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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 아름다워] 05
씬 1 엄마의 방안, 밝은 새벽.
엄마, 서서 이리저리 옷을 거울에 비춰보고 있고,
재수, 자는,
엄마의 그런 모습 풀샷으로 보이는,
그때, 미옥의 졸린 듯한 목소리 들리는,
미 옥 : (E) 엄마, 자?
엄마, 놀라, 옷 벗으며 문 쪽에 대고 버버대는,
엄 마 : 미옥아, 엄마 인났어. (하며, 서둘러 벗는)
그때, 미옥 문 열며 말하는,
미 옥 : (E) 국 뭐 끓일까? (하며, 동시에 문 여는, 미옥, 머리가 눌려 산발이다)
엄 마 : (옷 벗다가, 미옥과 눈 마주치는)
미 옥 : (엄마 무심히 보고)
엄 마 : (당황하고, 어쩔 줄을 모르겠는) 그냥.. 나는, 옷이 ..세탁할게 뭐 없나 싶어갖고...
미 옥 : (무심히) 미역국 어때?
엄 마 : 괜찮지..
미 옥 : 알았어, 더 놀아. (하며, 문 닫는)
엄 마 : (민망하고, 속상한, 옷 벗는)
씬 2 아버지의 방안.
재건모, 아버지의 팔베개하고 자고 있는,
재건, 한쪽에 쭈그려 자고 있다.
아버지, 천장 보며 생각 많다.
씬 3 엄마의 거실.
엄마, 미옥, 미수, 재수, 민이 밥 먹는,
미옥, 수저 들고, 엄마가 받은 오빠의 편지 읽는, 재밌다는 표정이다,
엄마, 수줍은 표정으로 미옥이 편지 읽는 걸 듣고 있고,
미수, 무표정하게 밥만 먹고,
재수, 심통난 표정으로 밥 먹으며 미옥을 보는,
미 옥 : 영자야, 나는 이곳 목포가 참 좋다. 아침저녁 유달산에 오르며 운동도 하고, 다도해를 내려다보며
우리 애들 엄마 명복도 빈다. (하고, 엄마 보며) 어머, 이 아저씨 아줌마 돌아가셨어?
엄 마 : (밥 먹으며) 한 2년 됐을 걸.
미 옥 : (걱정스런) 그렇게 고생하며 수발드셨는데, 안됐다. (하고, 편안하게 다시 편지 읽는)
너는 잘 있겠지? 그리 믿는다. 언제 시간 나면 미옥이랑 미수, 재수 데리고 목포 한번 와라.
내가 대접 잘 해줄게. 그럼 잘 있고, 미옥이 아버지한테 안부 전해다오.
추신, 날 추운데 목도리 꼭 하고 다녀라. (하고, 편지 내려 놓으며) 무슨 편지가 이렇게 심심 해,
보고 싶다 뭐 그런 짜릿한 말은 한마디도 없네. 목포 자랑만 늘씬 늘어놓고. (하고, 밥 먹는)
재 수 : (엄마 보며) 엄마 정말 공장장 아저씨랑 썸씽 있었어?
엄 마 : (수저 물고, 긴장하는) ?
미 수 : (밥만 먹으며) 썸씽은 무슨, 친남매처럼 그러신 거지. 과민하게 그러지말고, 밥 먹어.
재 수 : (엄마 살피며) 진짜 엄마랑 그 아저씨 아무 사이 아니지?
엄 마 : (눈치보며) 그 오빠.. 그냥 오빠야.
미 옥 : 이것도 남자라고, 쪼기는, 에우! (하고, 재수 머리를 수저로 탁 때리며)
재 수 : (버럭) 왜 때려!
미 옥 : 너는 여자 없음 한 달을 못버티면서, 엄마는 왜? 엄마는 왜 안돼?
재 수 : 나랑 엄마랑 같냐?
엄 마 : 왜 밥상머리에서 애를 때려. (하며, 재수 머리 만져주며) 혹 나겠네.
재 수 : (짜증) 됐어.
미 옥 : (재수에게 눈흘기고, 밥 먹으며) 니들 엄마 하는 일에 상관하지마.
그만큼 키워줬음 됐지, 아직도 엄마를 지들 종처럼 이래라저래라 지랄들이야, 아주.
니들 남녀관계 갖고 엄마가 이래라저래라 하면 좋냐? 근데 니들은 왜 그래, 이것들아!
미 수 : 왜 나까지 싸잡아서 그래, 언닌?
미 옥 : (성질 내려하는) 너두 똑같,
엄 마 : (말꼬리 자르며) 국이 싱겁네. (하며, 국 먹는)
미 옥 : (엄마 보며) 엄마가 그만 하란다. 밥 먹어. (하고, 밥 먹는)
재 수 : (미옥 보고, 미수 보며, 작게) 지만 잘났지, 아주?
미 수 : (작게, 재수 보며) 그러게.
미 옥 : (밥 먹다, 눈 들어, 두 사람 보는)
씬 4 영민의 아버지, 하우스 단지, 전경, 낮.
영 민 : (E) 아버지, 좀 쉬어요.
씬 5 하우스 안.
영민, 런닝차림으로 땀을 뻘뻘 흘리며 영민부를 보고 말하는,
영민부, 땀이 이마에 송글송글 맺혀있으면서도 부지런히 일만 한다.
영 민 : 젊은 놈 허리도 아작 날 것처럼 아픈데, 좀 쉬어요, 예, 아부지!
영민부 : (일만 하는)
영 민 : (답답하고, 안쓰런, 일하는)
영민부 : (일하는)
씬 6 두엄 밭.
영민, 양쪽 콧구멍에 휴지를 꼽고 두엄을 싣고 와 두엄 밭에 뿌리고 휘적이는, 힘이 들어 죽을 상이다.
씬 7 외양간.
영민부, 소죽을 끓여 주는,
영민, 들어와 아버지보고 말리며,
영 민 : 제가 할게요, 놔두세요.
영민부 : (일만 하며) 됐어.
영 민 : 허리도 아프시면서, 제발 그만 좀 하세요. (하고, 일 뺏어서 하는)
영민부 : (그런 영민 보다가, 비 들어 비질하는)
영 민 : (영민부가 안쓰런, 일하며, 궁시렁) 힘들고만 쉬었다 좀 하시지...
씬 8 초라한 영민의 시골집, 부엌, 밤.
영민, 가마솥에 밥하고, 된장찌개 끓이고, 생선 굽느라 정신이 없는,
영 민 : (찌개 간보며) 괜찮네. (하다가, 생선 보며) 이런 탄다, 타. (하고, 생 선을 꺼내 접시에 담는)
그때, 아버지 들어오는,
영 민 : (웃으며) 밥 곧 다 돼요, 아부지. 들어가 계세요, 제가 밥상 가지고 들어갈게요.
영민부 : (말없이, 생선을 냉장고에 넣으며) 이건 낼 먹자.
영 민 : (화나고, 속상한) 그냥 좀 드세요?!
영민부 : (나가는)
영 민 : (속상한, 아버지 쪽 보고) 사람이 먹고살라고 일하지, 뭐하러 일해요!
제발 궁상 좀 떨지 마세요! 에우. (하고, 냉장고에서 다시 생선 꺼내 밥상 차리는)
씬 9 마트 안.
고모, 미옥, 진우(생선 정리하는) 앉아서 얘기하는,
고 모 : (웃으며) 영민씨가 핸드폰 메시지 뭐라고 보냈는데.
미 옥 : (잘난 척하며, 과자 먹으며) 글세.
