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전 멈춘 방송시계 ~ 황인용의 밤을 잊은 그대에게
" 탄생의 소리와 종말의 소리 "
황인용의 <밤을 잊은 그대에게> 마지막 고별방송(1980년)
1980년 11월 30일,
언론 통폐합에 의하여 문을 닫는 TBC방송의
마지막 프로그램인 '밤을 잊은 그대에게'의 고별방송입니다.
황인용아나운서의 눈물어린 멘트에서
가슴아펐던 옛추억이 되살아납니다 ~
TBC 동양방송 17년 역사를 고하면서
막을 내리던 황인용(님)의
남은 시간 5분이 야속해 눈물을 맺던 ~
630KZ HLKC 동양방송으로 밤을 까먹던 가을 ~
하시는 일 뜻대로 이루시고
하느님의 가호가 함께하시길 빈다던 ~
밤을 잊던 시그널 추억의 그날도 깊은 가을밤이었습니다.
기억하시죠? 이 시그널...
오래 기억해주세요... 오늘 끝 방송입니다.
안녕하세요, TBC 동양라디오
'밤을 잊은 그대에게' 저, 황인용입니다.
세상에는 가을이 오고 우리에게는 한 이별이 왔다고 절규한...
어느 시인의 싯귀가 오늘따라 유난히 가슴을 파고듭니다...
오늘밤은... 오늘밤 만큼은...
누군가를 뜨겁게 몸과 마음을 전부 다 바쳐서 사랑하고 싶고...
또 그러지않고는 못 베길 것 같은 그런 심정입니다...
그동안 TBC를 아껴주시고 격려해주신 여러분,
'밤을 잊은 그대에게' 온갖 정열과 성원을 보내주신 여러분께
이제 마지막 시간을 함께 하기위해 마이크 앞에 앉았습니다...
'밤을 잊은 그대에게' 가족 여러분,
예쁘고 고운 사연 보내 주시고 이 프로그램을 아껴주신 애청자 여러분,
여러분의 참여와 애정에 무엇으로 감사.. 감사.. 감사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여러분도 지금 이순간을 영원히 기억해주십사 하고... 때를 쓰고 싶습니다.
자꾸 들어 주시는 분들에게 때를 쓰고 싶습니다. 영원히 기억해 달라고...
언제
그런 방송이 이 지구상에 있어서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고
잊지못할 추억들이 있었노라고 누군가 오랜 세월이 흐른뒤에 묻거들랑
부디 그렇게 말해 주시기 바랍니다... TBC 라고 동양 라디오 라고 ..
이제 오늘은 제가 여러분께 마지막 엽서를 띄울 차례입니다.
저를 항상 젊게,
그리고 삶을 더욱 진지하게 살 수있도록 도와준 '밤을 잊은 그대에게'...
그리고 밤을 잊은 그대에게가 전한 많은 PD 많은 선배 DJ...
이제 마지막 주자인 저와 손태희 PD가 님을 떠나 보내는 마음으로
다음글을 밤을 잊은 그대에게 드립니다...
'밤을 잊은그대에게'
너와의 만남은 나의 기쁨이었고, 나의 젊음이었다.
밤이면 밤마다 너와 더불어 즐거웠고,
간혹 괴롭고 슬픈밤엔 음악으로 달래주던... '밤을 잊은그대에게' 너!
동양방송이 이나라의 대중문화 창달을 위해
첫 전파를 날렸을때 넌 장남으로 아마 태어 났었지
사랑받는 프로그램으로 개국 프로그램으로서의 몫을다해주던 너였는데...
봄이면 새싹트는 밤에 너와 함께 속삭였고,
더운 여름 밤엔 뜨거운 열기로 너를 사랑했었다.
그리고...
낙엽지는 가을밤엔 남의 슬픈 사연에 눈물짓고,
기나긴 겨울밤엔 따스한 체온을 서로 나누며 추위를 잊기도 했었지...
이렇듯 밤이 좋아서
밤을 잊고 밤을 까먹는 사람들은 끊이질 않는데...
너를 마지막 보내는 황인용이 이 글을 남긴다...
- 밤을 잊은 그대에게 1980年 11月 30日 -
이제 정말 헤어질 시간인 것 같습니다.
남은 오분이... 남은 오분이...남은 오분이 너무 야속합니다.
십분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분이 십분이 될 수는 없습니까...
아... 사분입니다...안녕히계십시요... 안녕히계십시요...
저도 이제 헤드폰을 벗겠습니다.
감사합니다...감사합니다...흐흑.. 흐흑...옥석이 우는소리
감사합니다...
1964년첫 민간 TV방송 개국 ~
신군부는 "고별방송에서 울지말라 " 고 지시합니다.
대표적인 지시 위반자는 가수 이은하씨,
'아직도 그대는 내사랑 ♪'을 눈물이 범벅이 된채로 흐느끼면서
노래하고는 수개월간 방송 출연이 금지?습니다.
버라이어티쇼의 효시인 '쇼 쇼 쇼'는 그 당시 고교 3학년생
입시공부의 방해꾼이었습니다. MC '후라이보이' 곽규석을 필두로
조영남, 펄시스터즈, 김추자, 남진 트윈폴리오(송창식, 윤형주),
장미화, 정미조 등이 '쇼쇼쇼'로 스타덤에 올랐고,
무명의 조용필은 처음으로 '돌아와요 부산항에'를 불렀습니다.
오늘밤만은 누군가를 뜨겁게 사랑하고 싶다던 황인용씨 ~
당시 만인의 오빠, 형이었습니다.
영원히 기억해 달라던 그 형님은 분명
시골 이웃의 이장님, 새마을지도자 같은 분이었습니다.
팝송 음악신청하면서 라디오에 방송을 타면
뛸듯이 기뻤고, 매일이 청춘의 젊음이었드랬는데...
30년전의 11월 30일을 되새기게 해준 신문을 보면서
RSB 라디오 서울의 추억을 되새깁니다.
역시 역사는 우리에게 용기와 사랑을 선물해주면서
도도하게 전진하는 역사가 말을 해줍니다.
젊음이란 것은
숫자로 말하는 나이에 있는것이 아니라고...
정신이고 열정이 있는 곳에 젊음이 있다고...
그 정신을 외롭지 않게 해주는 음악이란 것!
그래서 음악과 詩는 참으로 위대합니다.
추억으로 새겨듣는 '탄생의 소리와 종말의 소리'!
온국민의 황인용님께 감사드립니다 ~ 항상 건강하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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