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세대 HBM 공동개발' 손잡아
SK하이닉스가 대만 TSMC와 손잡고 인공지능(AI) 반도체에 필수인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HBM 세계 1위 (SK하이닉스)와 파운드리(위탁생산) 세계1위(TSMC)가 '기술 동맹'을 맺은 것이다.
HBM 세계 2위, 파운드리 세계 2위인 삼성전자와의 경쟁에서 확고한 우위를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19일 SK하이닉스는 'TSMC와의 기술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2026년 양산 예정인 HBM4(6세대 HBM)를 함께 개발한다고 밝혔다.
두 회사는 기술 협력이 공식화되면서 경쟁사인 삼성전자도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현재 SK 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5세대 HBM 기술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달 SK하이닉스는 5세대 8단 HBM3E를 세계 최초로 생산해 고객사에 납품했다고 밝혔다.
이에 맞서 삼성전자는 하반기 (7~12월)에 8단보다 4개 층을 더 쌓은 12단 HBM3E를 양산할 계획이다.
일부에서는 삼성전자가 이 시기를 상반기로 앞당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SK하이닉스가 TSMC와 '연합군'을 형성하면서 글로벌 HBM 및 파운드리 업계는 더욱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HBM 1위 SK하이닉스--파운드리 1위 TSMC '연합군', 칩 전쟁 가세
'AI반도체 동맹'으로 장점 극대화
심성, 전공정 가능 '턴키'로 맞대응
'공존공생을 위한 선택'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생산하는 SK하이닉스와 HBM을 이용해 인공지능(AI) 반도체를 만드는 TSMC의 기술 동맹'에 대해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이같이 평가했다.
두 회사가 가진 장점을 극대화하고 한계를 보완하는 필수 협력이라는 의미다.
19일 시장 조사업체 트랜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HBM 시장 점유율은 SK하이닉스가 53%, 삼성전자가 35%, 마이크론이 9%
순이다.
엔비디아 등 고객의 요구에 따라 반도체를 만드는 파운드리(위탁생산) 시장 정유율은 TSMC가 61%, 삼성전자가 14%다.
파운드리 업체가 고사양 AI반도체를 만들려면 최첨단 HBM이 필요하다.
삼성전자는 HBM을 만들면서 동시에 파운드리도 하고 있다.
고객의 다양한 요구를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TSMC는 HBM을 만들지 않고, SK하이닉스는 파운드리를 하지 않는다.
두 회사의 협력은 결국 SK하이닉스와 TSMC가 부족한 부분을 메우기 위한 선택인 셈이다.
고급 패키징 기술을 보유한 파운드리 1위 TSMC와 AI 반도체 에 필요한 첨단 HBM 생산 1위인 SK하이닉스가 '연합군'을
만들어 장점을 극대화해 지속적으로 1위를 수성하기 위한 전략이기도 하다.
파운드리와 HBM강자들이 손을 잡으면 모든 공정을 다 할 수 있는 '삼성 반도체 턴키 서비스'를 앞세워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에서 HBM 생산과 파운드리, 패키징역량을 갖춘 곳은 삼성전자 뿐이다.
시간과 비용, 성능 3박자를 갖춘 고객 맞춤형 HBM을 제공함으로써 시장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2월 올해 하반기(7~12월)부터 기존보다 차리 속도와 용량을 높인 HBM인 '12단 HBM3E'를 양산할 계획이다.
젠슨 황 앤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미국 새너제이에서 열린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GTC2024'에 마련된
삼성전자 부스를 찾아 HBM3E에 핀필 사인을 남기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내년에 성능뿐만 아니라 더욱 첨단화된 열 관리 기술 등을 갖춘 HBM4 16단 제품을 선보이겠다는 계획도 가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와 TSMC의 협력은 삼성전자에 큰 부담일 수 있다'면서
'하지만 종합 반도체 기업이라는 삼성전자의 장점을 살린다면 앞으로 전개될 반도체 전쟁에서 승기를 잡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변종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