고 모 : 보고싶다고 왔니?
미 옥 : (과자 먹으며, 딴청하 듯) 글세.
진 우 : (일하며) 난 뭐라고 메시지 왔는지 알지?
미 옥 : 너 말하지마.
고 모 : 야, 진우야, 뭐라고 왔디?
진 우 : (목청 가다듬고) 미옥씨 보고 싶어요.
미 옥 : 아, 알았어, 알았어, 내가 말할게 내가.
고 모 : 진작 그러지, 기집애야.
미 옥 : (주머니에서 핸드폰 꺼내 메시지 보고) 일단 첫 번째 메시지다.
(헛 기침하고 새침하게 읽는, 영민 목소리 흉내내며) 미옥씨 보고싶네요.
낼 올라가면 우리 뮤지컬 보러 가요. 참 감기 어때요? 몸조심하고 있어요.
(본래 목소리대로) 다음 두 번째 메시지, (흉내내는) 미옥씨 날이 춥네요.
안본지 하루밖에 안됐는데, 보고싶군요. (웃음) 히히.
고 모 : 야, 진도 빠르네, 두 사람.
미 옥 : 다음 세번째 메시지.
고 모 : 아우, 아우 신났네, 이제 그만 해. 눈꼴셔, 못들어주겠다.
미 옥 : (장난치듯) 눈꼴시지? 그래, 눈꼴실 거다, 눈꼴실 거야.
고 모 : (웃으며) 으이그, 기집애, 좋아갖고.
그때, 3부에 나왔던 중매쟁이 아줌마 오며,
아줌마 : 두 사람 뭐가 그렇게 재밌어?
고모, 미옥 : (아줌마 보는)
아줌마 : 동태 좀 줘.
미 옥 : 동태 없어요.
아줌마 : 무슨 말이야, 여기 뻔히 동태 있구만.
미 옥 : 아줌마한텐 안팔어요. 가. (하고, 과자 먹는)
고 모 : 팔어.
진 우 : 누나..
미 옥 : 싫어.
아줌마 : 누가 여기 생선 살 데가 없나. 참 내. (하며, 가고)
고 모 : 아줌마... (하다가 미옥 보며) 성질두.
미 옥 : 저런 여잔 동태 먹을 자격 없어.
고 모 : 그나저나 영민씨가 집에서 들볶이지나 않는 지 모르겠다.
미 옥 : 들볶이다니?
고 모 : 걔네 집에서 너 좋아하는 거 알고, 별로 달가워하지 않는댄다.
미 옥 : (과자 입에 물고, 고모 보는) ?!
씬 10 영민의 시골집, 방안.
영민부, 영민 어색한 분위기에서 나란히 앉아 텔레비전 보는,
영 민 : (아버지 눈치보며) 저 아버지 드릴 말씀이, 제가 만나는 여자 얘긴데,
영민부 : (텔레비전만 보며) 영철이가 한해 휴학하고 군대 간댄다.
영 민 : 들었어요.
영민부 : 죽어라 일해도 애들 공부시키기가 왜 이리 힘든지.. 죄다 한해 두해는 휴학을 해야하니.
영 민 : (속상한) ...
영민부 : (텔레비전 끄고) 자자. (하고, 이불 까는)
영 민 : (고개 떨구고, 심난한, 잠시 후) 씻고 올게요. (나가는)
영민부 : (이불만 까는)
씬 11 영민의 시골집 마당.
영민, 마루에 앉아 코를 후비며 생각이 많다.
씬 12 미수의 집안.
전화벨 울리는,
미수, 화장실에서 세수한 얼굴로 나와 전화받는,
미 수 : 여보세요?
인 철 : (E) 안녕, 친구?
미 수 : (편안히, 웃음 띤) 어디니?
씬 13 달리는 인철의 차안.
기사, 운전하고 있는,
인철(정장차림) 뒷좌석에 앉은,
인 철 : 증권사 미팅 있어서 갔다가 지금 막 나왔다.
미 수 : (E) 저녁은 먹었니?
인 철 : (작게 웃음 띠는)
씬 14 미수의 집안.
미 수 : 왜 말을 안해? 저녁 밥 먹었냐구?
씬 15 인철의 차안.
미 수 : (E) 장인철?
인 철 : (천천히) 나 지금.. 감동 먹었다.
씬 16 미수의 집안.
미 수 : ?
씬 17 인철의 차안.
인 철 : 삼심년간 살면서, 내가 그런 소리 첨 들어봤다면 믿겠니, 너?
씬 18 미수의 집안.
미 수 : (안된 마음 드는, 작게 웃음 띤) 그 말이 그렇게 감동스러웠다면 매일 물어봐줄게, 밥 먹었냐구.
씬 19 인철의 차안.
인 철 : (생각하다) ..저..미수야, 너 낼 약속 있니? (사이) 그럼 지금 나올 수 있어?
씬 20 미수의 집안.
미 수 : 지금?
씬 21 달리는 인철의 차안.
미 수 : (E) 뭐, 지금 발리를 간다구?
씬 22 인철의 차안.
인 철 : (운전하며, 웃음 띤) 그래.
미 수 : (조수석에 앉아, 황당한) 장인철..
인 철 : 여권 가지고 나왔지?
미 수 : (황당한) 챙기래서 챙기긴 했어. 근데, 나 못가.
인 철 : 애인두 없구, 주말 내내 약속도 없다며.
미 수 : 무박 2일로 발리를 미쳤니?
인 철 : 잠은 기내에서 자면 되고, 맨날 맨정신으로 살기 재미없잖아. 가끔 미치자, 야.
미 수 : (어이없어, 웃으며, 창가 쪽으로 고개 돌리다, 다시 인철 황당하게 보는)
씬 23 나는 비행기 전경.
씬 24 비행기안.
인철, 미수 나란히 앉아있는,
미 수 : (어이없어, 계속 헛웃음 치는) 미쳤어, 미쳤어, 어이없어.
인 철 : (음료 마시며) 재밌잖아.
미 수 : (고개 절레절레 저으며) 진짜 미쳤어. 미쳤어.
인 철 : 재밌다. (하고, 편하게 눈감는)
미수, 창가 쪽 보고 어이없다는 듯 고개 젖고,
인철, 편안하게 눈감고 가는.
씬 25 통닭 집.
민우, 닭을 튀기고 있는,
재수, 한쪽에서 맥주 마시며 민우만 빤히 보는,
민우, 일만하고,
재 수 : 형 이리 와서 나랑 한잔해요.
민 우 : (일만 하며) 할말 없어.
재 수 : 형, 전번 날 우리 업소에 왔다며, 나 오늘에서야 그거 알았네.
민 우 : (일만 하는)
재 수 : 친구랑 같이 와서 소란 폈다든데, 그 친구 누구예요?
민 우 : (일만 하는)
재 수 : (일어나, 민우 옆에 서서) 혹시 우리형 패고 외국으로 날렀다는 사람이랑 같이 왔어요?
민 우 : (일하다 보며) 나 빵에서 죄 값 치를 만큼 치르고 나왔다,
너 나한테 와서 이렇게 시비 걸 이유 없어.
재 수 : 형은 죄 값 치렀지, 근데 그 자식은 아니지.
민 우 : 니 형 일은 안됐지만, 잊어.
재 수 : (쓸쓸하게 웃으며) 형 같으면 잊겠어요? 나한텐 아버지 같은 사람이야, 우리형.
아니, 아버지보다 더 아버지 같은 사람이었어요. 울엄마 담으로 내 전부였다고.
