요..다시 읽으러[뒤적] 그럼 수고하세요
..................누가 누군지 이해가 안되.........[철푸덕](<-)
후후후후후후후 좋아요~~~~~~꺄~~~~~♡♡
오오오~~ 저도 고등학생이라서..ㅡㅜ 영어단어는 그냥 미친듯이 외워야 하겠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