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장으로 재직 중 돌연한 뇌출혈로 순직했는데도 '보궐선거 원인 제공' '혈세 낭비'라는 비난 발언을 한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발언 파문이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의 최대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를 "패륜 언행" "사람이 아니다"라고 규정하며 총반격에 나섰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12일 부산 금정구 오시게시장 집중유세에서 "열심히 일하다가 돌아가신 분을 모욕하는 것은 사람이 아니다. 사람 되긴 어려워도 괴물은 되지 말자던 영화 속의 말이 생각났다며 "민주당의 패륜적 언행에 우리가 얼마나 화가 났는지 표로 보여 달라."고 호소했다.
앞서 김영배 민주당 의원은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지원유세를 다녀온 뒤, 페이스북에 "보궐선거 원인 제공, 혈세 낭비 억수로 하게 만든 국민의힘 정당 또 찍어줄 낍니까"라고 적었다.
그런데 이번 금정구청장 보궐선거는 전임자인 1958년생 김재윤 전 구청장이 지난 6월 업무과중으로 인한 돌연한 뇌출혈로 쓰러져 병원으로 후송돼 뇌수술까지 받았지만,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16일 간의 투병 끝에 순직해 치러지는 선거다.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이나 기타 범죄로 인한 극단적 선택, 피선거권 상실의 경우처럼 '원인 제공'이나 '혈세 낭비'를 운운할 수 없는 성격의 보궐선거다.
발언 파문이 일파만파로 번지자, 민주당은 전날 저녁 긴급 '지도부 입장'을 통해 "김영배 의원의 잘못된 주장이 고인과 유가족의 명예를 훼손한 것은 물론, 부산 금정구민들께도 큰 상처를 드렸다"며 "김영배 의원에게 자숙하고 성찰토록 엄중 경고하고, 윤리심판원에 회부해 징계하겠다."고 밝혔다.
김영배 의원도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는 글에서 "나 역시 한 아버지의 아들, 내 자녀들의 아버지로서 고인의 죽음을 무겁게 생각하지 못했다"며 "유족들께 상처를 드린 것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후 올린 '거듭 사죄드린다.'는 글에서도 "전 금정구청장께서 과로로 인한 뇌출혈로 순직한 것을 모른 채 단순 공직선거법 위반 등으로 인지하고 나온 실언"이라며 "선거를 떠나 인간적으로 유족들과 고인을 기억하는 모든 분들, 금정구민들께 상처를 드린 것에 다시 한 번 거듭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라고 했다.
두 번째 사과문에서 비로소 '순직한 것을 몰랐다'고 해명한데 대해, 한동훈 대표는 이날 유세에서 "김영배 의원이 실수로 그런 말을 한 게 아니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인 유세 장소에서 똑같은 말을 했다"며 "민주당은 지금 와서 '징계하겠다.'고 하는데, 표가 무서워서 그럴 뿐"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금정은 이런 패륜적 언행을 허용하는 곳이 아니지 않느냐"라며 "얼마나 그런 패륜 언행에 화가 나 있는지 표로 보여 달라"고 호소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지원유세에서 "존경하는 김재윤 구청장이 지난 6월 뇌출혈로 갑자기 우리의 곁을 떠났는데, 민주당은 그분 때문에 '혈세 날리는 선거를 한다.'며 구청장과 유가족을 모독했다"며 "열심히 일하다 돌아가신 분 때문에 혈세가 낭비된다고 모독하는 후보를 가만둬서는 안 된다. (혈세 낭비라는 것은) 4년 전 자기네 오거돈 시장 성추행으로 재보선을 해서 선거 비용을 200억 원 이상 날린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윤일현 국민의힘 부산 금정구청장 후보도 "얼마 전 민주당 국회의원 한 분이 '이번 보궐선거 원인을 제공한 게 국민의힘'이라고 얘기했다"며 "열심히 일하다 쓰러진 분을 두고 유족들을 위로하지는 못할망정 (보궐선거 원인 제공자라고) 피눈물 흘리는 가슴에 대못을 박는 막말을 하는 당이 어느 당이냐. 여러분이 심판해 달라"고 요청했다.>데일리안. 정도원 기자
출처 : 데일리안. "사람 아니야"…'김영배 발언' 금정구청장 보선 최대 변수 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