민 우 : (속상한) 그렇다고 학교도 안가고 직장도 안 얻고 그 바닥에서 인생 다 보낼래!
어차피 끝난 일 갖고!
재 수 : 나는 내 인생 형 일로 마감해도 상관없어. (버럭) 왜! (작게 목소리낮춰) 형을 죽어도 못 잊겠거든
갑니다, 가끔 또 올게요. (하고, 가는)
민 우 : (착잡한, 일만 하는)
씬 26 거리.
재수, 씩씩대며 걸어가며 다짐하듯 혼잣말.
재 수 : 잡는다, 내가 무슨 일이 있어도, 형 웬수 잡는다, 잡어.
씬 27 발리의 바닷가, 새벽녘, 일출전경.
인철, 미수 나란히 맨발에 둘 다 신발을 들고 걸어가는,
미 수 : (바다 보며) 죽어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네, 이렇게 갑자기 서울을 떠나 여길 오는 게.
인 철 : 세상에 불가능한 일이 어딧냐?
미 수 : (멈춰서는)
인 철 : (보는) 왜?
미 수 : 어쩔 때 보면 상당히 비관적인 것 같은데 또 어쩔 때 보면 긍정적이고, 그쪽 어떤 사람이야?
인 철 : (서글프게 웃으며) 나두 몰라.
미 수 : 자기가 자기 자신을 모르면 누가 알어?
인 철 : 넌 너를 아니?
미 수 : (인철 보는) .......
인 철 : (미수보다, 바다 보며) 내 소원은 내가 저 세상 가기 전에 정말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아는 거야.
우리엄마, 아버지, 와이프 말대로 정말 내가 사랑 받을 건덕지가 하나도 없는 놈인지, 아닌지,
그걸 아는 거라구.
미 수 : (안쓰럽게 보는) 왜 그런 말을 듣고 살어? 뭘 잘못했길래?
인 철 : (바다만 보며, 회상하듯) 우리 와이프한테 여기서 프로포즈했었는데..
미 수 : (인철 보는)
인 철 : 그땐 노을이 참 이뻤었는데.
미 수 : (보는)
인 철 : 난 그 여자랑 결혼하면 행복할 줄 알았어... 근데, 이게 뭐냐, 그 여잔 그 여자대로 난 나대로
따로따로.. 젠장. (하고, 걸어가는)
미 수 : (가는 인철 보다가, 그 뒤를 따라가는)
걸어가는 두 사람 부감으로 보이는.
씬 28 영민의 방안(우식과 같이 쓰는).
나란히 놓인 책상에 컴퓨터 두 대 있는,
우식, 게임을 넋 놓고 하고 있고,
미옥, 주변을 구경하며 말하는,
미 옥 : 난 그렇게 니네 집 드나들어도 이방은 첨 들어와 본다, 야. 남자들 방이 제법 깨끗하네.
(하며, 우식 보면)
우 식 : (컴퓨터만 보는)
미 옥 : (눈치보며 묻는) 우식아, 영민이 아저씨.. 깨끗하니?
우 식 : (컴퓨터만 보며) 졸라 깨끗.
미 옥 : 담배도 안피우는 거 같든데.
우 식 : 돈 아까워서 끊었음. 짠돌이.
미 옥 : 짠돌이가 아니라 검소한 거지, 그건.
우 식 : 검소는 무슨, 짠돌이지. 맨날 만화책도 내가 빌린 거만 보고. 지 돈은 안쓰고,
미 옥 : (우식 밉게 보며) 너 애가 못됐구나.
우 식 : (컴퓨터만 하며) 뭘.
미 옥 : 사람을 왜 그렇게 나쁘게만 봐.
너 세상이 만만하지 않다, 만만하지 않은 세상 살라면 검소해야 돼, 야.
너처럼 전기세, 인터넷비 상관 안하고 죽어라 게임만 하면 세상 어떻게 사니?
영민이 아저씨랑 한방 쓸 때, 그 아저씨 검소한 생활 좀 배워.
우 식 : (컴퓨터만 보며, 짜증스런) 누나나 배워.
미 옥 : (황당한)
그때, 고모 문열고,
고 모 : 국수 먹자, 미옥아.
미 옥 : 고모 아들 왜이래? 게임만 하고 죽어라 말도 안듣고.
고 모 : 걔한테 잔소리해봐야 속만 뒤집어져, 나와, 국수 불어. (하고, 나가는)
미 옥 : (우식에게) 너두 먹자.
우 식 : (컴퓨터만 하며) 안먹어.
미 옥 : 아으... (하고, 나가다가, 돌아서서 코드 확 뽑는)
우 식 : 누나!
미 옥 : (그때 우식에게 제 얼굴을 확 디밀며) 왜?!
우 식 : (의자와 함께 놀라 넘어지며, 울상) 아씨.
미 옥 : 아, 붕. (하며, 나가는)
씬 29 고모의 집안.
엄마, 할머니에게 국수를 먹이고 있고,
고모, 미옥, 국수 먹는,
고 모 : (국수 먹으며, 엄마에게) 언니, 우리 어머니 그만 멕이고 언니나 먹어.
엄 마 : (할머니 먹이며) 할머니 다 드시면 먹을게요.
고 모 : 언니 그 착한 것도 병이유.
울어머니 언니 땜에 아주 손도 꿈쩍을 안할라고 들잖어. 버릇 나빠져서.
할머니 : (엄마에게) 저 년이 나한테 뭐래? 시누.
미 옥 : (할머니 보며) 시누? (하고, 고모 보는)
고 모 : (할머니에게) 어머니 정신은 오락가락하셔두 손은 멀쩡하시잖어.
어머니가 좀 드셔. 언니 국수 좀 먹게.
할머니 : 나는 어려서 젓갈질 못해.
엄 마 : (젓가락 할머니 손에 들려주며) 고모 말씀이 맞는 거 같네. 할머니 혼자 드셔.
할머니 : 못하는데.
엄 마 : 할머니가 얼마나 똑똑한데, 못해, 자 해봐, 어서?
할머니 : 똑똑하니까?
엄 마 : 어.
할머니 : (젓가락질하며, 엄마보고 웃으며) 나 똑똑하지?
엄 마 : (웃고)
미 옥 : (웃고) 할머니, 귀엽다.
고 모 : 니가 한번 모시고 살아봐, 그 말이 나오는지. 얼마나 사람 속을 뒤집어 놓는데.
어떤 날은 공갈치나 싶게 멀쩡하고, 또 어떤 날은 욕을 해대고 물건을 던지고, 악을 써대는데
야, 그거 맨 정신으론 못 본다, 너. 내가 부탁하는데 나 치매 걸리면 바로 병원에 넣어.
미 옥 : (웃음 띤) 그럴게.
엄 마 : 병원 넣으면 안되는데.. 치매는 혼자 있음 병이 깊어진다든데.
고 모 : 깊어지든 어쨌든 당사자는 모르잖어.
엄 마 : 그래두... (하고, 할머니 측은히 보면)
할머니 : (국수만 먹는)
미 옥 : (국수만 먹으며) 아우, 다른 병은 몰라도 진짜 치매는 걸릴 거 아니네.
엄마두 조심해. 맘 편히 갖고 호두 같은 거 많이 먹으라구, 저 병 안걸리게.
엄 마 : (할머니 입가 닦아주며) 그게 맘대로 되간.
그때, 고모부 오며,
고모부 : (고모에게) 무슨 밥을 그렇게 오래 먹어?
고 모 : (서둘러 먹으며) 다 먹었어, 다 먹었어.
고모부 : 빨리 먹고 내려오지 배고파 죽겠구만.
