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이 금요일 전날이었던 것으로 생각나는 것은, 금요일 밤에 청량리 역에서 강원도로 가는 밤 열차를 타고 기차에서 잠을 자고,덕풍에 가서 정노인과 집과 토지 매매계약을 체결할 생각입니다.
목요일 저녁 오후에 들어닥친 아이들의 피아노 레슨을 하느라고 정신이 없을 때 김미옥 쳐녀거 나타난 것입니다.
김미옥 처녀가 나의 피아노 학원의 문을 열고 들어서면서 깜짝 놀라는 것입니다.그것은 지금은 한 겨울, 밖에는 나무 잎을 떨군 앙상한 나무의 모습과 죽은 시멘트의 회색빛깔이 전부인 거리에서 문 하나만 열면 마치 열대우림지역에 온 것처럼 꽃과 식물들이 무성하고, 후꾼하게 달아오르는 열기와, 큰 이층의 홀에는 창문마다 예쁜 커튼이 드리워져 있고 , 가운데는 꽃들이 놓여져 있고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아름다운 분위기에 놀랐던 것입니다.
"어머나 너무 멋져요"
라고 처녀가 감탄을 합니다.
나는 어린이들이 마음에 드는 분위기 속에서 피아노를 배우게 해 주고 싶었던 것입니다.
"제가 아이들 피아노 레슨을 마칠 때까지 좀 기다려 주실래요?"
"네 그렇게 하세요."
처녀는 책장에서 책을 꺼내 읽기시작합니다.
나는 한참 만에 레슨을 다 마쳤습니다.
학원 문만 열고 나가면 주위에는 맨 식당 천지 입니다. 그러나 나는 돈을 아끼기 위해 내가 저녁을 지었습니다.
나는 6.25 후 혼자가 되어 그때부터 내가 밥을 해 먹었기에 음식 만드는데는 익숙해 져 있습니다. 국이나 찌게의 간을 할 때에도 소금이나 간장으로 간을 할 때, 단 한번 만으로 정확히 간을 맞춥니다. 이것은 누구나 수십년을 하면 도사의 경지에 이르는데, 아직도 많은 부인들이 홀짝 홀짝 맛을 보며 간을 맞추는 것을 봅니다.
처녀는 맛있다고 하며 밥 한톨 남기지 않고 그릇을 깨끗이 비웠습니다.
이제 우리는 커피를 타 가지고 소파에 같이 앉아 비로소 자유시간을 갖게 됩니다.
"어머나, 무슨 커피가 이렇게 맛있어요?"
처녀가 깜짝 놀랍니다.
"맛있게 드시니 감사합니다."
사실 나는 커피에 대하여 일가견을 가지고 있는데 그것은 내가 6.25 후 갈곳이 없었을때, 미국 메리놀 선교회에서 미국 신부님들이 충북을 관장하고 있었고, 청주에 단 하나밖에 없는 북문로성당에서 미국인 신부 밑에서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곳은 충북의 본부이기에 늘 신부님이 많았고, 식당 아저씨가 쩔쩔 맬때 내가 도와줌으로써 나는 커피 끓이는 방법과 서양 요리에 대하여 조금 배우게 된 것입니다.
그때 그들이 사용한 커피는 깡통에 든 원두커피인 `맥스웰 하우스 커피` 였습니다.
나는 커피보트에 신부님 한 사람당 큰 수저로 알커피를 한수저씩 포트에 넣습니다.
그리고 센 불에 8분간 끓입니다.그런 다음 불을 약하게 하고 옆으로 비껴놓고 한숨 쉬게한 뒤에 다시 올려놓고 약하게 끓여 신부님 찻잔에 가득 따르면, 신부님은 프리마가 아닌 `카네이션` 상표가 붙은 진한 연유를 를 커피에 타서 먹는데, 그게 바로 진짜 커피입니다.
그러나 내가 처녀에게 타준 커피는 그런 비싼 커피가 아니고, `네스카페` 상표의 커피입니다.
서울 수돗물에서는 염소냄새가 나기에 물을 받아 이틀 이상을 두어서 커피를 끓이는데 물이 커피의 맛을 좌우합니다. 커피를 맛있게 마시려면 커피와 프리마와 설탕의 분량이 정확해야 하며 물의 온도 또한 매우 중요합니다.
우리는 그동안에 쌓이고 쌓인 이야기를 시간 가는줄 모르고 이야기 하였습니다.
나는 이제 한달만 있으면 산골로 이사갈 것이라고 하자 처녀가
"제가 한번 찾아가 봐도 돼요?"
라고 합니다.
농담 좋아하는 내가 찾아오지 못할 것을 생각하면서도
"찾아오면 대환영이지요, 내 버선발로 뛰쳐 나가리다."
라고 했지만
정작 말이 씨가 된다고 2년 후에 그녀가 실제로 찾아왔을 때는 나는 그녀를 알아보지도 못했던 것입니다.
자정이 가까워지자 처녀가 돌아가려고 일어섰습니다.
나는 아무리 서울이라하여도, 어린 처녀가 밤 늦게 돌아다니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지금 수유리에서 처녀가 사는 장안동 까지 가려면 꽤 시간이 걸릴것이고 , 가서 또 씻고 이것 저것 하다보면 새벽 2시 3시가 될것 같습니다. 그리고 또 일찍 남대문까지 가야하니 피곤할께 아닌가?
"괜찮다면 여기에서 자고 내일 바로 직장으로 가는 편이 더 나을 것 같은데요"
라고 하자 처녀가 가다말고 잠시 멈춰 섭니다.
"그래도 돼요?"
"그럼요"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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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하 넘겨집지 마셔요 하하하
그래서 아가씨가 자고 갔나요? 아이고 궁금해...ㅎㅎ
아고 엉큼해 보이시넹
참 말 잘 듣는 처녀이네요~~ ㅎㅎ 그때 이미 믿을 만큼 마음에 두었나 봅니다~~~ 암튼 당시 처녀로선 대담하기도 하네요. ^*^
그런건 아닌것 같아요.
믿음이 많이 갔을까요 쉬운일이 아닌듯 싶은데...암튼 다음 예기가 궁굼해 지내요
제가 함부로 행동 할 수 없는 처지잖아요? ㅎㅎㅎ
단도직입적으로..ㅎㅎ 두분이 같이 사시나요.?'
미리 다 이야기 해야 하나요?ㅎㅎㅎ
필력 대단하십니다 ~근디 너무 감질납니다요 ㅎㅎㅎ
칭찬이신가요? 감사합니다.
그러고도 2년 후에 산골로 찾아온 처녀! 그동안 무슨 사연이 있었을까요?
어려운 시기가 있어요
아이고~ 궁금해 죽겠습니다.ㅋㅋㅋ
죽지는 마세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