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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노후는 독특한 제약과 기회가 있는 특별한 성장기이다. 또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기간이기도 하다. 진심으로 원한다면 노후에 큰 변화를 이룰 수 있다. (9)
우리의 생명력은 갇혀서 풀려나기를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 밖으로 나오려고 밀어대는 중일지 모른다. 그 내적 생명력의 원천을 활용하는 일은 본인에게 달렸다. 그것을 풀어내고, 꺼내고, 부추기고, 달랠 방도를 찾는 것은 자기 몫이다. 잘 늙으려면 이 생기와 접하고 익숙해지고 그 기운을 키워야 한다. 생기를 불러들여 목표와 꿈을 추구하는 지속적인 힘으로 삼아야 한다. (26)
오늘날 내가 살고 만들어가고 경험하는 ‘지금’이 인생의 화양연화임을 이제는 안다. (34)
혼자인 것과 혼자라는 느낌은 어느 정도는 인간의 기본 조건이며, 현대 사회에서 필연적이다. (…) 고독이 고통스럽고 부정적으로 느껴진다면 고독을 받아들이고 긍정적으로 타협하는 법을 배울 필요가 있다. 원치 않는 고독을 혼자서 호젓하게 보내는 시간으로 바꿀 방법을 찾아야 한다. 어느 쪽이든 혼자인 시간을 잘 보내면 힘을 얻고 삶을 통제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50~51)
인간으로서 현실을 부정하고 회피하는 것은 다반사이며 나쁜 일도 아니다. 때로 부정과 회피가 두려움을 눌러주기도 하지만 반대로 해가 되기도 한다. 현실 인식을 꾸준히 거부하면서 상황이나 상태가 악화되기 때문이다. 핵심은 어떤 상황에서 어느 정도까지 회피하거나 부정하면 별문제 없이 위태롭지 않을지 아는 것이다. 이따금 현실을 왜곡, 회피, 부정하는 일은 괜찮다. 자족감을 지켜주고 자기 생각이 맞는다고 증명해준다. 또 원하는 상황에서 자기 모습에 흡족하도록 돕는다. 긍정적인 허상은 장래에 희망을 갖게 하고, 앞날을 긍정적으로 기대해 나아가게 한다. (75~76)
희망은 좋은 일이 있다는, 바라는 대로 된다는 신념과 기대이다. 순전한 우연이나 노력으로 생긴다. 희망은 어떤 소망이 이뤄진다는 믿음이다. 희망은 삶을 빛, 열의, 열정, 미래지향적 태도로 채운다. 희망은 계속 나아가게 한다. 계속 싸우고 저항하고, 역경 더미를 없애려고 노력하게 한다. 힘든 상황에서도 패배를 인정하지 않게 한다. 자신감을 높여 미래의 성공을 위해 노력하도록 동기를 부여한다. (85)
삶에 적극적이고 충만하게 뛰어들라. 현실을 되도록 많이 대면하라. 최대한 자립하라. 미래를 희망적이고 낙관적으로 대하라. 친밀한 관계들을 유지하되 필요할 때는 고독을 누려라. 세상과 소통하는 일에 에너지를 쏟아라. 비난, 고립, 공동체에서 멀어지려는 유혹에 저항하라. 의존을 최대한 피하되 필요할 때는 의지하라. 절망을 극복하고 가능한 모든 방식으로 희망을 찾으라. (92~93)
싸움은 승리만큼 중요하다. 그 행위에서 생기가 더 불끈 솟아 지속되기 때문이다. 고통이 일어났다 가라앉는 사이 내가 그 과정에 개입하고 몰입할 수 있다면 원하는 결과가 자연스럽게 나타날 것이다. 또 어떤 승리든 일시적이라는 사실도 안다. 다른 싸움, 또 다른 싸움이 언제일지 몰라도 끝없이 나올 테고, 싸움과 싸움 사이 나는 계속 힘껏 살아갈 것이다. (106)