고 모 : 다 먹었어. 무슨 사람이 배고픈 걸 못참어. 여기 국수 퍼놨어. 먹어.
(하고, 일어나 나가며) 미옥아, 뒷정리 좀 하고 가.
미 옥 : 어.
고모부 : (가는 고모 보며) 으이, 으이. (하고, 국수 먹으며) 영민이 오늘 올라 온댄다.
미 옥 : ?
고모부 : (국수 먹으며) 니 고모한테 들어 알고 있겠지만, 난 너랑 영민이 만나는 거 반대야.
그거 알고 있어라.
엄 마 : (고모부 보고, 미옥 보는, 걱정스런)
미 옥 : (무심히) 다 큰사람들이에요. 고모부가 이래라저래라 한다고 될 일 아니라고.
그리고 나두 맘 준 거 아니고.
고모부 : (미옥 밉게 보는)
미 옥 : (국수만 먹는)
엄 마 : (두 사람 걱정스레 보는)
씬 30 시골동네 버스 정류장.
영민과 영민부 서 있는,
영 민 : (버스 오는 쪽 보다가, 영민부 보며) 들어가세요, 날 추운데.
영민부 : 가는 거 보고.
영 민 : (눈치 보며) 다음에 내려올 때는 제가 만나는 여자랑 같이,
영민부 : 이혼한 여잔 안된다.
영 민 : (보며) 아부지..
영민부 : 니가 우리 집안 대들본데.. 버스 온다, 타고 가. (하고, 가는)
영 민 : (가는 아버지 보고, 속상한 오는 버스 타는)
씬 31 버스 안.
영민, 자리에 앉아 속상한.
씬 32 지니의 집 근처(호화로운 동네).
트럭(트럭 뒤에 매트 깔려져 있는) 오는 거 보이는,
씬 33 트럭 안 + 거리.
돌돌이, 운전하고,
재수, 제인 같이 타고 있는,
돌돌이 : 야씨, 이 동네 끝내준다. 으리으리한데.
재 수 : (구경하며) 이런 집들엔 어떤 인간들이 살까? 부럽구만.
제 인 : 난 이런 거 하나도 안부러.
돌돌이 : 거짓말.
제 인 : 내가 너 같은 줄 아냐? 뻥이나 치게. 난 진짜로 안부러.
아픈 아빠 보니까 건강이 최고지, 돈은 둘째드라.
재 수 : 아우, 잘났으니까 지니네 집이나 빨리 찾으셔.
제 인 : 다 왔다. 차 세워.
차 세우고,
제 인 : (전화하는) 지니야, 우리 왔어, 나와. (사이) 오케바리.
(하고, 끊고, 돌돌이에게) 차 이 쪽 담에 바짝 세워. (하고, 내리는)
재 수 : 야 집 좋으네, 정말. 무슨 빌라가 이렇게 좋냐? (하고, 내리는)
씬 34 거리.
돌돌이 차를 담에 바짝 세우고,
재수, 제인 서있는,
제 인 : (돌돌이에게 주문하는) 더 바싹바싹 붙어, 벽에.
재 수 : 대체 뭔 짓을 할라 그래? 트럭을 가져와라 침대매트를 가져와라, 차를 벽에 붙여라,
대체 왜그러냐구?
제 인 : 자식 참 말 많네, 아, 짱나.
재 수 : 이게 (하고, 눈을 부라리면)
제 인 : 니가 그렇게 눈알 부라리면 내가 겁 먹냐? 붕아?
그때, 휙하는 휘파람 소리나는,
제인, 재수, 그 소리나는 쪽 보는,
카메라, 지니(가방 맨)가 이층이나 삼층 높이의 창가에 서있는 것 보여주는.
돌돌이, 차에서 내리며,
돌돌이 : 쟤 왜 저래?
재 수 : 너 뭐해?
제 인 : 지니야, 겁먹지 말고 뛰어!
지 니 : (심호흡하고) 매트 잘 깔았어?
제 인 : 깔았어.
재 수 : (놀라) 너 뛰게?
돌돌이 : (고개 저으며, 재수에게) 첨 볼 때부터 내가 얘들 이상하댔지? 분명 미친 애들이야, 얘들.
제 인 : 뭐해, 안 뛰어!
재 수 : 야, 다쳐, 뛰지마. 이것들이 미쳤지, 미쳤어, 정말?!
지 니 : (심호흡하고, 그냥 뛰어내리는)
재 수 : (놀라) 오마이갓! (하며, 두 손으로 얼굴 가리는)
돌돌이 : (입 벌어지는)
제 인 : (웃으며, 박수치는) 우, 우!
지 니 : (매트에서 일어나, 제인 보며) 가자.
제 인 : (돌돌이에게) 야, 차 몰아. (하고, 여전히 얼굴 가린 재수에게) 타, 임마.
재 수 : (손 내리고, 고개 저으며) 왕또라이들.
그때, 지니의 창문에서 지니 오빠 소리치는,
지니오빠 : 지니 너 뭐 하는 거야!
지 니 : (놀라, 오빠 보는)
제 인 : (웃으며) 오빠 나중에 봐요! (하고, 재수, 돌돌이에게) 뭐해, 가야지.
돌돌이, 재수 : 그래, 그래. (하며, 차에 오르고)
지니오빠 : 지니 너 아빠가 이 사실 알면 큰일 나, 어서 차에서 내려!
지 니 : 미안. 오빠한텐 유감 없어. 참 그리고 엄마한테 내가 전화한다고 그래. 연락할게, 안녕.
(하고, 손 흔드는)
차 떠나는,
지니오빠 : 지니야, 지니야!
씬 35 트럭 위.
지니, 편안하게 누워 가는.
씬 36 트럭 안.
재수, 돌돌이 : (황당하다는 듯 고개 젖으며, 말하는) 황당, 황당.. 오, 황당!
제 인 : (신나게 랩을 부르며 가는)
씬 37 발리의 수영장 안에 있는 바.
인철, 미수 수영복차림으로 음료 마시는,
미 수 : (음료 마시고, 시계 보면) 이제 비행기시간 얼마 안남았네. 일어나자.
인 철 : (음료만 마시는)
미 수 : 안 일어나?
인 철 : 수영복까지 사 입었는데 수영하고 가자.
미 수 : 별로 안하고 싶어.
인 철 : (미수의 어깨에 손 올리고, 씩 웃는)
미 수 : 텃치는 금물이야. 손 내려.
인철, 그때, 미수를 안고 뒤로 넘어져 물로 빠지는,
씬 38 수영장안.
인철, 미수 물에 빠진,
미수, 물 속에서 인철을 보면,
인철, 웃음 띤 미수에게 손 내밀고,
미수, 졌다는 듯 고개 젖고 손잡는.
인철, 미수와 한 손은 잡고 한 손으로 수영해 가는,
씬 39 몽타쥬.
1, 발리의 거리를 달리는 택시.
미수, 인철 각자 창가를 보며 편안하게 가다, 서로 동시에 얼굴 보고, 웃는.
인철, 미수를 물끄러미 보다가 미수의 머리카락을 넘겨주는,
미수, 느낌이 이상한,
인철, 이내 창가로 다시 시선 돌리는,
미수, 시선을 못떼고 인철만 보는,
2, 비행기안.
미수, 자다가 느낌이 이상해 옆을 보면,
인철, 미수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 자는,
미수, 마음이 편안해지는, 담요를 인철에게 덮어주고, 창가 보는,
씬 40 마트 앞.
