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책
글, 그림: 모디캐이 저스타인
번역: 신형건
발행일: 2010. 3
출판사:보물창고
서평: 서정숙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좋은 책 선정위원회 이 달에 읽을 만한 책, 2010년 4월)
최근 메타픽션 형식의 그림책이 늘고 있다. 메타픽션이란 독자로 하여금 이야기 속 허구의 세계와 이야기 밖 실제 세계의 관련성에 의문을 품도록 하는 글쓰기 양식으로, 보통의 그림책에는 허구가 완성된 상태로 담기지만, 메타픽션 그림책에는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과정이 담기는 경우가 많다.
이 『책』에도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과정이 담겨있다. 주인공 여자 아이는 다른 식구들은 모두 각자의 이야기를 갖고 있는데 자기만 이야기가 없다면서 이야기를 찾으러 다닌다. 이 과정에서 여자 아이는 우리에게 친숙한 옛이야기의 등장인물과 모티브를 만나게 된다. 뿐만 아니라, 추리 소설이나 역사 소설, 과학 소설 등을 만나게 된다. 그러나, 여자 아이는 이것들이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 종류가 아니라면서 자신만의 이야기를 창의적으로 쓰겠다고 한다.
책을 내려다보는 독자의 시점을 취한 그림과, 등장인물들이 독자 쪽을 바라보며 독자를 의식해서 한 말, “얼굴처럼 보이는 저 빵빵한 덩어리는 뭐죠?”(여자 아이의 말), “저게 바로 독자란다”(거위의 말)는 그림책 속의 세계와 그림책 밖 세계의 경계를 허무는 동시에 독자의 존재를 이야기 안으로 분명하게 끌어들인다. 어린이들은 이 그림책을 보면서 작가와 독자의 관계에 대해서 인식하게 되고, 이야기란 또는 그림책이란 ‘누군가가 일련의 과정을 통해 만드는 것’이고, 나도 주인공 여자 아이처럼 작가가 되어 이야기를 ‘만들 수 있겠다, 만들어봐야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