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TV를 통해 북한 청소년들의 서울 공연을 보면서 남북한은 반세기가 넘게 서로 교류가 없이 살아왔기 때문에 언어의 차이도 많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북한 어린이들의 말투, 억양, 말의 어휘나 의미 등 한민족임에도 불구하고 듣는 사람들로 하여금 낯설기도 하고 어색하기까지 하였다. 가끔 친구들과 어울려 북한말이 재미있다는 듯이 노래를 흉내내며 관심을 가질 때가 있다. "어젯밤에도 불었네. 휘파람 휘파람..." "야! 노크가 북한말로 손기척이야!"
왜 한민족이면서 서로 다른 말을 사용할 수 밖에 없는지 안타깝기까지 하였다. 하지만 언젠가는 통일이되어 언어의 차이를 극복해야 하기 때문에 먼저 우리들은 남북한이 어떤 언어차이를 갖고있는지 알아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 남북한의 언어차이를 자세히 알아보았다
첫째, 남한은 서울말을 중심으로 북한은 평양말을 중심으로 표준 발음을 정하고 있는데 발음상 큰 차이는 북한은 두음법칙을 인정하지 않는다. 두음법칙이란 우리말에서 단어의 첫소리에 어떤 소리가 오는 것을 꺼리는 현상이다. 예를 들어 양심→량심, 여자→녀자, 요소→뇨소로 발음되는 것처럼 모든 모음 앞의 'ㄹ'을 본래의 소리대로 발음하게 되어있는 것이다.
요즘 TV에서 '여인천하'를 보면 난정이 친구인 매향이가 북한말을 하는데 거의 북한 사람 말투와 똑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북한이 서로 표준어는 있지만 반세기가 넘게 교류가 없이 살다보니 알게 모르게 표준어에도 많은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둘째, 남북한의 정치, 사회적인 이념과 제도가 달라 어휘의 차이가 나타난다. 곧 북한에는 사회주의 이념이나 그 제도를 반영한 어휘를 새로 만들어 씀으로써 차이가 나는 것이다. 우리 남한에서는 들어보지 못한 어휘들이 많이 있는데, '민족통일 전선, 천리마운동'같은 말은 정말 생소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우리 남한과 전혀 다른 사회주의 이념을 갖고있는 북한은 어휘상 많은 차이를 보이는데 통일을 앞당기기 위해서는 먼저 서로 다른 이념부터 극복해야 하지 않을까?
셋째, 남북한은 다같이 말다듬기를 하였는데 남북한의 말다듬기는 결과적으로 어휘 차이를 심화시켰다고 볼 수 있다. 북한의 다듬은 말을 예를 들어보면 내굴 쏘임→훈연, 밥길→식도, 젖먹임칸→수유실 등 남북한의 말다듬기 어휘 차이가 많음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북한에서는 다듬은 말을 국가에서 통일적으로 지도하기 때문에 어휘의 골이 더 깊어졌음을 알 수 있었다. 전에 친구들과 함께 남한말과 북한말을 비교해본 적이 있는데 외래어를 자기네 나름대로 고쳐서 쓰기 때문에 외래어를 쓰는 일은 없었는데 모두 국가에서 말 다듬기를 해서 사용하기 때문이 아닐까?
넷째, 남북한의 어휘 가운데는 형태는 같으면서 그 뜻이 달라진 것이 많은데 이런 어휘로서 의미의 차이를 보이는 것에는 정치성이 강한 말들이 많다. 동무'는 로동 계급의 혁명 사업을 이룩하기 위하여 혁명 대오에서 함께 싸우는 사람을 친근하게 이르는 말이라고 했다. '궁전'도 어린이 노동자들을 위하여 여러 가지 교양수단들과 쳬육 문화시설을 갖추고 정치 교양 사업을 하는 크고 훌륭한 건물을 뜻한다고 했는데 우리 '남한 하고는 낱말의 의미가 전혀 다름을 알 수 있었다. 대부분의 낱말의 뜻이 사회주의 정치 사상과 연관이 있었다. 만약 통일이 된다면 낱말의 서로 다른 뜻 때문에 얼마든지 문제가 발생 할 수 있고 그로 인해 이해 관계에 말다툼이 생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북한이 서로 알기 위해서는 우리들이 서로 관심을 갖고 노력해야만 평화적인 통일을 이룰 수 있음을 깨달았다. 지금까지 언어 하나만 알아보았는데도 그 차이는 많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는데 우리 모두 힘을 합쳐 통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작은 것부터 서로 하나씩 알아가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