엄마, 민이 업고 마트로 가며,
엄 마 : 민이야, 오늘 느이 엄마가 장사 잘됐다 그러면 우리 저녁 맛있는 거 사달래자, 어?
민 이 : 어.
엄 마 : 우리 민이 뭐 먹고 싶나?
민 이 : 피자.
엄 마 : 그래, 피자 사달래자. 한판 말고 두판, 많이 많이 먹게. (하고, 들어가는)
씬 41 마트 안.
엄마, 민이 업고 들어서서, 계산대 사람에게 인사하는,
엄 마 : 미스 정 언니, 장사 잘 돼?
미스정 : 네.
엄 마 : 다행이네. (하고, 야채코너 쪽을 지나는데)
중매아줌마와 마트아줌마(물건정리하며 말하는), 엄마가 지나가는 줄 모르고 수다떠는,
중매아줌마 : 미옥이 걔 아주 뻔뻔하기가 이만저만 아니네,
지 주제를 알아야지 총각에 교수를 어머머머 기가 막혀.
엄 마 : (굳어져, 소리난 쪽 보면)
중매아줌마와 마트아줌마 엄마가 보는지 모르고 얘기하는,
마트아줌마 : 누가 아니래? 아우, 요즘 여자들 왜 그렇게 낯이 두껍고 양심이 없는지.
이혼녀면 수준에 맞게 이혼남이나 알아보지, 아이구,
나 미옥이 그렇게 안봤는데 진짜 걔 뻔뻔스럽네.
중매아줌마 : 그러게, 그러게, 미옥이 걔가 지 엄마 닮아 그렇게 뻔뻔한가?
마트아줌마 : 미옥이 엄마가 왜?
중매아줌마 : 그게 있잖아,
그때, 엄마, 중매아줌마 팔을 확 끌며 화난 표정으로,
엄 마 : 우리 미옥인 나 안닮았어요.
중매아줌마, 마트아줌마 : (놀라는) 어머..
엄 마 : (민이 내려놓고) 민이 엄마한테 가 있어.
민 이 : 왜?
엄 마 : (아줌마만 보며) 어서.
민 이 : (눈치보며, 가고)
마트아줌마 : (눈치보며) 아니, 왜 그래? 애까지 보내고.
엄 마 : 당신들 말 함부로 하는 거 아냐! 우리 딸이 (눈가 붉어져, 소리치는) 뭐가 뻔뻔스러!
마트 안의 사람들 모두 엄마 쪽 보는,
카메라, 생선가게 미옥 쪽으로 가면,
미옥, 진우 생선 정리하다 소리난 쪽 보는,
미 옥 : 뭐야? 누가 싸우나?
그때, 민이 와서 말 거는,
민 이 : (울려고 하며) 엄마, 할머니 싸워.
미옥, 진우 : ?!
카메라, 다시 엄마 쪽으로 가는.
중매아줌마 : 아니, 왜 소릴 질러요! 내가 뭐 못할 말했어!
이혼녀 주제에 교수님을 넘보는 게 그럼 정상이야!
엄 마 : (열 받아 소리치는) 이혼한 게 무슨 죄야!
마트아줌마 : 죄는 아니지만, 자랑거리도 아니지. 요즘 것들 뻑하면 이혼하는데, 그거 잘하는 일 아니야?
결혼이 뭐 장난인가? 못된 성질부리다 이혼하는 거지, 뭐?!
미 옥 : (와서, 화 삭히며) 그래 나 성질 못됐어, 그래서 아줌마가 뭐 도와준 거 있니?
중매아줌마 : 아주 모녀가 쌍으로 난리도 아니네.
마트아줌마 : 그러게나 말이야.
중매아줌마 : (궁시렁대는) 아들내미가 깡패 질 하다 죽었다드니, 집안이 다 깡패 집안이구만, 아주.
엄 마 : (울먹이며) 이 나쁜 년, 누가 우리 아들을.. 니들이 뭔데 우리 아들 욕을 해!
(하며, 중매아줌마 머리채를 잡고) 니들이 뭔데, 우리 딸을 욕해!
중매아줌마 : 악! 이 여편네가 미쳤나, 이거 놔! (하며, 엄마의 머리채를 잡는)
마트아줌마 : (엄마를 잡으며) 장사하는데 와서 이게 무슨 행패야!
미 옥 : 우리 엄마 털끝도 건드리지마, 놔! (하며, 마트 아줌마 머리 잡아서 박치기를 하는)
마트아줌마 : (넘어지고, 다시 일어나 미옥의 머리채를 잡고)
엄마와 중매쟁이아줌마, 미옥과 마트아줌마 서로 그렇게 싸우는 모습 보이고,
진우 ‘누나, 아줌마!’ 하며 뛰어와 말리는, 민이 울고.
씬 42 거리, 밤.
재수, 죽기살기로 뛰는. 사람들 밀치며, ‘비켜, 비켜, 비켜!’ 하는.
씬 43 파출소 안.
엄마(눈물 그렁한, 속상한, 소매로 눈물 찍고 있고), 미옥(속상하고, 분한),
중매아줌마, 마트아줌마 얼굴이 뜯기고 머리가 산발이 돼서 앉아 있는,
중매아줌마 남편(이후, 남편1)과 마트아줌마 남편(이후, 남편2) 경찰한테 따지는,
남편1 : (경찰에게 소리치는) 쌍방 과실이라니, 그게 무슨 말이야!
(엄마 가리키며) 저 아줌마가 먼저 내 마누라 머릴 뜯었다는 말 못 들었어?!
남편2 : 민중의 지팡이면 지팡이답게 행동해! 어디 편들 걸 편을 들어야지,
우리 마누라 머리가 깨졌어, 이 사람아!
미 옥 : (벌떡 일어나며) 말은 똑바로 해!
남편1, 2 : (미옥 보면)
미 옥 : 머리가 깨지면 사람이 사니?
마트아줌마 : (일어나 머리 보여주며) 이게 깨진 거 아니고 뭐야?
미 옥 : 그게 깨진 거냐, 긁힌 거지?
남편2 : (미옥 앞에 서며) 이게 낯살도 어린 게 어디서 반말 짓거리야, 이게!
엄 마 : (일어나, 말리며) 잘못했어요. (미옥에게) 사과 드려, 그러는 거 아냐?
미 옥 : (속상해, 소리치는) 무슨 사과? 우리가 뭘 잘못했는데,
사과? 이 여자들이 먼저 우릴 껌 씹듯 씹었잖아!
중매아줌마 : 씹을 짓을 하니까 씹지! 그러게 인생을 잘 살어, 이것아!
미 옥 : 너나 잘 살어!
중매아줌마 : 뭐야, 너? (하고, 일어나는)
그때, 재수 헐레벌떡 들어오며,
재 수 : (분해서, 악을 쓰는) 누가 울엄마 쳤어! 누구야, 울엄마 친 것들이!
엄마, 미옥 모두, 놀라 재수 쪽 보는,
씬 44 파출소 앞.
아버지, 남편1, 2와 먼저 나오고,
뒤이어, 마트아줌마, 중매아줌마 따라나오는,
아버지 : (남편들에게, 굽신대며) 미안합니다, 정말 미안합니다.
남편1 : 내가 형씨만 아니었어도 두 모녀 구속시킬라 그랬어?
아버지 : (고개 숙이며)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제가 버릇을 아주 단단히 고쳐놓겠습니다.
배운 것들이 없어 그럽니다, 죄송합니다.
남편2 : 에우, 댁두 (턱으로 파출소 가리키며) 저런 사람들하고 살라면 고생 좀 하겠수.
마트아줌마 : 이 아저씨 같이 안살어.
