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에 검도를 하면 자신감이 생기고, 20대에 검도를 하면 30대에 당당하다, 30대에 검도를 한 사람은 40대에 늠름하다. 40대에 검도를 해둔 사람은 초라하지 않은 50대를 맞을 수 있다. ‘한밭검도관’ 한 구석에 걸려 있는 평생검도(平生劍道)의 한 문구다. 검도 동호회 ‘한밭검우회’는 2003년 송촌동 ‘한밭검도관’에서 수련을 했던 수강생들이 모여 만든 동호회다. 현재 30여명의 일반부 회원들이 퇴근 후 체육관에서 연습을 하고 있으며 매월 2회 정기 모임을 통해 동호회를 이어가고 있다.
▲ 한밭검우회 회원들이 대련에 앞서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평생검도’라는 문구에서 보듯 ‘한밭검우회’에는 1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회원들이 다수 있었다. 대학에서 검도를 시작해 올해로 20년차에 접어드는 복대형(42)회장은 “기합소리와 함께 죽도로 상대를 내려치고 맞다 보면 일상에서 쌓인 스트레스가 한꺼번에 날아가는 것 같다”며“검(劍)을 통해 심신을 다지고 도(道)를 통해 예를 배울 수 있는 것이 검도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검도는 규정된 도복과 호구, 죽도, 보호대를 갖추고 하는 운동이다. 몸의 절반 이상을 보호 장구가 차지하는데 그 무게가 만만치 않다. 죽도 몇 번 휘두르다 보면 몸은 어느새 땀으로 가득 찬다.
대련을 하는 순간은 검도장 전체에 긴장감이 흐른다. 호구 안에 비친 얼굴에선 거친 숨소리와 상대의 움직임을 주시하는 매서운 눈빛이 교차한다. 모든 신경은 상대방의 죽도와 몸동작을 주시한다. 단 0.1초만 방심하더라도 승부가 결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검도 7년차인 김황중(28)씨는 첫 대련을 했던 순간을 잊지 못하고 있다. 김씨는 “호구 자체가 앞이 잘 보이지 않아 갑갑하다고 느낀 순간 상대방의 죽도가 자신의 머리에 연타를 날리더라”며 “첫 대련에 대한 걱정이나 두려움을 느낄 세도 없어 정신없이 맞았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고 말했다.
다른 격투기 종목에 비해 검도는 체급이 없다. 민첩성과 순발력이 요구되는 운동이기 때문에 체구가 적은 사람도 자신보다 큰 상대를 제압할 수 있고 체력만 조절한다면 나이가 들어서도 즐길 수 있다. 체력이 약하거나 다이어트를 원하는 여성에게도 검도는 더 없이 좋은 운동이다.
한밭검우회의 막내이자 홍일점인 김보람(28)씨는 검도로 인해 건강도 되찾고 다이어트에도 성공했다. 심혈관 계통의 질환으로 간호장교의 꿈도 접어야 했던 그녀는 검도를 시작한 이후 2년 만에 건강도 회복했고 체중도 18kg이나 감량했다. 김씨는 “검도의 매력은 심신단련에도 있지만, 최근 심각해지고 있는 여성대상 범죄에 자신을 지킬 수 있는 호신용으로 적합한 운동”이라며 “우산 하나만 들고 있으면 밤길 혼자 걷는 것 정도는 무섭지 않다”고 말했다.
한밭검우회는 동호회 활동은 물론 지역 생활체육 활성화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대전지역 검도장과 정규전을 비롯해 중ㆍ고등학교 방화 후 수업 프로그램, 대학교 동아리 연합전 등 검도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노력들을 진행하고 있다.
평생검도(平生劍道) 마지막 문구는 “80대에 평온을 찾을 수 있다”이다. 한밭검우회 회원들이 검도를 하는 이유도 한결같이 ‘심신수련’에 있었다. 검도를 통해 세상을 바로 보고 인생의 또 다른 매력에 빠지고 싶다면 예와 도의 스포츠 검도를 적극 추천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