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에세이] 우리 누이는 휴가철에 더 괴롭습니다
발행일2020-08-09 [제3206호, 3면]
본격적으로 여름 휴가철이 시작되었습니다. 많은 사람이 쉴 곳을 찾아 떠납니다. 분주하고 고단한 일상과 세상을 떠나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영혼과 육신의 휴식을 얻고자 떠납니다. 자연의 웅장함과 그 아름다움과 신비 앞에 우리는 절로 “와”하고 소리를 지르며 탄복합니다. 참으로 자연과 세상 모든 것은 하느님이 지으셨으며 인간에게 주신 하느님의 선물임을 깨닫습니다.
그런데 여름 휴가철 피서지에서 1회용품(일회용 용기, 나무젓가락, 수저, 이쑤시개, 비닐식탁보, 비닐봉지 등)의 사용이 급증하고, 산과 바다가 피서객들이 마구 버리고 간 각종 쓰레기로 몸살을 앓습니다. 이러한 이야기가 어제오늘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우리 그리스도인은 올해가 「찬미받으소서」 특별 기념의 해(2020년 5월 24일~2021년 5월 24일)라는 점을 특별히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후손들, 지금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어떤 세상을 물려주고 싶습니까?” 프란치스코 교황의 이 말씀이 귓가에 계속 울려 퍼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더욱더 간절해지고 있는 “지구의 부르짖음”에 귀를 기울여야 하며, 더 무관심하게 있어서는 안 되겠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회칙 「찬미받으소서」에서 “세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통렬하게 자각하고 그것을 기꺼이 우리 자신의 고통으로 삼아 우리가 각자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이번 휴가철에는 최대한 쓰레기 줄여보기, 1회용품 사용 자제하기, 쓰레기 되가져오기 등 작지만 불편한 일들을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실천하겠습니다. 또한 피서지에서도 ▲비운다 ▲헹군다 ▲분리한다 ▲섞지 않는다 등 분리배출의 핵심 4가지 방법을 토대로 자원재활용이 가능한 종이, 페트병, 캔 등을 분리 배출하겠습니다. 우리 모두는 세상 모든 것을 돌볼 책임이 있는 특별한 존재이며, 그 모든 것은 하느님이 지으신 것이므로 찬미의 대상입니다. 자연과 생태계, 온갖 동식물을 바라보는 우리에게 특별한 책임과 지혜가 필요합니다.
이러한 적은 노력이 세상을 바꿀 수는 없다고 생각하지 말아야 합니다. ‘나 하나쯤이야’라는 생각보다 ‘나부터라도’라는 자각 의식을 갖고, ‘우리 가정부터’, ‘우리 본당공동체’부터 실천한다면, 우리들의 누이인 지구가 덜 아프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일상 속의 작은 실천이야말로 지구를 살리는 복음 실천의 첫걸음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니 나의 작은 행동이 지구를 살리는 데 도움이 되기를 기도하고 생태적 회개를 통하여 우리의 작은 일상생활을 성찰해 봅니다. 하느님의 창조 질서가 수호되게끔 더 특별한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주님, 감사합니다!
박창희(베드로) 제2대리구 분당구미동본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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