남편2 : 그래?
아버지 : (굽신대며, 남편들에게) 이렇게 너그러이 선처해주셔서 정말 뭐라 감살 드려야 할지,
나중에 같이 술이나 합시다. 제가 사겠습니다.
중매아줌마 : (남편1에게) 가요, 여보!
‘그러자구, 그러자구’ 하며 남편들과 여자들 가고,
아버지, 그 뒤에서 ‘조심해 가세요’ 하고 인사하며 답답하고 속상하게 파출소 쪽 보고
그 안으로 들어가는,
씬 45 파출소 안.
아버지, 들어서서 같잖은 표정으로 엄마(훌쩍이는),
미옥, 재수(엄마의 어깨 위에 손 올리고, 속상한 표정이다) 보고는 쯧쯧쯧 혀를 차는.
미 옥 : (아버지 안보고, 화 참는) 암말도 마세요, 암말도.
아버지 : (경찰들에게, 인사하며) 가봐도 되죠?
경 찰 : (신경질적으로) 가보쇼. (하며, 일만 하는)
아버지 : (인사하고) 그럼. (하며, 미옥에게) 임마, 넌 에비 때문에 일이 순조롭게 풀렸는데도
고맙단 말 한마디 안하냐?
미 옥 : (모른척하는)
아버지 : (맘에 안들게 보고, 엄마에게) 할 일 없음 집에서 낮잠이나 자지, 왜 불화를 만들어, 이 여자야!
엄 마 : ..
재 수 : (아버지 안보고, 답답한) 아버지, 그만해요.
아버지 : 그만하지 말래도 그만 할거다, 자식아. 그리고 너 다신 이런 일로 애비한테 전화하지마,
애비가 쌈 말리는 사람이냐?
재 수 : 간만에 아버지 덕 좀 봤어요? 그럼 안되요?
아버지 : 덕본 줄 알면 됐어. 간다. (하고, 가는)
재 수 : (가는 아버지 보고, 엄마에게) 우리도 가자, 엄마.
미 옥 : (일어나 나가고)
엄 마 : (일어나, 경찰들에게, 인사하는) 수고스럽게 해서 죄송합니다.
(하고, 주머니에서 사탕 꺼내주며) 이것 좀 드세요.
재 수 : 가요, 가. (하며, 엄마 데리고 나가는)
경 찰 : (가는 엄마 일행 보며, 맘에 안드는 표정으로 사탕 먹는)
씬 46 영민의 방안.
우식, 컴퓨터만 하는.
영민, 넥타이 푸르다 놀랜 눈으로 고모 보는,
고모, 문 열고 서서 영민 보고 말하는,
영 민 : 미옥씨가 싸워요?
고 모 : 그래, 그래서 파출소까지 갔다가 이제 막 집으로 갔대.
영 민 : 파출소까지요? 대체 왜요?
고 모 : 미옥이가 영민씨 같은 총각교수님 만난다고 말들이 많어, 동네 사람들이.
영 민 : (성질 나는) 미치고 팔짝 뛰겠네! 아니 우리나라 사람들은 왜 이렇게 말들이 많어, 남 일에!
남이사 전봇대를 뽑아 코를 틀어막든, 이빨을 쑤시든, 찜을 쪄먹든 지들이 뭐야, 대체!
고 모 : 그러게나 말이야.
영 민 : 아우, 진짜 우리나라 사람들 문제야, 문제!
고 모 : 영민씨, 열 그만 받고 미옥이한테 좀 가봐. 아까 가게 들렀는데 속이 무척 상한 모양이드라구.
영 민 : 그럴게요. (하고, 나가는)
고 모 : 두 사람도 갈 길이 멀다. (하고, 우식의 머리통을 때리는)
우 식 : 엄마!
고 모 : 그만해라, 존말 할 때.
씬 47 엄마의 아파트 앞.
영민, 신호음가는 전화기를 들고 초조한. 엄마의 집을 올려다보는,
씬 48 미옥의 방안.
미옥, 세수한 얼굴로 로션 바르는,
민이, 핸드폰 들고 미옥에게 말 거는,
민 이 : (눈치 보며) 엄마, 전화 왔어?
미 옥 : (로션만 바르는, 무덤덤하게) 알어.
민 이 : 전화 안받어?
미 옥 : 안받어. (하고, 로션만 바르는)
민 이 : 자꾸, 자꾸 오는데 전화 받지, 시끄러운데..
미 옥 : (제 할 일만 하는)
씬 49 엄마의 아파트 앞.
영민, 전화기 들고 있다 내려놓으며, 엄마의 집 올려다보고 잠시 머뭇 대다가 가는.
씬 50 엄마의 방안.
엄마(입가에 반창고 한), 이불 깔고 있고,
재수, 옷 갈아입는,
미옥(이마에 반창고 한), 베개 들고 들어오는,
재 수 : (미옥 보며, 웃으면서) 아주 두 모녀가 반창고 하나씩 붙이고, 겁나누만. 조폭 모녀 같네, 꼭.
엄 마 : (이불 깔다 재수 보며, 수줍게 웃는)
미 옥 : (엄마보고, 어이없게 웃으며) 엄마두 반창고 하나 붙이니까, 볼만하다.
엄 마 : (웃음 띤) 너두.
재 수 : (웃음 띤 채) 아우, 그 와중에도 들 웃음이 나오나.
미 옥 : 우리가 이겼는데 당연하지? 야, 우린 겉만 좀 긁혔지, 그 여자들은 곳곳에 피멍들었어, 야.
재 수 : (박수치며) 잘했어요! 아주, 쌈질하러 나서세요. 훌륭해요!
미 옥 : (재수 때리려고 하며) 이게 또 놀리고 있어.
재 수 : (피하며) 알았어, 알았어, 그만할 게. 근데 왜 베개를 들고 와?
미 옥 : 너 일 안가?
재 수 : 초저녁 장사가 큰데 늦었지 뭐.
미 옥 : 너 삐끼질 그만하고, 차라리 내 생선가게나 나와.
재 수 : 사나이가 쪽팔리게 생선가게는, 무슨... (하다가, 미옥 눈 마주치는)
미 옥 : (노려보며) 너 지금 쪽이랬냐?
재 수 : (바로 기죽는) 본론만 말씀하세요, 누님.
미 옥 : (말하려다가 말고) 내방 가서 자.
재 수 : (짜증) 싫은데..
미 옥 : (눈흘기면)
재 수 : (바로 말 바꾸며) 가겠습니다. (하고, 베개 옆구리에 끼고, 엄마에게 애교피듯)
엄마, 누나 너무 이뻐하면서 자지마, 나만 이뻐해 알았지?
엄 마 : (웃음 띤 채) 그래.
재 수 : (미옥에게) 잘 자, 조폭 모녀. (하며, 가고)
미 옥 : (가는 재수에게) 너 민이 다리에 니 다리 올려놓지마, 애 숨막힌다!
엄 마 : 근데 넌 이 방에서 왜 잔다 그래?
미 옥 : 그냥. (하며, 이불에 눕는)
씬 51 고모의 가게 안.
고모부, 카운터에 앉아있고,
영민, 풀죽어 한쪽에 앉아서 핸드폰만 만지는,
고모부 : (맘에 안들게, 영민 보며) 그 누무 핸드폰 닳겠다, 닳겠어.
전활 할라면 하고 말라면 말지, 왜 그렇게 만지작, 만지작,
영 민 : (고모부 안보고, 결의에 찬) 형 난 누가 뭐래도 미옥씨랑 결혼해.