우리는 대개 보고 싶은 것을 보고, 듣고 싶은 것을 듣는다. 믿고 싶은 것을 증거로 발견하고, 내 신념에 반대하는 이들에게 부정적으로 반응하며 반대 의견을 물리친다. 통상적인 것들을 당연시하고, 현상을 관습적인 관점에서 기정사실처럼 보면서 객관적이라고 믿는다. 내 견해와 매우 다르며 이상하고 대담해 보이는 관점을 겁먹지 말고 고려해보자. 허튼짓이라도 생각하고 검토해보면 사고가 확장되고 시야가 넓어진다. 전에 모르던 가능성들을 고려하게 되고, ‘다른 면’을 보는 상상력이 자극받는다. (113)
모든 인생은 소중하며 어떤 연령대이든 그 주인이 아름답고, 쓸모 있고, 보살피는 삶으로 가꿀 수 있다. 독창적이고, 경험을 쌓고, 충만하게 지각하며 인간애를 발휘하는 삶이 될 수 있다. 내 인생, 건강, 자부심, 자존감, 삶에서 지속적으로 얻는 만족감은 남들의 그것과 똑같이 중요하다. 누구나 공통의 인간애를 공유하며 인류에 기여할 게 많다. 살아 있는 한 남들이 기대하는 대로가 아니라 내가 바라는 존재로 지내는 것이 중요하다. (137)
웰 에이징과 최대한 좋은 사람이 되는 것, 그것이 노년의 도전과제이다. (144)
포기하지 않고 고통, 괴로움, 비통함을 견디려면 용기와 각오가 필요하다. 하지만 돌파하고 계속 싸우면서 인내하고 이겨내면 한층 성숙해진다. 큰 위기를 견뎌내면 영혼의 성장과 인간애가 주어진다. (186)
나이가 들고 내적으로 변화하면서 자신에게 일어나는 일을 더 잘 인식하면 삶을 더 통제할 수 있고, 현재 상황에서 어떻게 살고 싶은지 더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193)
과거는 손쓸 도리가 없고 미래는 예측 불가하며 우리가 가진 것은 현재뿐이므로 현재에 어떻게 존재할지 배우는 게 중요하다. (199)
여전히 마음을 괴롭히는 이슈를 받아들이려 애쓰면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이슈에 따르는 고통을 줄일 수 있다. 시달렸던 상처들을 치유할 수 있다. 결핍을 견뎌온 자신을 성장시킬 방법을 찾을 수 있다. 자신에게 일어난 일, 자신이 한 일, 자신이 당한 일을 더 잘 이해하게 된다. 그러면 다음에 그런 일이 생겨도 분노하거나 짓눌리지 않고 잘 대처하거나 예방하도록 준비할 수 있다. 이슈를 받아들이기 위한 도전과 투쟁에서 벗어나면 내면의 평화와 평정심을 얻고, 자신과 타인에 대한 연민이 커지며, 인간 조건의 본질을 더 이해하게 된다. (210~211)
아직 실현하지 못한 포부들을 완성해보자. 살아보지 않은 인생을 지각하고 그 삶을 살기 시작하자. 잃어버린, 표현하지 못한, 지각하지 못해 밖으로 나오려는 나의 일부를 찾아 활력을 불어넣자. 스스로 묻자. ‘나는 어떤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어떤 방법으로 여전히 생산적이고 쓸모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 내가 의도하고 될 수 있는 모습을 더 지각하자. (248~249)
삶에 ‘예스’라고 말하고 인생을 긍정하는 태도를 견지하자. 절망을 거부하자. 삶을 사랑하고 나와 다른 사람들에게 벌어지는 일에 계속 유의하자. 무슨 일이 있어도 삶이 중요하다는 점을 명심하자. 내가 차이를 만든다는 태도를 유지하자. 냉소, 트집, 비판, 불평, 비난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피하거나 최소화하자. (264)
죽음을 상상하면서 만족스런 해결책을 얻으면 현재 삶이 더 자유로워진다. 죽음이 불가피하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면 더 충만하고 자유롭게 살면서 활기차게 목표를 추구하게 된다. (268)
출판사 서평
우리의 내일은 얼마나 더 찬란할까?
