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음악상 토크콘서트
음악저널 7월호
(왼쪽부터 과악 최준호(호른), 현악 양경아(바이올린), 성악 김경희(소프라노), 지휘 정두환, 부산음악협회회장 고정화, 작곡 진소영, 피아노 심경숙, 국악 이문희(가야금), 현악 이명진(바이올린) 제갈삼 선생님)
부산음악협회가 지난 1975년부터 음악예술의 발전을 위해 헌신한 음악인에게 수여하고 있는 부산음악상이 올해로 42회째를 맞이하였다. 한평생 음악의 길을 걸어온 이들을 위로하고 그들의 공을 기념하기 위하여 시작한 부산음악상이 새로운 변화를 위해 처음으로 부산음악상수상자 기념 토크콘서트를 지난 15일에 개최했다.
올해 부산음악상은 지휘 정두환, 성악 김경희, 현악 이명진·양경아, 피아노 심경숙, 작곡 진소영, 국악 이문희, 관악 최준호 등 모두 8명이 수상하였다. 이를 기념하여 열린 토크콘서트는 모두에게 새로운 경험으로 다가왔다. 연주만으로도 부담감이 있을 음악인들이 자연스럽고 진솔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관객에게 풀어놓으며 음악과 호흡하는 자리로 더욱 빛을 발하였다.
지휘부분을 수상한 필자의 진해응로 이루어진 이날 음악회에서는 첫 연주로 관악부문 수상자인 최준호가 생상의 '호른과 피아노를 위한 콘서트피스, Op.94'를 들려주었다. 호른 특유의 목가적인 음색과 저음에서부터 고음으로 이어지는 선율을 처리하는 능력이 뛰어난 연주였다.
이어진 성악부문의 수상자 김경희는 다양한 음악회에서 활동하고 있느 ㄴ부산 중진 성악가이다. 이날 김성태의 '동심초'와 도니제티의 '뱃사공(Il Barcaiolo)'을 타고난 음악성으로 표현해 관객을 사로잡았다.
현악부문 수상자 중 한 명인 바이올리니스트 양경아는 모차르트의 '바이올린 소나타 사장조, K.301'을 섬세하고도 친밀감 있는 소리로 표현해 관객과 호흡했다. 국악부분수상자 이문희는 '강태홍류 가야금 산조'를 들려주었는데 가야금 특유의 청아한 소리와 더불어 현으로 이야기하는 흐트러짐과 함께 가야금의 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였다.
작곡부문 수상자 진소영은 양봉선의 시 '아련한 강물'과 김영랑의 시 '끝없는 강물이 흐르네'를 가곡으로 탄생시켰다. 한국인의 시성을 깔끔하게 정리하여 선명하게 드러내어 놓은 그의 곡은 현대음악으로 힘들어하는 관객을 보다 쉽게 작곡의 세계로 안내했다.
피아노부문 수상자 심경숙은 슈베르트 - 리스트의 페러프레이즈 '봄의 확신'과 베르디 - 리스트의 '리골레토 주제의 의한 페러프레이즈'를 섬세하면서도 담백하게 들려주었다.
이 날 마지막 연주자는 현악부문 수상자인 이명진이었다. 그는 부산을 대표하는 첼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연주자이다. 이 날 포퍼의 '헝가리안 랩소디, Op.68'을 들려주었는데, 뛰어난 테크닉과 더불어 따뜻한 첼로의 음색을 아주 편안하게 들려주었다.
"음악을 사랑하고, 연주를 통하여 관객과 호흡하며 함께 공감대를 만들어가는 음악인의 모습이 너무 좋다"고 이야기하는 제42회 부산음악상 수상자들의 모습 속에서 부산 음악의 미래는 더욱 따뜻하게 펼쳐질 것이라는 믿음을 얻을 수 있었다.
정 두 환 (한국음악평론가협회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