고모부 : 독립운동하는 투사도 아니고, 이 앙다물고 뭐하는 짓인지...
영 민 : (고모부 보며, 결의에 찬) 형 내가 내 이름 석자 걸고 맹세할게, 난 미옥씨랑 결혼해.
고모부 : 아우, 아우, 지 아버지 만나고 와서도 정신 못차리고, 맘대로 해라, 맘대로, 자식아!
니 일이지, 내 일이냐. (하고, 일어나며) 가게 좀 봐.
영 민 : (일어나며) 가게 못봐.
고모부 : 왜? 왜 못봐, 임마?
영 민 : ... 졸려. (하며, 나가는)
고모부 : 저게 누구 놀리나.
씬 52 엄마의 방안.
엄마, 미옥 누워있는, 서로 멀뚱멀뚱 눈뜨고 생각이 많다.
그러다 동시에 서로 보며, ‘미옥아’, ‘엄마’ 하는,
엄마, 미옥 작게 웃고,
미 옥 : (일어나 앉으며) 먼저 말해봐.
엄 마 : (일어나 앉아, 미옥 보는)
미 옥 : 말씀하세요. 조폭 엄마.
엄 마 : (머뭇대며, 조심스레) 미옥아, 엄마는...
(맘 아픈, 미옥 못보고) 니가 교수님이랑 연애하는 거는 참 좋거든.
미 옥 : (담담하게 보는) 그런데?
엄 마 : 엄마가 이 나이 돼보니까 알겠는데..
젊어서 연애도 하고 그래야지, 사는 재미도 알고.. 심심하지도 않고.. 추억도 생기,
미 옥 : 하고 싶은 말해, 돌려서 할라고 말고, 엄마 말 잘 못하잖아.
엄 마 : 교수님이.. 너랑 연애만하고 결혼 안하자고 할지도.. 모르거든.
미 옥 : 그래서?
엄 마 : 그래두 속상해 말라구. (하며, 미옥 보는데 눈가 붉은)
미 옥 : ....
엄 마 : (조심스레) 교수님이 총각인데 너랑 결혼하자고 하기 힘들 거야. 내가 부모래도 힘들어.
그리고 사람들이 니가 이혼녀네 뭐네 말하는 것도.. 담부턴 화내지 말고 그냥 들어.
미 옥 : ....
엄 마 : 다 사실이니까.
미 옥 : (눈가 붉어져, 담담하게) 알어.
엄 마 : 엄만 교수님이.. 너랑 결혼한다 그랬음 좋겠지만, 안한다 그래도 너랑 극장 가주고 말 건네주고
그러는 것만으로도 고마워. 니가 웃으니까.
미 옥 : (서글픈, 눈가 붉어져) 들켰네, 내가 좋아하는 거.
엄 마 : (눈가 붉어져, 미옥 보며, 애써 담담하게) 맘 다 주지마, 나중에 무지 아플지도 모르니까, 어?
미 옥 : 잘랍니다. (하고, 눕는, 눈가 젖은)
엄 마 : (누운 미옥 보는데, 맘 아픈, 누운 미옥의 머리카락 넘겨주며, 이불 덮어주는)
그런 두 사람 한 화면에 보이면서 F. O.
씬 53 미옥의 마트 밖.
영민, 초조하게 미옥을 기다리는,
그때, 느낌 이상해 마트 쪽 보면, 진우 나오는,
영 민 : 미옥씬?
진 우 : (짜증스런) 안나온대, 아씨 여자가 무슨 고집이 그렇게 쎄냐? 완전 똥고집이야.
영 민 : 미옥씨 많이 화났니?
진 우 : 몰라요. 물어도 말도 안해.
영 민 : (걱정스런, 가는)
진 우 : 어디가, 형!
씬 54 마트 안.
엄마, 민이 안고 미옥(생선을 잘라, 소금 뿌려놓는)을 보며, 걱정스런.
엄 마 : 미옥아, 나가봐. 교수님 기다린대잖어.
미 옥 : (일만하며) 기다리든가 말든가.
엄 마 : 맘에 없는 소리 말어. 너 교수님 만나는 거 좋아하잖어.
미 옥 : 좋아해? 누가 누굴 좋아해?
그때, 영민 오며,
영 민 : 미옥씨.
미 옥 : (보자마자) 뭐 줘요? 삼치? 꽁치? 명태?
엄 마 : (난감해, 어쩔 줄 모르겠는)
영 민 : 나가서 커피 한잔해요?
미 옥 : 내가 커피아가씨예요? 왜 뻑하면 나랑 커필 마시쟤. 웃기는 아저씨야. (하고, 일하는)
영 민 : 저 미옥씨?
미 옥 : (일하다 눈만 들어보며) 나 건들지마세요. 그리고 여기도 오지마요. (하고, 일하는)
영 민 : (속상한, 엄마 쪽 보면)
엄 마 : (미옥의 눈치보며, 영민에게 작게) 담에.. 와요. 담에..
민 이 : 울엄마 화날 때 건들면 더 화나는데.
미 옥 : (민이 보며) 손민이씨, 왜 어른들 일에 나서요. 혼날라고.
민 이 : (눈치보는)
영 민 : 일단은 담에 올게요. (하고, 야채코너로 가는)
엄 마 : (미옥 걱정스레 보고)
미 옥 : (모른 체 일만 하는)
카메라, 야채코너로 가면,
영민, 야채를 심각한 표정으로 구경(?)하고 있고,
마트아줌마, 그런 영민을 보며 서있다.
마트아줌마 : (영민을 관찰하듯 보며) 뭐 드릴까요? 교수님?
영 민 : (심각하게, 야채 하나 하나를 가리키며) 이건 얼마예요?
마트아줌마 : 한단에 천오백원이요.
영 민 : (다른 거 가리키며) 이건요.
마트아줌마 : 4백그람 한근에 이천원.
영 민 : (다른 거 가리키며) 이건요?
마트아줌마 : 두단에 천원.
영 민 : 이건, 이건, 이건. (하며, 가리키는)
마트아줌마 : (왜 그런가 싶은, 어리둥절한)
영 민 : (아줌마 밉게 보며) 왜 말씀을 안하세요. 이것들 얼마냐구요?
마트아줌마 : 왜 살 것도 아니면서 자꾸 물으세요?
영 민 : 제가 살지 말지 아줌마가 그렇게 잘 아십니까?
마트아줌마 : (눈치보며) 그럼 살 거예요?
영 민 : 안삽니다. 기분 나뻐서. (하고, 가는)
마트아줌마 : (황당한) ?
영 민 : (가면서, 궁시렁) 열 받지? 내가 매일매일 열 받게 해줄 거다, 못된 여편네. 지가 뭐야? 씨.
씬 55 엄마의 거실, 밤.
엄마, 민이 텔레비전 보고 있는,
엄마, 미옥의 눈치 보는,
미옥, 심드렁하게 재미없는 얼굴로 쌀 씻는,
시간경과.
미옥, 무표정하게 밥 먹으며 채널을 이리저리 마구 돌리고,
엄마, 민이 미옥 눈치보며 밥 먹는,
미옥, 채널만 돌리며,
미 옥 : 볼게 하나두 없네, 하나두... (하며, 밥 먹으며 채널 돌리는)
씬 56 미수의 사무실, 전경, 낮.
인 철 : (E) 친구야, 컨디션 어떠냐?
씬 57 미수의 사무실 안.
미수, 컴퓨터를 보며 인철과 전화하고 있는.
미 수 : (편안하게) 비행기 타는 게 힘들었는지, 아직까지 골이 딩딩거리고, 온몸이 쑤신다.
