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텔 투자열풍, 신중해지자
[기사입력 2015.08.12매경]
2년여 전에 생애 처음으로 오피스텔 청약을 해본 적이 있다. 청약통장을 쓸 필요가 없고, 일반 아파트보다 저렴한 데다 은행 이자보다 나은 고정 수입이 생긴다는 말에 솔깃했다. 주식형 펀드의 원금 손실 가능성을 경험했던 터라 `그래, 정 안되면 내가 들어가 살지` 하는 심리도 작용했다.
역세권에 화려하게 차려진 견본주택 홍보관에는 당시에도 열기가 뜨거웠다. 묘한 흥분이었다. 초역세권에 차별화된 대단지라 `웃돈(프리미엄)`이 붙을 수 있다는 기대 심리까지 더해졌다.
주식시장에 개미투자자들이 꼬이듯 부동산시장에서 오피스텔은 소위 `만만한` 대상이다. 중산층이 접근할 수 있는 가장 저렴한 수익형 부동산이 오피스텔이기 때문이다. 매달 꼬박꼬박 월급처럼 월세가 들어온다는 상상은 전업주부나 직장인들에게 특히 매혹적이다.
저금리 기조에 쪼그라드는 은행 예금보다 낫고 실제 성공 사례가 주위에서 목격되니 서둘러 오피스텔을 사자고 조르는 아내와 말리는 남편 사이에 불화도 잦아졌다.
하지만 기대에 앞서 먼저 짚어봐야 할 게 있다. 오피스텔 투자 광풍에 공급량이 늘고 분양가가 오르는 추세여서 실제 기대했던 수익률은 달성하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일단 일반 아파트보다 취득세가 4배나 높고 부동산 중개수수료, 공실 때도 내야 하는 공용관리비 등 숨어 있는 비용이 많다. 전문가들은 분양 업체가 홍보하는 오피스텔 기대 수익률에서 1% 정도를 뺀 것을 실질 수익률로 보라고 주문할 정도다.
결론으로 돌아가면 2년여 전 오피스텔에 당첨되고도 계약을 포기했었다. 로열층이 아니라서 호객꾼이 말하던 `웃돈`이 붙지 않았고, 주변 시세를 알아보니 향후 공급이 많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컸다. 무엇보다 나 자신이 그 좁은 방에서 오래 살 자신이 없었던 게 결정적이었다.
당첨되고도 포기했던 그 오피스텔 입주 기사를 우연히 접했다. 초역세권에 유명 대기업 본사 근처라 수요가 많으니 월세를 100만원 이상 받아 연 6% 수익이 기대된다던 그곳은 역시나 실제 월 임대료가 예상을 밑돌았다. 우후죽순 생겨난 오피스텔과 경쟁하다 보니 역세권이라도 큰 재미를 보기 힘들었다.
오피스텔은 분명 매력적인 상품이다. 하지만 분양받고 수년간 입주를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주변 환경 변화에 민감하다. 이처럼 시세가 타격을 받고 수익률이 훼손될 가능성이 열려 있다.
저금리 시대 수익형 부동산은 분명 중요한 투자 대상이지만, 단일 투자 대상으로는 가장 덩치가 큰 만큼 발품을 팔면서 철저히 공부하는 것이야말로 기본 중 기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