인생이라는 가능성의 시간,
우리를 완성으로 이끄는 모리의 따스한 메시지
이 책의 원고는 모리 교수가 작고하고 한참 뒤인 2000년대 초 그의 서재 책상 서랍에서 발견되었다.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보다 훨씬 앞선 1989년 집필하기 시작한 글이었다. 모리 교수의 가족들은 고심 끝에 생전 그와 나눴던 대화를 바탕으로 아들 롭 슈워츠 주도 아래 원고를 편집해 모리 교수의 오랜 뜻을 세상에 알리기로 결정했다. 루게릭병으로 병상에 오르기 전까지 35년 동안 대학에서 사회학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는 한편 메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 그린하우스의 저명한 치료사로 내담자들의 마음을 돌보며 모리 교수는 평생 사람들의 심리 상태에 관심 갖고 그들의 삶을 개선하는 데 힘썼다. 사회에서 설 자리를 잃는 순간 사람은 심리적으로 치유되기 어려운 손상을 입는다. 모리 교수는 사회가 특히 나이로 차별하는 경우가 흔하다고 보았다. 치열하게 살다 보니 어느새 찾아온 인생 후반기를 활기차고 즐겁게 보내는 현실적인 요령과 기술들을 나눠 삶을 건강하고 아름답게 마무리하도록 돕고, 나이는 그저 숫자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 인식이 전반적으로 개선되기를 바랐다. 주류에서 밀려나 그림자처럼 흐릿해지는 노년의 진정한 의미를 일깨워 노년기를 쇠락이 아니라 완성으로 향하는, 누구나 거쳐야 하는 ‘성장기’로 보고 이 시기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삶의 만족도와 완성도가 달라진다고 모리 교수는 강조한다. 젊은 날 눈앞의 과업에 사로잡혀 놓치고 만 ‘나다움’, ‘나다운 생’이란 무엇인지 깨닫고 삶을 찬란하게 살아내라고 북돋운다. 누구보다 자신이 마지막까지 성장하는 사람으로 살았기 때문이다.
날마다 더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어 인생은 이토록 멋지다
여전히 우리 곁에 살아 숨 쉬는 영혼의 스승이 전하는 인생 예찬
이 책은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과 마찬가지로 휴머니즘과 무한한 사랑을 우선으로 삼으면서도 철학, 사회, 가치관 면에서 작가 자신과 여러 사람의 실제 사례를 들어 한층 다채롭고 풍성하게 이야기를 전한다. 책장을 넘기고 있으면 모리 교수 특유의 학구적이고 철학적인 동시에 현실적이고 소탈한 목소리가 귓전에 울리는 듯하다. 나이 들면서 마주하는 신체적, 정신적, 경제적, 사회적 변화에 움츠러드는 대신 자기 자신과 삶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성찰하며 해묵은 문제들과 화해하고 최대한 좋은 사람이 되도록 노력한다면 카를 융의 말처럼 “인생 후반부에는 가장 큰 성장 잠재력과 자기실현이” 기다리고 있다. 인생은 자신에 대한 믿음이 만드는 결과가 얼마나 위대할 수 있는지 눈으로 직접 확인하는 시간이다. 인생의 의미를 깨우쳐주고 생각과 마음과 행동을 변화시킨다는 점에서 모리 교수는 인생의 진정한 스승이다. 이 책을 통해 모리 교수에게 듣는 삶의 가르침은 60대와 그 이상의 연령대에게는 남은 인생을 살아가는 방법을, 중년에게는 미래의 모습을 그릴 유용한 토대를, 청년에게는 부모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도움말과 자신의 노년기를 내다보는 기회를 선물한다.