씬 58 달리는 인철의 차안.
기사, 운전하고 있는,
인철(정장차림) 뒷좌석에 앉은,
인 철 : (웃음 띤) 남자인 나두 그런데, 오죽할까. 참 저녁에 뭐하니?
내가 아는 형이 전번에 가겔 오픈했는데 못가봤거든 같이 가서 저녁 할래?
미 수 : (E) 니가 살 거지?
인 철 : (웃으며, 농담) 내가 있는 게 돈 밖에 더 있냐?
씬 59 미수의 사무실.
미 수 : (웃으며, 컴퓨터 보며) 왜 그래, 와이프도 있으면서.. (사이, 웃고) 그래, 그럼 그때 보자, 그래.
그때, 사장 오며,
사 장 : 누구랑 그렇게 재밌게 전활해?
미 수 : (컴퓨터만 보며) 장인철이요.
사 장 : 장인철 사장?
미 수 : (컴퓨터만 보며, 혼잣말) 중기청(중소기업청)자료들이 괜찮네. 본격적으로 달려들어볼까.
(정현에게) 정현씨, 중기청 자료들 자기도 받았니? 그럼 지금 좀 검토해 봐라, 어?
사 장 : (그런 미수 보는, 의아한)
씬 60 지니의 방안.
제인, 지니 컵라면 먹고 있는,
상위에 보석 담긴 천 올려져 있는,
제 인 : (라면 먹다가, 젓가락 든 채 지니를 빤히 보고 있는) ...
지 니 : (라면 먹으며) 재수나 돌돌이한테 물어봐, 보석을 어디다 내다 팔아야 되는지.
제 인 : (가만 보다가, 라면 먹으며) 집에 도로 갔다 줘, 기집애야. 보석 좋아하는 니 엄마 아시면 기절해.
지 니 : (라면 먹으며) 울엄만 기절하는 정도로 끝나겠지만, 니네 아버진 돌아가실지도 몰라, 팔아서 써.
제 인 : 나두 염치라는 게 있다. 나 때문에 열 받아서 너 집 나와있는 것도 미안해 죽겠는데,
이젠 내가 너 도둑질까지 시켜야겠냐?
지 니 : 니가 시키긴 뭘 시켜. 내가 원해서,
제 인 : (말꼬리 자르며, 버럭 소리치는, 속상한) 내가 돈이 없으니까 니가 삥친 거 아냐!
지 니 : (차분한) 너 과자 사먹으라고 나 보석 훔친 거 아냐. 팔아서 니네 아버지 병원비 보태.
나 시집보낼 때 혼수 빵빵하게 해준다고 울엄마 뻑하면 그러셨으니까,
혼수대용이라고 생각하실 거야.
제 인 : (젓가락 놓고, 지니 보며, 속상한) 너 참 잘났다. 어, 진짜 잘났어. (하고, 일어나 옷 입는)
지 니 : (일어나 제인 보며) 왜 그래?
제 인 : 기집애야, 나두 염치있어, 존심있구. 너한테 맨날 받기만하는 내기분 너 한번이라도 생각해봤냐?
나 너한테 미안해서 얼굴을 못들겠어, 알어, 기집애야! (하고, 나가는)
지 니 : (제인 나간 쪽 보며, 답답한, 앉아서, 라면 먹는)
씬 61 길거리.
제인, 생각 많은 얼굴로 걸어가는.
씬 62 보석상 앞, 밤.
재수, 돌돌이 보석으로 흥정하고 있고,
지니, 밖에서 괜히 발로 땅을 차며 안에 있는 재수, 돌돌이를 보고있는.
재수, 돌돌이 주인에게서 돈을 받아 나오는,
지 니 : (재수에게) 팔았니?
재 수 : 야, 돈 많이 주드라. (하며, 돈주는)
돌돌이 : (재수에게) 보석이 좋잖어. 번쩍번쩍한 게 눈 돌아가겠드만.
(지니에게) 근데 너 그거 어디서 났냐? 뽀리쳤냐, 엄마꺼?
지 니 : (돈 세고, 주머니에 넣으며) 수고들 했다, 담에 보자. (하고, 가는)
돌돌이 : (가는 지니에게) 야, 우리 수고했는데 뭐 국물같은 거 없냐?
재 수 : (가는 지니보며, 웃음 띤 채) 멋있단 말이야. 친구를 위해서, 도둑질까지.. 멋있어.
돌돌이 : (놀라) 보석 도둑질한 거래?
재 수 : (돌돌이보며, 웃으며, 어깨동무하고) 가자. (하고, 뒤돌아가는)
돌돌이 : (가며, 말하는) 말해봐봐, 정말 저 변태들 도둑질 한 거래, 그게, 어? 어?
씬 63 미수의 집안.
엄마, 냉장고를 열고 반찬들을 넣고, 빈 반찬그릇을 사는,
그러다 휴지통 보고 말라비틀어진 사과 버린 것보고는 꺼내 물에 닦아, 입에 물고, 청소하는.
씬 64 미수의 차안.
미수, 미옥과 전화하는,
미 옥 : (E) 야, 기집애야, 니 집은 니가 치워, 언제까지 엄마가 니 집을 치워 줘야돼?
미 수 : (약간 인철 때문에 들뜬 느낌이다, 거울보고 머리 만지는.)
미 옥 : (E) 그 나이 먹도록 빤스 한 장 지 손으로 안빨고, 너 언제까지,
미 수 : (작게 웃으며) 또 무슨 일 있구나?
미 옥 : (E) 무슨 일이 있긴 무슨 일이 있어.
미 수 : 있는 데 뭘.. 말해봐, 무슨 일인지.
미 옥 : (E) 몰라! (하고, 전화 끊는)
미 수 : 언니? ..(하다가, 고개 젖고 전화 끊고, 운전만 해가는, 노래 허밍하는, 너무 들뜨지 말 것)
씬 65 큰 레스토랑.
인철, 차오고, 인철 차에서 내려 레스토랑 들어가는,
씬 66 레스토랑 안.
인철, 들어오면,
인철의 선배, 와서 인철 보며,
선 배 : 왔냐?
인 철 : (웃으며) 가게 좋네?
선 배 : (난감한) 인철아, 있잖아.
인 철 : 왜?
선 배 : 희영이 왔다.
인 철 : ? (하고, 한쪽 보면)
희영, 다른 남자와 웃으며 저녁 먹는.
선 배 : 오클랜드에서 그저께 왔대. 내가 부른 건 아니고, 그냥 자기가 왔드라.
인 철 : (답답하고, 화나는, 간신히 참는, 무심히 고개 들다가, 미수 보는)
미 수 : (다른 한쪽에서 물 마시다 인철 보고, 손드는)
인 철 : (선배에게) 우리 주문 받아줘요. (하고, 미수 쪽으로 가서 앉는)
미 수 : 늦었네.
인 철 : (물 마시는, 굳은)
미 수 : (무심히) 얼굴이 안좋네?
그때, 희영과 남자 깔깔대는 웃음소리 들리는,
인 철 : (가만있는)
미 수 : (소리난 쪽 보며, 웃음 띤 채) 저렇게들 재밌나?
인 철 : (담담한) 그쪽 보지마.
미 수 : ?
인 철 : (미수 보며, 짐짓 담담하게) 그쪽에 있는 여자, 내 와이프야.
미 수 : (그 말에 희영 보다가, 인철 무심히(?) 보는데) ?!
그런 미수의 얼굴에서 엔딩.
*출처 : 대본과시나리오사이*