종이책ji****|2023.11.21|독자 서평
/추천해요
2001년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의 저자 모리 교수의 미발표 유고가 발견되어 세간의 관심을 끈 적이 있다. 심지어 그 글은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보다 훨씬 더 앞선 1989년에 집필하기 시작하여 1992년 루게릭병이 발병하기 전까지 쓴 글로, 모리 교수가 돌아가시고 난 후에 책상 서랍 귀통이에서 발견되었다고 한다. <이토록 멋진 인생이라니>의 책 표지에는 모리가 화요일에 다하지 못한 마지막이야기라고 되어 있지만,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이 1995년에 작성되어 1997년에 출판되었으니 실제는 훨씬 먼저 집필된 책이다. 아무튼 더이상 만날 수 없는 모리교수의 유작이라 생각하니 가슴이 뭉클해졌다. 원제가 "The Wisdom of Morrie"이다보니 노교수가 인생의 마지막 시기를 보내면 썼을 거라는 생각에 더 관심이 가는 책이었다.
책의 앞부분에서, 이 책은 65세 이상 어른들을 위한 책이며, 또한 나이든 세대를 이해하고자 하는 젊으 사람들을 위해 썼다고 밝히고 있다. 나이가 드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노인이라는 말은 왜인지 모르게 서글퍼진다. 나이 든다는 것은 삶을 잘 살아낸 훈장이고 그 인생은 존경받아야 하지만, 노인차별, 노인이라는 부정적인 낙인이 동반되다 보니 '노인'이라는 말은 썩 유쾌한 단어가 아니다. 예전에 우리 아빠도 손자가 여럿 있는 할아버지가 맞음에도 불구하고 길에서 유치원생이 할아버지라고 불렀다면서 엄청 기분나빠 하신 적이 있다. 얼마전 TV에서 왜 나이드신 분들은 줄을 서지 않고 새치기를 할까, 지하철에서 노약자석은 노인, 약자, 임산부를 위한 배려석인데 노인들을 위한 전유물로 생각할까에 대해 다룬 다큐를 보았다. 결론은 배려에 대한 교육을 받지 못했고, 전쟁을 겪으며 힘들고 치열하게 살아왔기 때문에 나이가 들었으니 당연히 대접받아야한다고 생각한다는 말에 조금 놀랬다. 서로를 조금더 이해하고 배려하는 모습이 없어 아쉬웠다.
나이가 많다고, 경험이 많다고 해서 다 옳은 것은 아니라는 말을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모리교수는 웰에이징(well-aging)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조시교수를 인상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80대에 교통사고로 다리가 부러졌지만 잘 회복되었어 심지어 여자친구와 데이트도 하는 모습에서 나이 들었다고 움츠려 들거나 무력해지지 말 것을 얘기한다. 나이들어 근육이 부족하고, 골다공증이 있으면 낙상했을 때 골절로 이어지고, 병원에 2~3주만 입원해서 누워있어도 회복이 잘 안된다. 40~50대때 근력운동을 하는 이유가 흔히 말하는 몸짱이 되기 위한 것이 아니라 혹시라고 입원했을 대 잘 회복하기 위한 것이고, 결국 건강하게 노년을 보내기 위한 것이다. 그래서 많은 의사들, 운동전문가들이 산책, 걷기 운동 외에 근력운동을 권한다.
나이가 들면 실버타운에서 사는 것도 좋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실제로 의료시설, 골프장, 운동시설, 문화시설 등 모든 것이 갖추어진 호화로운 실버타운에 입소한 노인들이 웰 다잉 할 줄 알았는데, 꼭 그렇지 않았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어린아이의 웃음소리도 들리고,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젊은 사람, 보살핌이 필요한 나이든 사람이 서로 어울려 살아가는 것이 세상의 이치가 아닐까? 노화를 한탄하면 병이 악화되고, 받아들이면 누리고 다스릴 수 있다는 말에 공감이 되었다. 모리 교수가 말한 것처럼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과 기회가 있으니, 세상과 당당히 맞서 보자! 노년기는 늙고 초라한 모습이 아니라, 미생에서 완생이되는 시기이고, 풍요롭더 더 아름답게 보낼 수 있는 시기이다. 생을 마감하는 시기에 나도 모리교수처럼 이토록 멋진 인생이라 이야기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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